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0.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D-29
아.. 고고학에도 이리 멋진 책들이 많으네요 저도 시간될때 읽어보고 싶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그래도 '경이로운 생존자들' 읽으면서 빙하기 등에 대해서도 읽어볼까 했는데 감사합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공룡을 뛰어넘은, 더욱 강력하고 더욱 다채로운 포유류의 세계가 펼쳐진다! 위기의 순간마다 재빠르게 몸을 변화시킨 우리 조상들은 현재 6000종 이상의 ‘경이로운 생존자들’을 남겼고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종이 되었다. 우리의 뼈에 깊이 새겨진 ‘3억 년 포유류 생존의 비밀’을 찾아 떠난다.
앗 저희 집에 이거 있어요! 아 같은 작가군요. 아들내미가 세계사와 동아시아사 배우는데 이 책이 정말 많은 걸 알려줬다고 하더라구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월 8일 목요일은 2장 '동중국해의 템페스트: 백계와 호탄만의 기이한 조우'의 '백계 등의 최후'부터 '태풍 속의 아우베르케르호'까지 읽습니다. 종이 책 36쪽부터 56쪽까지입니다. 앞에서 이미 여러분이 읽고 언급하신 하멜 일행보더 먼저 제주에 온 박연(1627년)이 등장합니다.
하멜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조선의 폐쇄적이고 무능한 대외 대책을 강조하는 예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왜 하멜처럼 발달한 서양 기술을 가진 사람들을 우대하면서 서양과 적극적으로 통교할 생각을 하지 않았나, 왜 이들을 활용할 시도도 하지 않고 춤이나 추게 하고 잡일이나 시키다 탈출하게 만들었나, 뭐 그런 대동소이한 감상들이 우리가 들어온 이야기들입니다. 문제는 당시의 조선은 대단히 민감한 상황 속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일이 있기 전의 50년 동안 일본과 청나라라는 무력 국가와 남북으로 전쟁을 각각 2번씩 4번이나 치러냈습니다. 어찌 보면 17세기 전반의 조선은 지속적인 전쟁 상태에 있었다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심지어 이들이 청나라 사신 행렬에 뛰어든 그해 1655년 3월 1일, 막 베이징에서 돌아온 인평대군은 효종에게 명과 청이 아직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조선에도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른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효종이 즉위한 해(1655)에 베이징에 사은사로 다녀온 인평대군의 보고처럼 청에서도 배후의 조선이 명을 지원할까봐 계속 의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그때는 그때의 사정이 있었던 것이죠.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일반적으로 남만인이라도 표류한 사람이라면 돌려보내는 것이 유교적 세계의 관행이지만 문제는 이 1627년이 바로 정묘호란의 해, 당시 한창 후금의 공세로 이미 밀리기 시작한 명나라 조정으로 보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부산으로 보내 왜관에 통보하고 인수할 것을 요청합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왜관을 운용하고 있던 대마도에서는 이들을 "자신들이 모르는 사람들이라서 인수를 할 수 없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아무튼 4-5년 가량 동래에서 오갈 데 없는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있던 이들 일행을 한양으로 올려보내라는 명이 떨어집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하멜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조선의 무능한 대외 정책을 언급할 때 자주 인용되었는데 당시 조선의 상황이 그들을 돌려보내기가 힘들었던 상황이었다는 것이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그런데 <석재고>에는 "박연의 원래 이름은 호탄만"이라며 <한거만록>에 나오지 않는 '호탄만'이라는 이름이 나옵니다... (중략) 이 호프트만은 머리를 의미하는 hoofd와 사람-man의 복합어인데, 호프트는 인도유럽조어의 머리라는 뜻의 kaput에서 파생된 말이라고 합니다. (중략) 호프트만은 그러니까 캡틴이라는 의미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47, 딜런 유 지음
일반적으로 남만인이라도 표류한 사람이라면 돌려보내는 것이 유교적 세계의 관행이지만, 문제는 이 1627년이 바로 정묘호란의 해, 당시 한창 후금의 공세로 이미 밀리기 시작한 명나라 조정으로 보내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53, 딜런 유 지음
20년차이나는 벨테브레이와 하멜이 알고 있던 세계가 완전히 다른 것... 하멜은 네덜란드인이 일본과 교역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벨테브레이는 일본은 외국과 교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가지 말라고 설득하는 것.. 20년이면 강산이 두번 변할 상황이죠? 국제정세는 하루아침에 변하기도 하니까요...
불어에서는 Quel part가 '어디에/어느쪽'이란 의미인데요.. 웬지 제주도의 명칭은 거기서 온 게 아닐까 싶네요.. 아마 '어딘가에(quel part) 있던 그 아름다운 섬' 등으로 묘사하다 생긴 별칭이 된 게 아닌지.. 왜냐하면 제주도를 Quelpaert라고 부른 것은 여기 말고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서도 공식적으로 표기되어 있는데요.. 여기서는 Quelpart라고 써있네요. CHAPTR II, TERRITORY article 2 (a) Japan recognizing the independence of Korea, renounce all rights, title and claim to Korea, including the islands of Quelpart, Port Hamilton and Dagelet. 찾아보니 Port Hamilton은 거문도, Dagelet은 울릉도에 속한다고 합니다. 여기 한국에 권리를 돌려준 땅 이름 중 독도 (당시 표기명 Liancourt Rocks)가 빠져서 독도는 아직 자기 땅이라고 우기기도 한다나 뭐래나..;; 아니 남의 땅 와서 땅따먹기한 것도 모자라 이름도 제멋대로 바꾸고 저런 핑계까지 만들어내는 건 뭐람?
제주도를 퀠파트 라고 부른 이유가 궁금했는데.. 아하 하고 읽다가 검색도 한번 해봤습니다. ㅎㅎ 불어에서 왔다는 것에 설득되고 있었는데. 네덜란드 배 이름이라고도 하네요. "기록에 의하면 제주도는 1642년 네덜란드인에 의해 발견되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본부를 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선박이 동북쪽으로 항해하다가 제주도를 발견하고 회사에 보고했다. 그때 네덜란드가 띄운 배는 선폭이 좁고 긴 갤리선이었다. 그런 형태로 제작한 첫 배의 이름이 “갤리선 퀠파트 드 브락”(Galjodt't Quelpaert de Brack)이었고, 차츰 ‘갤리선 퀠파트’라고 줄여 부르게 되었다. 바로 그 퀠파트라는 배가 제주도를 발견했기에 동인도회사 사람들은 처음에 ‘퀠파트호가 발견한 섬’으로 부르다가, 어느날 이름 자체가 퀠파트로 바뀌고 말았다." 출처 : 아틀라스뉴스(http://www.atlasnews.co.kr) http://www.atlas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658
오 그렇군요. 제가 불어만 알고 네덜란드어는 몰라서.. 그냥 어감상 그런 느낌인가? 추측해봤답니다. ㅎㅎㅎ
와, 역시 벽돌 책 모임 덕분에 새로 배우는 게 많네요. 읽으면서 왜 퀠파트인지 궁금했는데! @borumis @aida 님 모두 감사합니다.
저두요 ㅎㅎ
ㅎㅎㅎ 이거 너무 웃겨요. 아니 한반도에 섬이 몇개인데, 저기 이름이 빠졌다고 자기들 꺼면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 세개 빼고는 모든 섬이 다 자기들 꺼라는 건가 ㅋ
정말 웃기지 않나요;; ㅋㅋㅋ 그 외에도 일본 및 주한 미국 대사관도 몰랐던 Rusk letter 등 별 핑계를 다 갖다붙이면서 독도(타케시마?)는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지..;; 혹시 궁금하신 분은 일본인이지만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이신 호사카 유지 교수님의 논문 첨부합니다. http://www.dokdoandeastasia.com/wp-content/uploads/2015/04/Rusk-Letter2014-Yuji-Hosaka145-160.pdf
자꾸 지역과 인물 등 명칭에 대해 읽으면서 줄리엣의 명대사가 생각나네요. What's in a name? That which we call a rose By any other name would smell as sweet 과연 명칭이 바뀐다고 해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일까? 전 어릴 때부터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언어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나중에 Sapir-Whorf 가설을 접하고서 제가 고민하고 있던 것과 비슷해서 놀랐어요.
그런데 왜 17세기 사람들 이야기일까요. 지난 400년간 지구상의 인류는 '성장과 진보'라는 꿈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먼저 앞서간 이들은 제국주의와 같은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이 꿈을 독차지하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만, 18세기 이후 21세기인 지금까지 우리는 의심없이 '성장하고 진보할 것'이라고 믿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처음으로 우리 자신이 우리 스스로와 환경에 저질러온 일들의 결과를 바라보게 되었고, 이제는 자조적으로 '지구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인류의 멸종'이라는 밈이 나올 정도로 당혹해하고 있는 중입니다. 전통적인 성장이란 길을 걸으면 우리는 어쩌면 자멸할지도 모른다는 자각 또한 생겨나고 있습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13, 딜런 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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