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책 5문5답] 53. 베스트셀러 대한규제혁신민국 독파

D-29
안녕하세요.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오랜 기간 공공 정책과 제도 설계 현장에서 일해 온 정책 실무자이자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중앙정부에서의 정책 조정 경험과 민간에서의 경영·자문 경험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제도의 언어와 시민의 삶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습니다. 제 인생책은 『대한규제혁신민국 – 국민이 설계하는 새로운 민주국가』입니다. 이 책은 제가 쓴 책이지만, 동시에 저 자신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진 책이기도 합니다. ‘국가는 누구의 것인가’, ‘규제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민주주의는 투표 이후에도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 삶의 경험 위에 차분히 올려놓고 다시 검증해 본 기록입니다. 이 책을 쓰는 과정은 하나의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한국 사회가 이미 겪고 있는 문제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그 문제를 시민의 언어로 다시 설계해 볼 수는 없는지를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저에게 ‘완성된 주장’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수정되고 있는 질문에 가깝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제 책을 알리는 동시에, 각자의 인생책이 어떤 질문을 품고 있었는지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Q2 이 책이 인생책인 이유에 관해 조금 더 듣고 싶어요.
이 책이 인생책인 이유는, 저에게 가장 오래 불편한 질문을 남긴 책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인생책은 위로를 주거나 길을 열어주지만, 이 책은 오히려 저를 멈춰 세웠습니다. 『대한규제혁신민국』은 어떤 이상적인 미래를 선언하기 위해 쓰인 책이 아닙니다. 제가 정책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결정에 참여하고, 때로는 그 결과에 책임을 져야 했던 경험들이 쌓이며 자연스럽게 생겨난 질문들의 기록에 가깝습니다. 제도가 잘 작동한다고 믿어왔던 순간들과, 실제 삶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마주했던 순간들이 이 책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이 책을 쓰는 동안 가장 많이 떠올랐던 질문은 단순했습니다. “우리는 정말 민주국가에 살고 있는가?” 투표와 절차는 존재하지만,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시민은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지, 규제는 누구의 언어로 설계되고 누구의 삶에 부담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답해야 했습니다. 이 책이 인생책이 된 이유는, 저의 생각을 정리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남겨 두었기 때문입니다. 확신보다 의심이 늘었고, 해답보다 책임이 무거워졌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정책을 볼 때마다 “이 제도는 누구를 전제로 만들어졌는가”라는 질문을 먼저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저에게 한 시기의 성취물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다시 읽히고, 다시 고쳐질 수밖에 없는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그 점에서 『대한규제혁신민국』은 제 인생의 어느 한 시기를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이후의 선택과 판단을 계속해서 시험하는 책이 되었습니다.
Q3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되신 거예요?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와 사연이 궁금합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사실 조금 남다릅니다. 『대한규제혁신민국』은 서점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이 아니라, 피할 수 없이 마주하게 된 현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쓰이기 시작한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정책 현장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제도가 만들어지는 순간보다 그 제도가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어긋나는지를 먼저 보게 되는 시점이 옵니다. 규제는 존재하는데 책임의 주체는 흐려지고, 결정은 내려지지만 설명은 사라지는 장면들을 반복해서 마주했습니다. 그때마다 개별 사건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구조적인 질문들이 쌓여 갔습니다. 처음에는 메모였습니다. 회의 이후에 남는 질문, 보도자료로는 담기지 않는 맥락, 정책 결정의 배경에서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시민의 위치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기록이 어느 순간 분량을 갖추게 되었고, 더 이상 개인의 노트로만 두기에는 질문의 성격이 너무 공적이라는 판단에 이르렀습니다. 그 지점에서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정리해야 할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쓰고 다시 읽는 과정은, 저에게 스스로의 경력을 점검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무엇을 바꾸었고, 무엇을 바꾸지 못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말할 책임이 있는지를 차분히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과의 만남은 어떤 계기라기보다, 오래 미뤄 두었던 질문이 더 이상 미뤄지지 않는 순간에 가까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이 책을 한 번 읽고 끝내지 않았고, 지금도 필요할 때마다 다시 펼쳐 보게 됩니다. 그때마다 책의 내용보다, 이 책을 쓰게 만든 질문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 점에서 『대한규제혁신민국』은 우연히 만난 책이 아니라, 결국 만나게 될 수밖에 없었던 책이었습니다.
Q4 이 책을 다른 사람이 읽는다면, 어떤 분들께 추천하시겠어요?
이 책은 모든 독자에게 쉽게 권하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다만, 『대한규제혁신민국』은 다음과 같은 분들께는 분명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정책이나 제도를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연결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 분들께 권하고 싶습니다. 행정, 규제, 민주주의가 뉴스 속 단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한 번쯤 의문을 가져본 분이라면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을 따라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공공 영역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한 경험이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이상적인 제도를 설계하는 방법서라기보다, 실제 현장에서 제도가 어떻게 비틀리고 타협되는지를 정리한 기록에 가깝습니다. 현장을 아는 분일수록 공감하거나 불편해할 지점이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아울러 민주주의를 제도로만 이해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고 싶은 시민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투표 이후의 민주주의, 참여와 책임이 사라진 자리에서 무엇이 남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 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은 하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빠른 결론이나 명확한 해답을 기대하는 분들께는 이 책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를 말하기보다, 무엇을 다시 묻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드러내는 데 더 가까운 책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설득을 위한 책’이라기보다, 생각을 멈추지 않기 위한 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머물렀고, 결국 밑줄을 그은 문장은 다음 구절입니다. “정치인에겐 불쾌한 책, 국민에겐 통쾌한 책.” 국민주권시대에 “주인에게 묻지 않는 머슴의 폭주”를 끝내고, 민주시민이 설계하는 진정한 민주국가 건설의 전략적 지침서. 이 문장은 『대한규제혁신민국』이 어떤 태도로 쓰였는지를 가장 압축적으로 드러냅니다. 정치권이나 관료 조직의 시선에서 보면 불편할 수밖에 없지만, 시민의 입장에서는 왜 질문하지 않았는지, 왜 설명하지 않았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문장이기 때문입니다. 이 한 문장은 이 책이 누군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쓰인 책이 아니라, 권한과 책임의 위치를 다시 묻기 위해 쓰인 책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장을 이 책의 요약이자, 동시에 이 책이 끝까지 붙들고 있는 기준선이라고 생각합니다.
Q5 마지막으로 책에서 밑줄 그은 문장을 공유해 주세요.
[인생책 5문5답] 인터뷰에 함께 해 주셔서 진솔한 이야기 나눠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자신의 인생책을 소개해 주실 분들은 아래 주소에 입장하여 참여해 주세요. https://www.gmeum.com/gather/create/special/5qna 전 국민이 자신의 인생책 한 권씩 소개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우리가 사라지면 암흑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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