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KSS 클래식 FM에 <최운규?의 실황음악>인가가 밤8시에해요. 그건 클래식 라이브버전을 틀어주죠. 어떤 건 잘 들어보면 사람 기칭 소리도 막 나고 그래요. 첨엔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자꾸 들으니까 그런가 보다해요. 자연스러운거죠. 인간인데. ㅋㅋ 근데 그 음악 프로는 비추입니다. 가끔 좋은 음악도 들려주지만 이상한 소음같은 현대음악도 들려주죠. 그럼 머리가 더 복잡해지고 신산해져요. 이것도 음악인가? 그냥 꺼버리죠. 정말 클래식은 어려운 것 같아요. ㅠ
클래식은 정말 아무 음악도 듣고싶지 않을 때 틀어놓으면 좋은 것 같긴한데 연주회는 어려워요. 저는 처음 연주회 갔을 때 어느 타이밍에 박수를 쳐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음악이 끝나는 타이밍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ㅎㅎ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이 많아서 조금 안심(?) 되기도 하네요....
물이 흘러내리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무릎에 머리를 묻었다. 무언가를 포기한 사람, 문턱을 넘어간 사람 같았다.
무성음악 p.54, 오선호 외 지음
언제부터였을까. 시시콜콜한 감정 따위는 드러내지 않는 데 익숙했다.
무성음악 탱글우드, p36, 오선호 외 지음
우산을 어깨에 메고 벚나무 밑을 걸어갔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젖은 벚꽃이 뺨에 내려앉았다. 벚꽃의 전생이 내 뺨에 날인되었다. 나는 벚꽃은 떼어 냈다. 흐르는 빗물에 떨어뜨렸다. 과거로 넘어가는 벚꽃을 지켜왔다.
무성음악 p.56, 오선호 외 지음
회칼로 발목을 자르는 듯한 예리한 통증을 견뎠다. 견뎌야만 했다.
무성음악 탱글우드, p.47, 오선호 외 지음
"…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 알 것도 같아요. 자신이 내지르고 싶었던 비명을 들은 거에요. 날마다."
무성음악 탱글우드, p.52, 오선호 외 지음
벚꽃의 전생이 내 뺨에 날인되었다. 나는 벚꽃을 떼어 냈다. 흐르는 빗물에 떨어뜨렸다. 과거로 넘어가는 벚꽃을 지켜봤다.
무성음악 탱글우드, p56, 오선호 외 지음
대포가 터지면 몸에 구멍이 난다던 그였다. 구멍이 점점 커져 몸을 삼켜버렸을까. 그에게 구멍은 무엇이었을까.
무성음악 탱글우드, p.56, 오선호 외 지음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1812 서곡>을 알게 되어 기쁘네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탁진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어쩌면 구멍을 보이지 않게 잘 막았을지 모르는 우언과 달리, 탁진은 그 구멍으로 어둠과 함께 주홍색 A가 새어 나오고, 그걸 막기 위해 빗길을 달린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음악을 들으면서 밝고 경쾌한 음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들었는데요. 책을 읽던 중, 탁진이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을 비명 대신 들었다는 부분에서 우언이 대포소리에 현실을 자각하듯, 탁진도 비명을 내지를수록 스스로의 감정을 자각하게 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탁진은 이 대포소리에 얼마나 많은 구멍이 생겨났을까... 탁진의 감정에 몰입하다가 음악을 들으니 슬픔이 몰려왔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갑작스럽고 슬픈, 혼란스러운 상황을 추스리지도 못하고, 다시 업무를 해결해야하는 우언의 모습은 제 가슴에 빛의 구멍이 생긴 것 같이 안타까웠어요. 그저 흐르는 빗물에 과거로 향하는 벚꽃을, 청춘을, 친구를 붙잡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한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탁진의 죽음은 어쩌면 구멍을 막기 위한 질주였을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자신이 구멍이 되어버린 것일 수도 있을 거구요. 저도 @르누아르 님처럼 <1812 서곡>을 계속 들으며 <탱글우드>를 썼어요. 대포 소리가 들릴 때마다 잠시 자판 두드리기를 멈췄습니다. 가슴에 구멍이 뻥뻥 뚫리는 것 같았어요. 그럴때마다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구멍은 어쩌면 탁진이 말하지 못한 비밀을 뜻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쵸. 강물이 늘 흘러가듯 우리도 흘러가는구나... 그런 생각을 우언은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친구의 죽음 앞에서 슬퍼할 겨를도 없이 현실로 내몰리는 우언의 상황이 안타까운데요. 사실 그런 상황이 우언에게만 한정된 게 아니라 더 슬픕니다.......
나흘동안 여러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내일부터는 @박이강 작가님의 <하필이면 다행이도>를 읽는 시간이에요. 박이강 작가님은 다재다능하신 분이신데요. 특히나 소설예 대한 열정과 사랑은 깊이와 넓이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예요. 여러 번 읽었어도 내일부터 펼쳐질 <하필이면 다행이도>가 너무 기대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단편소설 모음집 앤솔로지 《무성음악》에 수록된 단편소설 7편을, 해당 작품을 쓴 작가와 함께 읽는 시간을 가집니다. 📕모임 일정 안내 ㅇ독서기간: 1월 15일(목)~2월 12일(목) 1/15(목)~1/16(금) 도서준비, 모임 전 수다 1/17(토)~1/20(화) 오선호 <진통제> 읽기 1/21(수)~1/24(토) 김수영 <탱글우드> 읽기 1/25(일)~1/28(수) 박이강 <하필이면 다행히도> 읽기 1/29(목)~2/1(일) 원초이 <먹구름을 향해 달리는 차 안에서> 읽기 2/2(월)~2/5(목) 도수영 <겨울바다에 다녀오다> 읽기 2/6(금)~ 2/8(일) 이릉 <이릉의 악인(樂人) 열전 1: 째즈마스터 조풍각> 읽기 2/9(월)~2/11(수) 안덕희 <귀파기> 읽기 2/12(목) 못다 한 말, 참여 소감 ----- 오늘(1월 25일)부터 나흘간(1월 28일까지)박이강 작가님과 함께 〈하필이면 다행히도〉를 읽을 계획입니다. 마요네즈 출판사가 제공한, 간략한 작가 및 소설 정보 나눕니다. 📕박이강 작가 소개 -2022 년 소설집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단편소설 《잡 인터뷰》, 앤솔로지 《폴더명_울새》, 《출간기념 파티》가 있다. 장편소설 《안녕, 끌로이》로 제 10 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회사 생활에 영혼이 묶인 보통 사람의 이야기부터, 관계라는 이름 아래 묶인 허상까지, 날카롭고 세련된 문장으로 건져 올리는 감각의 소유자. 📕<하필이면 다행히도> 작품 소개 -"하필이면 당신이었으나, 다행히도 우리는 서로를 모른다" 3 억 분의 1 의 우연으로 맺어진 인연. 유전자가 새긴 걸음걸이와 사랑니의 통증을 지나, 마침내 마주한 '타인'이라는 이름의 아버지. 📕임진모 음악 평론가의 QR코드 음악 소개 - 이랑의 <가족을 찾아서> (작가가 작품을 쓰며 영감을 받은 음악이 각 소설 표지에 QR코드로 소개돼 있습니다. 박이강 작가님이 선곡한 곡은 가수 이랑의 <가족을 찾아서> 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si=tkZIiSjB06fiCK8k&v=_ZMPDdBxjys&feature=youtu.be ) 이랑의 ‘가족을 찾아서’는 몽롱하게 듣는 한편의 자장가나 같다. 혈육이라는 인연에 매달리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는 작가의 의도를 양껏 그러나 비틀 듯 전해낸다. 📕이야깃거리 Q1. 이 소설 속 주인공이 쓰고 있는 시나리오 속엔 '부모자격시험'이란 게 등장합니다. (책 113p.에 자세히 서술) 지원자가 이 시험에 통과해야 아이의 부모가 될 수 있는 건데요, 지원자의 건강, 경제적 능력, 양육의지와 역량, 주거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필기 시험과 인터뷰를 치른다는 설정입니다. 여러분이 '부모자격시험' 심사위원이라면 예비 부모를 평가할 때 어떤 요소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가산점을 주고 싶으신가요? Q2. 이 소설을 읽으며 느낀 점, 읽으신 소감, 좋았던 문장을 공유해주세요. 박이강 작가에게 작품 내외적으로 궁금한 점 편하게 물어봐주세요. 그외에 소설과 관련되거나 관련되지 않은 이야기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폴더명_울새마요네즈 앤솔로지는 장르 구분, 연령 차이, 등단 여부를 떠나 다양한 소설가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기획되었다. 네 가지 형식의 글 (작가노트, 엽편소설, 단편소설, 소설 이어쓰기)을 통해 작가들이 지닌 숨은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 - 교유서가 소설소설가 박이강의 첫 작품집이 나왔다. 앤솔러지 『폴더명_울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저자는 『안녕, 끌로이』로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문장과 작품의 높은 완성도로 주목받고 있다. 9편의 단편을 모은 이번 작품집에서 저자는 관습처럼 이야기하는 ‘믿음’의 실체를 거침없이 파헤친다.
안녕, 끌로이박이강 장편소설. 작가는 모녀, 친구, 연인 등 타인과의 관계에서 파생되는 여러 감정과 갈등을 통해 인간관계의 허울과 허상을 솔직하게 그려 냈다. 몸은 성인이 되었지만 엄마 외에는 한 번도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맺어 본 적 없는 지유는 차례로 끌로이, 미지와 만나며 난생처음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출간기념 파티 - 교유서가 10주년 기념 소설집교유서가 10주년을 맞이하여 소설집 『출간기념 파티』가 출간되었다. 교유서가는 지난 10년간 인연을 맺은 소설가 13인에게 ‘책’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을 청탁했다. 교유서가에서 책을 펴냈거나 펴낼 예정인 저자들이 참여하여, 교유서가 소설 시리즈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되리라 기대한다.
잡 인터뷰“오늘 우리가 편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시시각각 판단하고 사정없이 심판하는 잡 인터뷰의 세계! 첫 소설집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로 2022년 대산창작기금을 받고,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안녕, 끌로이》를 쓴 박이강의 신작 단편소설 《잡 인터뷰》가 위즈덤하우스 위픽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먼저 1번 부모자격시험에 대해서... 좀 쌩뚱맞은 답일 수 있지만 세상을 살만한 곳이라고 믿는 사람이어야하지 않나 싶어요. 애초에 그렇지 않다면 애를 낳아 세상에 내어놓을 수 없을 거고 낳아 놓고도 불안하고 죄책감까지 느끼겠죠. 단위 면적 당 개체수 밀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동물도 번식을 안 한다고 하더라고요. 선진국 전반에 걸쳐 기후위기와 빈부 격차 등의 문제로 삶의 조건이 불안정해지며 출산율이 낮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기사를 읽었어요. 그리고 부모인 사람들이 기후위기 문제 등을 더 부정하는 경향이 있대요.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갖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요. 여러가지 면에서, 부모의 "자격"이라기 보다도, 부모가 되겠다는 큰 용기는, 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격이라기 보다는 용기, 세계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한다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얼마전 시그리드 누네즈의 <어떻게 지내요>를 읽다가 인간의 재생산이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그러니까 결정권이 없는 존재를 고통스러운 세상에 내놓는 것 자체가 비도덕적이라고 믿는 '반출생주의 철학'이라는 게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제가 이 작품을 쓰면서 했던 고민이 전혀 새로운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도, 그렇다고 저는 그런 신념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출생주의 철학을 들여다보면요, 태어나지 않는 게 태어나는 것보다 낫다는 명제가 그들의 논리 안에서는 완벽하기에 빠져나올 수가 없더라고요.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요,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고통을 너무나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결과 그들은 좁게는 한 개인이 만들어가는 삶의 의미, 넓게는 우주와 생명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자체를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통이 너무나 고통스러운 건 맞지만 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이라는 게 존재/비존재를 결정지어야 하는 핵심이라고 보는 건, 존재의 목적이 오직 쾌락에 있다는 뜻이 되는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것이 너무 얇고 실용주의적인 단견 같아 동의하기가 어려워요. 개인이 자기 삶에서 비출산을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개인의 자유이자 권리이고 (이렇게 할 수 있게 된 것이 역사적으로 보면 비교적 최근의 일이므로) 해방이며 완전하게 옹호되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반출생주의 철학이라는 일반론에까지 나아가는 것은 (심지어 과거 철학자들의 저술이나 고대 경전 등에서 이런저런 문장들을 끌어와 그 사상을 강화하는 데 사용하면서요) 뭔가 본말이 전도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네요. 그런 맥락에서 <하필이면 다해히도>에서 주인공이 보여주는 태도는 너무 멋있고 감동적입니다. 친부의 삶을 그대로 존중하고 떠나잖아요. 자신의 고통을 과장하지도 않고 섣불리 일반화하지도 않고요. 게다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작의 연료로 삼기까지!
역시 철학도셨던 오선호 작가님 덕에 반출생주의에 대해 더 잘 이해가 가네요. 네, 저도 주인공이 서울에 돌아가서 그 시나리오를 꼭 완성했기를 바랍니다! :)
1. '부모 자격시험'이라는 개념은 평소에도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터라, 책을 읽으며 이 대목에서 깜짝 놀랐어요 ㅋㅋㅋ 저는 언급해주신 모든 역량에 더해,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 역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아이를 미래의 보험처럼 여기거나, '내 아이만 소중하면 된다'는 태도를 가진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자식은 결코 나의 소유물이 아니라 나와는 분명히 다른 하나의 독립된 사람이고, 내 아이가 소중하다면 다른 아이들 역시 소중하다는 감각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시선을 지닌 사람들만이 부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2.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아버지'라는 인물을 만나, 면전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는 장면이 너무 슬펐어요. 주인공은 담담하게 털어내려는 모습을 보였지만, 만약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과연 그렇게까지 초연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헉, 이릉님, 순서가 좀 바뀌었네요. 책에 나온 차례대로라면 <먹구름을 달리는 차 안에서> 원초이 작가님이 먼저고 다음이 박이강 작가님의 <하필이면 다행히도>인데 순서를 바꾸시는 바람에 제가 뭘 놓쳤나 순간 약간 당황했습니다. 뭐 이미 이릉님께서 정한 순서대로 읽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저도 이대로 읽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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