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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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큰 스포일러가 아님을 우선 확인하고, 예전 상연 버전의 숏클립 링크를 올려 봅니다 연극 보고 오셔서 보셔도 되고, 미리 보셔도 되고, 선택은 자유입니다~! https://youtu.be/fXrXmEL8bZ4
보는 김에 8분 요약 영상까지 다 보았습니다 ㅎㅎ 오~미니멀한 영상과 조명 연출이 배우의 연기를 확장시켜 이성과 감성을 오가게 만드네요! 서술자로서, 극 중 인물로서 움직이는 배우와 함께 영상과 조명도 같이 연기하는 듯 합니다!
스크린과 음향을 강력하게 쓰는 장면이 있는 걸로 아는데, 요약 영상에는 해당 내용을 반영하지 않은 것 같아요 실제 관극에서 많은 분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으시는 듯합니다 ;
그들은 온갖 말들로 그녀를 뒤덮다시피 하면서 그들의 애정을 그녀에게 보여 주려 들겠지. 안 돼.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야. 그녀가 원하는 것, 그것은 기다릴 수 있는 장소다. 시간을 죽일 수 있는 장소. 그녀는 피신처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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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사와 지문이 있는 희곡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읽고 있습니다. 2. 제가 이 부분까지 공감이 가는 인물은 마리안 랭베르 입니다. 아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상황이 어떤지는 머리로는 알지만 그걸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서도 무너지지 않는 모습이 너무 슬퍼요. 그러면서도 주위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무척이나 애처롭구요. 환자나 환자 가족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말이 80쪽에 나오네요.ㅠㅠ 이런 말은 절대 위로가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이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을 보며 성숙함, 균형, 직업윤리, 일잘알 등을 생각했습니다 감정을 배제한 게 아니면서도 이성적인 사고를 병행하는, 말 그대로 심장과 두뇌가 모두 살아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이 끔찍한 참사를 읽으면서도 위로와 힘이 되었거든요 마리안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팽창하는 우주, 영원히 생성 중인 우주라는 생각이 불현듯 그의 뇌리를 스친다. 세포의 죽음을 통해 변모가 일어나는 공간. 침묵이 소리를, 어둠이 빛을, 정(靜)이 동(動)을 만들어 내듯 죽음이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공간.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곧 갈게. 금방 갈 수 있어. 지금 어디지? (이제 그의 목소리는 투항을 선언한다. 그 목소리가 마리안과 합류했다. 행복한 사람들과 저주받은 사람들을 가르는 얇을 막을 꿰뚫었다.)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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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든 게 여기 있다. 하지만 시몽의 표정은, 그 아이 안에서 살며 사고하는 그 모든 것은, 그에게 생명력을 부여하는 그 모든 것은, 과연 그것은 전부 다 되돌아올까? (...) 〈사망〉이라는 말. 그리고 한술 더 떠서 〈죽음〉이라는 말을. 육체를 경직 상태로 굳히는 그 말들을. 그런데 시몽 랭브르의 육체는 경직되지 않았다. 바로 그게 문제다. 그 겉모습은 시체에 대해 사람들이 품는 생각에서 어긋나 있었다. 어쨌든 그의 육체는 차갑고 푸르스름하고 꼼짝 않고 있는 대신 따뜻하고 선명한 선홍색이었으며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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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심정지는 더 이상 죽음의 징표가 아니며 이제부터 죽음을 입증하는 것은 두뇌 기능의 정지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내가 더 이상 사고하지 못한다면 나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심장의 폐위와 두뇌의 대관식(상징적 쿠데타.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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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갑자기 대번에 몸집을 부풀렸다. 생명을 집어삼키는 걸귀. 그리고 현재는 가늘디가는 경계선일 뿐. 그 선 너머의 것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하나도 없다. 전화벨 소리가 시간의 연속성을 쪼개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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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그녀에게는 주위 공간이 물질에 내재된 가공할 에너지를 가둬 두느라 표면이 살짝 부풀어 오른 듯 보이기까지 했다. 원작 쪼개지게 되면 전대미문의 파괴력으로 변화할 수 있는 내부의 그 힘. ... 온 세상이 텅 비었더랬다. 도심에 사람 그림자라고는 없었다. 주민들이 재난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려고 집 안으로 숨어 버린 것만 같았다. 전쟁에서 패배하고 난 뒤 창문 뒤에 딱 달라붙어서 적군이 지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저마다 전염력이 강한 불운으로부터 재빨리 비켜서 버린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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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기에선 으레 이러는 것인지, 아니면 평범하다고는 하지만 이런 동작이 어떤 의도를, 시몽의 상태가 불러일으킨 배려나 그 밖의 뭔가를 드러내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아직은. <아드님은 살아 있습니다.> 이런 확언을 망칠지도 모를 정보는 그 어떤 것도 듣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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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덩이 저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미소. 또 뵙죠. 용기를 내세요. 그러더니 온갖 소리들이 들려오는 곳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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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구멍을 넘어가는 액체의 뜨거움에 집중한다. 그만큼 첫 문장의 첫 단어가 두렵다(턱이 움직인다. 입술이 열리고 옆으로 늘어진다. 이가 드러난다. 때로 혀끝이). 그녀도 안다. 불행으로 꽉 찬 그 문장이 이제 곧 형체를 드러내리라는 것을. 그녀 안의 모든 것이 뒷걸음질을 치며 문제를 떠넘긴다. .... 꽉 막힌 이 방을, 푸르스름한 이 빛을 벗어나서 예고된 소식 앞에서 달아나고 싶다. 그녀는 용감하지 않다. 천만에. 그녀는 몸을 비비 꼬고 물뱀처럼 요리조리 달아난다. 누군가 그녀를 안심시켜 주고 그녀에게 거짓말을, 서스펜스가 있다지만 달콤한 해피엔드가 보장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자신이 지닌 건 전부 다 내줄 테다. 그녀는 지독한 겁쟁이다. 그러나 꿋꿋하게 버틴다. 흘러가는 1초 1초가 전쟁에서 얻은 전리품이고, 새롭게 열리는 1초 1초가 전진하는 운명에 제동을 걸고 있다. ... 레볼은 그녀가 알고 있음을 짐작한다. 그리고 무한한 친절함으로, 말을 꺼내기까지의 시간을 늘리는 데 동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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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목소리는 감언과 거리가 멀다. 묘지에서 위로한답시고 들려오는 그런 역겨운 목소리들처럼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마리안에게 배당된 자리를 가리켜 준다. 자리를. 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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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는 결코 그 어느 것도, 그 여자 곁에 자리 잡고 앉아서 죽음이 모습을 드러내는 그 언어의 취약 지역을 함께 파 들어가면서 나아가는 것보다 더 폭력적이며 더 복잡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 말 속에 자신의 육신을 새겨 넣어 그 육신이 말 속에 자리하게 하여, 의사의 선고가 공감이 되게끔 만드는 벙법. 그는 끌로 새기듯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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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검사죠? 사무실 안에 곧게 뻗어 나가는 마리안의 목소리와 아직 진행 중인 검사가 있다면 그 무엇도 확정된 게 아니라는 막연한 생각. 번뜩이는 그녀의 눈빛이 레볼의 경각심을 일깨우자 그는 상황을 휘어잡고 희망에 재갈을 물리려 든다. ... "시몽이 입은 손상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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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이 간결하다. 그들 네 사람 모두 자기네의 행운을, 끝내주는 행운을 의식하고 있음을 마리안에게 알려 주려는 목적의 극단적 간결함. ... 마리안 역시 뒤로 넘어가는 그 여자를 바라보면서 자신과 그 여자 사이에, 그들과 그녀 사이에 놓인 구렁텅이를, 이제 그들을 갈라놓는 그 심연을 의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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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온갖 말들로 그녀를 뒤덮다시피 하면서 그들의 애정을 그녀에게 보여 주려 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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