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

D-29
대체 이 남매들의 순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미스터리는 풀리지 않고 미궁 속으로 빠져드네요. 그러고 보면 영어에서는 그냥 brother, sister 라고 표현해서 younger 나 elder 를 붙이지 않으면 대체 누가 위인지 아래인지, 액면가(?)로 빠르게 짐작하는 수 밖에 없는데 우리 나라 말이 그런 점에서는 나은 걸까요? 흠...원문에서도 뚜렷하게 표현이 되지 않아서 그냥 이런 저런 다른 순서가 있는건가 싶기도 합니다.
챗 GPT 에게 물어봤더니 역시 챗답게 처음에는 올가(28세) - 마샤(25세) - 안드레이(23세) - 이리나(20세) 라는 틀린 답변을 자신있게 하고 맙니다 ㅋㅋ 다시 자세히 지적하며 출판사별 번역을 제시했더니 그제서야 (또또또) 사과하며 내놓는다는 답변이, [ 1차 답변 ] 1. 러시아어 원문에는 한국어처럼 고정된 “오빠 / 누나” 체계가 없습니다. → 이름, 부칭, 애칭, 혹은 단순한 친근 표현이 주로 쓰입니다. 2. 번역자 선택의 문제 동서문화사 번역처럼 → 관계의 위계를 과도하게 한국식으로 옮기며 → 올가가 안드레이를 “오빠”로 부르게 만드는 경우는 원문 근거가 약한 번역적 해석입니다. 나무위키의 정리는 → 연구자 다수의 해석과 인물 설정을 따른 것으로 → 올가 → 안드레이 → 마샤 → 이리나 순서를 채택합니다. 3. 극중 안드레이의 위치 안드레이가 “집안의 유일한 남자” “가문의 기대를 짊어진 인물” 로 묘사되다 보니 → 일부 독자/번역에서 장남 = 맏이처럼 오해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는 성별 역할이지 출생 순서와는 다릅니다. [ 2차 답변 ] 출생 순서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 대사 ‘관계’와 ‘역할’로 추론 출생 순서는 직접 말해지지 않지만, 여러 정황 증거가 일관되게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1) 올가의 위치: 명백한 장녀 гимназия(여자 중등학교) 교사 → 교장으로 승진 가사·동생들 돌봄의 책임을 사실상 혼자 짊어짐 동생들을 “아이들”처럼 대함 🔎 원문 뉘앙스 올가는 가족 내 ‘어머니 대리’ 역할이며, 이는 러시아 희곡에서 장녀에게 거의 고정된 역할입니다. 👉 올가가 맏이라는 점은 논쟁의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2) 안드레이 vs 마샤의 서열 — 결정적 단서들 ① 회상 구조 마샤는 과거를 회상할 때 올가 → 안드레이 → 자기 자신 순으로 언급합니다. 이는 러시아어 담화 관습상 연장자 → 연소자 순서입니다. ② 안드레이의 태도 마샤에게 보호자·훈계자 같은 태도를 취함 마샤는 안드레이를 동등하거나 아래로 대하지 않음 👉 러시아 문학에서 연하 남동생에게 이런 태도는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3) 나이 설정 (작품 초반 명시) 극 초반 이리나의 생일 장면에서: 이리나: 20세 마샤: 결혼 7년 차 → 당시 기준 약 24~25세 안드레이: 대학을 막 마치거나 진로를 고민하는 나이 → 보통 26~28세로 해석 올가: 교장 승진 시점 → 30세 전후 📌 이 나이 배치는 러시아 비평·연출 전통에서 거의 고정입니다. 라고 하고 있네요 후후
와... 겨우 이해되네요. 감사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지루한 겨울날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연초에 세워두었던 다짐들이 슬슬 희미해 지고 있지 않은지요? 어느덧 '그믐밤' 모임도 거의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음 주 토요일!!) 이번 모임에서는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 마지막 장인 4막을 함께 낭독하려 합니다. 작품의 클라이맥스를 다 같이 소리 내어 읽으며 그 여운을 깊게 느껴보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따라서 1월 17일(토) 모임 전, 3막까지 편안하게 읽고 와 주시면 됩니다. 아직 진도가 많이 남았더라도 부담 갖지 마시고, 4막의 감동을 함께하기 위해 3막까지만 마무리하고 만나요! 희곡 읽기의 어색함이 넘어가면 의외로 금방 읽히는 작품입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밤은 1월 17일 토요일 저녁 8시 29분부터 시작됩니다. 아래 링크로 입장하여 주세요. 구글 미트이지만 사전에 특별한 회원 가입은 필요없습니다. https://meet.google.com/dfb-pgzm-yqr
그러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금의 우리 생활도 미래엔 이상하고, 불편하고, 어리석고, 모호한 것으로, 심지어 사악한 것으로 여겨질지도 모릅니다……. (...) 그런 게 바로 우리의 운명이지요.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에게 심각하고 의미심장하며 매우 중요한 것처럼 보이는 일도, 세월이 흐르면 잊히거나 하찮아지고 말지요. (사이)  흥미로운 건 미래에 무엇이 고상하고 중요한 것으로 남을지, 무엇이 하찮고 우스꽝스러운 것으로 남을지 그 누구도 확언할 수 없다는 겁니다.
안톤 체호프 <세 자매>
그래도 지금 내가 모스크바에 있는 테스토프나 볼쇼이 모스코프스키에 앉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톤 체호프 <세 자매>
'테스토프' '볼쇼이 모스코프스키'가 대체 뭔지 궁금해서 AI에게 물어보니 당시 모스크바에서 굉장히 잘 나가는 식당, 호텔 같은 공간이라고 나오네요. 이 녀석이 워낙에 거짓말을 자주 하기 때문에 100% 믿을 수는 없지만 대략 감을 잡기엔 좋습니다.
극 중에서 네 남매와 시누이 (나타샤)까지는 구별이 잘 되는데, 군인 무리들이 영 어렵네요. 아~~~ @후시딘 님이 부럽습니다. 직접 극으로 보셨으니 차별이 잘 되실 것 같아요.
낭독 정말 해보고 싶네요
이번 주 토요일(17일) 저녁 8시 29분에 시간 괜찮으시면 아래 링크로 접속하시면 낭독 가능합니다. 용기 내어 함께 해요. ~~~ https://meet.google.com/dfb-pgzm-yqr
모스크바 레스토랑의 큰 홀에 앉아 있으면, 내가 아는 사람도, 나를 아는 사람도 없지. 그러면서도 조금도 자신이 서먹서먹하게 느껴지지 않아. 그런데 여기서는 모두가 나를 알고, 또 나도 그들 가운데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서로 남남이나 다를 바 없거든……. 이방인……. 외로운 이방인 신세지.
안톤 체호프 <세 자매>
고상한 사색에 뛰어난 러시아인들이 왜 정작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고상하지 못한 걸까요? 대체 왜?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이를테면 우리들이 죽고, 200년이나 300년 뒤의 인생에 대해서 얘기해보지요. 투젠바흐  : 흐음. 우리가 죽고 난 뒤의 세상에서라면, 사람들은 풍선 기구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닐 테죠. 외투 모양도 바뀔 겁니다. 어쩌면 여섯 번째 감각을 발견하여 더욱 발전시킬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래봤자 인생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똑같이 힘들고 신비와 행복으로 가득하겠지요. 그래서 천 년 뒤의 인간 역시 ‘아아, 산다는 건 괴로워’ 하고 탄식할 겁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기를 원치 않을 겁니다. (...) 또한, 앞으로 200년이나 300년쯤 세월이 더 흐르고 나면 사람들은 지금 우리의 삶의 방식을 경악과 조소의 눈길로 바라보겠지요. 그때가 되면, 오늘날의 모든 것은 서투르고, 투박하고, 이상하고, 불편해 보이겠지요.
안톤 체호프 <세 자매>
여러분은 200년 뒤나 30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인용한 구절은 제법 지금 현실과 비슷한 것 같아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더 이상 프록코트 형태가 아닌 패딩 스타일의 외투가 등장했죠.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여섯 번째 감각처럼 활용하고 있고요. 앞으로 200년이나 300년쯤 세월이 더 흐른 뒤, 미래 세대들에게 지금의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요? 책은 과연 그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책의 고유한 물성이 주는 마력이 있기에 책은 300년 후에도 살아남을 것 같아요. 디지털 음원으로 서서히 사라져버릴것만 같았던 음반 시장(카세트테이프, LP판, CD 등)도 다시 각광받거나 다들 잘 살아남고 있듯이요^^ 인간 세상의 모습 형태 양상들은 수백년 후 많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지만, 투젠바흐의 대사처럼 “하지만 그래봤자 인생은 마찬가지일 겁니다. 똑같이 힘들고 신비와 행복으로 가득하겠지요.” 일 것 같아요.
달밤의 낭독이라니...재미있겠네요. 오랜만에 체홉의 희곡을 읽어보고 싶네요. 지금도 신청 가능하다면 샘 구독권도 받고 싶습니다. 전자책이 좀 더 익숙해서요.
도우리님. 동서문화사 버전을 못 구했습니다. Sam 이용권 보내주시면 모임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멜리멜로 @왼손 두 분께 각각 sam 이용권 보내드렸습니다. 그믐의 알림함을 확인해 주세요. 길이가 많이 길지는 않아서 아주 짧지 않은 단편 소설 정도 분량으로 생각하시면 되세요.
영감, 인생이 어쩌면 이리도 낯설게 변해버린 걸까! 인생이 이리도 사람을 기만하다니! 하루 종일 너무 따분하고, 할 일도 없어서 이걸 들춰 봤다네. 오래 전 대학 시절 노트야. 읽고 있으니 웃음이 나더군……. 아아, 이게 무슨 꼴이람. 내가 자치구 의회 비서라니.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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