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긴 역사를 통해 얻은 결론이라는 설명이 인상 깊어요. 결국 살아남은 것들에는 힘이 있지요. 돈과 명예를 중심으로 삶이 정형화 되어간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 정형성에서 탈피하고 도전하는 힘도 예술이 주는 것 같아요. 예술은 내가 상상하지 못한 것들을 보게 하니까요.
한강, 『여수의 사랑』 : 미래가 없는 자들을 위한 2026년의 시작
D-29
내로
내로
초중등 기억이 왜그렇게 오래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에도 중학교 때 친구들 괴롭히고 다니던 나쁜 친구가 기억이 나서 좀 짜증이 났네요..ㅎㅎ 그 친구에게... 깊은 사연이 있는 거겠죠...하..ㅠㅠ

마키아벨리1
제 친구들을 보면 중요한 일에 한해서겠지만 과거 일은 잘 기억하는 반면 최근 일을 잘 잊어버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말티
1. 기이하기보다는 슬프게 보았습니다. 얼마나 딸한테 미안하고 그리웠으면 그런 행동을 할까 싶어서요..
애도 사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펫로스를 겪은 가족의 이야기인데요. 유튜브에서 강형욱 훈련사가 이야기하는 영상을 봤습니다. 15년 정도 키우던 강아지가 떠나고, 어머니와 자녀들은 펑펑 울고 슬퍼했는데 아버지는 울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술 마시고 들어오면 허공에 대고 자꾸 강아지에게 말을 걸고, 소파에 앉으면 무의식적으로 강아지를 쓰다듬는 행동을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슬픔을 토해내고 해소하는게 아니라 속에 눌러담으며 더욱 문드러지는 슬픔을 겪는거죠. 영상을 보면서 저도 눈물이 고였던 기억이 납니다.
2. 제게는 딱히 그런 장소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장소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3.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도전하는 과정이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선택을 할 때 저는 후회할 것 같은가?를 먼저 생각하는데요. 주로 '이걸 안하면 후회할 것 같은가?' 쪽에 가깝습니다. 기회라는 건 항상 오는 것이 아니니까 기회를 얻었을 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잘 안될 것 같아도 도전하는 편입니다. 안해보고 그때 할 걸, 이렇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실패하는 편이 후련하니까요.
제작년쯤에 진로를 다른 길로 틀면서 자꾸 회의감이 들 때 장기하의 '해'라는 노래를 자주 들었습니다. 장기하 노래는 항상 그렇듯 뭔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직관적이고 철학적인데요. 이 노래가 찾지 못할 것을 알아도 찾아 헤매는 마음에 용기를 주는 것 같습니다.
내로
아, 아버님의 오랜 습관이 정말 안타깝게 느껴져요. 어떤 영상인지 추천해주시면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후회할 것 같 은가?'라는 말티님만의 무기 같은 질문이 지혜롭게 느껴져요. 도전하지 않음으로써 오는 여러번의 후회가 누적된 결과이실 것 같아요. 어떤 경험들이셨는지 궁금해요. 장기하의 '해'라는 노래 추천도 감사드립니다. 내일 드라이브하며 들어볼게요^^
말티
https://youtube.com/shorts/EMVWNapWh0g?si=fWBW1vZDqBihRU8A
펫로스 영상은 이 영상입니다!
사실 저는 도전하지 않아서 후회했던 적은 많이 없는 것 같은데, 할까말까 할 때 했던 경험들이 제게 항상 긍정적으로 남아서 이런 가치관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내로
요정식탁에 나오셨었군요. 풀버젼으로 봐야겠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A_wwkMOE34A
GoHo
저도 곁다리에서 용기를 얻어볼까 하여 찾아봤습니다..
[ 장기하 - 해 : 할건지말건지 ]
https://youtu.be/5xciSoXLk98?si=0lEAVggpY6bgPg0g
겸해서 떠오르는 묘비명이 있기에..

말티
묘비명이 너무 위트있고 재밌네요ㅋㅋㅋㅋ 감사합니다ㅎㅎ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우물쭈물하다가 기회를 놓치는 것 같네요.
GoHo
[진달래 능선] Q2..
어렸다고 할 수 있는 시절..
**'동'에 살다가 **'리'로 이사를 갔습니다..
마을까지 숲길을 걸어야 했고 주변으로도 논.밭.산..
그리고 하늘..
그래서 **'골'이라고도 불렀던..
여러가지 사정이 어두운 시절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산길 가에 코스모스가 피면 하늘 보며 걷는 그 꽃길이 좋았고..
가을에 색깔이 변해가는 벼들의 물결이 좋았고..
눈이 오면 발이 푹푹 빠지는 온천지 고요하고 하얀 세상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버틸수 있었고 또 그래서 그 어두웠던 그림자가 싫은 곳이기도 합니다..
내로
일전에.. 그런 말씀을 하셨었죠. 나만의 울타리 안에서 '안빈낙도' 하고 싶으시다고요. 그런데 말씀하신.. 어린시절 체험했던 꽃길, 벼들의 물결, 고요하고 하얀 세상.. 그런 곳이 모인 '골'이 바로 @GoHo 님 이 꿈꾸시는 장소의 바탕을 이루는 걸까요?
GoHo
그렇기도 하죠.. 그곳의 밝았던 부분들.. 좋았던 풍경들..
하지만 더 근원적으로는 조금 더 먼 시간대로 내려가야 합니다..
외할머니와 살았던 꼬꼬마시절의 저를 감싸주던 풍경과 정서라고나 할까요..ㅎ
내로
왜 그런 시절은 '최초의 기억'으로만 잠깐 남아있는지 모르겠어요. 흙흙. 요즘에 아이들은 사진과 영상으로 너무나도 많이 남겨져 있어서... 과연 그 아이들이 크면 저희만큼 그 시절을 추억하고, 아련하지만 아름답게 합리화(?) 할 수 있을 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지금껏 나누었던 모든 질문의 답이 30년 뒤에는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바뀌어있을 것 같아서 궁금하기도, 두렵기도 하네요. 그때도 살아있다면... 그믐이 존재한다면.. 그들과 독서토론을 꼭 해보고 싶어요. 2056년판 미래가 없는 자들을 위한 독서모임, 이랄까요..ㅎㅎ 참여율이 극히 적을 것 같긴 해요. 그때는 '재미'를 무한으로 생성하고 제조하는 시대가 될 것 같아서..ㅠㅠ
GoHo
[진달래 능선] Q1..
저라면 황씨..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애도의 시간을 견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더 집요하게 진달래꽃을 피우려고 했을 것 같습니다..
꽃무리를 거두어 아이에게 덮어주었을 것 같습니다..
그 꽃에 아이가 담겨 있는데..
그 곳에 아이의 生의 흔적이 있기에..
파괴가 아닌 채움으로 그곳을 물들이고 싶었을 겁니다..
'한없이 넓고 황량한 벌판에, 나무 한 그루 없는 곳에 그 아이가 서 있소.' p259
애도하는 이의 마음이 아이가 서 있는 곳 아닐까 싶습니다..
...
기억에 남는 특별한 애도의 방식은 없지만..
제가 바라는 애도의 방식은 있습니다..
가볍고.. 밝고.. 웃음과 수다가 있는..
그리고 애도의 시간이 길지 않기를..
내로
"애도하는 이의 마음이 아이가 서 있는 곳 아닐까 싶습니다.." 이 마음이 코옥 박히면서, @말티 가 알려주 신 15년 함께했던 강아지를 허공에서 매만지던 아버지가 떠오르네요. 그 아버지의 마음이 전이된 오랜 습관이 참..
GoHo
[진달래 능선] Q3..
삶은 빛과 같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직진 밖에 할 수 없는.. 역행 할 수 없는..
빛도 삶도 직진으로 이어지는 소멸을 향해 갑니다..
직진해야 하는 우주적 운명이기에..
나아가기 위한 날개짓들을 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정환은 자신의 희망을 함부로 다루고 소모했다. 한데 이상한 것은 그것이 죽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p245
희망이라는 씨앗불이 가늠되지 않는 거리에서 늘 깜빡거리고 있지요..
내로
정말 그렇습니다. 소멸을 향해 나아가지만 나에겐 어쩌면 전부인 것 같은 몇몇 희망들에 매달려 나아가고 있습니다.
진제
이번에도 늦었지만,, 늦게나마 미션을 수행하고 갑니다...!
1. 전 이 기이한 애도에서 가슴이 아렸습니다. 꿈에서 만난 딸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나무를 태운다니요... 그렇게라도 애도하지 않으면, 마음을 달랠 무언가를 찾지 못하면 도저히 살 수가 없으니 그랬지 않을까 했습니다.
2. 특별한 장소가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대신 계절이 변할 때마다 이중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아요. 꽃샘추위마저 떠나보내고 연분홍 빛깔 휘날리기 시작하는 봄 하늘, 기습적으로 여름이 끝났음을 체감케 하는 선선한 가을 공기에 유독 그럽니다. 변함없이 찾아왔던 그 온도와 습도 속에서 괜히 싱숭생숭해지더라고요.
3. 사실 이번 모임에 참여하기 직전까지도 모든 게 헛되다는 생각에 빠져있었어요. 답은 없구나, 난 무엇 하나 단정지을 수 없구나. 결국 시간 지나면 다 사라질 것들인데. 난 뭘 위해 이리도 아득바득거렸나.
이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어찌 완전무결한 모범답안 하나로, 내 인생의 모든 선택을 완벽히 해낼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그건 내가 인간인 이상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담담하게 살려고 합니다.
@JIN 님의 말씀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갑니다. 부딪히고 넘어지고 때론 진작 방향을 틀었어야 한다며 돌아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고민하며 나아갔다면, 답이 없다는 걸 알고도 답에 가까워지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결코 빈손으로 끝나지 않을 거란 기묘한 확신이 있습니다. 요즘 제일 간절히 바라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내로
진제님. 아주 잠깐인데 먼 곳을 다녀오신 것 같습니다 ㅎㅎ 저는 진제님처럼 계절의 경계를 체감하며 살아오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이제는.. 시간과 계절을 고스란히 느끼며 살아가보고 싶습니다. @GoHo 님이 얘기했던.. 왠지모를 쨍그렁한 마음을 계절마다 껴안는다면 다음 계절이.. 희망처럼 기다려질 것 같네요.
내로
말씀하신 '기묘한 확신'은 사실상 알량한 희망들의 집합체이지 않을까, 생각해 봤어요. 모든 게 헛되고, 사실 희망이란 것도 허공처럼 잡을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렇기에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들, 남이 보면 하찮은 것들이 오히려 내게는 삶의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빈손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기묘한 확신에서... 저는 어떤 이미지가 그려졌는데요. 한 사람이 무엇이든 쥘 수 있을 것 같다는, 쥐어도 좋다는 그런 여유와 포용을 가지고 주먹을 담담히 쥐며 걷는 모습이요.
작성
게시판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