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토포포프가 의장으로 있는 자치구 의회의 비서란 말일세. 그리고 지금 내가 기대할 수 있는 가장 큰 희망은 자치구의원이 되는 거야! 모스크바 대학교수, 온 러시아가 자랑스러워 하는 위대한 학자를 꿈꾸었던 내가, 자치구의원이 되려 하다니!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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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어느 놈이건 악마한테 다 잡혀 가 버려라, 다 뒈져 버려라……. 빌어먹을……. 내가 의사니까 병이란 병은 모두 고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들 하지만, 난 정말이지 아는 게 없어. 알고 있던 것도 다 잊어버렸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정말 아무것도.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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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지금 이 도시엔 당신 같은 사람들이 단지 세 명밖에 없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그 숫자는 점점 더 많아져서 언젠가는 모두가 당신들처럼 변하고, 당신들처럼 살게 되는 때가 올 것입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어느새 시대에 뒤떨어진 존재가 되어 있을 테지요. 그리고 대신 우리보다 더 나은 새로운 사람들이 태어날 겁니다…….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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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난 벌써 스물세 살이고 오랫동안 일해 왔어. 머릿속은 무뎌지고, 몸은 여위고 용모는 추해지고 나이만 먹어 가고 있어. 그 어떤 만족도 느끼지 못하고 시간만 흐르고 있어. 아름답고 참된 삶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아. 갈수록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어. 난 이제 희망이라곤 없어. 어떻게 내가 살아 있는지, 어떻게 여태껏 자살하지 않았는지 궁금할 정도야…….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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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스물세 살... 음...
SooHey
제가 스물다섯 살쯤에 이 비슷한 생각을 했었더랬죠......;;;
장맥주
저는 스물세 살에서 스물다섯 살 사이에 '아...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 와 저 분 예쁘시다... 헐 이거 너무 비싸다...' 그런 생각들만 하고 살았습니다. ^^;;;
SooHey
동시에 그런 생각들도 했습니다ㅋ
스스로 시들었다고 생각하는 설익은 과일 같았달까요...ㅎ;;;
장맥주
신입생들을 보며 자신이 늙었다고 한탄하는 대학교 4학년생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
장맥주
“ 우리는 이제 어떤 인생을 살게 되는 것일까, 어떤 운명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 소설을 읽으면 모든 게 너무도 빤히 보이는데, 정작 내가 사랑하게 되니까, 누구에게서도 답을 구할 수가 없어. 결국 자기 일은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거야……. 올가 언니 그리고 이리나……. 고백했으니까 이제부터 침묵할게……. 고골의 광인처럼 나도…… 침묵할 거야…….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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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우리 도시는 이미 200년이나 존속했고, 오늘날은 10만 명의 주민이 살고 있지만 다 거기서 거기인 사람뿐, 과거든 현재든 단 한 사람의 고행자도, 예술가도, 학자도 없을 뿐더러, 조금이라도 질투를 불러일으키거나 닮고 싶은 유명인 한 사람 없어……. 오직 먹고, 마시고, 잠자다가 마침내 죽고 말지……. 또 다른 사람들이 태어나도 똑같이 먹고, 마시고, 잠자고. 권태에 질식당하지 않기 위해서 추악한 거짓 소문과 보드카, 카드놀이, 소송으로 일상을 채우지.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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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 아내는 남편을 속이고, 남편은 거짓말을 하면서, 아무것도 못 본 척, 못 들은 척하지. 이런 끔찍한 천박성은 자식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쳐 아이들의 내면에 깃들어 있던 신성한 불꽃을 꺼트려버리지. 그렇게 해서 아이들 역시 똑같이 보잘것없는, 죽은 인간이 되는 거야. 그들의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말이지…….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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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강녕
어제 대학로 성대 부근 안똔체홉극장에 가서 연극 『세자매』를 관람하였습니다 수백 번의 관극 경험이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휴우!
안똔체홉극장은 객석이 50석도 채 되지 않는 초미니 공연장으로, 제가 가본 작은 극장들인 선돌극장 (134석), R&J 씨어터 (130석) 보다 훨씬 작아 깜짝 놀랐습니다 성대 사거리 안쪽 골목 건물에 사진처럼 (다소 기괴한 느낌의) 간판과 배너를 지나 지하로 내려가면 작은 카페 공간과 공연장이 숨어 있었습니다
"도"스토옙스키를 읽는 "박"식한 "사"람들의 모임, "도박사"를 그믐에서 진행한 이후, 은평구에 위치한 '살롱 도스또옙스끼', 노원구에 위치한 '브론테 살롱', 전주와 부산에 각각 위치한 '서점 카프카', '책방 카프카의 밤' 등, 작가 이름을 딴 책방이 전국 어디어디에 있는지 찾아본 적이 있었거든요 이름을 그대로 차용한 책방은 예상보다? 많지 않다 싶었는데, 서대문구에 위치한 '피터캣'을 비롯, 무라카미 하루키를 오마주하는 책방 등도 있었습니다 어떤 작가를 얼마나 좋아하면 그 이름을 따는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사업체를 운영할까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만, 안똔체홉극장이야말로 이름 그대로 체홉을 들이파고 쪼개고 분석해서 올리는 극장이더군요!
(안똔체홉극장에서 2019년과 2022년에 올렸던 연극 『세자매』에 대한 기사입니다 이번 공연에도 그대로 해당되는 내용이 많네요 같은 배우님이 쭉 출연하시는 경우도 포함해서요)
https://www.kpinews.kr/newsView/1065542656103099https://www.interview365.com/news/articleView.html?idxno=104231
특별한 경험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19시 공연 시작을 19시 30분으로 착각해 여유를 부리다 19시 15분에야 건물 지하로 내려간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ㅠㅠ
작은 무대에서 웃고 이야기하며 대사하는 소리가 대기 공간까지 들려 순간 아차! 싶었지요 대형 모니터로 보니 이리나의 명명일 장면이 한창이었는데요, 문제는 아직 무대에 등장하지 않은 배우님들이 헤어와 의상 분장 상태로 대기 공간에 함께 계신 거였어요 그땐 당황하고 송구스러워 잘 몰랐지만, 관람을 마치고 보니 함께 계셨던 분들은 페도니크, 로데, 그리고 페라폰트였습니다; 페도니크 배우님은 군복을 입고 기타를 든 채로 제게 "잠시 후 막간 때 안내해 드릴 테니 그때 입장 하시면 됩니다"라고 말씀하신 후, 기타와 사진기를 들고 1막의 마무리에 출연하러 무대로 입장하시더군요 ㅎ 소위님들이 가버리신 후 저는 페라폰트 배우님과 같이 머물렀는데, 그분이 의회 수위인 것을 전혀 모른 채, 러시아스러운 차콜색 코트를 입으신 노인이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답니다 쩝...
다수의 배우들, 캐릭터들에 적응하느라, 현실과 상당히 동떨어진 듯한 (철학 논쟁, 200년 후 300년 후 미래 논쟁, 갑작스러운 춤과 노래...) 대사와 장면을 익히느라 관극 초반에는 잘 집중하지 못했는데요, 2막 중반부터 서서히 몰입되었습니다 오글?거리는 대사를 계속하는 마샤와 베르기닌, 빌런 나타샤와 지질한 안드레이를 포함해, 모든 배우의 열연 덕분에 그랬던 것 같아요 보드카를 마시는 장면에서는 정말 쓴 듯, 취한 듯 연기했고, 마샤와 이리나는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관극을 마치고 나와 전훈 연출이 직접 번역한 대본집을 여러 권 샀습니다 [그믐연뮤클럽] 9기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 모임과 연관이 있는 체홉의 미발표작 『플라토노프』도 번역되어 있었는데 마침 절판이라 아쉬웠습니다
모든 캐릭터를 완벽히 이해, 하진 못했으나 살아 숨쉬는 모습 그대로 완벽히 인지, 했다는 점에서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체홉의 작품들을 끊임없이, 꾸준히 올리는 극단과 공연장이라, 이후에도 또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지연입장 할 때 혼날까 봐 엄청 걱정했는데, 러시아 털모자만큼이나 따뜻하게 맞아 주셨어요!
김새섬
50인이 들어가는 정말 작은 극장이군요. 자칫 배우가 더 많은 거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관람 상태가 계속 '대기'라고 알려주시는 걸 보면 이런 작은 공간을 소중히 여기시고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다 라는 마음도 듭니다.
각 막에 대한 해설도 정말 유용하네요. 내일 낭독 전에 여기서 나온 내용들 참고해서 아는 척(?)을 좀 해 봐야겠습니다.
Kiara
공연 전후로 이렇게 친절하게!!
공연전 3시간 영상 보니까 배우님들 왠지 친근하고 좋네요..!!!
12,1월 생일자 할인이 있어요!!!! 싱기방기. (난 왜 9월생이지....ㅋㅋ)
그믐30
감사해요! 생생한 후기와 각 막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의미 설명, 내용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어요! 푸쉬킨 또한 결투로 사망했다는 러시아 결투의 깨알 정보까지 흥미진진해요.
거북별85
와!! <세자매> 후기 감사합니다~ 저도 링크타고 들어갔는데 역시 예약대기였습니다~^^;; <안똔체홉극장>이라니 너무 멋집니다!!
@수북강녕 님 덕분에 또 소중한 보물같은 극장을 찾았습니다♡ @수북강녕 님은 그믐의 보물임을 매번 인증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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