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정진의 중요성을 학창시절에는 강조했는데 세월이 흐르다보면 모든 배움이 유용한가에 대한 의문이 들긴 했습니다^^;;
[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
D-29

거북별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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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쉬닌 : 아니 저런! (웃는다)쓸 데 없이 너무 많이 배웠다고요! 아무리 따분하고 침울한 도시라도 지적이고 교양을 갖춘 사람은 꼭 필요한 법입니다. 거칠고 고루한 이 도시의 주민들 10만 명 가운데 여러분 같은 부류의 사람이 딱 세 명 있다고 칩시다. 물 론 그들에게는 주위의 무지몽매한 대중을 이길 만한 힘이 없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들도 조금씩, 조금씩 군중에게 동화되고 말겠지요. 생활이 그들을 내리누를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그들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들의 흔적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지요. 여러분과 같은 세 사람이 끼친 영향력으로 인해 비슷한 여섯 사람이 생겨날 테고, 또 그 다음엔 열 두 사람이 생겨날 겁니다. 그런 식으로 여러분과 같은 사람들이 마침내 도시의 다수가 될 때까지 계속 늘어갈 겁니다. 그리하여 2백 년, 3백 년 뒤의 이 지상의 삶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경탄할 만한 것이 될 테지요. 인간에게는 그런 삶이 필요합니다. 그런 삶을 살지 못하고 있다면, 적어도 그러한 삶을 예감하고, 열망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라도 인간은 자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보고 알았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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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배움의 무용성에 대한 베르쉬닌의 반론도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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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나: 마샤는 오늘 기분이 안 좋은가 봐요. 언니는 열여덟 살에 결혼했는데, 그때는 형부가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대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죠. 형부는 선량하긴 하지만 그렇게 똑똑하지는 않아요.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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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림과 결혼 후 배우자 및 배우자가족들에게 이런 평가를 받는다면 슬플거 같아요~

거북별85
“ 인생이 아름답다고요……. 그래요, 하지만 겉보기에만 그런 거라면요? 우리 세 자매의 인생은 지금껏 아름답지 않았어요. 잡초가 꽃을 뒤덮듯이 인생은 우리를 짓눌러 왔지요……. 이런, 눈물이……. 안 돼. (서둘러 눈물을 닦고 미소 짓는다)일해야 해요. 일을. 우울해 하고 인생을 비관하는 건 다 노동을 몰라서 생긴 병이에요. 그동안 노동을 경멸한 데 따른 대가인 셈이죠.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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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쉬닌: 그렇군요…….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마찬가지 같은데요. 적어도 이 마을에서는 하나같이 재미없는 인간들뿐이거든요. 전혀 다를 게 없어요! 민간인이든 군인이든 이곳 인텔리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마누라가 어떻다느니, 집이 어떻고, 영지가 어떻고, 말이 어떻다느니 하면서 죄다 앓는 소리뿐이에요……. 고상한 사색에 뛰어난 러시아인들이 왜 정작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고상하지 못한 걸까요? 대체 왜?
마샤: 글쎄요, 왜 그럴까요?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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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사색에 뛰어난 러시아인들이 실생활에서 고상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이유나 원인도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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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직업을 찾아야겠어. 전신국은 나한테 안 맞아. 내가 그렇게 바라고 열망했던 것이 여긴 없어. 시(詩)가 없는, 무의미한 노동…….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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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르쉬닌 : (잠시 생각하더니)난 잘 모르겠군요……. 내가 보기에 세상의 모든 것은 조금씩 달라져야 하고, 실제로 우리가 보는 세상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200년, 300년, 아니 천년이 지나면―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는 중요치 않습니다―새롭고 행복한 삶이 찾아올 겁니다. 물론 우리는 그런 인생을 누릴 수 없겠지만, 그러한 삶을 위해 우리는 살고, 노동하고, 또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네, 우리는 그런 인생을 창조하는 도정에 있습니다. 거기에 우리가 존재하는 의미가 있고, 또 우리의 행복도 있는 겁니다. (마샤가 조용히 웃는다)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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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젠바흐 :(그녀를 향해 손가락을 들어 올려 보이며)실컷 웃으라지! (베르쉬닌에게)200년이나 300년 뒤는커녕 100만 년 뒤라 해도 인생은 지금과 똑같을 겁니다. 우리와 전혀 무관한, 혹은 우리의 힘으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나름의 법칙에 따라 인생은 언제나 똑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흘러갈 겁니다. 철새들, 예컨대 학을 예로 들어 봅시다. 그것들이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건 말건 간에 그것들은 어디로, 왜 가는지도 모른 채 날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날 겁니다. 그것들이 아무리 철학적이 된다 한들 날기를 멈추지 않는 한, 그런 건 아무 소용도 없을 겁니다…….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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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쉬닌과 투젠바흐 중 누구의 의견이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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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은 지금이 여름인지 겨울인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지요. 모스크바에 가면 날씨에 대해선 무심해질 거란 생각이 들어요…….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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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타샤: 저 할멈은 이 집안에서 아무 쓸모도 없어요. 시골뜨기 할멈은 시골에서 살아야죠……. 자기 분수를 알아야지. 집안 정리를 할 필요가 있어요! 쓸모없는 인간들은 필요 없어요.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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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의 편견이나 갑질이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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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르이긴: (웃는다)당신은 정말 놀라운 여자야. 당신과 결혼한 지 7년이나 됐지만, 바로 어제 결혼한 것 같아. 정말이야, 당신은 놀랄 만한 여자야. 나는 만족해, 암, 만족하고말고!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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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마샤는 베르쉬닌과 불륜 중이고 처제인 이리나도 콜르이긴을 한심하게 생각하는데 정말 콜르이간은 이 모든 사실을 모른채 아내 미샤를 사랑하는 걸까요??^^;;

거북별85
“ 이리나: (감정을 추스르면서)아, 난 불행해……. 난 이제 일을 할 수도 없고, 일하지도 않을 거야. 됐어, 충분해! 전신국에서도 일했고, 지금은 시청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내게 맡겨진 일들은 하나같이 다 끔찍해……. 난 벌써 스물세 살이고 오랫동안 일해 왔어. 머릿속은 무뎌지고, 몸은 여위고 용모는 추해지고 나이만 먹어 가고 있어. 그 어떤 만족도 느끼지 못하고 시간만 흐르고 있어. 아름답고 참된 삶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것 같아. 갈수록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어. 난 이제 희망이라곤 없어. 어떻게 내가 살아 있는지, 어떻게 여태껏 자살하지 않았는지 궁금할 정도야…….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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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스물세살인데도 이리나가 요즘 대한민국 80대 어르신들보다 무기력해 보여 신기했습니다^^

거북별85
“ 올가: 너도 그 사람을 존경하고 높이 평가하잖아……. 그리 잘생기진 않았지만 착하고 친절한 사람이야……. 사람들이 결혼하는 건 사랑 때문이 아니라,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야.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나도 사랑 없는 결혼을 할지도 몰라. 누구든 청혼해 온다면 결혼할 거야. 좋은 사람이라면 말이지. 나이가 많아도 상관없어…… ”
『안톤 체호프 <세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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