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D-29
저는 그리고 도중에 쥘리에트가 나오는 부분이 흥미로웠는데요. 실은 사춘기 애들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보다 친구나 연인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잖아요. 그만큼 생활의 많은 부분과 삶에 대한 여러 태도나 생각들이 또래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죠. 쥘리에트는 그와 사귀면서 그의 생각을 부모님들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씀하신 내용을 읽으며 얼마 전 대학로에서 본 소극장 뮤지컬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영국 작가 키스 그레이의 원작과 뮤지컬 모두 강력 추천할 수 있는 『타조소년들』입니다 출판사의 책 소개는 다음과 같아요 "비글미 넘치는 세 영국 소년의 찌질하고 우아한 모험담 ‘책 안 읽는 영국 십대 남자들’을 열광케 한 바로 그 소설!" 십대 소년 로스의 사고사를 둘러싸고, 로스가 죽기 이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친구 3명을 통해 서서히 밝혀지는 구조인데요, 눈물과 유머, 좌충우돌 사고와 성찰을 통한 사랑과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자녀가 아기일 때는 부모가 그 세상의 전부지만, 자라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 더 큰 세계와 소통하게 되죠 부모가 아이를 보호하고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은 언제나 필요하지만, '하늘이 새를 가지듯이' 자유로운 사랑과 개방적인 소유를 함께 추구해야 하겠죠 위험도 따르고, 서운함과 외로움도 감내해야 하겠지만요 ♡
타조 소년들모든 이야기는 ‘로스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로스의 절친임을 자부하는 블레이크, 케니, 심은 로스가 생전에 가보고 싶어 했던 스코틀랜드의 ‘로스’라는 곳으로 친구를 데려가기로 마음먹는다. 결국 그들은 로스의 유골 항아리를 훔친 다음 400킬로미터가 넘는 험난한 여정에 나선다.
오 이 책 재미있어 보여요!! 비글미.. 맞아요. 맨 처음에 서핑하러갈 때 세 소년들의 모습이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 ㅎㅎㅎ 이 책도 나중에 읽어봐야겠어요.
저도 이 작품 아들내미랑 보고 싶었는데 나이가 걸리더라고요.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작품은 저만 보러가면 왠지 모르겠지만 손해 보는거 같아서요. 수북강녕 님의 추천작이니 재연하면 꼭 보러 가야겠네요. 전 원래 영화를 좋아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실제극장 공연들에 관심을 가지게 돼서 코로나 끝날 즈음부터 이것저것 암것도 모르고 보러 다녔는데, 최근에 드디어 제 취향이 '무용'이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으하핫
오늘 세종문화회괸에서 열린 제10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이 작품이 400석 미만 소극장 뮤지컬 부문 작품상 후보 중 하나였어요 수상은 워낙 강력했던 <오지게 재밌는 기시나들>이 받아서 못했지만, 돋보인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대학로 인기배우들이 나오다 보니 관객이 20-30대 여성으로 제한적인 점이 좀 아쉽지만 다음 상연 때 꼭 관극 도전하시길요~!
앗. 제가 언젠가 얘기 한 적이 있었던가요....... 이 책 온라인 서점에서 처음 봤을 때 수북강녕님 생각이 젤로 먼저 났었어욧!!!
그저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사고의 범위를 벗어난 이날의 흘수선 밑을 통과해서 흐릿한 섬유질의 공간으로, 반투명의 지하 세계로, 그들의 상심을 닮은 세계로 사라지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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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수선'이라는 단어를 이 글에서 처음 만났어요. 찾아보니 waterline 이라고 나오네요. 배가 물에 떠 있을 때 물과 선체가 맞닿는 경계선을 말하는 것으로 쉽게 말해, 배가 물에 잠기는 깊이를 표시하는 선이라고 합니다.
앗 저만 그런게 아니군요!(전 제가 워낙 한국어 어휘가 딸려서 그런줄..^^;;) 흘수선이란 말도 그렇지만 이 부분에서 이승과 저승, 삶과 죽음의 경계 등에 대해 상징하는 부분이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염포라는 말도 전 몰랐는데 염할 때 쓰는 천을 얘기하고.. 전 여기서 서서히 나타난 배도 마치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저승의 강 레테, 삼도천? 그리고 거기를 떠다니는 뱃사공 카론을 연상시켰어요.
저도 책을 읽으면서 종종 새로운 단어를 많이 만나요. 그것이 독서의 또 다른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지역 이름이나 음식 같은 것도 찾아보고요. 머리속에서 하는 세계 여행같아서 재밌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이 라이플, 마이 포니 앤드 미>라는 곡을 찾아보기도 하고 https://www.youtube.com/watch?v=_MXcL1F3OMs 렘브란트의 「해부학 강의」그림을 찾아보았습니다. 디기탈리스라는 꽂도 찾아보았어요.
덕분에 자세히 그림 감상도 할 수 있었습니다. 묘사가 정말 놀랍네요.
와!! 이 동영상 너무 좋은데요? 웬지 마음에 구수하고 잔잔하게 맴도는 노래입니다. 디기탈리스는 심장내과에서 쓰는 디곡신이라는 약에 쓰여서 알고 있는데 실제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랐네요..
손, 난 우리가 돌아 버리기를 바라지는 않아(어쩌면 바로 그 순간 그 말은 그녀가 자기 자신에게 건넨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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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둘 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둘 다 아이를 보호할 줄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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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부모가 아무리 아이들을 보호하려고 해도 결국 그들은 홀로 부모 곁을 떠나 그들의 미래를 향해 날아가겠죠.
그 서프보드가 당신이 그 아이에게 준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거였어. ... 가장 아름다웠던 것, 그건 보드를 만드는 손길 그 자체였다. 그 손길로 인해 그의 안에서 생겨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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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들은 시몽에 대해서, 태어나기 전에 그는 어디에 있었으며 앞으로는 어디에 있게 될까를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 차츰차츰 사라지다가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세계, 만질 수 있는 세계, 절대적으로 이해 불능인 그 세계의 유일한 광경에 사로잡혀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 그의 오열은 자연의 숨결의 연장이다. 그가 동의한다. 그래. 이제 그곳으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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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들은 땅에 묻고 살아 있는 자들은 고쳐야지.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죽은 자들은 땅에 묻고 살아 있는 자들은 고쳐야지." 이 대사는 체홉이 젊은 시절 썼다는 3대 장막 중 하나, 『플라토노프』에 나오는 대사라고 하죠 "체홉이 19살에 탈고한 제목 없는 희곡이 있다. ‘플라토노프’라고 알려져 있는데 <부정상실(父情喪失)>로 제목을 지었다. 영어로 말하면 ‘fatherlessness’ 아비 없음. 플라토노프는 비중 있는 배역의 이름일 뿐이다. 플라토노프가 중심이 아닌 아버지의 정(情)이 상실된 것으로 주제를 잡고 싶었다." 러시아 모스크바 쉬옙낀 연극대 M.F.A.(연기실기석사)출신으로, 대학로 성대 사거리 안쪽 골목에 위치한 안똔체홉극장을 운영하며 직접 번역한 체홉의 작품들을 올리는 전훈 연출가의 말입니다 지난 주 안똔체홉극장에 가서 연극 『세 자매』를 보았는데요, 『플라토노프』 희곡집이 절판되어 구매에 실패했습니다 ㅠㅠ 재출간되면 꼭 이 대사를 찾아보려고요! (관련 그믐 모임 : [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의 <세 자매> https://gmeum.com/meet/3273)
갈매기 / 세 자매 / 바냐 아저씨 / 벚꽃 동산동서문화사 세계문학전집 31권.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마지막 거장 안톤 체호프 작품집으로, 4대 희곡을 실었다.
그 사람들이 해로운 짓은 하지 않을 거야. 어떤 해로운 짓도 안 할 거야. 마리안의 목소리가 천의 조직에 한차례 걸러지며 들려온다. 그러자 숀이 손을 놓고 그녀를 품에 끌어안는다. 그의 오열은 자연의 숨결의 연장이다. 그가 동의한다. 그래. 이제 그곳으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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