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0.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D-29
유대교가 이렇게 일찍 들어왔다는 게 신기해요. 165쪽에 나오는 청진사 시나고그 사진도 찾아보았는데요, 인터넷 상에는 이슬람 사원으로 잘못 소개가 된 글도 꽤 보이더라구요. 덕분에 랍비가 주재하는 유대교 회당으로 잘 알게 되었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월 15일 목요일은 3장 3장 '마카오 신사, 카피탕 모르'부터 '국제통화 피스오브에이트'까지 읽습니다. 184쪽부터 210쪽까지입니다. 마카오를 중심으로 확립한 동아시아 해상 교류 헤게모니가 포르투갈에서 스페인으로 넘어가는 모습! 거기에 더해서 글로벌 '실버 라이닝'의 실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뜬금없이 남미 볼리비아가 등장하는데, 역시 또 감탄하고 읽었답니다. :)
전통적으로 중국에서는 은으로 세금을 내는 제도가 전국적으로 실시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16세기에 접어들면서 중국 장난(강남) 지역에 은이 슬슬 비즈니스 및 축재 용도로 유통되기 시작하였고, 현물세 대신 은으로 납부하는 경우가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장난 지역을 중심으로 서서히 상단이 조성되고 이들이 중국의 여러 지역으로 유통망 및 조세망을 형성하였는데, 이들에게 은은 확실히 유용한 유통 매개 수단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고도 합니다. 이들 상단을 방이라고 부르는데, 중국 무협 소설의 협객이 사실 이들 방의 조직원으로서 수송 물자의 보안 물류 담당자들이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뭔가 그럴싸하기는 합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3장 197쪽, 딜런 유 지음
오늘(1월 15일) 읽을 부분에서 제가 빵 터졌던 대목입니다. :) 그러면서, 갑자기 재미있게 읽었던 무협 웹 소설이 하나 떠오르지 뭐예요. 책으로도 나왔어요. 『환생표사』. 상단이 의뢰한 물건을 옮기는 표국에서 최고의 표사를 꿈꾸는 협객의 이야기입니다. 공교롭게도, 공간 배경도 중국 강남의 저장성이에요!
환생표사 1~8 북케이스 세트 - 전8권신갈나무 장편소설. 내 꿈은 표사가 되어 멋진 말을 타고 표물을 호송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절름발이에 변변한 무공조차 익히지 못했던 나는 평생 허드렛일이나 하는 쟁자수로 살았다. 어느 날 표행 중에 만난 산적들에게 쌍욕을 시전하며 저항하다가 뒈지기 전까지는…….
안그래도 왜은에서부터 포토시까지 실버라이닝 얘기도 나오고 뭔가 긍정적인 이야기같아서 포토시 은광의 악명을 익히 들어온 저로서는 '으응?'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작가님의 은근히 돌려까기 기술에 또 감탄했습니다. ㅎㅎㅎ
그러니까 노동의 보상이 마약이라고 할까요.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201, 딜런 유 지음
코카잎이 코카인의 주원료이긴 한데 제가 페루 쿠스코에 가서 고산병으로 고생하고 있을 때 고산병에 좋다고 코카잎 차를 많이 주시더라구요..;; 실제로는 산소통이 최고로 효과 있었거 코카 차는 별로 stimulant?같은 효과는 없더라구요^^;;; 그래도 향은 좋았고 몸이 따듯해지더라구요.
우아, @borumis 님은 쿠스코에도 가보셨군요. 저도 마추픽추에 한번 가보고 싶은데..(과연 갈 수 있을지..?) 고산병에 걸리면 그냥 빨리 내려오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줄 알았는데 약(?)이 있었네요 ㅎㅎ
쿠스코 마추픽추 가봤는데.. 너무 힘들어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거의 산소통 끌어안고 내내 쓰러져 있었어요^^;;; 코카 차가 좋다고 하긴 하던데.. 실은 그냥 placebo인것 같고.. 산소통이 짱입니다!
이처럼, 지금 얘기하고 있는 수많은 업적과 화려한 성취들의 아랫자락을 들추면 이름도 남지 않은 수많은 희생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혹시라도 이 이야기를 읽고 계시는 분들이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의 화려함에만 너무 마음 뺏기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204, 딜런 유 지음
금-은 복본위제도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느 하나의 가치를 고정해두고(대체로 금이겠죠. 더 비싸니까) 다른 금속의 상대적 가치를 지정하여 유통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반대로 대체로 은이 더 많이 유통되기 때문에 은이 실질적인 기준이라고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금화의 경우 처음 베네치아에서 만들기 시작한 이후 13세기부터 18세기 말까지 전 유럽에서 지속적으로 제조된 두카트라는 금화가 이런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누가 주조를 하든지 원래의 순도 0.986퍼센트와 중량 3.4909 그램을 꾸준히 지키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유럽의 기준 통화 역할을 했다고도 합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최근의 연구들은 인도에서도 중국으로 은이 유입되었고 전통적인 지중해-오스만 제국에서 중앙아시아 루트를 통해서도 은이 상당량 중국으로 유입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조선에서도 은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갔다고 했을 정도이니 그야말로 은의 블랙홀이랄까요. 그렇게 보면 이 시기에 은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대신 대량의 금이 이 기간 내내 중국에서 유출되어나온 것이 설명이 돼고 왜 '은'인가에 대해서 '유럽이 중국에 팔 물건이 없어서' 라고 하는 예전의 주장은 근거가 약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다 직접적으로 얘기하자면 은을 생산해서 은화로 만들기만 하면 일단 세수가 발생하고 중국에 가져가면 시세 차익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 모든 전 지구적 사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간단히 말하면 '이익'이라는 것이지요. 뭐, 그게 100퍼센트를 다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은이 왜 16-17세기의 아시아 무역 네트워크에 그렇게 중요한지 이제 배경을 알고 이야기를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오늘 마카오 무역 배경설명 이해를 위해 지도 라도 하나 보면서 읽으려구요. (아직 AI는 지도 루트를 잘 못만드네요.. 검색으로!) https://contents.nahf.or.kr/download.do?fileName=edeao_0011920.jpg&levelId=edeao.d_0004_0020_0020
므나세 벤 이스라엘은 이후 유대 교육을 거쳐 율법학자 겸 종교지도자의 역할을 하는 랍비가 됩니다. 그런데 그는 랍비일 뿐 아니라 1630년대 후반부터 구약성경에 대한 신학적 저서를 쓴 저술가이면서, 동시에 출판업자로서 암스테르담지식인 사회에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어느 정 도였느냐면, 이때 그와 학문적 교류를 나눈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이 책의 후반부에도 등장할 당대의 슈퍼 셀럽 지식인 후고 그로티 우스랍니다! 게다가 나중에 네덜란드 유대교에서 파문을 당한 철학자 스피노자가 바로 그의 제자입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p.291, 딜런 유 지음
콘베르소와 스피노자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네요! 응아이에 관한 일화가 미치는 영향력도요! 유대인들의 자생력도 굉장한 것 같아요! :)
생각해보면 유대인들이 좀더 일찍 영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면 셰익스피어 작품들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어요.
듣기만 해도 법정 유해 중금속이 공기 속에 가득 차서 반짝거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202, 딜런 유 지음
은하수같은 Rio de plata에 은이 아니라 수은이 흘러다녔을 지도;;; ㅜㅜ 아휴.. 우유니 사막 외에 은광 투어도 볼리비아 관광상품 중 하나인데.. 전 무서워서 못 갈듯;; 수은이 아니어도 수많은 원혼들이 떠다닐 것 같아요;;
은광 투어도 있군요! 볼리비아 사막도 참 아름답던데 그 이면의 이야기들을 알면 책에 나오는 문장처럼 화려함도 반감되는 것 같네요. ㅜㅜ
아이고.. 이래서 제목이 ‘포토시의 반짝거리는 공기’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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