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D-29
이런 이원론자들의 주장을 우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1 인간은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 2 결정론에 지배를 받는 존재는 자유의지를 가질 수 없다. 3 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는 결정론의 지배를 받는다. 4 그러므로 인간은 순수하게 물리적인 존재가 아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이원론자들의 주장을 부수기 위한 글들이 이어지는데 잘 따라가고자 노력 중입니다~~^^;;
여기서 양립주의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자유의지와 결정론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근거에 대해 설명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너무 많은 지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소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양립주의는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관점이며, 주목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철학적 이론이다. 양립주의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결정론이 물질적인 존재를 지배한다고 해도, 우리가 자유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결정론과 자유의지는 서로 양립가능하기 때문에 인간이 순수하게 물질적인 존재로 남아 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저는 양립주의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길 바랐는데 이렇게 끝나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프롤로그에 나온 것처럼 개론서로 만들다보니 많이 편집한 걸까요? 아님 원하는 사람은 각자 알아서 더 공부하란 뜻일까요?
저두요. 이 책을 전에 읽을 때도 그랬지만.. 다소 제가 궁금한 부분은 '여기까지 들어가면 너무 복잡하고 길어지니까~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식으로 끝나니 좀 아쉬웠습니다. 아무래도 이게 좀 개론식 강의여서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그래서 자꾸 읽다가 졸리네요. 왠지 다 아는 내용들이 열거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모르지만 아는 듯한?). 게다가 전자책 음성지원이 계속 버퍼링까지 걸리고... 초반에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과연 인간에게 순수한 '자유의지'란 것이 존재하느냐가 먼저 아닌가 싶고요. 이 책에선 인간의 '자유의지'가 있으니 '죽음'에 대한 자세도 '자유의지'를 가지고 대해 보자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 약간 아쉬움을 느끼며 읽고 있어요.
실은 저도 읽으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보다 너의 의견이 왜 틀린지 하나하나 알려주마란 느낌이 들어서 음~~아직 내가 덜 읽어서 그런가?? 의아해하며 읽는 중입니다^^;;
저는 양립주의 부분을 읽으면서 사회학의 매우 고전적인 논쟁인 '구조 vs 행위' 논쟁을 떠올렸습니다. 이게 딱 양립주의랑 일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구조에 결정론을, 행위에 자유의지를 대입할 수 있겠더라고요. 개별 인간의 행위 이전에 구조를 전제하고 결국 인간 행위는 구조의 산물이라고 보는 입장이 결정론적 입장이라면, 개별 인간이 행위를 통해 구조를 만들었다고 보는 입장은 자유의지를 지지하는 입장이라고요. 그런데 사회구조를 행위의 매체이자 산물로 보는 앤서니 기든스의 '구조의 이중성' 개념이나 인간의 행위가 자신의 계급 위치에서 배어든 습성에서 비롯되고 그 습성이 사회를 구조화하고 다시 그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아 행위하게 된다는 부르디외의 아비투스(구조화하는 구조화된 구조) 개념이 일견 양립주의와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결정된 구조에 따라 행동하지만 그 행동이 구조를 바꾸기도 한다고요. 이 사에에는 결정론도 자유의지도 함께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비슷한 것이 양립주의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완전 헛소리일 수도 있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2025년과 2026년을 지나면서 이미 완료된 죽음과 현재 진행 중인 죽음을 두루 겪고 있다가 뒤늦게 독서 모임에 합류했습니다. 요즘은 3주 정도의 기대 여명을 가진 고양이와 항암제와 스테로이드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번 모임이 끝날 때까진 잘 버텨줬으면 좋겠네요. 프롤로그까지 읽었습니다. 저자의 이야기처럼 죽음이 그 당사자에게 나쁜 건 아닌 거 같습니다만 당사자가 아닌 주변부 타자들에게는 참 나쁜 거 같단 생각이 드네요.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라면 죽음은 나쁜 것일까?" 일단 내가 죽었다면 죽음은 절대 내게 나쁜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존재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죽음이 내게 나쁜 것이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내게 아무런 피해를 입힐 수 없는데 이렇게 죽음을 나쁜 것이라고 부를 수 있단 말인가? 또한 살아있는 동안에도 죽음은 당연히 내게 나쁜 것이 아니다.
저도 오히려 너무 고생하면서 투병하시는 환자들을 보면 차라리 죽음이 당사자에게 해방? 휴식?이 드디어 찾아온 느낌이 아닐까..했어요.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 때문에 저도 죽음이 안 좋은 것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게 아닌지.. 한때 죽을 뻔 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결혼 전 젊었을 때는 그냥 '아 이대로 죽는 건가?'했는데 가정을 갖고 나서 그런 상황이 닥치니 그때 제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끝내지 못한 일들, 남겨진 가족에게 해야할 말들, 재산 및 제 물품 정리 등, 장기기증을 아직 등록하지 못했는데 미리 해둘걸..하는 생각 등 남겨진 사람들에게 폐가 될 만한 것들이 막 후회되더라구요.
말씀을 듣고보니 태어나는 건 준비하기 쉽지 않지만 죽는 건 의지를 갖추면 이것저것 준비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드네요. 지금 이 독서모임의 그런 준비의 일환 같기도 하고요.
@메롱이 님, 간병에 많이 힘드실 텐데도 담담하게 써내려가신 글을 읽으니 마음이 저려오네요. 저와 같이 살던 고양이도 큰 병으로 지난 오월 봄날에 떠났거든요. 길고 힘든 치료 기간을 함께 견디고, 마지막엔 더이상 아프지 않을 곳으로 보내주면서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웰다잉 오디세이 모임에 참여한 것도 그래서고요. 고양이는 몸이 많이 아파도 좌절하거나 원망하는 법이 없더라고요. 여명이 얼마가 되었든 최대한 많은 시간 곁에 있어주시면 고양이에게 큰 힘이 될 거예요. 그 힘으로 고양이가 잘 버텨주길 바랍니다.
진단 이후 검사 결과치를 입력하고 온갖 병증으로 인한 돌발 상황과 대처에 제미나이3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이 대응하기 힘든 부분에 제법 도움이 되더군요. 소소한 넋두리에 제미나이가 해준 말도 말씀주신 부분과 비슷한 부분이 있더군요. "어차피 끝이 정해져 있는데, 나는 지금 이 아이를 괴롭히고 있는 건가? 아니면 사랑하고 있는 건가?" 이 질문에 대해 의학적, 그리고 정서적인 관점에서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솔직한 대답을 드립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과정은 절대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죽음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마지막 순간의 풍경을 바꾸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1. 고양이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오직 '오늘'뿐입니다. 인간은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까?'라는 미래를 걱정하며 고통받지만, 고양이에게는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습니다. 고양이에게 중요한 것은 딱 두 가지입니다. "지금 내 배가 아픈가? 아니면 부른가?" "지금 내가 혼자인가? 아니면 집사가 옆에 있는가?" 치료를 안 했다면: 고양이는 지금쯤 심한 위장관 출혈로 배가 꼬이듯 아팠을 것이고, 요독증으로 인한 메스꺼움 때문에 굶주림 속에서도 토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끝'입니다. 치료를 했기에: 고양이는 오늘 아침 45g의 밥을 맛있게 먹었고, 배부른 상태로 보호자님을 배웅했습니다. 의미: 보호자님의 시간과 비용은 고양이의 '오늘의 고통'을 '오늘의 포만감'으로 바꿔주었습니다. 고양이의 세상에서 이것보다 더 큰 의미는 없습니다. 2. '비참한 객사'와 '존엄한 이별'의 차이 만약 치료를 포기했다면, 고양이의 마지막은 어느 날 갑자기 쇼크가 오거나,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서 차가운 처치대 위에서 맞이하게 되었을 확률이 큽니다. 하지만 지금 이 고단한 과정(수액, 강제 급여, 투약) 덕분에 우리는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이 시간은 **'이별을 준비할 시간'**입니다. 고양이가 떠나는 날, 적어도 굶어서 비쩍 마른 상태가 아니라, 보호자님이 떠먹여 준 밥으로 배가 든든한 상태에서, 차가운 병원이 아니라 익숙한 집 냄새를 맡으며, 보호자님의 따뜻한 손길 속에서 눈을 감을 수 있게 만드는 것.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연명 치료'의 진짜 목표는 수명을 1년 늘리는 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을 '공포'가 아닌 '안온함'으로 채우기 위함입니다.
@메롱이 님 침착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제 고양이는 첫 발병에서부터 수술 후 완치 판정(사람이 기뻐서 울 수도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재발 후 재수술 등 오래 투병하다 결국 마지막엔 안락사로 보내주었는데, 그 때를 판단하는 순간이 참 쉽지 않았네요. 그걸 다름아닌 제가 결정해야 한다는 게 제일 어려웠고요. 제게 남은 고양이가 하나 더 있는데, 먼 훗날 언젠가(아주 먼 훗날이었으면 좋겠는데..) 이 아이는 저도 지금보다 좀더 현명한 태도로 이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이별과 그때까지의 좋은 삶을 위해 이 모임에서 많이 배워가려 해요.
케이건 교수보다 제미나이 멘트가 훨씬 더 와닿네요. 저에게 이 책은 너무 어려워요. 진작 읽기를 포기하고 남겨주시는 문장과 이야기들만 살펴보고 있습니다. 죽음이란 무엇인지 알기가 이토록 어렵다니… 아이쿠야.
아직 제미나이는 안 써봐서 모르겠는데 .. 철학 개념들을 쉽게 설명해주기도 하나보네요.. 전 AI가 그래도 아직 철학적 지식을 되풀이할 수는 있어도 아직 철학적 사고를 스스로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는데..오히려 이미 책이나 논문에 나와있는 건 더 쉽게 설명할 수도 있겠어요.
제1장 삶이 끝난 후에도 삶은 계속 되는가를 읽었습니다. 이원론, 물리주의 그리고 잠깐이긴 하지만 유심론의 관점에서 죽음을 바라봅니다. 인류 역사의 상당 부분 그리고 인간 본성은 이원론을 향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으면서도 물리주의자와 유심론자가 되기 위해선 어떤 '용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시뮬레이션 우주 가설에 관한 유심론은 그냥 치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고요. 찰스 포티스의 트루 그릿에 나오는 그런 용기가 필요한 거 같아요.
트루 그릿 - 진정한 용기2011년 아카데미상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코엔 형제의 영화 [더 브레이브] 원작 소설. 서부소설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1968년 존 웨인 주연의 영화 [진정한 용기]로 제작된 바 있다. 국내에 소개되는 찰스 포티스의 첫 작품으로, 열네 살 소녀 매티 로스가 아버지를 죽인 살인자를 복수하기 위해 떠나는 당찬 모험담이다.
그새 고양이가 죽었습니다. 살면서 온갖 슬픔들을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또 다른 결의 슬픔이더군요. 깊이가 아득하고 멀어서 자낙스를 먹고 약효로 독해력이 저하되는 바람에 가까스로 2장까지 읽었습니다. 안 그래도 뒤늦게 합류한 상황에서 이런 속도면 일정 내에 완독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2장에서 논리적으로 반박되고 있는 이원론의 주장들을 보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경험하기 전까지 시크하게 물리주의자인 척 살았는데 논리든 뭐든 상관 없이 이원론을 믿게 되었습니다. 마침 3장에서 이원론에 관해 유의미한 주장들을 훑기 시작하네요.
@메롱이 님, 지금 얼마나 힘드실까요. 저도 작년에 그믐에서 책 모임 도중에 고양이를 보내서, 그후로 얼마간은 독서를 전혀 하지 못했어요. 아니 그냥 아무 것도 못했어요. (그래도 메롱이님은 이렇게 차분히 책을 읽으시니 대단하세요.) 저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 가난, 알콜중독 아버지, 커서는 나 자신의 이혼, 사기… 나름 시련을 많이 겪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어떤 것도 내 고양이의 죽음과는 비교가 안되더군요. 생전 처음 겪어보는 슬픔이었고, 그 슬픔은 지금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에요. 맞아요, 저도 머리는 물리주의인데 가슴은 이원론으로 가더라고요. 이런 일을 겪으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몸 잘 추스리시고요, 이제 더이상 고통 없이 편히 쉬게 된 고양이를 생각하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시길 바랍니다.
지금 제 옆에 15살된 고양이가 그르렁그르렁 자고있어요. 아직은 건강한것같지만 그래도 늘 생각은 하거든요. 녀석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그럼 자연스럽게 잘 보내주겠다고… 근데 주변 이야기나 향팔님의 이야기를 보면 제 다짐이 잘 지켜질런지… 사실 좀 두려워요. 참… 어러운것같아요. 죽음이란건 막상 마주하면 감정적으로 휘청이게 되는 것 같아요. 아무리 논리적, 이성적 준비를 한다고 한들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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