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바다 여행에서 돌아온 새벽, 터미널에서 주희의 애인을 본 용우가 그에게 다가가 뭐라고 하잖아요. 짐작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아주 엉뚱한 말을 했을 것 같기도 해요. 당신이 뭐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 말을 했다면 좀 무서웠을 것 같기도 하고요. 젊은 청년이 모르는 아저씨에게 대뜸 어떤 말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을 거잖아요. 지금껏 저는 이 소설을 자연스럽게 주희를 주인공으로 생각하며 읽었는데요. 반복해 읽다보니 이 장면 때문에 용우라는 인물에 다시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도수영 님께 질문이 있어요. 용우는 주희 애인에게 대체 뭐라고 했을까요?
처음엔 주희가 애인과 마주치게 하거나 바라보게 할까 하다가 용우가 더 좋을 것 같았어요. 두 사람의 나이차가 그렇게 크다고는 생각 못 했는데 열살 정도 나겠죠? 용우는 주희처럼 주희 애인도 주시하고 있던 사람이므로 주희 편에서 좀 더 쉽게 다가가서 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귓속말은 대사로 발설하기엔 좀... 주저하게 되네요. ㅎ @오선호 작가님은 용우의 대사로 어떤 말이 어울리는 것 같으세요?
문장 찾으려고 오랜만에 다시 읽다가 푹 빠져버렸네요. 늦게 나타날 애인을 끝내 용서하게 될 한심하고 불행한 나에게서 도망 가고 싶어서 겨울바다에 가자고 하는 주희. 주희는 과연 이 선택의 끝에 덜 불행해질까? 덜 한심해질까? 근데 이 셋의 일탈이 지금 보니 참 귀엽고 착해요. 기껏 편의점에서 먹거리 쓸어담고, 바다에 가서 파도 보고, 간직해왔던 대단한 비밀을 (혹은 대단하지 않을지도 모르는 비밀을) 공유하고, 휴대폰은 던지려다 던지지도 못하고... 우리 사는 매일도 글로 써 놓으면 이렇게 귀엽고.. 소소하겠죠... 사실 용우와 주희와 가람에게는 이날이 소소하지 않을텐데. 전환일텐데. 용우는 드디어 주희에게 비밀을 터뜨렸고, 자신도 새로운 출발을 할 결심을 하고, 주희는 습관처럼 터미널을 맴도는 다른 여자에게서 떨어져 자기 관사로 돌아가고... 그렇게 함으로써 셋은 덜 불행해진 걸까요? 덜 한심해진 걸까요? 겨울바다 철썩거리는 파도처럼 왔다갔다 하는 질문이 마음에 남네요.
갑자기 모든 것이 생경하다. 애인은 만나지 못하고 옛 제자와 알지도 못하는 남자오 ㅏ함께 모르는 도시를 향해 가는 이 순간이 다른 누군가의 인생 같다. 국도는 칠흑과 같이 어둡고, 희미한 불빛 한 줄기에 의지해 달리고 있을 뿐이다.
무성음악 p138, 오선호 외 지음
선생님은 그곳에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았어요.
무성음악 p148, 오선호 외 지음
지독하게 어울리지 않는 곳에 서 있는 선생님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떠올라요.
새벽이다. 돌아갈 시간이 되자 인생이 다시 피곤한 낯짝을 내민다. 떠날 때의 흥분은 가시고 평범한 하루가 시작된다. 여명 아래 모든 것이 원래 있던 자리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어두운 건물과 텅 빈 버스들이 흑백사진처럼 서 있다. 여자의 차가 터미널로 들어온다. 좀비들이 쓸고 간 세상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들처럼 세 사람만이 고요한 거리에서 움직인다. 주희의 눈은 붓고 흰자위에 핏줄이 빽빽하다."
무성음악 p.149, 오선호 외 지음
소설이 때로는 통찰로 감탄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효율적이고 적확한 묘사가 희열을 느끼게 할 때도 있는데 저는 이 문단처럼 담백한 장면들이 이 소설의 백미가 아닐까 합니다.
오오.. 감사합니다. 작가님. ㅎㅎ 그렇게 읽으셨다면 너무 좋네요. 효율적이고 적확한 묘사를 추구하고 있습니다만 늘 어렵다고 느낍니다.
저는 오늘 막 일본 여행에서 돌아왔는데요. 반은 지인이고 반은 처음인 이들과 승합차로 이동하며 매일 많은 시간을 차 속에서 보내는 동안 문득문득 이 소설이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하릴없는 잡담 중에 어떤 이의 한 마디가 너무나 많은 걸 함축한 메타포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이가 무심코 한 마디에 나의 어떤 모습을 깨닫는 그런 사소한 순간순간들…그럴 때마다 핸들을 잡은 주희와 같이 탄 가람과 용우 그리고 그들이 여행길에 나누었던 서먹하지만 내밀한 대화가 생각났어요. <겨울바다에 다녀오다>처럼 로드무비 형식의 이야기들은 접할 때마다 낯설지 않으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백예린의 노래도 한번 들었어요. 용우가 그렇게 말했던 노래. 밥 먹을 때 듣는 노래예요. 아, 전 이 대사가 참 좋아요! ㅎ
이 책의 공통점이라면 음악도 음악이지만 거의 로드무비 형식을 띄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일본 다녀오셨군요. 반은 지인이고 반은 처음이이라... 뭔가 또 하나의 작품이 나오겠는데요? ㅎㅎ 무사귀환을 축하드립니다.^^
ㅎㅎ 아, 그렇게 작품이 나올 수 있다면야 맨날 비행기 타고 싶네요. 네, 일본 다녀왔습니다. 거기 있는 동안 댓글은 못 달았지만 @stella15 님과 이릉 작가님의 티키타카를 보며 몇 번 킥킥댄 건 안 비밀^^
ㅎㅎㅎ 그런가요?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네요. 이릉님 저하고 좀 맞는 것 같기는 해요. ㅋㅋㅋ
네 저도 @stella15 님과 이번에 진지한 문학 이야기 많이 나눠서 참 좋네요~
일본 여행의 승합차에서 이 소설 떠올리셨다니 큰 영광입니다. 세 사람은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ㅎㅎ 여행지에서 듣는 한 마디가 마음에 가만히 와닿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stella15 님 말씀처럼 @원초이 님의 소설도 @박이강 님의 소설도 길을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란 걸 또 깨닫네요. 심지어 먹구름을 향해 달리는 차는 바다로 가는 이야기!
용우가 급히 볼륨을 조정한다. 혼자 밥 먹을 때 듣는 노래예요. 취향을 밝히는 것이 부끄러운 것처럼 수줍게 말한다
무성음악 p.139, 오선호 외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단편소설 모음집 앤솔로지 《무성음악》에 수록된 단편소설 7편을, 해당 작품을 쓴 작가와 함께 읽는 시간을 가집니다. 📕모임 일정 안내 ㅇ독서기간: 1월 15일(목)~2월 12일(목) 1/15(목)~1/16(금) 도서준비, 모임 전 수다 1/17(토)~1/20(화) 오선호 <진통제> 읽기 1/21(수)~1/24(토) 김수영 <탱글우드> 읽기 1/25(일)~1/28(수) 박이강 <하필이면 다행히도> 읽기 1/29(목)~2/1(일) 원초이 <먹구름을 향해 달리는 차 안에서> 읽기 2/2(월)~2/5(목) 도수영 <겨울바다에 다녀오다> 읽기 2/6(금)~ 2/8(일) 이릉 <이릉의 악인(樂人) 열전 1: 째즈마스터 조풍각> 읽기 2/9(월)~2/11(수) 안덕희 <귀파기> 읽기 2/12(목) 못다 한 말, 참여 소감 ----- 오늘(2월 6일)부터 사흘간(2월 8일까지) 이릉 작가와 함께 <이릉의 악인(樂人) 열전 1: 째즈마스터 조풍각>을 읽을 계획입니다. 마요네즈 출판사가 제공한, 간략한 작가 및 소설 정보 나눕니다. 📕이릉 작가 소개 -2024 년 장편 소설 《쇼는 없다 》로 제 12 회 수림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기자 출신의 글발과 취재력으로 음악과 소설과 음식과 캠핑을 섭렵한 진정한 한량. 아직 꺼내놓지 않은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기대된다. 📕<이릉의 악인(樂人) 열전 1: 째즈마스터 조풍각> 작품 소개 -"그가 연주한 것은 재즈가 아니라, 도망치는 자의 박자였다" 기네스북에 등재된 7 만 관중의 환호와 쇠창살 안에서 보낸 텅 빈 시간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얻은 선율 끝에 오직 마약과 떨리는 손만 남은 늙은 광대. 가장 시끄럽고도 고요한 악인(樂人), 조풍각의 달콤한 거짓말에 대하여. -한 뮤지션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지금부터 풀어놓을 이릉 작가의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소설이 좋은 예고편이 될 것이다. 📕임진모 음악 평론가의 QR코드 음악 소개 - 박혜성 <도시의 삐에로> (작가가 작품을 쓰며 영감을 받은 음악이 각 소설 표지에 QR코드로 소개돼 있습니다. 이릉 작가가 선곡한 곡은 박혜성의 <도시의 삐에로> 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A9yIlB91-4 ) 연대기로 서술된 리얼한 연예 기사들과 박혜성의 ‘도시의 삐에로’는 최적의 동행이며 이 곡이 전하는 네온사인이 비추는 비 내리는 밤거리의 이미지는 음악에 대한 저만치의 애정을 품고 있다. 📕이야깃거리 Q1. 이 소설의 주인공 조풍각은 80~90년대 가요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왕년의 인기 가수입니다. 지금은 잊혀졌지만 여러분만의 '스타', 혹은 '반짝스타'로 머릿속에 뚜렷하게 각인된 가수나 노래 혹은 소설가나 소설, 감독 혹은 배우나 작품이 있을까요. Q2. 이 소설은 한 인물의 일대기를 담고 있는데요. 한 사람의 드라마틱한 삶을 인상적으로 다룬 소설이나 평전, 혹은 좋은 영화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Q3. 이 소설을 읽으며 느낀 점, 읽으신 소감, 좋았던 문장을 공유해주세요. 이릉 작가에게 작품 내외적으로 궁금한 점 편하게 물어봐주세요. 그외에 소설과 관련되거나 관련되지 않은 이야기도 자유롭게 나눠주세요.
쇼는 없다 -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2024년 제12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이 작품은 1980~1990년대 채널 2번, AFKN(주한미군방송)에서 프로레슬링을 접했던 ‘AFKN 키즈’의 향수를 자극하며, 과거의 영웅들이 현실에서 되살아나는 이야기를 판타지 형식으로 풀어낸다.
1. 읽자마자 장국영이 떠올랐어요. ‘쇼는 없다‘에도 나왔던 것 같은데 소년미의 정석이었죠. 너무 기구한 삶을 살다 가셨네요. 소설가 김승옥 작가님도요. 무진기행 요즘 정서와는 거리가 있지만 처음 읽었을 때 신선했었어요.
장국영, 김승옥... 한 시절 찬란했던 이름들이네요. 초등학교 때 친구네 집에서 베타 비디오테이프(불법 비디오 였던 기억이...) 로 <영웅본색1>을 보고, 장국영이 세상에서 가장 잘 생긴 사람이라 생각했었어요. 그 무렵, 구레나룻을 완전히 자르는 헤어스타일이 유행했는데, 그게 영화 속 장국영의 영향이었던 걸로 어렴풋이 기억합니다. 김승옥 선생처럼, 시기별로 작품세계가 극명하게 구분되는 분의 삶과 정신세계 같은 건 호기심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지점이 있더라고요.
제미나이에 따르면, 무진기행 논쟁: 유시민 작가는 tvN '알쓸신잡' 등에서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빛나는 명문'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별로'라고 언급하여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저는 무진기행이 별로이지 않지만, 별로라고 하는 유시민이 있어서 세상이 재밌고 인간에게도 호기심이 갑니다. 물론 페미니즘 얘기가 아닙니다. 그저 소설로 봤을 때 장르적인 로열티라고나 할까. 그런 측면에서 저도 무진기행이 대단한 작품인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재밌습니다. 제 작품도 별로라는 사람이 있으면(많으면 글쎄... ㅎㅎ) 좋겠습니다. 아 왜 제 얘기를 하죠? @이릉 작가님이 또 어떤 소설을 또 선보일지 너무 궁금합니다. 음악. 음식. 레포츠. 소설... 이들이 정말 재밌지 않나요? 켄터키 버번, 에반 윌리암스의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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