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D-29
그리고.... 실은 저는 말보다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에서 나온 것처럼 장례식장에 와주신 분께 너무 가라앉지 않는 음악이나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다시 생각해보면 저도 새섬님이 말씀해준 4가지(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용서합니다, 용서해 주세요.)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실은 그날 장작가님의 책을 집에 돌아가며 완독했는데 새섬님이 올려준 것과 의미상통한 4가지 말(고마워요. 사랑해요. 미안해요. 힘내세요)를 마지막에 읽고 (my heart is full!) 마음이 벅차올랐습니다. 실은 그 4마디가 세상에서 가장 마음을 채워주는 말들 아닐까요? 그리고... 전세계의 이별의 말이 보통 상대의 안녕과 평안을 비는 의미로 Goodbye (God be with you에서 비롯) Adieu (마찬가지로 신과 함께), 샬롬 (평화와 함께), 안녕 등이 있기도 하지만 다시 보기를 바라는 의미를 가진 au revoir, arrivederci, auf wiedersehen 등이 있어요. 전 무신론자지만 그리고 내세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과외하던 기독교계 외국인학교 다니던 아이의 성경구절 외우는 걸 도와주다가 아이가 'Do you believe in heaven?'이라고 묻길래 미안하지만 나는 종교가 없고 내세를 안 믿는다고 했더니 아이가 'Oh, no! 저는 천국에 갈 건데 거기서 선생님을 못 만나게 되면 싫어요! 믿으셔야 해요!'라고 너무 사랑스럽게 얘기했지만 저는 죽어도 제가 믿지 않는 걸 믿는 척할 수는 없어서 그저 말없이 웃으며 꼭 껴안아주었는데요. 내 자신이 무신론자고 내세를 안 믿어도 저도 그런 사랑스럽고 소중한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고민을 해보기도 했어요. 그래서 스피노자의 에티카에 나오는 Deus sive natura에서 나오는 초월적 창조자가 아닌 나를 둘러싼 세계 자체가 실체로서 다양하게 표현되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 책은 너무 힘들어서 실은 이걸 읽기 전에 Carl Sagan의 코스모스에서 나온 stardust 별먼지에 대해 읽고서 우리는 실은 인간은 커녕 생물 자체도 존재하기 전의 별 먼지로부터 생겨나 별 먼지로 돌아가지만 그만큼 우리는 보잘것 없는 찰나의 존재가 아니라 그 방대한 우주의 일부이라고 보면 어떨까?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나 모든 생명과 모든 사물들도? 우리는 결국 모두 별먼지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실체는 하나라고 생각하면 결국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그런 의미로 우리는 단지 죽음과 삶, 과거나 미래 등의 시간으로 경계지을 필요 없는 실체라고 생각해보면 그것이 나에게는 죽음 후에도 새로운 재회, 아니 끝없는 만남을 약속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걸 실은 카톨릭 신자이고 책을 한 자도 안 읽는 남편에게 설명하기는 힘들겠지만.. 언젠가 제가 남긴 편지들로 이해시킬 수 있을 지는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au revoir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이해 못한다고 해도 결국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 앞의 네 마디.. 그리고 그저 저와 함께 행복했던 순간만 기억해주고 남겨진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삶을 감사히 그리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졌어요. (아, 결국 그들의 평안을 비는 '안녕'으로 돌아가네요^^;;) 이별의 순간을 채울 말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른 사람의 장기든 별먼지든 어떤 형태로든 다시 거듭나고 다시 만날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이 책과 연극과 여러분과의 만남에 감사드립니다. 모두들 몸조심하시고 안녕히.. 꼭 또 뵙기를! Au revoir!
처음 참여한 모임, 그믐 모임 나오는데 3년 가까이 걸린 저; ㅎㅎ 좋은 작품(책, 공연) 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모임도 기대하고 있어요!
<매핑 도스토예프스키> 때를 기억하고 계셔서 놀랐어요. 진정 그믐의 초창기 회원이십니다. 어제 들려주신 LG트윈스 이야기 재밌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지난 29일 동안 독자로서, 또 관객으로서 우리의 삶은 얼마나 수선되었을까요 🌜 [그믐연뮤클럽] 9기에 함께 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모임에 글타래를 남겨 주신 분께는 다음과 같은 수료증을 드립니다 *** 더 좋은 책과 공연으로 10기에 다시 만나요 ***
소설이 연극으로 재창작되면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창작자들의 고민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아직도 귓가에 심장 소리와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 해요. 공연 내내 마음 편히 관객으로 앉아있었는데 돌이켜보니 그저 관객이 아니라 죽음과 삶의 경계에 선 이들의 목격자가 된 듯 해요. 소설을 읽으며 떠오른 질문들 하나 하나가(심장이 뛰는 일을 하고 있는가? 장기 기증에 동의? 가족이라면?) 연극 안에서 또 다른 시청각적 이미지가 되어 목격자의 잔상으로 남았습니다. 당분간 떨쳐내기 힘들겠어요~
우와 저 그믐 수료증을 드디어 받게될까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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