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Ho 님 반갑습니다. '내딛다'라는 말씀에 마음 저림을 느꼈습니다. 아마 오늘 호이안에서 소원배를 타며 떠올렸던 단어와 유사해서 그런 것 같아요. 딱히 소원이 없는데 굳이 빌어야 한다고 하니... 곰곰이 배 위에서 머물려 생각하다가 '나아가다'라는 동사를 떠올렸습니다. 2026년도 묵묵히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모임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단편들을 함께 읽어 나가며 생각 나누기를 기대합니다.
한강, 『여수의 사랑』 : 미래가 없는 자들을 위한 2026년의 시작
D-29
내로
진제
결코 아름답지 않음에도 '내딛게' 하는 마음 저림이라니. 듣자마자 '그래, 그랬지' 하며 그때 읽은 그 책 전체가 가슴 속에 와닿는 것만 같았어요. 저 대신 제가 느낀 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김루인
비문학 위주의 독서를 하다가 소설을 접하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SF 소설을 위주로 저변을 넓혀보려 하고 있는데요. [작은 땅의 야수들] 이라는 소설을 도전했다가 일제강점기의 시대 배경이 너무 아파 아직 제대로 읽지 못했습니다. 문학이 주는 힘은 인생의 상처를 대신 마주해보는데에서 온다는데, 이걸 견디기에는 아직 내실이 없구나 싶어 조금 창피했습니다.
최근 새해기념 북카페에 들러 시집을 한 권 읽었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인데요. 흐름속에 보이는 삶의 우울함을 참 잘 져며두셨다고 생각했는데, 시집의 끝은 살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으로 맺어져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감각을 다시 한 번 되씹고 싶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내로
@김루인 님, 환영합니다. 다행히(?!) 이곳에는 루인님의 창피함을 조금은 이해하는 분들이 모인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년이 온다>와 같은 작품에 바로 도전하지 않고 <여수의 사랑>으로 한강을 시작해 보려는 분들이 모인 것 같거든요. (저도 읽지 못하고 있어요.)
말씀하신 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깨달음이 시집의 결론이라면, <여수의 사랑>에 나오는 주인공들의 결말에서 조금은 더 희망을 발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도대체 주인공들이 어떤 지점에서 희망을 느낀 걸까, 수수께끼처럼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찾아봐요^^
진제
최근 한차례 입원을 하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그토록 아등바등 살아내며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인지, 많은 상실과 역경, 부조리에도 불구하고 죽음 대신 삶을 이어나가게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과연 무엇일지 탐구하는 중입니다.
지금은 카뮈의 시지프신화를 읽는 중인데요. 그 속에 담긴 카뮈의 답변은 다소 아쉬운 감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논의를 찾아봐야겠다고 고민하던 중 우연히 이 모집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신 한강 작가님의 시선으로 이 질문에 답을 해보고,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더, 잘 살아보고 싶은 마음'에 참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내로
진제님 환영합니다! 공교롭게도 <여수의 사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죽음의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모임이 말씀하신 '탐구'를 이어가시기에 적절한 실험 공간?!이 될 것 같아요ㅎㅎ
저는 사람들이 하도 카뮈! 카뮈! 카뮈! 해서.. 아직 그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읽을 것 같아요. 한강! 한강! 한강! 했을 때 읽지 않고.. 드디어 읽는 것처럼요. 다시 한번 (1번으로)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와책읽기
@내로 멋진 기획 이벤트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한강 작가의 첫 책이자 첫번째 소설집. 1995년에 출간된 <여수의 사랑>은 삶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고단함을 섬세하게 살피며 존재의 상실과 방황을 그려낸다. 이번 출간을 통해 소설 배치를 바꾸고 몇몇 표현을 다듬었다.
책장 바로가기

김준1
그래도 의미 있는 책을 읽어 보는게 젛주않을끼요?
내로
@김준1 환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의미 있는 책을 읽는 게 좋겠습니다. 이번 <여수의 사랑>을 함께 읽으며 의미를 발견하고, 욕심을 부려 의미를 재구성해 보는 시간도 가지면 좋겠습니다!

곰곰 이
@내로 1) 나에겐 슬픈 실험이라기보다는 사고실험의 과정입니다. 한강작가님의 작품은 함께 읽고 나눌때 더 깊게 이해되었습니다. 나의 속도로 읽고 나누면서 다른분들의 이야기로 더해보는 시간을 만들어가고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내로
@곰곰이 환영합니다! 이미 한강 작가님의 작품을 읽고 나눠보셨군요. 의미있는 시간이 되신 것 같아 이번 모임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서로의 이야기가 쌓여서 더 깊은 이해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따뜻한 연말되세요 :)

곰곰이
내로님의 다정함, 감사 합니다. '여수의 사랑'(1995) 들어가기 전에 한강 작가님의 제15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눈 한송이가 녹는동안'(2015)을 읽습니다.
그 첫문장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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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나에게 온 것은 자정 무렵이었다.
나는 열흘 가까이 떨어지지 않는 밭은기침을 하며 책상 앞에 웅크려 앉아 있던 참이었다. 외풍이 센 방이어서, 유리창에 올록볼록한 비닐을 붙였고 커튼도 쳤지만 코끝이 찼다. 보일러 온도를 더 높여야 하나. 의자에 걸쳐둔 솜조끼를 스웨터 위에 겹쳐 입고 일어서는데 그와 눈이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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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삶과 죽음을 어떻게 풀어낼지... 한강 작품의 시선이 궁금합니다.
내로
@니콜 환영합니다. 한강 작가님의 책은 처음이시군요. 그렇다면 조금은 불쾌하거나 어렵고 무거울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한강 작가님이 바 라시는 바로 그 상태에 계신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ㅎㅎ (물론 한강 작가님이 우리가 늘 그런 상태로 머물기를 바라신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함께 작품에 담긴 삶과 죽음의 시선을 가늠해봐요!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반달
한강 작가님이 20대에 여수로 직접 여행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작가에게 여수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내로
@반달 님, 환영합니다! 오, 영상이 있었군요(아래 링크). 정말 풋풋하셨군요ㅎㅎ 저는 정말 놀랐던 게, 23~24살에 걸쳐서 <여수의 사랑>에 담긴 단편 6편을 모두 썼다고 해요. 어떻게 23년의 경험으로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지 신기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XBzGRTr6ZEs
지혜
@내로 님의 이 실험에 대한 소개글에 이끌려 신청합니다. "희망찬 다짐 대신", "가장 깊은 바닥을 들여다보는 일"이라는 설명이 마음에 와닿네요. 이 실험을 신년 초에 한다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내로
@지혜 님 환영합니다^^ 이 슬픈 실험 소개글이 마음에 와닿으셨다니.. 보통 분은 아니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년 초에 이 실험을 하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매력적인 실험이 된 것 같아요. 그 말씀을 들으니 '초심'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저희는 이 모임을, 그러니까 26년 1월 후반부를 꽉 채울 이 달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요? 정말 궁금하고, 함께 끝까지 나아가 그 끝에 남을 감각, 또는 생각을 나눴으면 좋겠어요.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곧 뵙겠습니다.

베오
한강님 작품은 '슬픈' 실험일지언정 '희망'의 씨앗을 품고 있기 때문이에요. 북커상 수상작이라는 이유로 처음 읽은 채식주의자는 기괴(grotesque)하다는 인상이 강했고, 솔직히 제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그 후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라는 시집으로 다시 만난 한강 작가님은, 폭력의 상처와 그 슬픔을 마치 유전적 불치병처럼 지닌 채 살아가는,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구원의 서사를 가늘지만 끈질기게 노래하는 예술 그 자체로 다가왔습니다. 희랍어 시간은 산문의 아름다움 덕분에 그 시집의 연작시를 읽는 듯한 감각으로 읽혔습니다. 이후 몇 편의 중단편과 에세이를 더 읽었고, 소년이 온다는 너무 가슴이 아플 것 같아 앞으로도 못 읽을 것 같지만, 다른 소설들은 기회가 되면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함께 읽을 기회가 생겨 무척 반갑네요. 기대를 품고 같이 읽을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알라딘 heeskinner
내로
@베오 님 환영합니다! 한강 작가님과의 역사를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아직 접하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단편을 읽으며 틈내어 읽어보고 싶네요. 저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먼저, 이어 채식주의자까지 접하면서 더 이상 한강 작가님과 만날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지만 희랍어 시간으로 재회?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설국>보다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소갯말에 있는 "Lego, ergo beor."가 무슨 뜻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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