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D-29
저두요!!
1. 초반에는 시몽 랭브르가 우리의 핵심 인물이자 주인공이라고 서술했었는데, 30쪽도 되지 않아 사건이 발생해 당황스럽기도 하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이 생겼던 것 같아요 두번째 진도에서 시몽 주변의 여러 인물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다루는 형식을 보고 연극에서의 1인다역 연기가 상상이 되면서 기대 또한 커지고 있답니다 :)
2. 저도 마리안의 시점을 읽을 때 가장 이입도 되고 긴장도 되어서 빠르게 페이지를 넘겼어요 그리고 등장과 행동만으로도, 다른 인물들과의 접촉을 통해 시몽의 상태를 추측할 수 있게 만드는 레미주의 시점도 흥미로웠어요
1. 책을 읽어 나가며 같은 화법으로 여러 인물들을 묘사하는 방식의 장단점(특히 이와 같이 톤과 화법이 뚜렷한 특징을 갖는 경우)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책을 다 읽지 않아서, 혹은 제가 보다 깊이 있게 읽지 못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으나 아주 치밀한 묘사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그리고 인물의 감정은 버거울 정도로 와닿으나, 제게는 그 인물이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2. 아직까지는 시몽 랭브르에게 가장 마음이 갑니다. 상황에 따라 아주 찰나였을 수도, 혹은 의식조차 못했을 수도 있겠으나 그가 느꼈을 혼돈과 공포 .. 뭐 이런 것들이 늘 견디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시몽 랭브루는 왜 안전띠를 하지 않았을까요? 처음에 너무도 화가 나더군요. 근데, 다수의 인물이 겪는 각자의 삶은 너무도 현실적이고, 재미있는 부분이었어요. 자칫 지루할 수 있고, 결말이 뻔할 수 있는데 각자의 서사가 만들어온 현재 오늘 모습이 그냥 현실의 삶과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혼란 속에 마음이 가는 인물은 토마 레미주입니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은 정말 감정적으로 극한 직업인 것 같습니다. 가족을 잃은 자들의 슬픔을 비집고 들어가 장기기증을 만들어 내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요. 특히, 숀 같이 무섭고 직설적인 분과 대화를 이끌어내는 일은 생각만 해도 무겁고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몽이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시몽, 조심해서 운전하지 않은 크리스, 좌석을 그렇게 배치해 앉은 아이들, (하라는 공부에는 열을 올리지 않고) 새벽부터 피곤하게 서핑이나 하러 다니는 모습, 그걸 말리고 관리하지 못한 엄마 등에 대해 어떤 '탓'도 없다는 점 같아요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성숙한 모습이 많이 나온다고 저는 느꼈습니다) 흔히 생각하기로는 "당신은 애를 대체 어떻게 가르쳤길래!? 서핑 위험하니까 하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을 말했어!" 라고 아빠가 엄마에게 소리치는 장면이 먼저 떠오르거든요 ㅠ
'탓' 안하기가 쉽지 않은 일에, 마음 속으로야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르지만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내공인 것 같습니다. 전 해선 안될 말 하고 제 머리를 맨냔 쥐어박거든요 으헝
프랑스 문학을 읽으며, 가족간의 정서 교감이나 학대? 같은 부분에서 우리와 비슷한 점을 많이 발견하는데요, 그러면서도 우리보다 성숙한 점이 대체적으로 많이 눈에 띄는 것 같아요 제가 읽었던 대표적인 책들은, 프랑스 문학 전문 번역 출판사인 레모의 책들인데요, 『고마운 마음』『충실한 마음』 등, 델핀 드 비강의 마음 시리즈와, 그믐에서도 모임이 열렸던 필리프 베송의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같은 작품을 보며 그런 느낌을 가졌답니다 맘속으로 생각해도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 단계가 있을 것 같고, 그러다 보면 맘속으로도 진심으로 남탓 생각이 들지 않는 단계가 올 것 같습니다 시몽이 서핑을 하고 돌아오다 사고를 당한 것이 누구의 '탓'은 아닐 텐데, 속상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을 우리는 남, 특히 가장 약한 사람의 탓으로 돌리기 쉬운 것 같아요...
고마운 마음델핀 드 비강은 픽션의 힘을 이용해 현대 사회를 관통하는 주제들에 대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설가이다. 『고마운 마음』은 작가가 삼부작으로 기획한 인간관계에 대한 짧은 소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충실한 마음열두 살 테오와 마티스에게는 비밀이 있다. 아이들의 선생인 엘렌은 테오에게 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티스의 엄마 세실은 남편의 컴퓨터에서 끔찍한 것을 발견한다. 그후 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남편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묻게 된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아빠가 방금 엄마를 죽였어.” 이 한마디가 소설을 힘겹게 연다. 날 아껴주던 사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가장 참혹한 방식으로. 그러나 비극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범행 직후 도주한 아버지, 열세 살 어린 나이에 현장을 목격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동생, 자신의 상처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나. 우리는 이 파괴된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까?
안그래도 요즘 응답하라 1988을 정주행중인데.. 간만에 보니 예전엔 그냥 웃기다고 생각했던 성동일이 이일화한테 그런 식으로 '당신은 애를 어떻게 키웠길래 애들이 이래?' 그런 식으로 육아를 엄마 탓으로, 머리 나쁜 거나 문제 있는 걸 다 엄마 유전으로 돌리는 걸 보구 저희 남편이 '참~ 못 났다 우리나라 아빠들'하면서 혀를 끌끌 차더라구요. 저희 남편이 참 불만일 때도 많고 육아에 별 도움은 커녕 오히려 방해가 될 때가 많았는데 그나마 남편을 인정하게 되는 점은 적어도 자기 자신이 아빠로서 솔직히 잘 못 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제 탓으로 돌린 적이 없다는 점...공부도 기타 정서적인 것도 애들 키우다보면 서로 탓하게 될 때가 많은데 수북강녕님이 위에서 올려주신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의 서문에서 앤드류 솔로몬이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Some parents damage their children, but that does not mean that all troubled children have incompetent parents. 아이의 모든 것을 부모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지만 너무나도 쉽게 손가락질하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 내용의 엄청남에 그는 코앞에서 폭탄이 터진 듯한 충격으로 멍하다. 왜냐하면 굴롱과 몰라레가 연단에 올라 발표한 내용은 확산탄의 위력을 지닌 하나의 문장으로 갈무리되기 때문이다. 즉 심정지는 더 이상 죽음의 징표가 아니며 이제부터 죽음을 입증하는 것은 두뇌 기능의 정지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내가 더 이상 사고하지 못한다면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심장의 폐위와 두뇌의 대관식(상징적 쿠데타. 혁명).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p.47
이 부분을 읽고 (이 작품을 관통하는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인) '죽음'의 정의, 사망선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심장이 뛰지 않는 것이 죽음인가, 두뇌 기능이 정지되는 것이 죽음인가?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사망의 정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형법이나 민법에서는 공식적으로 심폐사를 쓴다. 심폐사는 심폐 기능이 완전히 정지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의료현장에서는 여기에 뇌를 더해 심장, 폐 세 장기가 기능을 완전히 잃어서 회복할 기미가 없을 때 사망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의료기술이 발달해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해 주는 이른바 생명유지장치들이 등장하면서 뇌까지 기능을 잃은 것이 아니라면 살려낼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심장과 폐는 기능하지만 뇌만 기능을 잃은 경우 일반 사망선고가 아니라 뇌사 선고를 받게 된다. 심장이 뛰는 것이 살아 있는 사람의 징표라는 생각도 들고, <더 이상 사고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보니 '무뇌' '무사고'로 산다면 그건 죽은 거나 다름없다는 생각도 강하게 듭니다
바로 다음 단계로 생각이 이어집니다... 내 자식의 뇌가 정지되고 심장은 뛰고 있다면, 또는 거꾸로 뇌는 살아 있으나 심장은 정지되었다면, 나는 과연 이 상황을 자식의 죽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식물인간과 달리 뇌사는 뇌를 살릴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내 자식에게 그런 일이 생긴다면 며칠은 애도와 혹시 모를 희망의 기간을 갖고, 아마 포기할 것 같습니다. 기계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더 고통스럽게 다가오거든요. (생각만 해도 눈물이...) 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가족들에게도 뇌사판정을 받으면 즉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의미없는 생명연장은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두 눈 멀쩡히 뜨고 살아 있을 때 더 재미지게 살자고 강조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많이 찍어 둡니다. 근데 일 하면서 노는 건 너무 피곤해요~~~
그래서 그 두 남자는 청중 앞에 나섰다. 그들은 이제 자신들이 <비가역 코마>라고 부르는 것의 확인된 징후 등을 기술하고, 더 이상의 두뇌 활동을 보여 주지 않지만 인공호흡기를 달아 놓으면 심장과 호흡 기능은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환자들(소생의학에서 사용되는 기계와 기술의 개선이 없었더라면 뇌에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심정지에 의한 사망으로 바뀌었을 환자들)의 여러 가지 케이스를 상세히 나열했다. 그러더니 그들은 소생의학의 비약적 발전이 상황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으며 이 분야의 발전으로 죽음에 대한 정의를 새로이 내리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p.47
… 그 고립된 분위기. 그 폐쇄성. 블랙홀을 향해 발사된 우주선이나, 심해를 향해, 마리아나 제도의 해저를 향해 내러가는 잠수정과 닮은 업무. … 자기 존재에 대한 적나라한 의식 … 그의 동작들을 제어하고 그의 결정들을 걸러 내는 명철함의 작용. 냉정함의 분출.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시몽 랭브르의 심장이 무엇인지, 그 인간의 심장, 태어난 순간부터 활기차게 뛰기 시작해서 그 일을 반기며 지켜보던 다른 심장들도 덩달아 빨리 뛰던 그 순간 이래로 그 심장이 무엇인지, 무엇이 그것을 튀어 오르고 울렁대고 벅차오르고 깃털처럼 가볍게 춤추거나 돌처럼 짓누르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것을 어질어질하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그것을 녹아내리게 만들었는지(사랑), 시몽 랭브르의 심장이 무엇인지, 스무 살 난 육신의 블랙박스, 그것이 무엇을 걸러 내고 기록하고 쟁여 뒀는지, 정확히 그게 뭔지 아무도 모른다.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그 일을 반기며 지켜보며 덩달아 빨리 뛰던 다른 심장을 가진 엄마로서 작품의 시작부터 눈물 날 지경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심장이 빨리 뛸 때 그 일을 반기며 또는 걱정하며 덩달아 빨리 뛰는 다른 심장을 가진 사람으로서, 댓글만 봐도 쿵쿵 합니다 ㅠ
(아무 데나, 별거 아닌 일로도 끈질기게 그들의 프랑스어 사이에 박아 넣는 영어. 자기들이 팝송이나 미국 드라마 속에 들어가 있기라도 한 양, 자기들이 이방의 영웅이기라도 한 양. 〈삶〉과 〈사랑〉같이 어마어마한 단어들을 〈라이프〉와 〈러브〉로 만들어 공기처럼 가볍게 떠오르게 하는 영어. 그리고 수줍은 구석도 있는 영어.)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p.11
병원에서 소생의학과는 갈림길에 선 생명, 절망적인 코마, 예고된 죽음들을 맞아들이며, 그처럼 삶과 죽음의 한가운데에 걸쳐 있는 육신들을 수용하는 별도의 공간이다.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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