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아니, 제 독일 개그 안 웃기셨나요? 회심의 한방이었는데... @stella15 님 빵 터지실 줄 알았는데,,, 저한테 지쳤다고 하시다니... 스스로에게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더 심혈을 기울여서, 다른 좋은 유머로 찾아뵐게요. 저는 이 방에서 컨셉이, 다른 작가님들, 자기 차례 때 말씀 잘 나누시라고, 양념 치는 역할로 한정하고 있어서요. 너무 많이 저 혼자 나서면, 주접으로 보일까봐(주접을 평소 많이 떨긴 합니다만...) 자제 중입니다.
어머, 그게 독일식 개그였구나. 홍콩이나 일본식 개그였으면 얼릉 알아 듣고 웃었을텐데. ㅋㅋ 글고 한국말은 잘 읽으셔야 합니다. 전 작가님한테 지치지 않았습니다. 이끄시느라고 지치신 것 같다고 했지. 심혈을 기울인 개그는 언제든 기다라고 있습니다.^^
새 거 하나 짜볼게요. 독일 나오면, 좀 딱 떨어져 정 없긴 합니다.
독일식 개그!!! ㅋ 저는 웃겼습니다. @이릉 작가님 앞으로도 다국적 개그 힘내주십시오.
@stella15 님이 저보고 지친 거 같다 하시니, 아니라고 말만 하면 좀 아쉬울 듯하여, '건재'도 입증할 겸 긴 글 하나 쓰고 갈 랍니다. 위의 공지 내용 중 'Q2. 세 사람이 가는 여행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두 사람도 한 사람도 아닌 세 사람이 가는 여행에 대한 의견을 나눠 주세요.' 관련된 내용인 듯해서요. 제가 7개월 전쯤 제 SNS에 올렸던 글의 재탕입니다. (원래 SNS에 글 잘 안 올리고, 긴 글은 더더욱 잘 안 올리는데, 이때 술 취해서 본의 아니게 글이 길어졌어요.) 작년에 @도수영 작가님이 첫 장편소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을 내셨을 무렵, 감회를 적은 건데요. 오래전 @원초이 작가님, @도수영 작가님과 등산 아닌 등산을 함께 했던 기억에 관한 에피소드입니다. 도 작가님께 술 한잔 얻어마시고, 술 김에 한번에 쭉 썼던 건데, 술 냄새 나는 러프한 맛을 살리기 위해 별다른 가감 없이 그냥 다시 올립니다.(귀찮아서 안 고친 것도 맞음...) ------------------------ 7~8년 전 이맘 때였다. 정확히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리는 반바지, 반팔 차림으로 3호선 독립문역에서 만나 이진아 도서관을 지나 극동 아파트 옆 나무 계단을 오른 뒤 좌우로 구불구불 길게 이어진 나무 데크를 따라 안산 둘레길을 걸었다. 그때 우리는 평범한, 그렇고 그런, 소설 습작생들이었는데, 소설 관련 모임을 갖는 날, 별로 할 일 없는 사람 몇 명이 미리 만나(주 : 별로 할 일 없어 미리 모인 등산 참석자는 @이릉 @원초이 @도수영 셋이었음.) , 특별히 할 일 없는 사람들이 으레 그러하듯, 아무 말 없이 함께 걷는 게 목적인, 아무 의미 없는 모임을 갖게 되었다.그때 우린 등산이라고 하기엔 멋쩍을 만큼, 해발 몇 미터랄 것도 없는, 사실상의 평지를 천천히 걸었는데, 그렇다고 일반적인 '산책' 수준은 아닌, 그것보단 조금 높은 난이도 정도는 되는, 길 위에서 2시간 가량을 소요 해야 하는 코스를 함께 했다. 평지에 가까우나 나름 나무와 수풀이 우거져 적당히 구색은 갖춘 길을 걸으니, 고작 그것도 (등산 비스무리한) 산책이랍시고, 이따금 가쁜 숨을 몰아쉬게 되는 것이었는데, 당시의 나는 솔직히 숨이 가쁘지 않은데도 연신 한숨을 내쉬게 되는 것이었다. 걸어온 길도, 걷고 있는 길도, 걸어갈 길도 보이지 않는 시기였기에, '에라 모르겠다'하고 그냥 한숨을 냅다 내쉬게 되었는데, 나와 함께 그 길을 걷던 이들도 그때 나처럼 연신 한숨을 내쉬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당시 그들의 심경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리라, 미루어 짐작할 따름이다. 왜 알 수 없냐면 우린 함께 산책을 하는 동안 별로 대화를 나누지 않고, 묵묵히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기 때문이다. 왜 미루어 짐작했음에도 확신하냐면, 세상엔 굳이 보거나 듣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 우리가 걷던 숲길이 피톤치드를 내뿜어준 탓에 내 한숨이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마냥 부정적이거나 마냥 한심힌 것만은 아니었다. '기왕 한숨을 쉴 거면 차라리 이렇게 공기 좋은 곳에 와야겠구나'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그렇다고 옆에 있는 사람들과 이런 생각을 굳이 공유하지는 않았다. 그때 우린 별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얼핏 나는 '우리 중 아무나 한명이라도 일단 소설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지나치며 바라본 나무에, 돌에, 하늘에, 나무 바닥에 빌었던 거 같기도 하다. 다행히도, 그때 그 길을 나란히 걸었던, 참으로 보잘것없고 변변치 않았던 그 습작생들은, 하나둘 차례로 ‘습작' 꼬리표를 떼었고, 여전히 함께 소설을 쓰고 있다. 그중 한분이 이번에 민음사에서 소설 한권을 내게 되었다. '내 일 처럼 기쁘다'라고 하면 오바일까. 함께 피톤치드의 기억을 공유하는 우리 도 작가님이 오늘 술자리에서 건넨 새 책의 표지 뒷장에 '걸어온 길만큼 앞으로도 함께 즐겁게 걸어가 보아요' 라고 적어 주셨는데 그 글을 보니 그때 그 산책이 문득 생각났다. 도 작가님이 사주신 술을 얻어 마신 직후라 이렇게 센치해진 걸지도 모른다. 하여튼 내 일처럼 기쁘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오늘의 젊은 작가 49권. 2020년 문예지 《실천문학》에 단편소설 「모두의 안녕」을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한 도수영의 첫 책으로, 집을 나간 뒤 행방이 묘연해진 햄스터와 사라진 햄스터를 찾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통해 돌봄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소설이다.
맞아요. 등단은 보통 그렇게 그룹으로 습작하다 나오더라구요. 글이라는 게 참 혼자서는 잘 안 써지더라고요. 세 분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해서 등단을 하셨으니 얼마나 좋으십니까? 지금도 같이 작업하시고 피톤치드도 함께 마시고 그러시나요? 거기 좀 끼워주시면 안되겠습니까? ㅠ 죄송합니다. 제가 요즘 염소처럼 아무대나 들이받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ㅎㅎ 근데 요즘 작가님들 제목 정말 잘 지으시는 거 같아요!
저는 늘 널럴하고 시간이 남아도는데, 다른 분들이 바쁘셔서, 위의 글에 소개한 에피소드 이후 등산이나 산책을 함께 한 적은 없습니다. 평소 자주 만나거나 연락하진 않는데(저 몰래 따로들 만나시거나 연락할 순 있겠죠. 하여간 전 모르는 일.), 서로 글을 봐주며 지적질 및 조언을 해주는 술친구들(사실 저한텐 친구들은 아니고, 제가 귀여운 막내 역할.)이긴 합니다. @stella15 님도 뭔가 그런 쪽으로 열정이 UP되신다면 분명 나와 여러 성향이 잘 맞는 분들 만나게 되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론 그 이후에 그 멤버들이 따로 뭘 했던 기억은 없습니다. 왠지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종로에서 '문라이트'를 보았던 일이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괜히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독립문의 그 산책은 제게도 희미하고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길게 뻗은 나무들이 기억이 나요. 무엇보다 @이릉 작가님의 짧은 글을 읽으니 산책길에서 우리가 자주 내뱉았던 한숨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그 길이 끝이 아니라 지금 여기 함께 있는 것으로 감사하게 됩니다. ㅎ
ㅎㅎ 그 한숨 이해할 것 같습니다. 현재는 괴롭지만 지나놓고 보면 추억이 되기도하죠. 추억은 왜 하나 같이 그리운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반갑습니다. @stella15 님, 무성음악 단편들을 열심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모임에서 @stella15 님의 성별 예상이 의도치 않게 빗나가고 그 때마다 @stella15 님께서 뜻밖의 놀람과 기쁨을 누리시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걸 보니 제 성별을 마지막날까지 알리지 않고 싶어지네요. @원초이 작가님께서는 남성성을 없애려고 노력하신다고 하시고 아래 @이릉 작가님께서는 독일의 예를 들어 이제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이 희미해질랑말랑하는 시기에 들어선다고 하시지만 전 그저 @stella15 님 안의 궁금함을 유지시키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이해해 주시길요! ㅎㅎ 지난 며칠간 꽤 추웠는데 그 추위가 반갑긴 했습니다. 겨울이 춥지 않은 것이 기후위기의 시대에는 현실적인 공포로 다가오기도 하거든요. 아까 나오면서 보니 벌써 아침에 내린 눈이 햇빛을 받은 곳은 녹고 있던데 외출하실 때 특히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휴일도 없이 일하는 용우에게는 여자가 오는 목요일이 시간의 마디처럼 여겨진다.
무성음악 p.128, 오선호 외 지음
시간이 흐르는 걸 깨닫는 사건이랄까, 문득 느끼게 되는 사건을 경험하면 인상적이더라고요. 주7일 일하는 용우에게 시간의 마디가 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해동 작가님, 읽어주시고 밑줄까지 그어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
그는 바쁘다. 타인에게 기대를 갖는 것은 옳지 않다. 어리석은 일이다.
무성음악 p.129, 오선호 외 지음
눈이 제법 쌓였어요. 눈이 오면 직장인들은 출근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죠. ㅜㅜ 눈이 오늘 날에는 전국민이 쉬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요. ㅎㅎ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 떠오르는 아침이었어요. 갑자기 내리는 눈이 일상에 신선함을 불어넣는 것처럼 우연하게 겨울바다로 향하는 주인공들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호기심을 느끼며 읽게 됩니다~
그러네요. <겨울바다에 다녀오다>, 눈 오는 날 읽기 좋은 소설 같습니다. 하늘도 @도수영 작가님과 같은 편인 하루네요. 그리고 @박해동 작가님, 이 책 매 소설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감동감동~~
<무성음악>을 읽으며 요즘 누군가의 말처럼 초콜릿 상자 속에 든 각기 다른 맛있는 초콜릿을 꺼내 먹는 것 같은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낍니다. ㅋㅋ 등산 에피소드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무 목적없이 걷는 것이 목적인 산책은 부러웠고 그 한숨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 것 같습니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책은 또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사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이런 빈말의 여왕이신가 싶지만... <블랙 먼데이> 읽어보면 허투루 빈말 하기 보단 곧바로 액션으로 가시는 분이고... 그런데 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산책은 언제나 좋은 거 같습니다. @박해동 작가님도 산책 즐기신다고 저번에 말씀하셨던 거 같습니다. 기왕 한숨 쉴 거면 차라리 공기 맑은 곳에 산책가서, 라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어떻게 해도 한숨만 나오는 시절, 이해해 주는 분이 계셔서 반갑습니다. -<작고 귀엽고 통제 가능한> 좋은 책입니다. 추천합니다. (이 링크 타고 들어가시면 저한테 소정의 광고료 떨어집니다.)
엇, 정말요? 그럼 이릉님 라디오 사시는데 혹시 도움이 될까요? ㅎㅎ
회당 얼마 딱딱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도수영 작가님께 "열심히 홍보했으니 라디오 한대 사줄만 하지 않냐! 그깟 라디오 얼마나 한다고~"라고 졸라봐야죠. (제가 사고 싶은 라디오가 30~40만원대인 건 비밀로... 속닥속닥...)
덕을 많이 쌓으셨으면 가능하겠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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