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저는 택시 기사님들과의 에피소드보다 예전에 히치 하이킹이 되던 시대를 살아온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번 소설을 읽으며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네요. 학교가 멀어서 하교길에 한시간이 넘게 걸어서 집에 갈때 지나가던 트럭 아저씨가 태워주신 기억도 나고 첫 아이를 데리고 병원 가려고 나왔는데 버스 시간이 많이 남아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태워주신 모르는 아저씨도 생각났고요. 신랑과 사귈때 집에 가야해서 시내 터미널 나가려고 버스 기다리는데 신랑과 아는 사장님이 마침 가시는 목적지가 집근처라 편하게 타고 온 기억도 났네요. 얼마 안된 일이지만 이때는 참 사람들간에 온정이 남아있던 시절인데 요즘은 오히려 좋은 마음으로 태워주려 하면 이상한 눈초리를 받는 시대가 되어버려 안타깝기도 해요.
택시라는 공간이 우리의 상상력을 배가 시키는 무대 같아요. 예전에는 휴먼 드라마였다면 지금은 범죄 영화쯤 되겠네요. 글을 쓰라고 한다면 저는 아무래도 예전 스타일 같아요. ㅎ
음악을 들으며 뮤비를 보다보니 먹구름 속을 헤매는 그 모습속에서 전에 신랑이 한참 힘든 일을 겪고 지금 사는 곳으로 옮긴 후 맘을 다잡기 위해 주말이면 둘이서 집근처 이곳저곳을 드라이브 다니던 순간이 떠올랐네요. 그땐 그 먹구름이 내내 안 걷힐까봐 맘 졸였는데 조금씩 걷혀서 이젠 웃으며 그땐 그랬지! 하는 기억속 장면이 되었습니다. 잘 견뎌내고 버텨준 그 시간 속 신랑을 마주한 느낌이라 울컥했네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노래 한 곡이 그렇게 추억 여행을 시켜줄 때가 있는 거 같습니다. 대중가요의 힘이 아닌가 합니다.
먹구름을 빠져나와 달리는 차 안에서, 그런 그림이 그려져서 좋습니다!
사실 인생을 누가 알겠어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무성음악 p.66, 오선호 외 지음
하지만 소용없었죠. 살면서...벽은 다시 세워졌으니까.
무성음악 p.70, 오선호 외 지음
길이 있으면 바퀴는 굴러가죠.
무성음악 p.75, 오선호 외 지음
거짓말 마세요. 도대체 왜 서두르는 거죠? 언젠가는 죽는 건데. 이유가 있나요? 그런게 있는 거예요? 살 이유도 없으니까.
무성음악 p83, 오선호 외 지음
그러면서 글쓰는 이유는 뭘까요 ㅎㅎ
길이 있으면 바퀴는 굴러가죠. 한반도에서 남쪽으로 쭉 가면 바다 말고 뭐가 나오겠어요?
무성음악 p.75, 오선호 외 지음
작가님, 시크하신 분이라는 소개와 다르게 재밌으십니다. 지금까지 대화 쭉 읽어보면서 피식 웃음이 나왔네요ㅎㅎ
서해 갯벌 많이 가봤는데 일몰 때 정말 예뻤어요. 갯벌 한가운데에 사람이 서 있으면 얼굴이나 몸의 형태만 남고 겉에 햇빛이 만든 아우라가 생겨서 신과 같은 느낌도 들더라고요. 마지막에 형기의 형체가 회색을 띠는 모습에서 '우울함'이나 '공허함'도 느껴지지만, 한편으로 모든 틀에서 깨어난 본질적인 형기 그 자체의 모습도 상상 됐어요. 항상 우리는 우리를 지칭하는 어떤 것(지구인, 한국인 등)에 갇혀 살잖아요. 그래서 그 틀을 벗어나 나로써 온전히 보여지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에 많이 하네요. 그런 생각을 하는 건 별종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온전히 보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 이야기가 감사했습니다.
서해 갯벌의 게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그에게 서해 바다는 얼마나 소중한 곳일까요. 질퍽질퍽한 갯벌이 포근한 이불에 감싸진 느낌일 것도 같고요. 아닐까요. ㅎㅎ 누군가의 관점에서 생각을 한다는게 어렵고 불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덮고 자는 이불이 포근하다가도 더워서 걷어차기도 하고요. 제가 싸인 틀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있어도 없어도 살기가 힘드니까요. 저는 사실 보수적인 별종을 추구하는 거 같아요. 타인에게 잘 보이고 싶으면서도 @에브382 님 말씀대로 제 자신부터 정말 온전히 보고 싶거든요. 변변치 않은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예전에 택시를 탔는데 뒷자리에 누군가 떨군 담배갑이 있더라고요. 안에 담배로 꽉 차 있었어요. 그래서 택시 기사님께 "누가 담배를 떨궜나봐요. 혹시 기사님 건가요?"라고 물었더니, 택시 기사님이 "아뇨, 제꺼 아니예요. 혹시 가지실래요?"이렇게 답하셨어요. 그 후에 택시 기사님이 "혹시 나눠 피실래요?" 하셔서 담배를 안 피는데도 그 상황이 묘하게 웃기더라고요. 남이 흘린 물건을 사이좋게 나눠 가지자는 기사님의 제안, 그런데 그게 하필 담배였던 것도 웃겼어요. 하긴 담배가 비싸니까 그랬을까요? 당시에 제가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서 그렇게 말씀하셨나 싶었습니다.
그 기사님, 작은 마음을 가지셨군요. 요즘 하도 담배값 비싸다고들 하니, 기사님이 원래 한 말을 번복하면서까지 그런 절박한(?) 제안을 한 게 이해는 가네요.
저는 몇 번 택시기사님들이랑 담배를 함께 폈습니다. 택시 안이나 밖에서. 제 담배이거나 기사님 담배이거나. 다 재밌는 추억들입니다. 언제 어떻게 글에 써먹을까 궁리하곤 합니다. ㅎ
오호 그런 경험이 있으시군요. 택시타면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은근슬쩍 가까워지는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요즘엔 비싸서 택시도 잘 못 타지만 가끔 투명벽을 운전석에 설치한 차들을 봤어요. 애당초 대화가 차단되서 속편한 것도 있지만 뭔지 또 하나를 잃었구나, 하는 느낌이 있어요. 이제 잃는 것도 익숙해지는 것도 같고요. 그런 것도 뉴노멀이라고 해야 하나요. 제 글도 몇 십년 후에 보면 저런 앱노멀한 정서가 있었구나, 하겠죠. 이제 자율차가 대세가 되면 택시기사라는 말도 없어지겠네요. 그때쯤이면 작가는 뭘 써야할까요. ㅎㅎ
뼈해장국 드셨다고 하셨을때 작가님이 남자분이 아닐까 추측했네요. ㅎㅎ 자율차가 돌아다닐 때 쯤에는 어쩌면 소설도 AI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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