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

D-29
체부트이킨:  그런가……. 어머니 시계라면 어머니 시계인 거겠지. 어쩌면 내가 깨뜨린 게 아니라, 내가 깨뜨린 것처럼 보일 뿐인지도 몰라. 우리는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3막> 중에서 체부트이킨:  그렇게 보일 뿐이야……. 우리는 실재가 아니야. 세상에 실제로 존재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저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지……. 그러니 어떻게 되든 다 마찬가지야! <4막> 중에서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체부트이킨 (군의관 역)이 마지막 대사까지 극중 내내 흥얼거리던 노래 “타라라~붐~디-에이(Ta-Ra-Ra Boom-De-Ay)”가 19세기말 유행했던 유쾌하고도 냉소적인 노래인데, 세서미 스트리트 엘모가 부른 노래이기도 하네요. Ta-Ra-Ra Boom-De-Ay (1891) https://m.youtube.com/watch?v=SQcp2GNd49o 닐 사이먼의 희곡 <굿닥터>는 닐 사이먼이 체호프에 대한 존경을 담아 그의 가장 유명한 단편들 중 일부를 유머러스하게 각색한 옴니버스극으로, <굿닥터> 중 '오디션' 편에 나오는 대사 중에도 나와요 "타라라붐데이, 세상이란 다 그런거라오!"
와!! 감사합니다😊 그렇잖아도 알수없는 멜로디 의성어가 나와서 읽는 도중 계속 갸웃했습니다^^
이게 진짜 노래일 줄이야...! 저도 감사합니다. ^^
지난 번에 <갈매기>에서도 노래가 나오더니만 체홉 작가님이 뮤지컬에도 욕심이 있었나 봅니다. ㅎㅎ 재밌게 들었어요.
연극에서도 배우님들이 계속 노래를 부르거나 흥얼거립니다 오케스트라가 준비되어 있거나 음향 시설이 완비된 극장이 아니다 보니 배우님들의 역량에 더욱 기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지요... 언급해 주신 덕분에 2023년 어느 날 당시 독서모임 회원 분들과 지원사업을 활용해 연극 『굿닥터』를 보러 갔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당시 저는 '오디션'보다 '생일 선물'이라는 단막극이 참 충격적이었어요 ㅎㅎ
체부트이킨:  (일어선다)  얘야, 나는 내일 떠난단다. 아마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야. 그러니 마지막으로 충고 한마디만 하지.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들고 길을 나서도록 해……. 길을 떠나. 그리고 묵묵히 걸어가렴. 결코 뒤돌아봐서는 안 돼. 멀리 가면 갈수록 더 좋아.
안톤 체호프 <세 자매> <4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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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끝까지 읽긴 했지만 여전히 구별이 어렵네요. 제가 나름대로 분류한 바에 따르면, 베르쉬닌 : 마샤와 불륜 관계 투젠바흐 : 이리나를 짝사랑, 나중에 솔료느이와 결투 솔료느이 : 이리나를 짝사랑, 나중에 투젠바흐와 결투 체부트이킨 : 나이든 군의관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실은 어제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우수수 몰려나오는 등장인물들 덕분에 좀 혼동되네요^^;; @김새섬님의 분류가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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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조연들도 있습니다. 쿨르이긴 : 마샤의 남편 페도티크 :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군인 1 로데 :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군인 2 페라폰트 : 할아버지 (지방자치회 수위) 안피사 : 할머니 (가사 도우미)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잠시 뒤, 오늘 저녁 8시 29분에 낭독이 시작됩니다. 함께 낭독할 부분은 <세 자매>의 4막입니다. 등장인물이 최소 13,14명 정도는 필요한데요, 참여자가 적으면 어쩔 수 없이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될 것 같아요. 그러니 여러분들의 도움이 절실해요. T.T 오늘 비록 모처럼만에 따뜻한 토요일이지만 바깥에 미세먼지가 많데요. 그러니 여러분의 목을 혹사시키지 마시고 댁에 계시다가 이따 꼭 만나요~~~
ㅎㅎ 감사합니다 대표님 이따 뵙겠습니다^^
낭독회에 참가하기에 앞서, 주요 등장인물들을 개인적 느낌에 따라 한줄 요약해 보았습니다 [ 일반 버전 ] 올가 책임감 있고 침착하며 주변을 돌볼 줄 아는 R 장녀 마샤 감성이 풍부한, 이 작품의 실질적 주인공 이리나 삶과 사랑을 고민하는, 순수하면서도 꿋꿋한 의지를 지닌 아가씨 안드레이 풀리지 않는 인생의 굴레에 갇힌 불쌍한 장남 나타샤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여성 베르쉬닌 현재와 미래에 대해 철학적 고찰을 추구하는 진지한 인물 투젠바흐 건강한 노동과 이리나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을 가진 순수남 솔료느이 부드러운 이해를 필요로 하는 대문자 I 쿨르이긴 주변에 무던히 맞추고 환경에 긍정적으로순응하려는 인물 체부트이킨 냉소적으로 보이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통찰력이 있는 노인 [ 비판적 시각 버전 ] 올가 돌봄+통제+책임 디폴트, 자기연민+포기 패키지, 1남3녀 집안 열정페이 인프라 마샤 예술가 호소인 감정과잉러 이리나 철부지 징징캐 안드레이 하남자 나타샤 패션 테러리스트 맘충 대놓고 빌런 베르쉬닌 홀로 고상한 비련 남주 호소인 우유부단 끝판 투젠바흐 금쪽이 도련님 솔료느이 아재개그 직진마초 쿨르이긴 오쟁이진 태생적 노잼러 체부트이킨 주정뱅이 식객 안똔체홉극장에서 함께 대기하며 내적 친밀감이 상승된 '페라폰트' 노인 역에 손들어도 될까요...? ♡
@수북강녕 님이 언급한 페라폰트노인이라 어떤 인물이었나 갸웃하네요~연극에서 어떻게 등장할지도 궁금하구요!! 등장인물들을 센스있게 정리해주셔서 재미있네요^^
(솔료느이) 남자가 추상적인 말을 하면 철학이나 궤변이지만, 여자가 혼자서나 둘이서 추상적인 얘기를 하는 건 쓸데없는 수다에 가깝지. p.84 (솔료느이) (기차 정거장이 24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이유를 궁금해하는 베르쉬닌에게) 왜냐면 정거장이 가까운 건 멀지 않다는 뜻이고, 정거장이 멀다는 건 가깝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지요. p.89 (솔료느이) 모스크바엔 대학이 둘 있다니까! 모스크바엔 오래된 대학과 새로 생긴 대학, 이렇게 두 개가 있단 말이야. 정 내 말이 짜증나고 듣기 싫으면, 내 입을 다물지. 아니, 다른 방으로 가면 되겠군... (문을 열고 나간다) p.116 (솔료느이) (고백에도 냉정하게 반응하는 이리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지금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있는 거야. (중략) 내 경쟁자들을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을 거야... 그럴 순 없어... 하늘에 맹세코, 널 탐내는 경쟁자가 있다면 누구든 죽여버릴 거야... p.119
안톤 체호프 <세 자매> p.84/89/116/119
이 작품에서 드러난 '빌런'이라 하면 나타샤와 솔료느이가 아닐까 싶은데요 ㅎ 솔료느이의 썰렁한 모먼트를 모아 봤습니다 >.<
(마샤) 아, 행진곡 소리! 저 사람들은 우릴 떠나가고, 또 한 사람은 영원히, 영원히 이 세상을 떠나 버렸어. 그리고 우리 인생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우리만 남은 거야... 우린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이리나) (올가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이 모든 게 무엇 때문인지, 무엇을 위해 이런 고통이 있는지, 모두가 알게 될 거야. 그땐 아무런 비밀도 남지 않겠지. 하지만 지금은 살아야 해... 일을 해야지. 오직 일해야 해! 내일 나는 혼자 떠나.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리고 한평생 교직에 내 모든 인생을 바치겠어. 지금은 가을이고 곧 겨울이 오겠지. 눈이 쌓이겠지. 그렇지만 나는 일하고 또 일할 거야... (올가) (두 동생을 꼭 껴안으며) 저토록 밝고 씩씩하게 울려 퍼지는 행진곡 소리를 들으니 살고 싶은 욕망이 솟아오르는구나! 오 하느님! 세월이 흘러 우리도 영원히 사라지고 우리를 기억해 줄 사람도 없겠지. 우리 얼굴도 목소리도, 그리고 우리가 몇 사람이었는지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거야. 하지만 우리의 고통은 우리 뒤에 살게 될 사람들을 위한 기쁨으로 변할 테고, 지상에는 행복과 평화가 찾아올 거야. 그리고 그때가 되면 지금의 우리를 감사의 마음으로 기억해 주겠지. 아, 마샤. 이리나. 우리 인생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우린 꿋꿋이 살아가야 돼! 음악이 저렇게도 밝고 기쁘게 울려 퍼지고 있어. 조금만 더 세월이 흐르면 무엇 때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지, 무엇 때문에 우리가 괴로워하는지 알게 될 것만 같아... 그걸 알 수만 있다면, 그걸 알 수만 있다면!
안톤 체호프 <세 자매> p.158-159
연극은 1,2,3,4막을 지나며 감정이 매우 고조되면서, 마지막 장면 세 자매의 이 대사에 이르러 배우들은 모두 격한 눈물을 흘리고 관객은 커튼콜에 기립박수로 응답합니다 희곡을 텍스트로 볼 때는 갑자기 웬 구호성 캠페인?! 싶은 감상도 있었는데요, 배우들의 눈빛과 목소리, 몸짓이 더해지니 안풀리는 세상사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서로 의지하는 세 자매의 모습이 좀더 다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
아버지는 꼭 1년 전 바로 오늘인 5월 5일, 너의 명명일에 돌아가셨지. 그날은 몹시 추웠고, 눈이 내렸어. 난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만 같았고, 넌 죽은 사람처럼 넋을 잃고 누워 있었지.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그때 일을 차분히 떠올릴 수 있게 됐어. 이제는 너도 하얀 옷을 입고, 밝은 표정을 하고 있으니…….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아직도 그 시절의 모스크바를 또렷하게 기억해. 5월 초순이었지. 그때 모스크바는 온통 꽃이 만발하고 따뜻하고 눈부신 햇살로 가득했었어. 11년이나 흘렀지만, 마치 어제 떠나온 것처럼 거기 있던 모든 것이 생생하게 떠올라. 아,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 눈부신 햇살이 방 안에 가득했어. 봄이 오니 가슴이 벅차오르고, 고향에 꼭 다시 돌아가 보고 싶어.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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