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D-29
일단 책부터 구매하고 주욱 흐름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물론 내가 쾌락이 좋은 게 아니거나 고통이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오류를 지적하고 싶은 바로 쾌락과 고통이 본질적으로 좋거나 나쁜 ‘유일한’ 요소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나는 단지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회피하는 삶보다 더 고차원적인 삶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실제로도 우리는 별 생각 없이 뭔가를 믿는다고 말한다. 사실은 안 믿으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12장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무거움] 작가는 '죽음의 편재성'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 낙하산 하나에 의존해 하늘에서 뛰어내리도록 만드는 건 무엇인가? 아마도 이런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을 무릅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막상 그런 사람들을 직접 만나 물어봤을 때 이런 대답을 듣게 될 수도 있다. "아니예요.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너무나 환상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건 충분한 대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얼마든지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죽음의 가능성이 그 주된 이유라고 믿는다. 죽을 수도 있다는 위험이 주는 스릴감 때문에 비행기 밖으로 몸을 던지는 것이다. > 이 얼마나 억지스러운 주장인가요. '비행기 안에서도 얼마든지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니요. 경비행기라면 스카이다이버들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경험 할 수도 있겠다 싶어 검색을 해봤지만 그가 경비행기를 탄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일반 비행기에 앉아서는 절대로 절대로 낙하산을 타고 하늘을 가르며 보는 그 '환상적'이고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없습니다. 똑같이 하늘을 날지만 비행기 안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건 다만 작은 의자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극장에서 아주 작은 모니터로 영화를 보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모니터만큼 작은 창을 통해 도시의 형태를 가늠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땅으로 내려옵니다. 그의 주장은 마치, 우리에겐 넷플렉스가 있으니 극장이나 연주회엔 갈 필요가 없다거나 대부분의 지식은 유튜브를 통해 얻을 수 있으니 대학에 들어가 강의를 들을 필요가 없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게 들립니다. [14장 자살, 죽음의 선택인가 삶의 포기인가]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 "어떤 경우에 자살은 허용 가능한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우리는 자살을 적절한 선택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가?" > 이는 사회적 허용을 일컫는 걸까요. '허용 가능'이라니요. 또, 그는 이런 말을 합니다. -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해도 자살은 비도덕적인 행동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자살은 도덕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다. > 누군가의 자살은 '허용'이나 '용납'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정의하는 게 아닙니다. 자살은 누군가의 선택이고 그 선택에 의한 결과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수용'할 뿐입니다. 그리고 여러 노력을 통해 자살의 예방을 위한 대책은 세울 수 있겠습니다. * 과연 이 책이 이번 한 해의 긴 여정에 어찌 선택되었을까 궁금했습니다. 어쩌면 죽음에 대한 '간결한 제목'과 '예일대 작가의 강의 및 강연의 햇수'가 아닐까 싶은 게 제 생각입니다. 책 속의 내용은 '죽음에 대한 작가 개인의 이론적 / 철학적 분석'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는 끊임 없이 같은 문장들을 반복하고 자기 주장에 적절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억지스런 예를 들며 페이지를 늘려갑니다. 어쩌면 작가의 강의 내용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책으로 옮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복되는 문장들을 정리하다 보면 이 책은 200페이지 쯤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이 책에서 무엇을 기대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 읽고난 지금 제 기분은 마치..... 수영을 배울까 싶어 모처럼 마음을 먹고 수영장에 갔는데 수영 코치가 저를 물 밖에 세워두고는 한 시간 내내 물의 화학적 구조와 성질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는 걸 듣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 오랜만에 '00개론'을 읽을 기회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믐] 덕분입니다.
앜ㅋㅋㅋㅋㅋㅋ 뭔가 F적인 위로나 해결책을 기대했는데 극T적인 대답으로 니 스스로 생각해봐~라는 회답에 뺨 맞은 듯한 느낌..이랄까요? 예전에 플라톤 책들과 기타 다른 철학 원저를 읽으면서 제가 받은 느낌이 그거에요. 장황하고 복잡한데 결국 수영은 언제 배우는 건가? ㅋㅋㅋ 소크라테스때부터 철학은 정답을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아무리 강의였다지만 정리되지 않은 문장들에 공감합니다. 비슷한 강의에 기반을 둔 책 마이클 샌델의 정의는 좀더 정리된 느낌이었죠. 게다가 번역서가 오역과 오타가 좀 많은 것 같아요;; 위에서 말하신 것 외에도 몇 개 더 있었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완독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신이 인간에게 내린 특별한 지시사항이 없는 한, 신의 뜻에 의존하는 주장들은 어떤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하지 못한다. 우리의 결정이 신의 뜻과 조화를 이루는 것인지, 아니면 이를 거스르는 것인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478,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실제로 사람들은 지침서로부터 도덕적 조언을 구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이미 받아들인 도덕적 믿음들을 기준으로 지침서의 다양한 사항들을 선별하고, 그것들을 실제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 확인할 뿐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479,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실은 이건 성경이나 다른 지침서 뿐만 아니라 어떤 책이든 어느 정도 적용되는 것 같다. 실제로 어떤 철학이나 문학 책을 읽는다고 해서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그렇게 달라질까? 아니면 우리는 자신의 의지와 신념 속에서 이미 받아들인 것을 선별하고 확인하는 것 뿐일까?
그리고, 491쪽의 오역도 지적하면: '그런데 내가 내 '자신'을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이 내가 한 '인간'을 죽이려고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도덕적으로 완전히 부당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여기서 번역가가 '도덕적으로 완전히 부당한 것'이라고 번역한 게 원문에서는 morally irrelevant라고 되어 있으니 '도덕적으로 완전히 부당한'게 아니라 '도덕적으로 완전히 무관한'이라고 번역하는 게 맞습니다. 부당한 것은 unjust, unfair의 의미이고 여기서는 도덕적으로 상관이 없다는 의미로 쓴 거니까요. 즉, '그런데 내가 내 '자신'을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이 내가 한 '인간'을 죽이려고 계획하고 있다는 사실을 도덕적으로 완전히 무관한 것으로 만들어버리는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고맙습니다. 의미가 완전히 반대가 돼버리는 번역이네요.
예전에 원서로 읽어서 이번에 한국어로 읽어보고 싶어서 밀리의서재 전자책으로 읽어봤는데... 뭔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 자꾸 원서를 찾아보게 되는 버릇이 들게 만드네요..ㅋ
실은 마지막 챕터가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중요한 질문을 묻고 마는데요. '누군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을 때,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들려줘야 할까?' 언제나 그래왔듯이 질문에서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제 친구도 그렇고 아들도 한 때 자살을 고민한 적이 있었고 저는 되도록 감정적이 되지 않고 차분히 이것에 대해 이야기해보기도 했어요. 단순히 불치병이나 안락사 등이 아니라 자살은 어느 나이든 어느 사회적 상황에서나 접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건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문제는 여기서도 완전하거나 구체적이진 않고 아주 개론 단계의 핵심 질문만 다루기 때문에 결국 더 깊은 토론은 다른 책을 통해 고민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확실한 것은 이런 문제를 그저 '너 미쳤니? 그건 잘못된 생각이야!'라고 터부시하고 무시하고 부정하는 것보다 이것에 대해 진지하고 차분하게 얘기하는 것이 그들에게 더 도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불치병이나 안락사 뇌사 등의 문제도 실은 제 직업이나 개인적 건강문제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갈수록 고령화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좀더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같습니다. 다만 이 책은 너무 개론적이고 좀 명확한 정답을 구하기 위한 책은 아니구요.. 무엇보다 오타와 오역이 많아서 전 번역서는 다른 분들께 권하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그래도 여기 나온 철학 원저들을 안 읽은 상태에서 읽어서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좀더 깊이 들어가서 아쉬움이 남긴 하네요. 그만큼 10여년 사이에 제 인생도 많이 달라지기도 했구요. 완독하신 분들도 완독하지 않으신 분들도 다른 책들을 통해서라도 죽음, 그리고 실은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다면 좋겠네요.
정말로 중요한 건 이것이다. 우리는 죽는다. 때문에 잘 살아야 한다. 죽음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501,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드디어.. 완독.. 책 부수가 남는 것을 바라보며 이 시간이 끝나가는구나 하며 아쉬어 하기보단, 빨리 해치워버리고 싶다는 기분으로 읽긴 했습니다만, 마지막은..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살은 적절치 않고, 한번뿐인 인생.. 질적 성취를 위해 '잘' 살아보자!! 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잘.. 이 어렵겠죠.. 긴 논의였지만 어찌 보면, 원리적인 진리를 찾는다기 보단, 상식적인 우리의 이야기를 발견한 느낌입니다. 미래에 전제조건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경험 기계 속 인생으로부터 여러분은 삶이 가져다주는 가치 있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정말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까? 그것은 인간 존재의 가능한 ‘최고’ 형태의 삶이 될 수 있을까? 쾌락주의자라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바람직한 형태의 경험 파일을 다운로드만 한다면 경험 기계 속의 삶은 그야말로 ‘완벽’하다. 이 가상의 사례에서 여러분은 엄청난 쾌락과 환상적인 경험들로 이뤄진 최고 수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경험 기계로부터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 쾌락주의에 따르면 이 기계 속에서 최고의 쾌락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보다 더 나은 삶을 상상할 수 없다. 하나도 부족함이 없는 삶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우리 모두는 성취를 가치 있게 여긴다. 하지만 ‘모든’ 성취가 똑같이 가치 있는 건 아니다. 누군가 미국 동부에서 가장 거대한 고무 밴드 공을 만들어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정말로 해냈다면, 그에게 분명히 성취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인생을 특별히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그런 형태의 성취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여기서 우리는 일상적인 성취와 진정으로 가치 있는 성취를 구분하는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마찬가지로 모든 지식이 똑같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닫고 물리법칙을 이해하는 일은 1984년 방콕의 평균 강수량을 아는 것과는 다르다. 방콕 강수량에 대한 지식은 여러분의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어줄 형태의 지식은 아니다. 그러므로 여기서도 우리는 사소한 지식과 진정으로 가치 있는 지식을 구분하는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물론 그런 기준을 설정하는 작업은 그리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준을 세웠다고 가정해보자.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단지 갈망하는 경험을 내면적으로 느끼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서는 진정한 가치를 담고 있는 성취와 지식 그리고 인간관계가 필요하다. 즉, 우리가 갈망하는 외적 경험이 필요하다. 최고 형태의 삶을 위해서는 ‘내적인’ 경험뿐만이 아니라 ‘외적인’ 경험도 필요한 것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최고의 명강의 10주년 기념판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와..이렇게 죽음이란 무엇인지 모르는 채로 끝나버리다니 ㅠ (분하다?) 매일 들고 다니면서 책의 표지를 학대해온 사람으로서 죽음은 미뤄진 질문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음 책 가볼 수 있을까요?
ㅋㅋㅋ 결론은 잘 살아보세~ 그런데 대체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아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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