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0.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D-29
완독도 하셨으니 가뿐한 마음으로 즐거운 여행 되시길!
오, 제법 긴데요? 부럽습니다. 날씨가 춥긴하지만 어쨌든 건강히 잘 다녀오십시오. 간간히 여행 얘기 나눠주시면 더 좋구요.^^
@오구오구 여행 잘 다녀오세요!
사실 중국에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나 기타 유럽 국가들의 문화를 이식시키는 것보다 더 터무니없는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여러분이 전해야 할 것은 이러한 문화이식이 아니라 신앙이기에 어떤 백성의 민족의례나 관습들을 거부하거나 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140p, 딜런 유 지음
하지만, 네덜란드의 배들은 이 포르투갈 기지들을 빙 둘러서 멀리 원양을 가로질러야 했기 때문에 난판의 위험도 더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도양을 크게 둘러가다가 표류도 많이 하면서 이후 오스트레일리아를 발견하게 되고, 니우 제일란트도 오늘날의 뉴질랜드가 된 것이긴 합니다만, 그때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수익성이 없다고 과감히 버린 땅들입니다. 오직 중요한 것은 주주의 이익!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5장에 이르러서야 제목의 ‘오렌지 반란군의 모험’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당. ㅎㅎ 아프리카를 돌아 동인도로 가는 포르투갈, 대서양을 건너 아메리카로 그리고 태평양을 건너 동인도 간 스페인. 스페인의 박해에싸우는 와중에도, 오렌지 반란군들은 엄청난 고수익율을 포기할수 없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목슴을 걸었네요. 넓디 넓은 바다에 이미 개척해둔 항로를 누가 넘볼세라 독차지한 두 나라 혹은 연합 나라가 허용 할 일도 없으니까요. 메르카토르의 북극지도를 믿고 그 소빙기에 북극항로를 개척하겠다는 꿈.. 바렌츠의 모험도 접히고 이번엔 인도 고아에서 스페인 대주교의 비서를 했던 린스호턴의 꼼꼼한 항해일정을 믿고 두 나라의 항로를 피해 대륙에서 먼 바다로 돌아가려고 5척의 배에 500명이 떠났지만 ‘사랑’ 호만 겨우 일본에 표착하는 것으로 끝맺네요. 겨우 24명만이. 합스부르크령일 때부터 네덜란드인들은 스페인의 선교와 교역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꼼꼼한 기록과 경험으로 도전하지만 모험은 모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옹지마였나요. 일본에 남아 도쿠가와 바쿠후의 대외자문이 되었다는 2사람 중 한명이 저도 봤던 쇼군의 안진이군요. 또 이렇게 엮어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 같습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월 21일 수요일부터는 5장 '홍모인의 나라'로 들어갑니다. 이미 재미있게 읽고 계시죠? @aida 님 말씀처럼, 오렌지 반란군이 본격적으로 모험에 나서는 이야기가 5장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읽을 부분은 5장의 '블루오션'부터 '새옹지마 원정대'까지 읽습니다. 295쪽부터 321쪽까지입니다. 네덜란드가 북극 항로를 개척하려고 했던 시도, 그리고 스페인을 피해서 먼 바다로 돌아서 동아시아로 진입하려던 노력과 그에 따른 일화가 나옵니다.
프랑스어 오랑주Orange, 네덜란드어 오라네oranje는 모두 영어로 오렌지로 번역이 되는데, 실은 과일 오렌지가 아니라 그 지역에 원래 살던 켈트족 물의 신 아라우시오Arausio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이 '아라우시오'의 발음이 시대에 따라 아우렝가, 오렌가, 오렝제 같은 식으로 변하다 어느 시점에 오랑주와 같은 발음으로 사용되었고, 네덜란드에 가서 오라녜가 되었다고 합니다. 과일 오렌지는 그러는 와중에 얼떨결에 딸려온 것이고요.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p.281, 딜런 유 지음
이런 역사가 있었군요! 네덜란드와 오렌지를 이제 서로 놓아줄 수 있겠어요.
예수회의 선교사들이 16세기에 남쪽 바닷길을 거쳐 중국에 들어 갔을 때만 해도 유럽인들의 의식 속에는 시나China 말고 별개의 황금의 나라 카타이가 있었습니다. 카타이catai(혹은 영어 표기로 캐세이 Cathay)는 실은 키타이, 즉 거란의 유럽어화한 이름으로 파악됩니다. 마르코 폴로가 거란의 요나라를 카타이라고 하고 남송을 시나라고 표현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마테오 리치가 베이징에 입성하여 명 조정의 핵심 정보들을 접하고서야 시나와 카타이가 같은 중국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만 …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p. 299, 딜런 유 지음
이 부분에서 케세이퍼시픽 홍콩항공사가 생각났어요. 이름의 뜻이 얼추 이해됐습니다.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캐세이가 카타이였군요! (신기합니다.) 참, 예전에 러시아어 배울 때 알았는데 지금도 러시아어로 중국은 ‘끼따이(키타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노련한 선원이자 상인이었던 이 사람은 포르투갈이 동인도의 바다에서 하는 비즈니스의 핵심을 꿰뚫었습니다. 그것은 포르투갈 상인들이 마카오에서 중국산 실크와 금을 잔뜩 싣고 일본의 나가사키에 가서 일본의 은으로 바꿔 다시 중국에 가져간 후 차익을 크게 얻은 후에 다시 실크와 중국 도자기를 싣고 유럽으로 돌아온다는 거죠.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p.315, 딜런 유 지음
무역 비즈니스의 핵심에 눈이 번쩍 뜨였어요.
저도 이 대목에 밑줄 쳤습니다. 특히 앞에서도 나왔던 중국의 금-은 교환비율에 기인한 차익거래의 역사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배운 터라 더 흥미로웠어요. (적륜재 선생님 덕분에 처음 알게 된 꿀잼 스토리가 많아요!)
‘지리부도’라는 말을 들으면 혹시 ‘메르카토르 도법’이라고 자동으로 머릿속에 떠오르시지 않는지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세계지도라고 부르는 지도는 대부분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려진 것입니다. 북반구의 서구권 국가들의 크기가 너무 과장된 이 도법이 지금은 20세기의 서구 제국주의와 연관되어 비판을 많이 받긴 합니다. 그때 지도제작자 본인은 그런 생각까지는 없었을 테니 좀 억울하겠지만, 그 ‘메르카토르’는 바로 이 지도 그리는 법을 개발한 플란데런 출신 지도제작자의 이름입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296쪽, 딜런 유 지음
이 대목을 읽으니 마침 생각나는 책이 있네요. 저는 지도 보는 걸 좋아하는데 정작 집에 지구본은 없어서 눈이 평면 지도에만 익숙해져 있었거든요. YG님 추천책 <아틀라스 세계사>는 둥근 지구상의 지도 모습을 최대한 살려서 보여주지요. 그런 의미에서 재작년에 읽은 <지구본 수업>도 참 좋았어요. 청소년/세계지리초보에게도 딱인 책이라 쉽고 재밌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세트] 지구본 수업 1~2 세트 - 전2권평면 지도가 어쩔 수 없이 지닌 왜곡과 한계를 걷어내고, 진짜 지구와 세계의 모습을 담았다. 세계 최초로 생생한 지구본 도판을 비롯한 200여 컷의 다채로운 지도와 240여 컷의 풍성한 역사·문화 도판들을 함께 수록해 입체적인 ‘지구 전체사’로 통합해냈다.
전 요즘 처럼 구글맵과 아들이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지구본을 많이 들여다보는 경우가 없었던 것 같아요. ㅎㅎ
흐흐 저도 지구본을 하나 구비해둘까 생각중입니다.
@향팔 저도 아주 큰 지구본을 하나 사서 방에 두고 싶네요. 그런데 비싸겠죠? ㅠ. (둘 자리도 없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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