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0.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D-29
마테오 리치는 루쿠이의 인맥으로 명나라 유학자들과 접촉하게 되면서 중국의 고전을 공부합니다. 그러면서 점차 기존의 루지에리 방식의 불교를 차용한 접근법을 폐기하고 가톨릭 신앙과 중국 유학이 공존하는 방법을 고려하게 됩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123, 딜런 유 지음
우선 선교회의 조직상 중국 선교부는 일본 선교부의 하위조직이었습니다. 그런데 맡오 리치의 유교적 접근 방법이 대성공을 거두자 지나치게 현지화를 하여 원래 교리가 왜곡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133, 딜런 유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월 14일 수요일은 3장의 '찾았다! 전설의 크리스탕'부터 '이츠러예족의 발견'을 읽습니다. 144쪽부터 184쪽까지입니다. 정말, 이번에 읽은 부분은 저는 생전 처음 듣는 얘기라서 '오!' 하고서 신기해 하면서 읽었답니다. 괜히 말을 덧붙이면 스포일러가 되니 그냥 읽고, 감탄하세요! @적륜재 님 리스펙트입니다. :)
정말로, 연신 감탄하고 있습니다.
"경로를 추정하면 페르시아에서 일단의 유대인 집단이 아프가니스탄-인도 북부를 거쳐 중앙아시아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고 합니다" 와 유대인이 중국에서 신앙을 지키며 살고 있었군요,, 놀랐습니다
이후는 거의 드라마 <무인시대>같은 분열 왕국의 뻘짓 릴레이가 이어진 후 기원전 720년경 아시리아의 침공으로 북쪽 이스라엘 왕국이 먼저 사라지고 다시 기원전 600년경 전후 바빌로니아의 침공으로 그나마 명맥을 잇던 남쪽의 유다 왕국도 사라집니다. 보통 민족의 이산을 의미하는 '디아스포라'라는 말이 처음 사용된 것은 이 바빌로니아에 의한 유다 왕국의 해체, 포로, 분산 재배치를 말합니다. 그래서 이후 스스로를 같은 신세로 인식한 흑인 노예들에 의해 흑인 영가로 "바빌론 강가에 앉아 우리는 울었지, 시온을 기억하면서"라는 구절이 자주 불리는 모티브가 되기도 합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유럽 중근세 역사에서 처음에는 세파담이 상당히 눈에 뜁니다.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유대 상인 샤일록도 시기적으로 16세기의 지중해 연안 베네치아라면 거의 100퍼센트 세파딤으로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어, 세파딤이라면 이베리아반도가 근거지라면서 웬 베네치아냐고 할라치면 이런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스페인가 포르투칼은 레콩키스타 기간, 특히 근세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 동안 종교재판을 통해 이교도를 솎아내면서 골치 아픈 유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단히 두가지 옵션을 제시했습니다. 개종 아니면 추방, 상당수가 가톨릭으로 개종을 하였지만 개종을 해도 의심의 눈초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고 해서 이들 중 일부가 상대적으로 종교적 압박이 적은 네덜란드나 이탈리아의 해양 상업국가로 이주했고 역시 토지 소유를 할 수 없으니 무역이나 금전대출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샤일록도 그런 케이스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네치아에는 처음으로 유대인들의 구역인 게토가 만들어졌고 지금도 그 흔적이 관광지로 남아 있습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다른 유럽 국가들도 대동소이하게 역시 비슷한 방식의 유대인 문제 해결, 그러니까 개종 또는 추방을 시도했습니다. 따라서 16세기 이후 상당수의 세파딤 유대인들은 상대적으로 압박이 적은 신대륙으로 건너가거나 혹은 종교개혁의 와중에 스페인, 포르투갈과 대적한 신교 국가들로 몰렸습니다. 그중 가장 종교저거으로 관용적이었던 곳이 네덜란드공화국이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은 그래서 한때 '유럽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리면서 자체 율법학교를 갖춘 세파딤 공동체가 형성될 정도로 큰 세파딤 유대인 거주지가 되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세파딤 유대인들은 네덜란드 독립의 지도자 오라녜의 왕자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했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국가 수장과 유사한 스타트허우더의 보호를 받았습니다. 그런 다음 네덜란드의 무역 부흥에 힘을 보태 환지중해 지역에 형성된 기존의 세파딤 유대인들의 네트워크인 모로코-북아프리카-레반트-이탈리아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했을 정도입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가끔 역사속에서 등장한 네덜란드를 보면 어떻게 하면 기존의 선입견이 종교적으로 관용적이었고 작은 나라가 동인도 회사라는 것을 만들어 세계에 나갈 생각을 했을까 항상 궁금하더라구요... 일반적인 유럽의 모습과 다른 행보를 취할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이나 환경적요인이 있었을까 하는....^^
전 여기서 '디아스포라'란 단어의 기원이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 전에 읽었던 책의 작가의 말에 이 단어가 나왔는데 처음 보는 단어라 신기했거든요.
예전에는 디아스포라 하면 유대인을 가장 먼저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한국 디아스포라의 2세대들이 쓴 작품들로 인해 한국 디아스포라도 낮익은 단어가 되었어요. 부커상 후보로 올랐던 재일교포/재미교포에 관한 책 Susan Choi의 Flashlight, 이민진의 '파친코', 그레이스 조의 '유령연구'도 그렇고 최근에 딸이 아이돌에 대해 무지한 제게 안중근 후손이 중국인이지만 요즘 kpop 아이돌로 데뷰했다고 하더라구요.. 뭔가 예전에 난민으로 핍박받고 고생했을 우리나라 사람들의 후손들이 이제 당당한 세계시민으로 자라나서 참 다행인 것 같았어요..
네 맞아요. 저도 한국 디아스포라의 2세대를 다룬 작품을 읽었습니다. 저도 '디아스포라'란 단어를 처음 접하고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예전처럼 '단일민족'이란 말이 사라진 오늘날 서로서로 논의해 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도 기존의 한국인의 모습이 아닌 한국인들도 많이 함께 지내시니까요. 혐오발언을 조장하는 분위기가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함께 잘 살수 있는 법을 찾아야 할거 같습니다....^^) @borumis 님께서 추가 설명을 해주셔서 너무 좋고 감사합니다.
154-155쪽에 있는 Lionel Giles가 쓴 폴 펠리오의 영웅담에서 오역이 있는 것 같은데요. 526쪽의 원문에서는 There he had a talk with some blue-buttoned officials, who gave him food, and tried to 'pump' him as to the state of our defenses and amount of provisions. He seems to have lied beautifully, making us out to be in a splendid way altogether. 'He seems to have lied beautifully, making us out to be in a splendid way altogether'는 '그는 우리 모두가 멋지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이 아니라 '그는 우리가 모두 훌륭한 상태인 것처럼 보이게 아주 근사하게 거짓말했습니다.'라고 번역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make sb. out to be ~ 는 '누구를 빠져나오게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누구를 ~하게 보이도록 꾸몄다'로 번역되거든요. 우리 방어태세와 식량비축량에 대해 물어보는 쪽에게 전혀 문제 없는 듯이 허풍 친 것을 얘기하는 거죠.
@borumis 님, 말씀하신 내용이 맞습니다. 이 문장 제가 번역을 처음에 잘못 했는데 발견 못하고 넘어갔습니다. 기회가 되면 이 부분 꼭 수정하겠습니다. 주의깊게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전 얼마나 거짓말을 잘 했길래 식량까지 얻어온 데다 탈출까지 했지? 궁금해져서 부록의 원문을 보다가..^^;; 그나저나 정말 허풍선이의 모험담도 그렇고, 펠리오도 그렇고 승자가 역사를 쓴다는 말도 있지만 썰 좀 풀었던 사람들이 역사를 만드는 것 같아요! ㅋ 요즘 적륜재님의 글에 매료되서 죽죽 읽어갑니다. 나중에 세계사와 동아시아사 시험공부하는 재수생 아들에게도 보여줘야겠어요!
저도 @적륜재 님 정말 리스펙트입니다!
저는 유교도 천주교도 잘 몰라서.. (전 무교) 천주교 집안인 남편을 통해서만 어느 정도 접해봤는데 천주교 집안에서도 제사를 드리더라구요? 여기 나중에 나온 교황령에서 보면 이런 걸 금지하라는 듯이 나와 있던데 우리나라는 중국과 다른 방식으로 선교를 해서 그런 걸까요? 우리 남편도 시댁도 좀 나이롱 신자?여서 그런 걸까요?
ㅎㅎㅎ 신앙 한 번 가져 보세요. 그 세계도 나름 재밌고 심오합니다. ^^
ㅋㅋㅋ 스텔라님 여기서 저같은 무신론자에게 전도를? 이미 개신교인 저희 엄마와 천주교인 시어머님의 설득을 물리치고 있습니다..ㅋㅋㅋ 하지만 종교의 역사나 종교인들의 심리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긴 합니다. 포르투갈 예수회와 발리냐노의 세력 싸움 및 1659 교황청 포교성의 선교지침과 1715년 발표된 교황령 간의 간극 등 종교인들도 결국 인간 사회이기 때문에 이런 분열과 의견충돌 등은 피할 수 없네요.. 얼마전 영화로도 나왔던 소설Conclave가 생각나네요.
콘클라베 (영화 특별판) - 신의 선택을 받은 자2025년 3월 국내 개봉되는 동명의 영화 〈콘클라베〉 원작 소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부터 60여 년이 지난 2022년 10월 19일,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 교황이 선종했다. 즉시 전 세계 곳곳에 있던 118명의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콘클라베)에 들어간다.
맞아요. 사실 신앙을 지킨다는 게 쉽진 않죠. 그래서 교회(성당)을 좋은 마음으로 왔다 떠나는 사람도 많고. 저도 고비가 몇번 있었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그럭저럭 다니고 있네요. 왜 나는 교회를 떠나지 않고 있는가를 늘 반추하면서. ㅋ 교회가 쉽진 않지만 또 그 나름 깨닫는 것과 받는 은혜가 있더라구요. 저는 교회라도 다녀서 이 정돕니다. 저 한창 땐 교회에서 완전 개판오분전이었죠. 성어거스틴만 고백록 쓰는 거 아니겠더라구요. 진짜 어메이징 그레이스 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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