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늦은 두꺼운 외투를 걸친 여자의 얼굴에는 쉴 새 없이 땀이 흐르고 있었는데, 그녀는 손수건도 없이 그리 깨끗해 보이지 않는 손바닥으로 그 땀을 닦아내고 있었다. 그녀는 얼굴을 닦는 동작에 너무도 몰입해 있어서 이를테면 마치 이목구비까지, 더 나아가 고유한 존재까지도 손바닥으로 닦아내버리려는 것처럼 보였다. 흡사 들지 않는 칼날로 단단한 과일의 내피를 도려내려는 것 같은 집요한 손놀림이었다. ”
『여수의 사랑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정판』 p.18, 한강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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