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D-29
아이고... 한국에서 뉴스 보면서 폭설 사진들에 입을 떡 벌리고 있습니다. 부디 사고 없이 따뜻하게 시간 잘 보내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따뜻하게 잘 쉬면서 편하게 보냈습니다.
으어.. 텍사스에 눈..;; 생각해보니 저희 지인도 텍사스에서 작년인가 제작년인가 수돗물이 얼어붙을 정도였다는데..정말 생각하지도 않은 이상기후 아닌가요;; 여름은 여름대로 타오르듯 덥고.. 겨울은 또 겨울대로 춥고;; 사막같네요;; ㅠㅠ 지금 다른 방에서는 기후위기와 인류세 이야기, 그리고 또 다른 방에서는 그린피스와 북극에서 연주하는 Ludovico Einaudi의 영상을 보고 와서 그런지.. 갈수록 우려가 됩니다. 모두 무사히 겨울 보내시길!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 방도 오늘이 마지막이군요... 이번에 그믐의 <웰다잉 오디세이 2026>에 참여하면서 이번 2026년에는 12권 모두 완독하겠다는 결심을 했거든요..^^ 그런데 하루가 남아 마음이 조급하지만 거의 90%를 읽어서 곧 완독인증 가능할 듯 합니다 죽음에 관한 책으로 이번 샐리 케이건의 <죽음이란 무엇인가>는 한동안 서점가를 점령할 정도로 유명한 책이여서 기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전 80%를 읽을 때까지도 고개를 갸웃했거든요...^^;; 예를 들자면, 제가 저의 유치원 딸아이와 저녁에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딸아이가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엄마 , 아까 시장에서부터 집에 오는 내내 달이 계속 보여요. 왜죠?? 절 따라오는 것 같아요? "라는 질문을 했을 때 실은 저는 "아!! 달님이 우리 선이를 좋아해서 계속 따라오나봐"라고 대답을 하거든요(물론 아주 비과학적인 대답이었습니다.) 그런 저를 보고 갑자기 샐리 케이건 교수가 나타나 "이런 비과학적인 대답을 하다니!! 딸아이의 과학적 논리적 사고에 아주 해롭습니다." 라면서 딸아이에게" 음 달이 계속 보이는 이유는.... (달의 위성의 역할부터 해서 아주 논리적 과학적으로 설명을 하는 거죠)" 이런 비과학적인 사고가 있던 저는 슬프지만 유한한 삶을 살아야하는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의미찾기 같은 것을 기대했는데 왠지 계속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이 좀 낯설었던 거 같습니다ㅜㅜ 그런데 13장부터는 제가 원하던 글들이 나와서 좀 기대하며 마지막 남은 10%를 읽어나가는 중입니다.^^ 다음 번 박선호 작가님의 <죽음을 인터뷰하다>는 기대하는 중입니다 작년에 박선호 작가님의 <다르게 걷기>를 아주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읽었거든요^^ 박선호 작가님은 외모는 왠지 대문자 T같으신데 글은 참 따뜻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오늘 아직 12시간이 남았으니 완독하고 인증하겠습니다^^
앗.. 저도 어릴 적에 이거랑 똑같은 질문을 했더니 저희 엄마도 비슷한 대답을 해줬어요!! 엄마들은 다 그런 건지..ㅎㅎㅎ 저는 예전에 우리 딸이 '엄마, 저 별들이 어쩜 저렇게 가까이 있는 것 같죠..?손에 닿을 것 같아요'라고 했더니 제가 '딸아 실은 저 별이 니가 보기엔 1미리도 안 떨어져 있는 거 같아 보여도 빛의 속도로 날아가도 니 인생 안에는 못 닿아'하거나 '엄마 내가 일어났더니 거대한 바퀴벌레가 되면 어떻게 할거야? 내가 다가오면 나 안아줄거야?'했을 때 '일단 그건 불가능해. 왜냐하면 그런 부피에 그런 무게라면 square cube law 때문에 니 골격은 버티지도 못하거든, 움직이는 건 꿈도 못 꿔.' 등으로 대답해서 '엄마, T야?'하면서 인간이아니무니다하는 눈초리로 절 쳐다보더라구요;;; 저같은 엄마보다 훨씬 더 딸의 마음을 읽어주고 공감해주는 거북벌님은 정말 좋은 어머니일것 같아요.. 그나저나 저같은 성격이 T같다는 얘긴 많이 들어봤어도 외모가 T라는 건 무슨 의미일까요? 전 극T지만 주변 사람들 말로는 외모 만으로는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멍(청)한 애같아 보인다는 얘기는 많이 듣습니다..;;
ㅎㅎ 왠지 @borumis 님의 따님은 과학이나 수학을 잘하실거 같습니다^^ 저는 이렇게 항상 감성적으로 대답해서 육아를 했더니 딸아이가 문과적 소양은 좋은데 과학과 수학과 친하지 못한 편이랍니다... 딸아이가 학교다니면서 이러한 점이 왠지 엄마의 양육방식(?)의 영향인거 같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ㅎㅎ 정서적으로는 좋은데 좀 그런 단점이 있긴 하더라구요 외모로 평가하면 안되지만 ^^;; 박산호 작가님이 처음 보았을 때는 왠지 도회적이고 지적으로 보여서 저같은 말을 별로 선호하지 않을 거 같아 보였거든요... 그런데 <다르게 걷기>를 읽는 동안 내적 친밀감이 상승했습니다^^
수학은 잘 하는데 과학은 잘 못 하더라구요 ㅋㅋ 딸은 극F여서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 <다르게 걷기>도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 넘 많아서 이럴 때 영생이 있다면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어볼 수 있을까..하고 상상에 잠기네요
저도 그런 생각 했어요. 죽기 전까지 결국 읽지 못할 수많은 책들…(아까비)
따님이 F이군요~~ 전 F인데 제 딸은 T랍니다^^ 확실히 자녀라도 꼭 닮지만은 않더라구요 닮은 듯 하면서도 닮지 않은 듯한~~~^^ 그리고 정말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을 많더라구요~예전에는 그냥 스테디셀러나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었는데 그믐을 함께 하면서 세상에는 얼마나 좋은 작가님들과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이 계신지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깨달음이 삶의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리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반드시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 이 시점에서 이런 질문이 떠오른다. “우리는 자신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생각하면서 살아야 하는가?” 친애하는 여러분, 이 질문이 이제야 떠올랐다면 사실 너무 늦은 것이다. 여러분이 지금까지 이 책을 제대로 읽어왔다면, 이 질문은 계속해서 여러분의 뇌리에 맴돌았어야 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이번에 그믐에서 <웰다잉 오디세이 2026>의 존재이유군요^^
이와 관련해 내가 좋아하는 글귀 하나를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은 미국의 소설가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의 책 『고양이 요람(Cat’s Cradle)』에 실려 있다.1 보니것은 임종을 맞이하는 순간 낭송할 기도문을 이렇게 읊조린다. 신은 진흙을 창조했습니다. 그러나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신은 진흙 덩어리에게 말했습니다. “일어나라.”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언덕과 바다와 하늘과 별, 내가 빚은 모든 것을 보라.” 한때 진흙이었던 나는 이제 일어나 주위를 둘러봅니다. 운 좋은 나 그리고 운 좋은 진흙. 진흙인 나는 일어서서 신이 만든 멋진 풍경들을 바라봅니다. 위대한 신이시여! 오직 당신이기에 가능한 일. 결코 나는 할 수 없는 일. 당신 앞에서 나는 그저 초라한 존재일 뿐입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내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유일한 순간은, 아직 일어나 주변을 둘러볼 기회를 갖지 못한 다른 모든 진흙을 떠올릴 때. 나는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지만, 진흙들 대부분 그러지 못했습니다. 이 영광에 감사드릴 뿐. 진흙은 이제 다시 누워 잠을 청합니다. 진흙에게 어떤 기억이 있을까요. 내가 만나봤던, 일어서 돌아다니던 다양한 진흙들은 얼마나 놀라운지. 나는 내가 만났던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합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우리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감정은 두려움도 분노도 아니다. 대신 살아있다는 사실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일 뿐이다. 물론 분노와 마찬가지로 감사 또한 특정 인격체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 거라면, 그리고 비인격적인 우주를 인정한다면 감사 또한 적절한 감정은 아닐 것이다. 다행 정도가 적절할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우리가 신중하게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죽을 운명이기 때문은 아니다. 객관적인 차원에서 짧은 시간밖에 살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도 아니다. 그것은 추구할 만한 가치 있는 목표가 매우 ‘많이’ 있고, 그런 목표들을 달성하는 게 힘들고 어렵다는 사실에 비해 우리의 수명이 너무 짧다는 사실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도전해야 할 목표가 너무 많은데, 그 모든 것을 이루기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이것 조금 저것 조금 하는 식으로 인생을 허비할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세 번째 전략이야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인생을 더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어느 정도 중대한 성취를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인생에서 자신이 뭔가를 얻었다는 확실한 성취감을 위해 일상적인 목표들도 적절한 비율로 추구해야 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여기서 가장 극단적인 접근방식은 “질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관점이다. 이런 관점은 오로지 삶이 도달하는 높이에만 신경 쓴다.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횔덜린(Friedrich Hölderlin)은 자신의 시 「운명의 여신들에게(To the Parcae)」에서 이런 관점을 묘사하고 있다.3 여신들이시여, 제 노래가 완전히 무르익도록 한 철의 여름과 가을을 더 허락하소서. 제 노래의 달콤함을 마음껏 누리고 나서 기꺼이 죽으리다. 살아서 거룩한 권리를 누리지 못한 영혼은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나이다. 그러나 제 마음속에 성스러움이 충만하면 시는 결실을 맺으리다. 그때가 되면 암흑세계의 정적마저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 제 노래를 두고 떠나야 하더라도 결코 불평하지 않으리다. 적어도 한 번은 신들처럼 살아봤으니 더 이상 바랄 게 없나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내가 생각하기에 횔덜린이 “더 이상 바랄게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자신의 시를 통해 이룩할 수 있는 장기적인 성취를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라운 업적을 이룩했을 때 사람들은 일종의 영생의 느낌을 얻는다. 그들은 그 성취로 인해 자신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실제 영생보다는 나의 성취로 인해 영생의 느낌을 얻는게 인간의 또다른 오랜 바램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보여주고 싶은 그래프는 바로 그림 32와 같은 것이다. 어느 날 상황이 갑자기 힘들어진다. 초기에는 얼마나 더 버텨야 상황이 나아질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자살은 치명적인 오판(誤判)일 뿐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하지만 나는 이런 신념체계가 아무리 보편적이라고 할지라도, 그런 믿음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혼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기계에 불과하다. 물론 일반적인 기계가 아니라 ‘놀라운’ 기계다. 우리는 사랑하고, 꿈꾸고,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기계다. 계획을 세우고 이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런 기계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기계다. 그리고 기계가 작동을 멈추는 순간 모든 게 끝난다. 죽음은 우리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신비가 아니다. 죽음은 결국 컴퓨터가 고장 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현상이다. 모든 기계는 언젠가는 망가지게 되어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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