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D-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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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극을 먼저 보고 왔네요. 초연 시절부터 궁금했던 이 극을 연뮤클럽 덕에 책도 보고 공연도 보겠다! 하는 마음이었는데 현실은 책 초반 조금 보고 공연도 지각할까 헐레벌떡 뛰어 간신히 세이프...ㅎ 감상을 마치고 보니 조금이라도 본 원작소설 덕분에 극 초반은 각본가는 왜 이 부분의 묘사는 살리고 이 부분은 삭제한 걸까 고민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데드라인을 지나 버린 마음에 남은 책장을 다시 잡기가 쉽진 않을 듯 하나(파도처럼 밀려드는 또다른 데드라인들 때문에...) 그래도 자주 올라오는 극이니 언젠가 꼭 원작을 제대로 읽은 후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지금은 연뮤클럽 분들의 글로 대리 독서하며 만족하겠습니다 ㅎ 고맙습니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또다른 데드라인들! "살수선"의 파도 못지않은 위압감으로 다가오네요 :) 지난 주에 대학로에 가서 창작산실 공연제의 신작으로 제임스 딘을 다룬 작품을 보고 왔는데요, 공연 시작 전 안내 멘트를 김신록 배우님이 하셔서 괜히 내적 친밀감을 느꼈답니다 ㅎㅎ 어제는 영화관에서 『프로젝트 Y 』를 보았는데, 빈약한 서사를 연뮤배 3명이 하드캐리한 작품이라고 여겨졌어요 김신록 배우님 진짜... (짝짝짝)
파도를 타고 심장과 여행하는 기분으로 소설을 읽고 있어요. 이렇게 쓸수도 있구나, 놀랍기도 한데..... 이걸 무대에서 어떻게 1인극으로 보여줄지 궁금증이 커지네요. 연극 보기 전에 후딱 읽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읽는 작업에 에너지가 꽤 드는 책이라서 당황하고 있어요^^;; 부지런히 읽어 보겠습니다. ^^
상투적이라고 할 만한 주제를 돌파하는 소설의 스타일과 파워에 놀라고 있어요. 대단한 에너지를 가진 소설이네요.
저는 신파가 나오면 엉엉 울면서도 신파를 아주 싫어하는 이중적인 독자인데요, 이 작품은 신파 최적화된 소재인데 신파가 없어서 참 놀라워요 ♡
저도요. 에휴, 또 신파네...그러면서 오열하는 스타일입니다. 중학교 때 극기훈련가면 저녁에 모닥불 피우면서 분위기 잡는 시간이 오잖아요. 교관이 "자, 이제 우리들 어머니를 생각해 볼게요" 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엄마...흑흑" 하면서 엄청 운답니다.
그녀는 그에 대한 신뢰가 있고 그가 확실하고 전문적이고 섬세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소위 끝까지 달릴 줄 아는 부류의 인물이다.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토마에 대한 믿음이 대단합니다. "끝까지 달릴 줄 안다" 라는 칭찬, 너무 멋지네요.
사람들. 각자의 삶을 사느라 그녀와 아무것도 나눌 수 없는 사람들. 아무것도. 소나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올라탄 그 버스, 닳아 버린 그 좌석들, 목매려고 준비한 밧줄처럼 천장에 매달려 있는 그 더러운 플라스틱 손잡이들 말고는 아무것도. 아무것도. 저마다 자신의 삶을, 자기 것을 살아 낸다. 그렇다. 그녀는 두 눈이 눈물에 젖어 드는 것을 느끼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금속 기둥을 더 세게 잡았다. 그 순간 아마도, 그녀는 고독을 경험했을 것이다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아프다는 건 그런 것이다. 그녀가 속으로 혼잣말을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그녀의 심장이 더는 그녀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겨 주지 않는다).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이렇게 뿔뿔이 흩어지고 나면 그녀의 아들의 단일성에서 살아남는 것은 무엇일까? 그만의 특별한 기억과 이렇게 분산된 육체를 어떻게 결부시켜야 할까? 그의 존재, 이 세상에 비추어진 그의 모습, 그의 혼은 또 어떻게 되는 걸까?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삼성 서울 병원 심장 혈관 센터의 임민경 심장 수술 전문 간호사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옮긴이의 말에서 뜻하지 않게 제가 다니는 병원 이름을 만나게 되어 반갑네요. 역자 입장에서도 참 쉽지 않은 번역이었겠다 싶습니다. 이제 곧 관극으로 여러분을 뵐 수 있겠네요.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함께 읽기의 마지막 진도까지 왔습니다 이미 완독하신 분도 계시지만, 천천히 읽고 계신 분도 계시죠? 100쪽 가량의 분량을 읽어야 하는 주간이에요 조금만 더 힘내 주세요! > 1.27~1.30 245~342쪽, 옮긴이의 말 읽기 드디어 클레르 메장이 등장합니다 수선을 받게 될 '살아 있는 자' 중 한 사람입니다 인물 하나하나의 캐릭터를 섬세히 그리고 있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이 소설의 양대 주인공을 굳이 꼽으라면 시몽 랭브르와 클레르 메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몽(=의 부모) 못지않게 클레르의 마음도 헤아려 보고 싶어지는 이유입니다 ❓1. 장기기증에 동의할지 생각해본 적은 있지만, 장기이식을 받게 되는 경우는 상상해본 일이 없음을,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만약 내가 장기이식을 받게 된다면, 내 마음은, 특히 기증자에 대한 마음은 과연 어떨까요? ❓2. 숙련된 의료인, 철저한 직업 윤리, 성숙한 인성뿐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 관리와 빠른 의사결정, 교통과 통신의 발달이 첩보 작전처럼 이루어지는 장면입니다 시몽이 위치한 르아브르는 프랑스의 북서쪽, 해협을 건너면 바로 영국에 닿을 수 있는 항구 도시입니다 시몽의 심장은 내륙으로 200km 떨어진 파리 생드니에서 받게 되지만, 간과 폐가 이동할 스트라스부르와 리옹은 600~700km 씩 떨어져 있습니다 신장이 옮겨지는 루앙이 그나마 100km 안쪽의 가까운 동네인 셈이네요 안타까운 생을 마감하지만 그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과, 수선받아 삶을 이어갈 사람의 정보를 나라 전체를 아울러 정확히 업데이트하고, 긴박한 상황에서도 거리와 시간을 포함한 모든 요소를 최적화해 이식을 성공시키는 장면은 경이롭고 숙연합니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잘 모르지만, 책 속에 소개된 프랑스의 상황을 보며 놀라운 한편 신뢰가 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의사나 환자 가족의 숭고한 희생 정신이나 침착한 의사결정 같은 개인의 몫 외에, 국가의 제도와 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시몽을 바야흐로 떠나보내는 슬픈 마음과 더불어, 여러분은 이 마지막 부분을 어떻게 읽으셨나요? ✍️ 마음에 남는 문장, 읽으시며 궁금했던 점, 자유로운 독서 소감, 뭐든 좋습니다 편하게 나눠 주세요 :) 📍 뒤풀이 공지도 곧 올릴게요~!
1. 이 작품을 읽으며 저도 클레르의 입장에서의 세부적인 묘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누구인지 모를 어떤 이의 몸 안에 있던 심장의 이식, 설령 그 자가 누구인지 알게 되더라도 끊임없이 이어질 의문과 번민..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으로 생각이 많아지는 지점이었습니다. 2. 질문하신 내용의 답은 아니나 같은 맥락에서 책을 읽으며 일관되게 들었던 생각은 사회과학이든 자연과학이든 과학의 발전이 이러한 인간의, 어쩌면 마주치지 않아도 될 슬픔과 고뇌, 생명 존중 및 존엄의 문제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 때, 그 기술을 어디에 집중시킬 것인가는 어쨌든 선택의 문제일 테니까요. 연관지어 인류의 과학의 발전이 어떠한 방식이든 어떠한 지향점이 있을 것인가, 혹은 우연의 산물일 것인가, 즉 인류는 역사 속에서 발전의 다른 양상을 선택할 수도 있었을 것인가, 개인은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등의 어쩌면 다소 진부할 수도 있을 문제들을 다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마침내 두 사람이 나란히 걷게 됐을 때,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들이 갑작스러운 가속 효과 때문에 그들 주위로 응집되기라도 한 듯 공기라는 질료가 서서히 구조를 갖춰 가던 그날, 일단 학교 철책을 넘어서자 그들의 육체는 이미 욕망의 언어인 그 무음의 태곳적 언어로 서로서로에게 신호를 보냈고, 잔잔하게 떨리는 물방울마다 수천 개의 거울들이 생겨나 아롱거린다. 두 사람은 땅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물웅덩이를 요리조리 피해 간다. 자전거도 발맞춰 댕그랑거린다. 말 한마디마다, 몸짓 하나마다 동일 사건의 안과 밖처럼 도도함과 수줍음이 함께 실린다. 그건 개화(開花)다. 두 사람은 유리알처럼 투명한 빛 속에 잠긴 채 군주처럼 대로를 거슬러 올라간다. 흥분 상태지만 가능한 한 느리게. 〈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 알라르간도로.〉 서로에게는 상대방 그 자체인 놀라움 속에 휩싸여 걷는다. 두 사람의 세심함은 상상을 넘어서서, 거의 분자 단위급이다. 뱅글뱅글 미친 듯이 돌아가는 템포로 둘 사이에서 무언가가 오간다. 그래서 케이블 전차에 가까워질 무렵 두 사람 다 숨이 차고 관자놀이께 혈관에서 맥이 툭툭 튀고 두 손은 축축하다. 이제 모든 것이 무너지려는 순간이니까.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방수복을 벗어 팔을 쭉 뻗어서 허공에 펼친다. 그건 처마, 우산, 침대 위로 드리우는 커튼, 무지개의 모든 색채들을 모아들일 수 있는 태양광 집광판. 둘이 얼굴을 마주하자 그녀가 발돋움을 해 그에게 방수복을 씌운다. 그와 그녀, 두 사람은 함께 비닐 천의 달큼한 냄새 속에 잠긴다. 둘의 얼굴은 방수 천 아래에서 붉게 물들고 둘의 속눈썹은 짙푸른 색을 띠고 둘의 입술에는 보랏빛이 돌고 둘의 입속이 한없이 깊고 둘의 혀는 끝없는 호기심으로 움직인다. 두 사람이 자리한 방수 천 아래는 울림으로 가득한 바람막이 밑과 같아서, 빗방울이 밖에서 두드리며 만들어 낸 소리의 풍경에 숨소리와 침 섞이는 소리가 섞여 든다. 두 사람이 자리한 방수 천 아래는 마치 세상의 표면 아래와 같아서, 둘은 습하고 축축한 공간 속에 잠긴다. 그곳에서 두꺼비들이 울고, 그곳에서 달팽이들이 기어오르고, 그곳에서 목련 꽃잎과 갈색 나뭇잎, 보리수 열매와 솔잎이 뒤섞인 부식토가 부풀어 오르며, 그곳에서 구슬 껌과 비에 젖은 담배꽁초들이 뒹군다. 그들은 지상의 햇빛을 재창조해 내는 스테인드글라스 아래와 같은 그곳에 있다. 그리고 입맞춤이 이어진다.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쥘리에트와 시몽의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이 눈부시게 아름다워서 슬펐어요...
아르팡 가문같은 집안들을 알고 있기에 (저희는 이런 이들을 로열이라고 부르죠) 이 부분이 재미있었습니다. 작가의 이런 다층적인 인간 관계를 향한 시선이 돋보이며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얽혀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네요.
저도 마지막 부분에서 로열 아르팡 가문과 개천룡 비르질리오가 등장하는 내용이 좋았어요 (ㅋㅋ 일부 과장) 한 청년의 사고와 관련해 각양각색의 수많은 사람이 영향을 주고받는 것을 너무나 적절히 잘 살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조금 스포하자면) 연극에서 비르질리오가 상당히 인상적으로 표현되며 살아 움직이는 느낌을 주었는데요, 비르질리오의 배경, 평소 생각, 그날밤의 상황 (도파민 ↑), 아르팡에 대한 입장 등이 모여 실제로 수술에 임하는 그 '사람'의 행위에 대단한 영향을 끼치잖아요 아르팡과 알리스는 단적인 면만 보여졌지만, 그래도 제가 아는 로열들을 생각하면 로팸 치곤 아주 낫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로팸의 여러 상황과 입장들을 관용적으로 바라보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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