[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D-29
실제로 자유의지와 결정론의 양립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철학자도 있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중 한 사람이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인간이 결정론에 지배를 받는 존재하고 하더라도, 다소 모순적인 것처럼 보이기는 하나 결정론과 자유의지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으므로 인간은 자유의지를 지닌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자유의지와 결정론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은 말 그대로 ‘양립주의(compatibilism)’라고 부른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자. B 없이 A만 존재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면, A와 B는 이론적으로 서로 다른 존재여야 한다. 동일한 존재가 아니어야 한다. 그러므로 육체 없이 정신만 존재하는 상황을 상상할 수 있다면, 나의 육체와 정신은 이론적으로 서로 다른 존재라고 말할 수 있다. 두 가지는 절대 동일한 존재가 될 수 없다. 여기서 육체와 정신은 서로 다른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이원론이 옳고 물리주의는 틀렸다. 매우 논리적인 주장이다. 철학자들은 이런 식의 논의를 무척 좋아한다. 실제로 이 주장은 지금도 철학자들 모임에서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p266 철학자의 시선으로 볼 때 죽음이라는 개념에 더 이상 신비로운 것은 없다. 인간의 육체는 살아서 움직이다가 파괴된다. 결국 이것이 죽음에 관한 전부다.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프란츠 카프카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p. 5 ,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이 당연한 말을 프란츠 카프카 같은 작가가 하면 멋있단 말이죠. 뭔가 불공평하지 않습니까? ㅋ
"당연한 말이라도 유명한 작가가 하면 멋있게 들린다. 불공평하지만 어쩔 수 없다." -세네카. 음... 역시 뒤에 '세네카'라고 붙이니까 느낌이 확 다른데요? ㅋㅋㅋ
헉, 정말요? 놀라운데요? 근데 제가 너무 늦게 태어났군요. 명언도 먼저 쓰는 사람이 장땡인데. 평행이론인가? ㅋㅋ 암튼 오늘도 좋은 것 배우고 갑니다. 좋은 하루요!^^
제가 지어낸 얘기입니다. 죄송... ^^;;; (마침 세네카의 책을 읽고 있었던 터라...)
속아 드리니까 재미있으시죠? 장맥주님 즐거우시면 저도 됐습니다. ㅋㅋㅋㅋ 세네카 읽으시는군요!
안녕하세요. 롱블랙 읽다가 "그믐"을 알게 되었습니다. 관심은 있지만 들여다 보지는 못했던 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십여 년 전에 사두고 읽지 못하고 있는 책 셸리 케이건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함께 읽을 수 있는 기회에 감사하며 가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 ^^
플라톤의 이 주장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영원한 형상을 알고 있다. 그런데 어떤 존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런 존재가 돼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영원한 존재다.” 플라톤의 형이상학을 받아들여 첫 번째와 두 번째 명제를 참으로 인정하고 여기에 세 번째 명제를 추가하면 “영혼은 불멸의 존재”라는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래서 세 번째 명제는 매우 중요하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세 번째 명제를 참이라고 주장할 만한 타당한 근거는 없다. “어떤 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것이 돼야 한다”는 말은 대단히 유명한 명제지만 잘못된 주장이다. 예를 들어보자. 생물학자는 고양이를 연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명제에 따른다면 고양이를 알기 위해서 생물학자는 스스로 고양이가 돼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고양이가 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고양이를 연구할 수 있다. 또한 이 명제에 따른다면 캐나다 사람은 절대로 멕시코 사람을 연구할 수 없다. 이것 역시 어리석은 생각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이제 데카르트의 이론으로 넘어가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장 중요한 대목은 이것이다. 육체 없이도 정신이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내 마음과 몸은 서로 다른 존재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의 뜻을 음미해보자. (90쪽) 데카르트 주장과 유사한 논의에서 흥미로운 점은, 결론이 잘못됐다는 사실은 분명히 이해할 수 있지만(샛별과 개밥바라기별이 두 개의 서로 다른 별이 아니라 금성이라고 하는 하나의 행성인 것처럼) 정확하게 어디서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하기가 까다롭다는 점이다. (102쪽)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둥근 사각형은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여기서 문제의 핵심은, 둥근 사각형이 정말로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도형인지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상상이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혹시 모서리가 둥근 네모 모양을 떠올렸는가? 둥근 것은 각이 아닐 텐데).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100쪽,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이 대목 읽으면서 웃음이 나왔어요. 처음에 둥근 사각형을 떠올려보자고 했을 때 진짜 머리속으로 모서리가 둥근 네모 모양이 떠올랐거든요. 꼭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이 된 기분이네요 ㅎㅎ
찌찌뽕...
1~2장이 유독 맥락 잡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 요약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이 정리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파악하셨는지 같이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요약 내용을 싹 다 올렸다가 길이 너무 길어져서 블로그로 옮겼습니다... 여기에는 감상만 올리겠습니다!) <1장 요약> https://www.gmeum.com/blog/23843/7353 <감상> 철학이 처음인지라, 논증인 것 같지만 잘 살펴보면 은근히 언어 유희가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앞부분만 보면 당황했을텐데, 그 뒷부분까지 다 읽어보면 교수님이 그런 부분을 바로잡아주셔서 좋았습니다. ‘사후의 삶이 존재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논의가 그랬습니다. 일상적 맥락에서는 ‘지금 내가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 이 삶이 끝난 다음,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다고 믿은 삶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이 한 번 더 존재하는가’라는 의미에 가깝게 쓰인다고 생각합니다. 즉 ‘사후’에 나타난 ‘죽음’의 의미는 ‘첫번째 삶’의 종료이고, ‘사후의 삶’은 ‘두번째 삶’이자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를 담는 것입니다. ‘사후’라는 단어 풀이의 ‘삶’과 ‘사후의 삶’의 ‘삶’ 단어가 동일한 것을 지칭한다고 생각해서 범한 오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수님이 책에서 질문을 구체화하며 소개했듯, 일반적으로 이 질문이 함의하는 것은 ‘육체적 죽음 이후에 나는 계속 존재할까?’라고 보는 것이 옳은 것 같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육체와 구별되는 것(영혼)이 존재하는가?’처럼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언뜻보면 잘 모르겠어서 '왜 이상하지? 뭐가 이상한 거지?' 생각을 계속 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대상을 더 철저하게 낯설게 보는 훈련이 된 거 같습니다.
1~2장이 유독 맥락 잡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 요약을 해보았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이 정리했는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파악하셨는지 같이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요약 내용을 싹 다 올렸다가 길이 너무 길어져서 블로그로 옮겼습니다... 여기에는 감상만 올리겠습니다!) <2장 요약> https://www.gmeum.com/blog/23843/7354 <감상> 1. '기계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우리가 '감정을 느낀다'는 것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 감정을 느낀다고 믿은 것이, 그에 따라 어떤 특질이 작용한다는 것이, 알고보니 그냥 호르몬의 분비에 불과한 것이었다면? 그래서 세포가 어떤 특정한 물리적 반응을 보이게 하는 것이었다면? 그럼 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린 그 메커니즘을 찾아 기계에도 대입시킬 방법을 찾기만 하면 되니까 말입니다. 또 한편, 그런 창조에 가까운 권능이 정녕 인간에게 주어졌을지는 의문입니다. 2. 결정론 vs 자유의지 ... 양립주의에 대해 추가로 조사한 내용 책에서는 아래와 같은 논증을 펼칩니다. (헷갈려서 기호로 바꿨어요!) 1. 인간이다 → 자유의지를 가진다 (A → B) 2. 결정론에 지배받는 존재는 자유의지를 가질 수 없다(C → ~B) 3. 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는 결정론에 지배를 받는다(D → C) 결론: 인간은 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논리 전개: D → C → ~B → ~A 따라서 𝐴→~𝐷 (인간은 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여기서 2번 전제에 대한 반박은 지면 한계를 이유로 작가님께서 넘어가십니다. 그러나 궁금한 게 있으면 풀어야만 하기에(!) 최선을 다해 찾아본 결과가 아래와 같습니다. 존 마틴 피셔의 반양립주의 (AI + 여기저기서 긁어온 거라 출처가 부정확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nemind/223460768034 https://www.informationphilosopher.com/freedom/semicompatibilism.html https://en.wikipedia.org/wiki/Compatibilism 1. 결정론 인정 가능 - 모든 사건과 행동은 원인과 법칙에 따라 결정된다고 해도, - 그것 자체가 행위자가 이유에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없애지 않음. 2. 이유-반응적 통제의 초점 - 자유/책임의 기준은 “행위자가 이유를 보고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느냐” - 대안 가능성(다르게 할 수 있음) 여부가 아님. 3. 즉, 법칙적 결정 + RC 자유 - 사람이 “도덕적 이유”에 따라 행동을 바꿀 수 있다면, - 그 사람은 결정론적 세계에서도 여전히 책임 있는 자유로운 행위자임. 결론: 결정론적 법칙이 있어도, 이유-반응적 자유, 즉 행동 이유를 이해하고 다르게 반응할 자유가 있었다는 점에서 자유의지와 책임이 유지될 수 있다. === 내가 조사해서 얻길 원했던 것: '자유의지가 어떤 선택을 내릴 때 그것과는 다른 선택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이 주어졌을 때 과거와는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즉, 반드시 똑같은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태가 아니다.' 라는 자유의지에 관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정론이 양립가능함을 논증하는 것 조사 결과 느낀 것: '사실 자유의지가 있어도 결과는 정해져있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너의 판단이, 반응이 개입되긴 했으니 자유의지와 결정론은 양립가능하다.' 도덕적 책임의 관점을 위한 내용, 개념 정의를 타협한 것 같음 이렇다보니, 결국은 양립불가능하다는 쪽에 더 마음이 갑니다.
우와.. 정말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신 것 같아요! 실은 제가 초독에도 재독에도 이 ABCD 논증에서 여러가지 질문이 생겼던 건데요.. A에 대한 작가의 결론(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이 환상인 것이 작가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도 B에 대한 작가의 양립주의(compatibilism)도 아직 좀 시원하게 결론이 안 난 것 같았는데 C(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는 결정론에 지배를 받는다)를 확률에 의한 양자역학을 예로 들었을 때 실은 장작가님의 책에서 말한 인공지능이 바둑 수에 대한 승부확률을 가르쳐주는 것이 생각났는데요. 비록 확률일지다로 여기에 검은 돌을 둬서 이길 확률이 51%라고 인공지능이 계산하면 이기는 확률 49%라고 했을 때에 비해 100%의 확률로 여기 두지 않을까? 만약 언젠가 인공지능이든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양자역학의 확률이 더 분명해진다면 그것은 확률로 표현된 결정론이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고 결정론과 양자역학 간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샛길 MWI (다중 세계 해석)의 반론으로 맞받아칠 수도 있겠죠. 공유해주신 링크들을 참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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