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

D-29
사람은 누구든지 땀 흘리며 일해야 해요. 인생의 의미와 목적, 행복과 환희는 모두 여기에 달려 있어요. 동트기 전에 일어나 길 위의 돌을 깨는 인부가 되거나, 목동이 되거나, 아니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철도 기관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요…….
안톤 체호프 <세 자매>
러시아의 브나로드 운동이 느껴지는 문장들입니다.
친애하는 이반 로마노비치, 이제 난 알아요. 사람은 누구든지 땀 흘리며 일해야 해요. 인생의 의미와 목적, 행복과 환희는 모두 여기에 달려 있어요. 동트기 전에 일어나 길 위의 돌을 깨는 인부가 되거나, 목동이 되거나, 아니면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나 철도 기관사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요……. 12시에 일어나 침대에서 커피를 마시고, 입을 옷을 고르는 데 두 시간을 보내는 그런 젊은 여자가 되느니, 묵묵히 일할 수 있는 황소나 말이 되는 편이 나아요……. 아, 일하지 않는 인생이란 얼마나 끔찍한가요! 타는 듯한 날씨에 물을 찾는 사람처럼 나는 애타게 일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안톤 체호프 <세 자매>
<갈매기> 낭독 모임에 이어 <세 자매> 낭독모임에도 참여해 봅니다. 도서관에 예약은 걸어두었는데 아직 대여가 안 되어서요. 지금도 전자책 sam 1달 쿠폰 신청 가능한가요?
네. 방금 보내드렸으니 그믐 알림함 확인하시면 찾으실 수 있을 거에요.
시대는 변했어. 낡은 것을 깨끗이 몰아내버릴 폭풍우가 벌써 우리 곁에 바짝 다가와 있어. 그것은 곧 노동에 대한 세상의 편견과 썩어빠진 권태를 날려버릴 거야. 난 일하고 싶어. 아마 25년에서 30년쯤 뒤에는 모든 사람이 일하는 세상이 될 거야. 모두가 일을 할 거라고.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아마 25년에서 30년쯤 뒤에는 모든 사람이 일하는 세상이 될 거야. 모두가 일을 할 거라고. => 하지만 AI가 등장한 지금이라면?
그런 세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머리 쓰는 일은 ai가 하고 몸 쓰는 일은 사람이 하게 될 것 같은데요ㅋㅋㅋㅠㅠ
머지 않아 머리 쓰는 일은 ai 가, 몸 쓰는 일은 로봇이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럼 인간은 뭘 해야 할까요? 숏츠 보기 말고 책을 선택한 사람들이 그때까지 과연 얼마나 남아 있을지...잘 모르겠습니다. T.T
"모든 사람이 일한다고 했지 일하면서 돈을 번다고 하지는 않았다"라는 대사를 누군가 읊을 것만 같습니다. ㅠ.ㅠ
로마 사람들이 건강했던 이유는 일할 때와 쉴 때를 분간할 줄 알았기 때문이라죠. 그들에게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있었던 겁니다. 그들의 삶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었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규칙이라고 우리 교장 선생님은 말씀하시죠……. 규칙을 잃어버리면 모든 게 끝장나는 겁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인생이 아름답다고요……. 그래요, 하지만 겉보기에만 그런 거라면요? 우리 세 자매의 인생은 지금껏 아름답지 않았어요. 잡초가 꽃을 뒤덮듯이 인생은 우리를 짓눌러 왔지요……. 이런, 눈물이……. 안 돼. (서둘러 눈물을 닦고 미소 짓는다)  일해야 해요. 일을. 우울해 하고 인생을 비관하는 건 다 노동을 몰라서 생긴 병이에요. 그동안 노동을 경멸한 데 따른 대가인 셈이죠.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이 희곡의 주제는 노동의 소중함인가요...?
아직까지는 그런 듯 합니다. 저도 끝까지 안 읽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만...
근데, 세자매는 다 일을 싫어해요^^;;;
말만 번드르르한 자매들이었군요!
우리들이랑 똑같네요. ㅋㅋㅋ
그럭게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수북강녕님이 알려주신 대학로 안똔체홉극장에서 ‘세자매’ 보고 왔습니다. 고전을 극화한 딱 제가 원하던 그런 연극이었고요. 각색 없이 거의 원문 그대로 상연했는데요. 원문 그대로 지문까지 낭독하면 4시간이 넘게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1부 85분, 인터미션 15분, 2부 95분으로 전체 작품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고전 극이 이렇게 재밌을 수 있다니! 함께 갔던 친구와 정말 즐겁게 보았습니다. 희곡의 목적, 그러니까 무대상연을 위한 대본이라는 느낌이 확 와닿았어요. 세세한 장면들이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랄까요. 일에대한 이리나의 허무한 외침이라든가 마샤나 나타샤의 불륜, 허무맹랑한 미래에 대한 기대감, 이 모든 것이 합쳐진 사그라들어가는 가문의, 사남매의 모습, 말많고 허세스런 베르쉬닌 중령의 캐릭터까지. 배경과 인물이 3차원이 되어 작가의 메시지가 싸악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작품만 읽어도 흥미진진한 셰익스피어의 희곡들과 차이를 이번에 느꼈어요) 워낙 작은 극장이고 포토타임도 애매해서-아무도 사진을 찍지 않더라는..- 사진도 남기지 못했어요. 극장안에 작은 카페도 있고 화장실;;을 비롯한 시설도 좋아서 더 기분좋은 관람이 되었고요. 친구와 기념품으로 파는 셰익스피어 흉상도 우정기념물로 하나씩 나눠가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ㅎㅎ 수북강녕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모임지기 님께도 감사드리고요 ㅎㅎ
오 상세한 후기 감사합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과 체홉의 희곡, 분명한 차이를 느꼈는데 어떤 차이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저도 안똔체홉극장 방문하여 "세 자매" 관극 예정이라, 올려주신 내용 잘 참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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