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D-29
@borumis 답글을 쓰는 게 처음이라 맞나 싶지만 써봅니다..글 읽으면서 어떠면 저렇게 쉽게 이해하실까 싶은 적이 많았는데 철학으로 다져지신 분이군요..전 여러번 철학책 읽다 포기하다 넘겨보다 활자만읽다 욕하다 쳐박아두다 넘겨보다 짜증내다 펼쳐보다 등등 하고 있다가 이번 그믐을 통해 '그냥 뺘져보자'하고 있는데 아직도 맴도는 중입니다..제가 궁금해했던 답을 줄 거 같은데요..줄동말동 하네요 :D
아뇨;; 전 그냥 철학에 관심이 좀 있을 뿐이지 아무런 철학적 베이스도 없습니다.. 쉽게 이해한 적이 예전에도 지금도 없구요.. 하지만 제가 수학 문제도 어려우면 어려울 수록 도전해보고 싶고 쉽게 덮지를 못하고 오히려 너무 쉬우면 그냥 싫증내고 마는 성격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약간 성격이 이상해서.. 어른들에게 '왜 그래야 하냐'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자꾸 질문했어요..;; 그래서 한 때는 엄마가 소리지른 적도 있어요. 왜 그렇게 쓸데없는 질문을 많이 하냐고! 수업시간에도 자꾸 그거 이상하다고 선생님한테 지적하고 질문하고.. 심지어 엄마가 억지로 교회에 끌고갔을 때도 예배시간에 목사님에게 왜 꼭 기도할 때 눈을 감아야 하냐? 창세기부터 요한묵시록까지 다 꼬치꼬치 따지고 들어서 나중에는 엄마도 두손두발 다 들고 굳이 교회에 안 데려가더라구요;;; 지금은 그나마 사회성이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책 읽을 때 '쉽게 책장이 넘어가는 책'이 많지는 않아요. 그냥 별로 의미없이 즐기는 책이라면 그냥 빨리 넘어가지만 제가 MBTI로 극 N이어서 그런지;;; 자꾸 여러가지 생각과 질문이 막 떠올라서 대부분의 책을 엄청 느리게 읽는 편입니다;;
지금 시공간벌레 읽고 있는데 자동차 그림이 커여워요 ㅎㅎ 1장에 나온 링 달린 얼굴도 재밌었는디
내 궁극적 목표는 물리주의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대안적 관점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다. ... 여전히 영혼의 존재를 놓지 못하겠다면, 앞으로 내가 제시하는 다양한 주장들을 일종의 가정법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 ...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점은 이것이다. 물리주의자들처럼 인간을 육체적 존재로 바라볼 때 죽음에 대해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여러분이 깨닫는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147-148,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그리고 죽음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 철학에 관심 있으신 분께 추천하고 싶은 제 인생 시트콤 중 하나 The Good Place 추천합니다. 넷플릭스 시트콤이죠 아마 이 시트콤을 만든 Mike Schur가 쓴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원제: How to be perfect)도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 시트콤을 만들면서 철학가 Todd May에게 자문을 받았는데 이 철학가의 책들도 좋습니다. 아쉽게도 토드 메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Death)'는 절판되었네요. 그리고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훌륭한 철학가인 것을 보여주는 책 Scott Hershovitz의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Nasty, Brutish and Short)'도 추천합니다. 철학에 대해 1도 모르는 고딩 아들이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과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보고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 - 천사와 악마 사이 더 나은 선택을 위한 안내서복잡한 선택과 함정, 거짓 멘토와 어리석은 조언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려는 이들을 위한 철학의 조언. 수천 년 동안 ‘좋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온 철학자들의 지혜를 빌려 일상 속 윤리적 딜레마가 충돌하는 순간을 유머러스하게 조명한다.
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우리가 철학에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오히려 엉뚱하고 대담할수록 철학은 더욱 재미있어진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바라보지 않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저는 심미아스와 소크라테스의 엇나간 주장들에 대한 문장들이 별 문제없이 읽혀집니다만.... 소크라테스의 '보이지 않는'에 대한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작가는 나열하였고, 심미아스가 주장하는 '화음'은 '보이지 않는' 게 아닐 수 있다는 설명도 있는 까닭입니다. 전체적으로 내용상 크게 잘못 번역된 것은 없는 것 같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보이지 않는 것은 소멸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읽으며 저는 '그럼 바람은?'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사라지기도 한다'라는 사실을 그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궁금했는데요. 제 생각 바로 뒤에서 심미아스는 '화음'을 들고 나왔더군요. 하지만 작가는 소크라테스의 첫번째 명제 중 '보이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로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느낄 수 있는 것, 그리고 느끼지도 못하지만 기계로 측정이 가능한 것..... 그중 화음은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귀로) 들을 수 있는 것이니 '느낄 수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크게는 '보이는 것'이라서 '소멸이 불가능한 것' 즉 영원한 것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화음을 영혼과 같은 걸로 봐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작가는 소크라테스가 이렇게 반박해야 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 @향팔 님과 제가 번역이 잘못 되었다고 한 부분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 아니고요, 127쪽의 “소멸 불가능한 존재가 아니“라고 번역한 부분들입니다.
엉금 엉금 여차저차 여기까지 왔네요 한글을 알고 있으니 읽어봅니다 중간중간 덜그덕 얻어걸리는 순간도 있네요 일단 완독을 향해 가즈아~버전입니다
시간 애벌레가 나올 때 겨우 '아, 이 내용은 기억 난다'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어요. ^^;;;
이제.. 동일성에 대한 철학을 다루네요.. 나는 왜 내가 될수 있는가의 질문이 왜 중요한지 등등..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질문에 앞서 연결되어 있다고 여기는 질문들의 논증의 떡밥들이 언젠가 해소되어 엄청난 흥분과 깨달음을 줄꺼라 기대하면서 책 끝까지 잘 읽어나겠습니다. 아니기만 해봐라^^;
그런데 여러분이 나와 마찬가지로 시계와 탑의 사례에서 서로 다른 대답을 선택했다면 어떨까? 시계는 동일하지만 탑은 동일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까? 그저 다른 사례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두 사례에서 왜 다른 대답을 내놨는지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설명을 기반으로 육체적 부활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여기서 육체적 부활은 시계의 사례와 더 비슷한가 아니면 탑의 사례와 더 가까운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p. 177,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이 대목을 읽으며 재밌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사례에 살아있는 대상을 끼워넣어보면 어떨까? 다소 억지스럽긴 해도, 이렇게 대상을 바꿔넣어보면 모호한 그 차이점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해봤습니다. * 가상의 전제: P 기능이 모두 상실된 육체조차 다시 살려낼 기술이 존재한다. 1. 시계 비유 한 사람이 명의에게 죽은 사람 A를 데리고 왔습니다. 명의는 오염된 신체 부위를 소독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각 부위를 '건강한 상태'로 만든 후 원래 위치에 수술해놓습니다. 마지막에는 특별한 전기 충격 요법(?)으로 시체를 되살리는 데 성공합니다. 부활한 A가 죽기 직전까지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전과 같이 생활한다면, A는 이전과 같은 존재일까요? -> 수리하기 전과 하고난 후를 비교하는 느낌이다보니, '당근 똑같지. 다 고쳤는데.'하며 기능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2. 탑 비유 A 박사는 연구 끝에 인공생명체 B를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A 박사가 B를 학계에 발표하기 하루 전, 바로 옆 연구실의 C 박사가 실수로 인공생명체가 있는 방을 폭파시켜 버립니다. C박사는 A 박사의 설계도를 보며 여기저기 흩어진 인공생명체의 모든 신체 조직(기억, 기능 모두 포함)을 전과 동일하게 복구시키는데 성공합니다. 이때의 B는 어제와 같은 존재일까요? A 박사가 '어제 내가 만들어낸 인공생명체다'라고 발표해도 괜찮은 걸까요? -> A 박사가 만든 것이냐 아니냐에 집중하는 상황. A 박사가 만든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순간, 왠지 전과는 다른 대상인 것 같은 생각이 듦. 시계 비유는 '전과 같은 모양, 부속품, 기능', 즉 '육체 그 자체'에 초점을 두는 것 같습니다. 그에 반해 탑 비유는 '아이'의 작품이라는 서사 때문에, '누가 그 대상을 만들었느냐'라는, 대상(육체) 밖의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처럼 강조점이 미묘하게 다르다보니, 존재의 동일성 여부도 다르게 판단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저는 육체적 부활은 시계의 사례에 더 가깝다는 결론을 살포시 내려봅니다...!
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죽음과 삶 그리고 '영생'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인간의 정체성'이라는 개념을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p.8,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어떤 물건이 지속적으로 존재한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좀 더 추상적으로 말하면, '정체성의 통시적 지속성'이란 무슨 의미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p.19,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웃음이라는 명사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대문에, 자칫 잘못하면 웃음이라고 하는 게 정말로 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면 우리는 똑같은 형이상학적 수수께끼와 맞닥뜨리게 된다. 웃음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 입꼬리 부근에 있을까? 그러나 웃음은 입술이 아니다. 치아도 아니다. 그러므로 웃음은 비물질적인 존재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p.39,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뒤늦게 읽기 시작했는데, 읽기 전에 긴장했던 것보다 재미있습니다. 아직 1장까지밖에 못 읽었지만 인상적인 구절이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 특히 언어가 인식에 미치는 힘을 보여 주는 이 부분이 정말 인상적이네요. 그런데 그 반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간의 인식 방식이 '웃음'이나 '영혼' 같은 명사를 만들어낸 것이라고도요...
물리주의자들은 육체적 죽음 이후에 계속해서 남아 있는 영혼이라는 또 다른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정신이란 육체가 P 기능들을 제대로 수행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p.40,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제 생각과 너무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저는 물리주의자인 것으로.. ㅎㅎ;
과연 내가 이번 주말 동안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주말 동안 살아남기 위해서는 월요일에 누군가 살아있어야 하고, 그 사람이 오늘 목요일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과 동일한 인물이어야 한다. 상태의 차원에서 설명하자면, 월요일에 누군가 특정한 상태로 존재해야 하고, 그 상태는 오늘 목요일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의 상태와 더불어 동일한 시공간 벌레를 구성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각각의 상태들은 올바른 모양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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