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

D-29
'테스토프' '볼쇼이 모스코프스키'가 대체 뭔지 궁금해서 AI에게 물어보니 당시 모스크바에서 굉장히 잘 나가는 식당, 호텔 같은 공간이라고 나오네요. 이 녀석이 워낙에 거짓말을 자주 하기 때문에 100% 믿을 수는 없지만 대략 감을 잡기엔 좋습니다.
극 중에서 네 남매와 시누이 (나타샤)까지는 구별이 잘 되는데, 군인 무리들이 영 어렵네요. 아~~~ @후시딘 님이 부럽습니다. 직접 극으로 보셨으니 차별이 잘 되실 것 같아요.
낭독 정말 해보고 싶네요
이번 주 토요일(17일) 저녁 8시 29분에 시간 괜찮으시면 아래 링크로 접속하시면 낭독 가능합니다. 용기 내어 함께 해요. ~~~ https://meet.google.com/dfb-pgzm-yqr
모스크바 레스토랑의 큰 홀에 앉아 있으면, 내가 아는 사람도, 나를 아는 사람도 없지. 그러면서도 조금도 자신이 서먹서먹하게 느껴지지 않아. 그런데 여기서는 모두가 나를 알고, 또 나도 그들 가운데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서로 남남이나 다를 바 없거든……. 이방인……. 외로운 이방인 신세지.
안톤 체호프 <세 자매>
고상한 사색에 뛰어난 러시아인들이 왜 정작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고상하지 못한 걸까요? 대체 왜?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이를테면 우리들이 죽고, 200년이나 300년 뒤의 인생에 대해서 얘기해보지요. 투젠바흐  : 흐음. 우리가 죽고 난 뒤의 세상에서라면, 사람들은 풍선 기구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닐 테죠. 외투 모양도 바뀔 겁니다. 어쩌면 여섯 번째 감각을 발견하여 더욱 발전시킬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래봤자 인생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똑같이 힘들고 신비와 행복으로 가득하겠지요. 그래서 천 년 뒤의 인간 역시 ‘아아, 산다는 건 괴로워’ 하고 탄식할 겁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기를 원치 않을 겁니다. (...) 또한, 앞으로 200년이나 300년쯤 세월이 더 흐르고 나면 사람들은 지금 우리의 삶의 방식을 경악과 조소의 눈길로 바라보겠지요. 그때가 되면, 오늘날의 모든 것은 서투르고, 투박하고, 이상하고, 불편해 보이겠지요.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여러분은 200년 뒤나 30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인용한 구절은 제법 지금 현실과 비슷한 것 같아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더 이상 프록코트 형태가 아닌 패딩 스타일의 외투가 등장했죠.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여섯 번째 감각처럼 활용하고 있고요. 앞으로 200년이나 300년쯤 세월이 더 흐른 뒤, 미래 세대들에게 지금의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요? 책은 과연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책의 고유한 물성이 주는 마력이 있기에 책은 300년 후에도 살아남을 것 같아요. 디지털 음원으로 서서히 사라져버릴것만 같았던 음반 시장(카세트테이프, LP판, CD 등)도 다시 각광받거나 다들 잘 살아남고 있듯이요^^ 인간 세상의 모습 형태 양상들은 수백년 후 많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지만, 투젠바흐의 대사처럼 “하지만 그래봤자 인생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똑같이 힘들고 신비와 행복으로 가득하겠지요.” 일 것 같아요.
달밤의 낭독이라니...재미있겠네요. 오랜만에 체홉의 희곡을 읽어보고 싶네요. 지금도 신청 가능하다면 샘 구독권도 받고 싶습니다. 전자책이 좀 더 익숙해서요.
도우리님. 동서문화사 버전을 못 구했습니다. Sam 이용권 보내주시면 모임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멜리멜로 @왼손 두 분께 각각 sam 이용권 보내드렸습니다. 그믐의 알림함을 확인해 주세요. 길이가 많이 길지는 않아서 아주 짧지 않은 단편 소설 정도 분량으로 생각하시면 되세요.
영감, 인생이 어쩌면 이리도 낯설게 변해버린 걸까! 인생이 이리도 사람을 기만하다니! 하루 종일 너무 따분하고, 할 일도 없어서 이걸 들춰 봤다네. 오래 전 대학 시절 노트야. 읽고 있으니 웃음이 나더군……. 아아, 이게 무슨 꼴이람. 내가 자치구 의회 비서라니.
안톤 체호프 <세 자매>
프로토포포프가 의장으로 있는 자치구 의회의 비서란 말일세. 그리고 지금 내가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희망은 자치구의원이 되는 거야! 모스크바 대학교수, 온 러시아가 자랑스러워 하는 위대한 학자를 꿈꾸었던 내가, 자치구의원이 되려 하다니!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어느 놈이건 악마한테 다 잡혀 가 버려라, 다 뒈져 버려라……. 빌어먹을……. 내가 의사니까 병이란 병은 모두 고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들 하지만, 난 정말이지 아는 게 없어. 알고 있던 것도 다 잊어버렸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정말 아무것도.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지금 이 도시엔 당신 같은 사람들이 단지 세 명밖에 없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 숫자는 점점 더 많아져서 언젠가는 모두가 당신들처럼 변하고, 당신들처럼 살게 되는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어느새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가 되어 있을 테지요. 그리고 대신 우리보다 더 나은 새로운 사람들이 태어날 겁니다…….
안톤 체호프 <세 자매>
난 벌써 스물세 살이고 오랫동안 일해 왔어. 머릿속은 무뎌지고, 몸은 여위고 용모는 추해지고 나이만 먹어 가고 있어. 그 어떤 만족도 느끼지 못하고 시간만 흐르고 있어. 아름답고 참된 삶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아. 갈수록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어. 난 이제 희망이라곤 없어. 어떻게 내가 살아 있는지, 어떻게 여태껏 자살하지 않았는지 궁금할 정도야…….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스물세 살... 음...
제가 스물다섯 살쯤에 이 비슷한 생각을 했었더랬죠......;;;
저는 스물세 살에서 스물다섯 살 사이에 '아...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와 저 분 예쁘시다... 헐 이거 너무 비싸다...' 그런 생각들만 하고 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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