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0.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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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금 얘기하고 있는 수많은 업적과 화려한 성취들의 아랫자락을 들추면 이름도 남지 않은 수많은 희생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혹시라도 이 이야기를 읽고 계시는 분들이 이 책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의 화려함에만 너무 마음 뺏기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204, 딜런 유 지음
금-은 복본위제도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느 하나의 가치를 고정해두고(대체로 금이겠죠. 더 비싸니까) 다른 금속의 상대적 가치를 지정하여 유통하게 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반대로 대체로 은이 더 많이 유통되기 때문에 은이 실질적인 기준이라고 설명을 하기도 합니다. 금화의 경우 처음 베네치아에서 만들기 시작한 이후 13세기부터 18세기 말까지 전 유럽에서 지속적으로 제조된 두카트라는 금화가 이런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누가 주조를 하든지 원래의 순도 0.986퍼센트와 중량 3.4909 그램을 꾸준히 지키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유럽의 기준 통화 역할을 했다고도 합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최근의 연구들은 인도에서도 중국으로 은이 유입되었고 전통적인 지중해-오스만 제국에서 중앙아시아 루트를 통해서도 은이 상당량 중국으로 유입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조선에서도 은이 중국으로 흘러들어갔다고 했을 정도이니 그야말로 은의 블랙홀이랄까요. 그렇게 보면 이 시기에 은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대신 대량의 금이 이 기간 내내 중국에서 유출되어나온 것이 설명이 돼고 왜 '은'인가에 대해서 '유럽이 중국에 팔 물건이 없어서' 라고 하는 예전의 주장은 근거가 약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다 직접적으로 얘기하자면 은을 생산해서 은화로 만들기만 하면 일단 세수가 발생하고 중국에 가져가면 시세 차익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 모든 전 지구적 사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간단히 말하면 '이익'이라는 것이지요. 뭐, 그게 100퍼센트를 다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은이 왜 16-17세기의 아시아 무역 네트워크에 그렇게 중요한지 이제 배경을 알고 이야기를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딜런 유 지음
오늘 마카오 무역 배경설명 이해를 위해 지도 라도 하나 보면서 읽으려구요. (아직 AI는 지도 루트를 잘 못만드네요.. 검색으로!) https://contents.nahf.or.kr/download.do?fileName=edeao_0011920.jpg&levelId=edeao.d_0004_0020_0020
므나세 벤 이스라엘은 이후 유대 교육을 거쳐 율법학자 겸 종교지도자의 역할을 하는 랍비가 됩니다. 그런데 그는 랍비일 뿐 아니라 1630년대 후반부터 구약성경에 대한 신학적 저서를 쓴 저술가이면서, 동시에 출판업자로서 암스테르담지식인 사회에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어느 정 도였느냐면, 이때 그와 학문적 교류를 나눈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이 책의 후반부에도 등장할 당대의 슈퍼 셀럽 지식인 후고 그로티 우스랍니다! 게다가 나중에 네덜란드 유대교에서 파문을 당한 철학자 스피노자가 바로 그의 제자입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p.291, 딜런 유 지음
콘베르소와 스피노자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네요! 응아이에 관한 일화가 미치는 영향력도요! 유대인들의 자생력도 굉장한 것 같아요! :)
생각해보면 유대인들이 좀더 일찍 영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면 셰익스피어 작품들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해봤어요.
듣기만 해도 법정 유해 중금속이 공기 속에 가득 차서 반짝거리는 것 같지 않습니까?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202, 딜런 유 지음
은하수같은 Rio de plata에 은이 아니라 수은이 흘러다녔을 지도;;; ㅜㅜ 아휴.. 우유니 사막 외에 은광 투어도 볼리비아 관광상품 중 하나인데.. 전 무서워서 못 갈듯;; 수은이 아니어도 수많은 원혼들이 떠다닐 것 같아요;;
은광 투어도 있군요! 볼리비아 사막도 참 아름답던데 그 이면의 이야기들을 알면 책에 나오는 문장처럼 화려함도 반감되는 것 같네요. ㅜㅜ
아이고.. 이래서 제목이 ‘포토시의 반짝거리는 공기’였군요.
...그야말로 은의 블랙홀이랄까요. 그렇게 보면 이 시기에 은이 중국으로 유입되고 대신 대량의 금이 이 기간 내내 중국에서 유출되어나온 것이 설명이 되고, 왜 '은'인가에 대해서 '유럽이 중국에 팔 물건이 없어서'라고 하는 예전의 주장은 근거가 약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다 직접적으로 얘기하자면, 은을 생산해서 은화로 만들기만 하면 일단 세수가 발생하고 중국에 가져가면 시세 차익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그 모든 전 지구적 사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간단히 말하면 '이익'이라는 것이지요.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209-210, 딜런 유 지음
“‘유럽이 중국에 팔 물건이 없어서’라고 하는 예전의 주장은 근거가 약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이 대목을 읽다가 생각난 에피소드가, 나~중에 영국의 매카트니가 통상조약을 청하러 왔다가 청나라 건륭제로부터 ‘니네 나라 상품은 (너무 허접하여) 우리한텐 쓸모가 없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실은 건륭제의 그 말이 실상과는 달랐다고 하더라고요. <옥스퍼드 세계사>에 보니, 그때 많은 중국인이 서양의 상품을 원했던 건 맞다고…
하긴, 뭐든 다 갖고 있어 부족함을 모르고 통상조약을 반대할 만한 윗대가리들의 허세와 실제 아랫사람들이 느끼는 건 달랐겠죠.. 괜히 요즘도 직구를 많이 하겠어요..해외여행 가면 실상 쓸데 없는 예쁜 쓰레기여도 기념품이라고 다 사오고 그닥 내 입맛에 안 맞아도 괜히 뭔가 외국 과자라도 사오곤 하잖아요..ㅎㅎㅎ
(199쪽) “볼리비아는 아프리카와 연결되는 대서양으로는 안데스산맥에 가로막혀 있고, 반대편으로는 태평양 쪽에 있지만 내륙에 위치합니다.” >>> 위 문장의 지리적 설명에서 위치가 뒤바뀌었네요. 안데스 산맥은 대서양이 아닌 태평양 연안에 있지요. (127쪽 오타) “1327년 초에 이미 정묘호란을 겪었고” >>> 1627년
앗 맞아요 저도 이 부분 읽으면서 응? 안데스는 태평양 쪽 해안을 따라 죽~ 내려갈텐데?하고 의아했어요. 아마 아프리카로 연결되는 대서양쪽으로는 아마존 밀림으로 막혀 있고 태평양 쪽으로는 안데스 산맥에 가로막혀 내륙에 위치합니다. 일 것 같아요.
매의 눈! 전 정말 숫자 외우는 것에 약해서 ...;; 고등학교 때 AP History에서 open book test 아니었으면 낙제했을 거에요;;
@향팔 님, 그러네요. 제가 읽어봐도 지리적으로 부정확하게 썼네요. 원래 문맥은 아프리카와 상당히 거리가 있어보이는 볼리비아를 설명하려던 것이었습니다. 볼리비아가 안데스 산맥의 북쪽 지류인 코르디에라 오리엔탈 산맥에 나라가 양쪽으로 걸쳐져있어 그걸 간략하게 설명하려던게 제가 좀더 조심해서 살펴보고 썼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부정확한 내용이 되었습니다. 다음에 혹시 기회가 되면 이 부분 꼭 수정하겠습니다. 그리고 오타는 ㅠㅠ 1627년이 맞습니다. 꼼꼼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적륜재 님, 말씀을 듣고 보니 해당 문장이 어떤 의미였는지 이해가 됩니다! 답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D
마테오 리치가 이탈리아어로 쓴 기록을 배경으로 트리고가 라틴어로 옮겨 1615년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출판된 『예수회에 의해 이루어진 중국으로의 기독교 선교여정』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마테오 리치가 중국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인증을 받고 교회를 허락받았으며, 중국이란 어떤 곳인가 하는 당대 최고의 정보를 17세기 유럽에 상세하게 전했습니다. 이 책에서 소개한 과거제도와 같은 유교적 시스템으로 인해 ‘철학자들이 통치하는 이성적 사회’에 충격을 받아, 유럽 근세의 계몽주의적 사상이 형성되는 데 자극이 되기도 했다고 할 정도입니다.
항해사 흰닭, 파드레, 그리고 오렌지 반란군의 기이한 모험 - 16~17세기 동아시아와 유럽의 만남 149-150쪽, 딜런 유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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