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어 @그믐30 부끄러워버려요^^;;; 잠시 나마 즐거움을 드렸다면 큰 영광입니다!
[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
D-29

SooHey

베오
정말로 큰 즐거움이었어요!! 감사해욤~~

JennyJ
수능금지곡처럼 머리에 맴도네요ㅎㅎ

SooHey
작품을 읽는 내내 등장인물들 모두 지면에서 발이 약 10센치쯤 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 대부분 매울 만큼 배웠고 재산도 있고 크고 좋은 집에서 살면서 파티도 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도 갖고 있는데, 현실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모두 행복은 먼 미래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죠(안드레이: 현재는 이렇게 끔찍하지만 그래도 미래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단 말이야! 어쩐지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 멀리서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빛 같은 자유를 느낄 수 있어. / 베르쉬닌: 삶은 고통스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삶은 공허하고 희망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삶은 분명 점점 더 밝고 안락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인생이 완전한 행복에 이를 날도 머지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 올가: 우리의 고통은 우리 뒤에 살게 될 사람들을 위한 기쁨으로 변할 테고, 지상에는 행복과 평화가 찾아올 거야. ) 모스크바에 가면 행복해질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도 않고, 안드레이도 모스크바 대학교수가 되지 못하고 의회 비서나 하고 있는 스스로를 한탄하면서 도박이나 하고 있고요. 베르쉬닌의 말마따나 이들에게는 "행복은 없"고, "행복해질 수도 없고. 그저 행복에 대한 갈망만 있을 뿐"인 듯합니다. 그래서 체부트이킨이 그런 조언(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들고 길을 나서도록 해……. 길을 떠나. 그리고 묵묵히 걸어가렴. 결코 뒤돌아봐서는 안 돼. 멀리 가면 갈수록 더 좋아.)을 한 것 같고요. (근데 이런 태도들은 당시 상류층들의 풍조였던 건지, 체홉이 그랬던 건지, 인간 일반의 태도에 대한 체홉의 평가인 건지 궁금해지네요.)
그나마 등장인물 중 행복해보이는 사람은 나타샤와 안피사인 것 같습니다. 나타샤는 초반의 열세(?)를 딛고 실질적으로 집의 주인이 되고(바람도 대놓고 피우고, 거기 토 다는 사람도 없고..;), 안피사는 올가가 거두어 말년을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보낼 수 있게 된 데 진심으로 행복해합니다. 배부르고 등 따시고 쪼대로 할 수 있으면 행복이다... 를 잘 보여주는 인물들인데, 작가는 이들의 기층성(?)과 배부르고 등 따신 것은 공기가 된 나머지 어지간해서는 행복감을 느끼게 되지 못한 윗물 사람들을 대비하여 비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갈매기>보다 <세 자매>의 주제 의식이 더 뚜렷해보이고 와 닿더라고요. 근데 등장인물들이 다 쫌 이상한 건 <갈매기>랑 비슷한 것 같네요. 연애 방식도 신기하고요. 어느 포인트에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건지.. 결혼이 성사되게 하는 실제 포인트는 무엇인지도 궁금하고요.. 체홉 작품을 좀 더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체홉 마스터 가나욤??! ㅎㅎㅎ

수북강녕
정말 그래요 인물들이 뭔가, 감정은 과잉이면서도 실속 없이 공허한 느낌입니다
나타샤 같은 경우도 남편인 안드레이가 (지금 화폐 기준 환산하면) 주택담보 수십 억의 빚을 지고 정부인 프로토포포프 아래서 허덕이고 있으니, 패션 센스의 작은 보복을 포함해 시누이들에게 힘을 휘두르는 것 정도로 행복회로를 돌리기엔 부족한 것 같고요
도스토옙스키 읽을 때도 그랬지만, 기본적으로 19세기 러시아는 대혼란기였다는 건 확실하네요...

그믐30
<극단 족연>에서 <극단 그믐>으로 정식 개명해야 할 듯요.다들 너무 잘 하셔서 완전 감동받았어요. 새섬님이 클로징 멘트 후 틀어주신 (버전 미상) Fly me to the Moon은 연극이 끝나고 난 후의 여운을 즐기는데 딱 좋았답니다.

수북강녕
지난 번 『갈매기』 모임 때 초록책잔 님이 '도른' 역을 하시고 나서 도른에 대해 애정을 갖고 캐릭터 분석을 하신 적이 있었는데요, 어제 '페라폰트'를 맡고 보니 그의 언행을 이해하고자 이것저것 찾아보게 됩니다 :)
(페라폰트의 과장 화법에 대해 @장맥주 님이 자꾸 '가짜뉴스' 퍼뜨리니 특검 받으라고 하셔서 슬펐어요 ㅋㅋ)
체홉이 『세 자매』를 쓴 것은 1901년인데, 1891~1892년 겨울 러시아 제국에는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닥쳤다고 해요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알려진 베르호얀스크의 1892년 2월 5일과 2월 7일이 공식적인 기온은 -67.8℃를 기록해 역대 최저 기온 기록을 깼다고 하네요 (이 기록은 100년이 지나 1991년 12월 22일 그린란드의 기온이 -69.6℃를 찍을 때까지 세계 최저 기온이었다고요) 이 무렵, 악천후뿐 아니라 유례없는 기근(농작물 피해)으로 인한 영양 결핍, 질병 확산까지 더해져 37.5만~4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고 해요
지방 도시 의회의 늙은 수위 페라폰트 입장에서는, 영하 200도까지 기온이 내려갔다더라, 2천 명이 얼어죽었다더라 하는 소문의 정확한 수치적 진위를 파악하기 이전에, 생존 자체의 위협을 느꼈을 것 같아요 나타샤에게 쫓겨날까봐 전전긍긍했던 안피사의 마음과 더불어, 당시 하층민의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서류에 사인이나 좀 해주지, 안드레이!)

거북별85
역시 @수북강녕 님이십니다!! 감사합니다^^
페라폰트의 과장법은 오늘 날도 별반 다르지 않는거 같습니다
어쩌면 실제 영하 200도가 사실인가? 아닌가 보다 이들에게는 최강한파가 영하2000이상의 공포로 다가왔겠죠(마치 신과함께 영화 속 한빙지옥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실제 사실을 기준점으로 두고 다음 단계를 계획, 수립해야 하는 많은 분들에게는 그들의 공포심으로 인한 부정확한 과장된 수치가 많은 혼선과 오류를 발생시킬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ㅜㅜ

장맥주
그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가짜뉴스를 퍼뜨리다니 더더욱 특검을... 은 농담이고요. @수북강녕 님, 정말 감사합니다. 함께 읽기란 이런 효과가 있구나 하는 것도 실감합니다. 혼자 읽었더라면 전혀 몰랐을 사실들이네요.
베르호얀스크가 어느 정도 규모의 도시인지, 당시 사망자 수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2000명 사망설’은 능히 할 만한 얘기였겠네요. 영하 67.8도의 날씨에 러시아 전역에서 40만 명 가까운 사망자가 났다니 진짜 한 시대의 트라우마가 됐을 사건이었겠어요. 한국사에서 비교하자면 어떤 비슷한 사례가 있을까요. 을축년 대홍수? 경신대기근? 한편으로는 그런 대재앙이 일어나면 흉흉한 소문들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기기 마련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거북별85
저도 매번 @김새섬 대표님이 강조하시던 '함께읽기'의 힘을 이번 <세자매>에서 크게 느꼈답니다^^
이번 작품을 혼자 읽었다면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부터 좌절했을거 같습니다^^;;

장맥주
저도요!

거북별85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때도 어제 <세자매>의 감동이 남아 너무 좋았습니다😍
안톤 체홉은 이름만 알 뿐 그의 작품을 읽지는 않았습니다 희곡은 저에게 등장인물들이 많고 낯설어 읽기 힘들었거든요ㅜㅜ
그런데 <갈매기>에 이어 어제 <세자매>까지 그믐의 <달밤의 낭독>을 통해 함께 읽으니 안톤 체홉의 작품내용이 입체적으로 다가와 너무 매력적이었습니다
전 지난번 그믐을 통해 <리어왕>과 <오셀로>를 읽었는데 어제 <세자매>까지 읽고 나니 세익스피어보다 안톤 체홉이 더 좋더라구요~쓸쓸하고 공허하고 무기력한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이 극적 전개가 없어도 오랫동안 스며들어 긴 여운을 남겼습니다
처음에는 그믐에서 희곡함께읽기에 고개를 갸웃했는데 읽을수록 그믐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싶습니다 희곡은 글이 아니라 함께 읽으면 작품이 더 입체적이고 다채롭게 재탄생되어지는 느낌입니다 더구나 어제 @SooHey 님 포함 여러 실력있는 분들 덕분에 작품에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시차임에도 참여해주신 @새벽서가 님과 @베오 님이 계서 너무 감사하고 잘 들었습니다
전문 성우나 연극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아닌데 이렇게 세익스피어나 안톤체홉의 희곡을 함께 읽고 즐거워하는 북클럽이 또 있을까요??
더구나 잘 모르던 부분들은 또 @수북강녕 님 @새벽서가 님 @SooHey 님 @김새섬 대표님께서 친절히 세세하게 설명해주시구요~~^^
겨울은 사무실이 바쁜 시기라 점심도 잘 먹기 힘들고 여전히 왕복 4시간의 통근거리를 오가는 삶이지만 어제 그믐에서 안톤 체홉의 <세자매>를 함께 읽고 또 이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다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고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김새섬
전문 성우나 연극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아닌데 이렇게 세익스피어나 안톤체홉의 희곡을 함께 읽고 즐거워하는 북클럽이 또 있을까요?? => 그러게요. T.T 저 개인적으로도 정말 즐거웠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고 같이 나누고 진짜 감동적이었어요. 심지어는 함께 읽는 텍스트가 현실에서 돈 버는 데 아무 상관도 없는 옛 러시아 희곡이라니!! 어제도 멋진 안드레이 역할 감사했습니다. ^^

거북별85
너무 감사합니다 @김새섬 님😍
실은 토욜 저녁때 모임이 있었는데 참석 취소하고 모니터 앞에 앉았습니다(ㅎㅎ 역시 제 선택이 옳았습니다) 저녁 식사 후 온가족들이 거실에 있어 평일때보다 집중이 어려웠는데도 같이 낭독했던 감동은 계속 남아 있더라구요 그믐도 함께 한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멋진 작품을 집필해주신 안톤 체홉님께두요~😍
전 올가나 다른 분들이 자꾸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해서 노동가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곳의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의 이상(문화적 향유가 가능한 모스크바의 삶)이 점점 요원해지니 지금 자리에서라도 충실하지라는 둘째 마샤의 남편 쿨루이긴처럼 행복회로 돌리기(?)의 한 방법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올가도 결국 자신의 지방 소도시에서 교장이 되어 떠날 수 없고 모스크바의 대학교수를 꿈꾸던 안드레이도 지방소도시의 시의원이 되었고 모스크바에서 멋진 사랑을 꿈꾸던 막내 이리나도 그 꿈이 좌절되었지요
어쩌면 이들도 아직은 그들의 이상의 끈을 놓지 못하고 미래와 희망을 노래하지만 결국 여든살 유모 안피사를 쥐잡듯이 하는 안드레이 아내 나타샤나 부인의 불륜에도 자신보다 못한 친구를 언급하며 자신은 행복하다는 행복회로를 돌리는 쿨루이긴처럼 그냥 자신들의 자리와 삶에 동화되어가지 않을까 쓸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한편으로는 이 너 남매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라지만 쉽지 않을거 같습니다~ㅜㅜ)
p.s. 모스크바 입성을 꿈꾸며 좌절하는 이들 남매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부동산 빈부격차도 떠올랐습니다
이번 장강명 작가님이 참여하신 <어차피 우리집도 아니잖아> 부동산 앤솔러지 책도 겹쳐졌습니다^^

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전월세 사기, 치솟는 집값, 계약의 위선 등 거주의 균열을 다섯 작가가 생생히 그린다. 반려동물 사육 불가부터 전세 사기의 절망, 평수에 드리운 계급의 그림자, 월세 계약서 앞의 무력감까지 오늘의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한다.
책장 바로가기

새벽서가
왕복 4시간이요? 왕복 2시간 거리를 투덜거리며 다녔던 저는 급민망해집니다. ^^;

JennyJ
어제 구글미트 사용이 처음이라 참여자이름변경을 못했었어 남편이름(우동한)으로 참여했어요. 처음 참여한 달밤의 희곡낭독 넘 재밌고 신선한 경험이었네요. 희곡은 혼자서 읽기보다 배역을 맡아 비록 발연기라 하더라도 연극 리딩으로 읽는게 더 와닿고 이해가 되네요. 저는 발연기였지만 다른분들은 아까울만큼 명연기였어요. 이런자리 경험할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새섬
명품연기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다음 번에도 계속 참여해 주세요. ^^

꽃의요정
저도 그믐밤을 잊고 있다가 어제 화들짝해서 접속하고, 오늘 오전에 '세자매' 완독했습니다.
예전에 제가 기억하던 내용과 달랐지만 이리나가 계속 '일해야지 일할거야' 했던 대목은 다시 생각 났습니다. ^^
다음번 체호프도 기대됩니다!

물고기먹이
저도 최근에 본 그믐달을 살포시 올려봅니다ㅎㅎㅎㅎ 진짜 다들 명연기에 너무 감탄하면서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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