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승선의 마음을 알 것도 같다 하시니 제 마음이 놓이네요. 수십 년이라는 세월이 만만치 않지만, 누군가를 잊지 않고 생각하기에 너무 긴 시간은 또 아닌 것 같습니다.
내일은 내일의 일이 있을 거고, 지금은 알 수 없는 그 일로 뭔가가 달라질 거다. 승선은 그 뭔가를 습관적으로 기대한다.
무성음악 p33, 오선호 외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그믐 초보자라 분위기를 잘 몰라서 이런 말씀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는데요.^^ 제가 소설에 있어서는 약간 변태라 비판(비난도 포함) 받는 것도 되게 좋아합니다. 쓴 사람에 대한 예의 같은 건 생각 마시고! 앞으로 며칠 간은 <진통제>에 관해서 편하고 자유롭게 이야기(아무말 포함) 나누어 주시면 좋겠어요.^^
총알보다 빠르고 폭탄보다 시끄러운...진통제?
무성음악 P18, 오선호 외 지음
저는 읽으면서 승선이 참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을 핑계삼아 자신의 인생에 무례한 사람!
맞아요. 열심히 산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인정해주었으면 좋았겠죠. @쪽빛아라 님의 '무례하다'는 표현이 저로서는 생각 못해 본 말인데도 읽는 순간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딱 맞는 말! 한편으로는 이렇게도 생각해요. 승선이 스스로가 이루지 못한 꿈, 꿈 비슷하게 여기는 가보지 못한 길이 승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었을지 또한 의문이라고요. 진정으로 원한다, 꿈꾼다, 하는 것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중에 하는 사후적인 말 같기도 해요. 나약한 인간에게 꿈은 어렴풋하고 현실은 견고하지요.
사후적인 말! 공감합니다. 우린 살아가면서 꿈이 자주 생기기도 하고 바뀌기도 하니까요.
마침내. 받아보았습니다. 얼릉 진도 따라잡고 참전(?)하겠습니다. 오바.
출장 복귀 잘 하셨는지요. 오 작가님과의 좋은 대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참전이라니 비장해서 감동이군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바.
기사로부터 폰을 돌려받은 승선이 앨범 커버 이미지를 본다. 거대한 나무의 복잡하게 얽힌 줄기와 뿌리에 여러 동물의 형상이 뒤섞여 있다. 까마귀 가면을 쓴 토끼가 특히 승선의 시선을 붙든다. 까마귀 얼굴을 쓴 토끼의 시선은 맞은편 가지에 거꾸로 매달린 거미를 향해 있다. 토끼가 거미에게 관심을 가질 리 있을까? 까마귀라면 거미를 먹으니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겠지만. 가면이야 벗으면 그만인데도 이 토끼는 가면을 벗지 않은 채 까마귀의 방식으로 거미를 욕망한다. 까마귀 가면을 쓰면 토끼가 까마귀가 되나?
무성음악 <진통제> 21p., 오선호 외 지음
위에 제가 수집한 문장에 등장하는 앨범 커버(Mastodon의 <Hushed and Grim> 앨범>) 입니다. 이 그림을 보고, 저 문장을 읽을 때... '이 작가는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일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어쩐지 좀 음산하기는 해도 초현실적인 느낌이 들며 은근 매력있네요.
이제 오늘은 얼마 남지 않았다. 내일부턴 다르게 살게 될지 모른다고 예감하면서, 그런 예감이라면 당연히 불안에 가까워야 할 텐데 불안은 묘하게도 설렘과 잘 구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한다.
무성음악 <진통제> p.11, 오선호 외 지음
날이 밝으면 내일이다. 종말은 오지 않았으니까. 내일은 내일의 일이 있을 거고, 지금은 알 수 없는 그 일로 뭔가가 달라질 거다. 승선은 그 뭔가를 습관적으로 기대한다. 정작 내일이 되면 그날은 내일이 아니어서인지 절날과 같은 반복, 혹은 더 고통스러운 날일 때가 많다.
무성음악 <진통제> p.33, 오선호 외 지음
빛이 들지 않는 그 안에서 승선은 그냥 자신이 사라졌다 믿기로 했다. 어차피 나쁜 은 언제 벌어질지 모른다. 미리 나쁜 상황을 인식하고 나쁜 채로 시간을 보내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미 빚을 다 갚은 것처럼, 이미 매출이 늘어난 것처럼, 이미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믿고 지냈던 적이 있었다. 놀랍게도 그냥 그렇게 믿다 보면 해결되기도 했다. 해결되지 않아도 최소한 미리 걱정하는 것보다 나았다.
무성음악 <진통제> p.32, 오선호 외 지음
승선은 문주가 들어갔던 창고 안에 들어갔다. "무단 침입을 했죠."
무성음악 p.31, 오선호 외 지음
저는 승선이 프로 무단침입러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승선은 문주의 삶을 엿보고 싶어서 문주를 뒤따라가기도 했지만, 또 상현의 큰 귀를 보면서 그 귀에 들리는 소리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했으니까요. 상현이 듣는 소리를 알기 위해, 어색한 사이라는 선을 순식간에 넘은 것 같아요! 상현도 승선의 휘파람 소리를 단번에 들었으니까 사실 승선에게 귀가 열려 있었던 것 같고요. 뭔가 어색한 사이에서는 더욱 상대방의 말이나 소리에 귀기울이게 되는 것 같은 경험이 있어서 이야기를 읽는데 재미있었어요.
'프로 무단침입러'라는 말에 빵 터졌네요. 재미있는 말이에요. 승선은 나름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많은 것을 이룬 사람이고 그런 사람에게 '프로'라는 호칭은 잘 어울리네요. 비록 그 뒤에 오는 말이 '무단침입러'이긴 해도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정말 의미 있는 많은 것들은 무단으로 침입해야만 이룰 수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무단이 아니라면 허용된 상황이라는 건데요. 다른 이들이 내게 허용해준 범위 안에서만 움직이면서 감히 내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일을 충분히 다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에브382 님께서 승선이 상현에게 선 넘는 순간을 읽어주시고 경험을 떠올리며 재미있었다고 하시니, 기쁩니다.^^
저는 오선호 작가님도 소리를 잘 들으시는 분인지 궁금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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