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명명일을 챙기는 한국인이시네요. 고전 러시아 소설이나 동유럽 작가들 글에서 종종 다뤄지는 것이라서 명명일이 낯설지는 않았어요. 동방 정교회에서 더욱 챙기는 것이지 예전엔 가톨릭 전역에서 다 기념했다고 하더군요. 다만 서부유럽에서는 상대적으로 금새 사라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익숙한 서양 고전에서 많이 안들어본게지요. 모든 성인의 날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만성절이라고 하는군요. 성일 대축제라는 말은 들어보았는데(읽어 보았는데) 그게 그런 뜻이었군요. @새벽서가 님 덕분에 잘 배웠습니다. ^^
[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
D-29

베오

새벽서가
네, 제 아들은 성인의 이름을 따지 않아서 만성일에 축하인사를 받거든요.

그믐30
아. 1막의 의미에 대해 좀 더 이해가 되네요.

김새섬
생일보다 명명일을 더 우선하는 문화가 있는 줄 잘 몰랐는데요, 저도 이참에 알아가네요. 무엇에 의미를 두는지 문화권마다 다른 것도 매우 흥미롭고요. 나의 '성인'이 있다는 게 나만의 수호천사 같은 느낌도 들어 로맨틱하기도 합니다.
새벽 시간이라 목이 잠기셨다고 했지만 차분한 연기가 참 좋았습니다. 역시 새벽엔 새벽서가 님!!

베오
@김새섬 새섬님께서 안들어오면 모임 망할 것 처럼 (?ㅎㅎㅎㅎ) 글을 남기셔서 어제 늦게 잤는데도 오늘 새벽에 일어났더랬지요. 필요인원을 훌쩍 넘어 들어오셔서 아침에 잠긴 목소리를 들려드릴 필요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아마 중부에 계신 니콜님께서는 저보다 한시간 더 이른 아침이었는데도 참가하시고 목소리까지 내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
처음 '달밤에 낭독' 참여해보았는데 정말 연극 보는 것 같았어요. 넘넘 재미있었습니다!! 어쩜 그리들 목소리 연기들을 잘하시는지 폭 빠져서 들었습니다.
다음 번에도 또 참여해서 관객 역할 하고 싶습니다!!!

김새섬
반갑습니다. 베오님,
관객 역할이 인기가 너무 높습니다. ㅋㅋㅋ 오디션 봐야 될 것 같아요.

수북강녕
숨소리 내지 않고 시체관극 하다, 채팅창에만 적절한 리액션 하기!
저도 오디션 보고 싶습니다 ㅎㅎ

새벽서가
베오님은 동부에 계시는군요? :)

베오
네, 토론토에요.
그랬어
체부트이킨... Soo Hey님이 흥얼거리시던 타라라~ 붐~디~가 한동안 계속 생각날 것 같아요.
즐거웠습니다!

그믐30
저두요^^ 지난 갈매기에서는 관능미 뿜뿜이던 SooHey님의 어제 관조적인 명품연기에 흠뻑 빠져든 시간이었어요^^

베오
정말로 큰 즐거움이었어요!! 감사해욤~~

JennyJ
수능금지곡처럼 머리에 맴도네요ㅎㅎ

SooHey
작품을 읽는 내내 등장인물들 모두 지면에서 발이 약 10센치쯤 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 대부분 매울 만큼 배웠고 재산도 있고 크고 좋은 집에서 살면서 파티도 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도 갖고 있는데, 현실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모두 행복은 먼 미래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죠(안드레이: 현재는 이렇게 끔찍하지만 그래도 미래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단 말이야! 어쩐지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 멀리서 희미하게 밝아오는 새벽빛 같은 자유를 느낄 수 있어. / 베르쉬닌: 삶은 고통스럽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삶은 공허하고 희망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삶은 분명 점점 더 밝고 안락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인생이 완전한 행복에 이를 날도 머지않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 올가: 우리의 고통은 우리 뒤에 살게 될 사람들을 위한 기쁨으로 변할 테고, 지상에는 행복과 평화가 찾아올 거야. ) 모스크바에 가면 행복해질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도 않고, 안드레이도 모스크바 대학교수가 되지 못하고 의회 비서나 하고 있는 스스로를 한탄하면서 도박이나 하고 있고요. 베르쉬닌의 말마따나 이들에게는 "행복은 없"고, "행복해질 수도 없고. 그저 행복에 대한 갈망만 있을 뿐"인 듯합니다. 그래서 체부트이킨이 그런 조언(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들고 길을 나서도록 해……. 길을 떠나. 그리고 묵묵히 걸어가렴. 결코 뒤돌아봐서는 안 돼. 멀리 가면 갈수록 더 좋아.)을 한 것 같고요. (근데 이런 태도들은 당시 상류층들의 풍조였던 건지, 체홉이 그랬던 건지, 인간 일반의 태도에 대한 체홉의 평가인 건지 궁금해지네요.)
그나마 등장인물 중 행복해보이는 사람은 나타샤와 안피사인 것 같습니다. 나타샤는 초반의 열세(?)를 딛고 실질적으로 집의 주인이 되고(바람도 대놓고 피우고, 거기 토 다는 사람도 없고..;), 안피사는 올가가 거두어 말년을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보낼 수 있게 된 데 진심으로 행복해합니다. 배부르고 등 따시고 쪼대로 할 수 있으면 행복이다... 를 잘 보여주는 인물들인데, 작가는 이들의 기층성(?)과 배부르고 등 따신 것은 공기가 된 나머지 어지간해서는 행복감을 느끼게 되지 못한 윗물 사람들을 대비하여 비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는 <갈매기>보다 <세 자매>의 주제 의식이 더 뚜렷해보이고 와 닿더라고요. 근데 등장인물들이 다 쫌 이상한 건 <갈매기>랑 비슷한 것 같네요. 연애 방식도 신기하고요. 어느 포인트에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건지.. 결혼이 성사되게 하는 실제 포인트는 무엇인지도 궁금하고요.. 체홉 작품을 좀 더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체홉 마스터 가나욤??! ㅎㅎㅎ

수북강녕
정말 그래요 인물들이 뭔가, 감정은 과잉이면서도 실속 없이 공허한 느낌입니다
나타샤 같은 경우도 남편인 안드레이가 (지금 화폐 기준 환산하면) 주택담보 수십 억의 빚을 지고 정부인 프로토포포프 아래서 허덕이고 있으니, 패션 센스의 작은 보복을 포함해 시누이들에게 힘을 휘두르는 것 정도로 행복회로를 돌리기엔 부족한 것 같고요
도스토옙스키 읽을 때도 그랬지만, 기본적으로 19세기 러시아는 대혼란기였다는 건 확실하네요...

그믐30
<극단 족연>에서 <극단 그믐>으로 정식 개명해야 할 듯요.다들 너무 잘 하셔서 완전 감동받았어요. 새섬님이 클로징 멘트 후 틀어주신 (버전 미상) Fly me to the Moon은 연극이 끝나고 난 후의 여운을 즐기는데 딱 좋았답니다.

수북강녕
지난 번 『갈매기』 모임 때 초록책잔 님이 '도른' 역을 하시고 나서 도른에 대해 애정을 갖고 캐릭터 분석을 하신 적이 있었는데요, 어제 '페라폰트'를 맡고 보니 그의 언행을 이해하고자 이것저것 찾아보게 됩니다 :)
(페라폰트의 과장 화법에 대해 @장맥주 님이 자꾸 '가짜뉴스' 퍼뜨리니 특검 받으라고 하셔서 슬펐어요 ㅋㅋ)
체홉이 『세 자매』를 쓴 것은 1901년인데, 1891~1892년 겨울 러시아 제국에는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닥쳤다고 해요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로 알려진 베르호얀스크의 1892년 2월 5일과 2월 7일이 공식적인 기온은 -67.8℃를 기록해 역대 최저 기온 기록을 깼다고 하네요 (이 기록은 100년이 지나 1991년 12월 22일 그린란드의 기온이 -69.6℃를 찍을 때까지 세계 최저 기온이었다고요) 이 무렵, 악천후뿐 아니라 유례없는 기근(농작물 피해)으로 인한 영양 결핍, 질병 확산까지 더해져 37.5만~4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고 해요
지방 도시 의회의 늙은 수위 페라폰트 입장에서는, 영하 200도까지 기온이 내려갔다더라, 2천 명이 얼어죽었다더라 하는 소문의 정확한 수치적 진위를 파악하기 이전에, 생존 자체의 위협을 느꼈을 것 같아요 나타샤에게 쫓겨날까봐 전전긍긍했던 안피사의 마음과 더불어, 당시 하층민의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서류에 사인이나 좀 해주지, 안드레이!)

거북별85
역시 @수북강녕 님이십니다!! 감사합니다^^
페라폰트의 과장법은 오늘 날도 별반 다르지 않는거 같습니다
어쩌면 실제 영하 200도가 사실인가? 아닌가 보다 이들에게는 최강한파가 영하2000이상의 공포로 다가왔겠죠(마치 신과함께 영화 속 한빙지옥처럼 말이죠)!!
그럼에도 실제 사실을 기준점으로 두고 다음 단계를 계획, 수립해야 하는 많은 분들에게는 그들의 공포심으로 인한 부정확한 과장된 수치가 많은 혼선과 오류를 발생시킬 수도 있을거 같습니다~ㅜㅜ

장맥주
그런 혼란스러운 시기에 가짜뉴스를 퍼뜨리다니 더더욱 특검을... 은 농담이고요. @수북강녕 님, 정말 감사합니다. 함께 읽기란 이런 효과가 있구나 하는 것도 실감합니다. 혼자 읽었더라면 전혀 몰랐을 사실들이네요.
베르호얀스크가 어느 정도 규모의 도시인지, 당시 사망자 수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2000명 사망설’은 능히 할 만한 얘기였겠네요. 영하 67.8도의 날씨에 러시아 전역에서 40만 명 가까운 사망자가 났다니 진짜 한 시대의 트라우마가 됐을 사건이었겠어요. 한국사에서 비교하자면 어떤 비슷한 사례가 있을까요. 을축년 대홍수? 경신대기근? 한편으로는 그런 대재앙이 일어나면 흉흉한 소문들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기기 마련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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