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0.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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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니콜라스 이콴이 말한 Haz mucho grande mar'은 혹시 '바다가 거칠다'보다 '바다가 엄청 넓다'는 얘기가 아닐지..? 무슨 뜻인지 명확하진 않지만.. 현재 스페인어로 보면 그런 뜻인 것 같은데.. 이건 맥락이나 그당시 언어적 용도에 따라 다를 것 같긴 하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시대적 상황이나 문맥을 염두에 두고 짚어보고 읽어가는 버릇이 들었어요;;
@borumis 님, 맞습니다. 이건 원래 이 문장을 발췌한 자료 서적에서 영어로 이렇게 나옵니다: Iquan and his men still refused to sail too far from the shore, repeating once and again ‘Haz mucho grande mar’......The Dutch Commander, Pieter Muijser, was never really aware of what Iquan was trying ‘Haz mucho grande mar’ could mean ‘ the sea is very rough’ but also ‘ the sea is very wide’. Iquan knew very well that the Chinese junks customarily sailed close to the shore rather than tempting fate on the off-shore routes. 저는 원 자료를 번역하는게 아니라서 그렇기도 하고, 이야기의 문맥 상으로 '바다가 거칠다'와 '중국배에겐 너무 넓은 바다' 라는 게 어느 정도 맥락이 통한다고 보고 이 부분을 좀 줄여서 넘어갔습니다. 원 자료는 "War, trade and piracy in the China Seas (1622-1683)"라는 책입니다. 저도 얼마전에야 이 책이 "해상용병 - 17세기 중국해에서의 전쟁, 무역 그리고 해적"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알았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52426515 관심이 있으시면 더 자세한 얘기들 읽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제 책은 이런 연구서들로 더 나아가볼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 그렇군요. 제가 스페인어는 배운지 얼마 안되서 혹시나 했는데..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군요. (아님 이콴이 스페인어가 서툴거나 또는 일부러 모호하게 말한 걸지도?)
둘 다가 아니었을까요? 저 문장은 VOC의 항해일지가 출전이라는데, 저는 약간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 끝에서'에서 주윤발이 맡았던 중국계 해적이 연상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상황에 따라 적절히 말을 대충 뭉뚱그려 말하는 약간 그런 캐릭터있지 않습니까. ^^
아앗.. 제가 유일하게 못 본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입니다!! 다음에 꼭 봐야지!! ㅎㅎㅎ 그렇죠.. 뭔가 의도한 바가 있을 듯합니다.
@borumis 님, 찾아보니까 엘리자베탄 잉글리시에서는 '비천한 출신의'로 해석하는게 정확하다고 하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17세기 중반 전세계의 거의 모든 인간 세상은 힘센 왕과 왕자와 귀족과 종교 지도자와 주교와 사제와 샤먼과 부자가 차치하고 있던 시간에, 여기 한 회사가 있어서 세상의 끝이라고 해야할 머나먼 포르모사 섬에서 근대의 프리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들 스스로도 감당을 못해서 결국 실패한 근대를 말입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타이완에서 사탕수수 플랜데이션 사업을 했다는 것도 몰랐지만 중국인 노동자를 쓰고 생산성을 최대로 올리려는 철저한 관리 전략에서 "근대의 프리뷰"를 보는 듯 했습니다.
맞아요. 실은 서양이 중국 등 외국에서 시도했던 게 이제는 중국이 자국 내에서 위구르 등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sweatshop에서 행하고 있는 방식의 미리보기인 지도 모르겠네요..
네덜란드 연합 공화국의 각 지역에서 너도나도 상업적 득실을 따지지 않고 '묻지 마'식으로 포르콤파니가 조성되자 '이러다간 우리 다 죽어'하면서 인간의 이성이 다른 방향은 없는지 다 같이 상생할 방법을 모색합니다. 그 결과가 1602년의 최초의 근대적 주식회사라고 하는 연합동인도회사, 즉 VOC(de Verenigde Oost-Indische Compagnie)의 결성으로 이어집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389, 딜런 유 지음
'아니, 기독교랑 무관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그걸 이유로 침략해서는 안 되는 거야'하고 단언한 이 비종교적 선언은 이후 VOC가 스페인/포르투갈에 대항하는 논리로 유럽에서뿐 아니라 기리스탄에 기겁을 한 일본에서도 사용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종교와 무역이, 정치와 자본이 분리되는 거대한 분기점이 되는 선언이었던 거죠.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401, 딜런 유 지음
결과적으로 VOC는 적어도 일본에서는 "악어 떼가 두려워 알아서 행동하는 악어새"가 되었다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관계를 이어갑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426, 딜런 유 지음
17세기 중반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인간 세상은 힘센 왕과 왕자와 귀족과 종교 지도자와 주교와 사제와 샤먼과 부자가 차지하고 있던 시간에, 여기 한 회사가 있어서 세상의 끝이라고 해야 할 머나먼 포르모사섬에서 근대의 프리뷰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들 스스로도 감당을 못해서 결국 실패한 근대를 말입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443, 딜런 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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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쪽 오타: 롤러코스트->롤러코스터 궁금한 것 1. 1630년대에서 1640년대 사이 멕시코에서 마닐라로 오던 은의 양이 왜 확 줄어들었을까요? 자원 고갈인가요? 근데 남미 볼리비아 등은 16-17세기에도 활발히 은을 생산했던 것 같은데.. 2. 명대에서는 은화가 유통되다 청대에는 구리동전으로 바뀐 걸까요? 갑자기 은에서 구리 부족으로 일본 구리 수입 얘기가 나오던데.. 앞에 200쪽 쯤에선 일본에서 17세기 중반 자원이 고갈되기 전까지 은을 엄청 생산했다고 하던데.. 어느 새 구리로 스위치 되었나요? 3. 이건 뜬금없는 질문인데 그냥 궁금한 것: 나가사키하면 원자폭탄 외에도 카스테라와 나가사키 짬뽕이 떠오르는데 카스테라는 포르투갈 예수회, 짬뽕은 도진야시키의 대청무역의 영향일까요?
@borumis 님, 질문에 대답을 간략하게 드리겠습니다. 1. 이 시기에 책에서도 설명했듯이 스페인 본국에서 태평양 노선을 선호하지 않아 이때 은 수출량을 대폭 줄였습니다. 남미 은 생산량이 줄지는 않았지만 유럽에서의 전쟁비용을 포함한 재정문제가 부담이 되어 대부분이 유럽으로 실려나갔습니다. 결국 마닐라에서는 재정 적자에 시달리게 되고 이어지는 여러가지 프로젝트(타이완 포함) 실패로 이어졌습니다. 2. 역시 은은 화폐가 아니고 구리는 공식적인 화폐인 동전의 원료인데, 경제가 발전하자 통화량이 증가하는데 동전의 원료인 구리 공급이 따라주질 못하여 동전이 부족한 “전황”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일본의 은 생산이 17세기 중반 대폭 줄어든 이후 중국으로 구리를 수출하는 것으로 트렌드가 바뀌었는데 일본도 이후 ㅜ리 부족이 일어나자 수출 통제를 했습니다. 그래서 구리가 동전 가치보다 비싸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동전을 아예 녹여 구리로 판매하는 일도 발생하고, 국가에서 동전의 구리 함량을 줄여 소위 말하는 “악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의 그 악화입니다) 18세기로 넘어가면서 중국의 금은 비율이 국제 시장과 비슷해지면서 실은 이후에는 이야기가 더 있지만 그건 이 책의 스코프에서 벗어나서 생략하겠습니다. 3. 예, 맞습니다! 카스테라는 나가사키에 포르투갈인들이 제빵법을 전해줬습니다. ‘빵’이라는 말도 그때 전해진 말입니다.(화한삼재도회의 파모 기억하나요) 나가사키에 후쿠사야 라는 카스테라 전문집은 1624년 창업이라고 하는데 가게 역사에 포르투갈 남만인에게 배워 그때부터 영업을 계속 하고 있다고 합니다(정말 맛있습니다!) 포르투갈에 가서 원형을 찾아보았는데 Pan de Lo라고 그냥 계란빵이 있었습니다. 짬뽕은 어원이 분분한데 기본적으로 남중국해 화교 사회의 음식이 나가사키 중화가(도진야시키)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한국의 중화요리는 산둥성 계통이 원조인데, 짬뽕만 특이하게 남방계 음식명이라 저 개인적으로는 약간의 추정 이론이 있기는 합니다만, 한국 짬뽕은 이름만 따온 산둥계의 초마면이라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롤러코스터 기록해두고 수정 꼭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는 말..이 와닿네요. 하긴 언젠가는 중국도 이대로는 망하겠다는 생각에 국제시장과 비슷해졌겠죠.. 그나저나, 음식 이야기하니 아침부터 배고파지네요..;; 계란빵하니 에그타르트도 먹고 싶어지고;;;
'야만'과 관련된 담론이나 개념은 어느 쪽 방향이든지 모든 것이 서구 문명의 패러다임 속에서 제국주의자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라고만 하기에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게 과잉으로 이상화한 이미지 역시 실제의 모습을 직시하고 보면, 오히려 인간이 이룩한 문명을 너무 폄하하는 표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럴수록 사실을 정확히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455, 딜런 유 지음
실은 야만에 대한 담론에서 noble savage의 이상화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 또한 자연=선 이라는 공식을 만들려고 하는 인간의 경향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싶네요.. 최근 시작한 '자연스럽다는 말'에서 '자연스러운' 것이 과연 무엇인가..하며 인간은 과연 자연과 대비되는 존재인가..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자연스럽다는 말 - 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익숙한 세계“자연스러운 게 좋다”는 말 뒤엔 무엇이 감춰져 있을까. 진화 인류학자 이수지 박사가 『자연스럽다는 말』에서 자연의 권위를 해부한다. 생물학과 신경 과학을 넘나들며 우리가 믿어 온 ‘자연스러움’의 신화를 근본부터 뒤흔든다.
무작위로 1707년을 골라 동아시아의 평범한 사람과 유럽의 평범한 사람 중 누가 더 평화로운 하루의 일상을 보낼 수 있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때로 비교를 해서 보지 않으면 간혹 놓치는 부분들이 생깁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479, 딜런 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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