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소설에 이런 문장 있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마치 드라마에서 슬로우모션이면서 몽환적이면서 샤랄라거리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하하
BGM도 들리는 듯 하고요ㅎㅎ
그러셨군요. 떨어지는 벚꽃을 보며 우언은 어쩌면 탁진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부드러운 빗방울이 가슴을 두드렸다. 풀잎이 나직이 환호하며 몸을 뉘었다. 촛불이 온몸을 흔들며 하늘로 올라갔다. 마주 잡은 손끝으로 마주치는 눈빛으로 흔들리는 숨결로 우리는 서로를 느꼈다. 빗방울이 촛불이 음악이 세계가 같이 돌았다.
무성음악 P.46, 오선호 외 지음
이 문장에서 제가 다 설렜네요. 동성이라 서로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고도 외면하는 모습에 맘이 아리기도 했구요.
저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데요. 환승을 할때면 종종 길거리 공연을 하는 가수분들을 만나요. 얼마전에는 '톱'으로 연주를 하는분을 뵌 적 있는데요. 날카로운 톱니 사이로 너무 아름다운 소리가 나서 한참 서 있었어요. 극고 극은 통한다는 말을 실감했고 저도 쪽빛아라 님처럼 마음이 꿈틀했어요.
저는 음악축제보다 30년전쯤 안양에서 가수 수와진이 길거리 공연하던 모습이 떠올랐네요. 한창 놀기 좋아하던 철없던 시절인데도 그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동안 서서 듣다 돌아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상하게 맘이 포근해졌던 추억이라 책보면서 당시 기억이 떠오르더라구요.
나는 죽음은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무성음악 p.54, 오선호 외 지음
눈은 계속 쌓였고 치워놓은 눈은 벽이 되어 갔다. 이틀 동안 내린 눈이 연구실에서 기숙사로 통하는 뒷길을 지웠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도 허리까지 눈에 파묻혔다.
무성음악 p.49, 오선호 외 지음
예전에는 겨울이 되면 눈이 펑펑 내려서 쌓이기도 했는데 제가 사는 동네에는 몇 년째 쌓인 눈을 볼 수가 없어요.ㅜㅜ 누군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도 허리까지 눈에 파묻혔다, 라는 문장이 향수를 불러 일으킵니다. 너무 좋아요~
눈은 차가운데 어쩐일인지 제게는 따스한 느낌이 있어요. @박해동님이 사시는 동네가 궁금해지네요. 몇년째 쌓인 눈을 볼 수 없는 곳.... 그런 곳은 또 다른 매력적인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데요. 요즘은 정말 눈이 귀한 손님이 된 듯 해요. 저는 가끔 울릉도 같은 곳에 갔다가 눈때문에 배를 타지 못하고 고립되는 상상을 해요.
A1. "우재탁"처럼 저도 20대 때 유학을 했었는데요. 제가 있던 도시에서 차로 1시간 가령 떨어진 휴양 도시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즈페스티벌이 열려요. 유학 시절에는 저도 우언처럼 "경제적 여유는 물론이고 시간적, 심적 여유 또한 없"(43쪽)어서, 그 페스티벌을 즐기지는 못했어요. 그 아쉬움에 언젠가는 가보자 하고 지금까지 생각하게 되네요. 당시 제가 유학했던 곳에는 한국인 유학생이 거의 없어서, 우재탁이 마냥 부러워요. 혼자가 아니었기에 탱글우드도 갈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페스티벌이라는 게 혼자는 영 흥이 살지 않으니까요. "잔디밭에 앉아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52쪽)은 뉴욕에서 봤던 적이 있어요. 여름의 음악페스티벌이었는데, 그때의 음악은 전혀 생각나지 않고 사람들의 자유로운 분위기, 함께 같던 친구들만 기억에 남아있네요. A2. 저는 예전에는 클래식을 찾아 듣는 사람이 아니었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청각에 예민해지면서 클래식을 찾아 듣고 있어요. 하나에 빠지면 줄곧 하나면 파는 취향이라, 요즘 독서 BGM은 라인홀트 글리에르(1875-1956, 우크라이나), 가브리엘 포레(1845-1924, 프랑스), 에릭 사티(1866-1925, 프랑스)가 주를 이룹니다. 이 시기를 흠모하는 중이에요. 그 중 광고 음악으로 사용되어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에릭 사티의 Gymnopedies No.1 공유합니다. https://youtu.be/pIbXrpy4EHY?si=8WDU1vwznkvNq6If A3. 1) 김수영 작가님께, 읽으면서 찰스강 주변 우재탁이 달리는 장소가 매우 생생하게 묘사되는데, 보스턴에 거주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요즘은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도 많으니 작가님도 레지던시로 보스턴에 계셨던 게 아닐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2) 탁진의 빈소를 채운 곡이 "서곡(Ouverture)"인 점이 인상적인데요, (상투적이지만) 죽음이라는 끝과 서곡이라는 시작이 경계를 이루기도 해서요. 3) 글을 읽은 후, 저도 "부드러움과 날카로움이 담긴 단어는 뭘까"(58쪽)를 계속 생각하게 되는데요. 빗방울, 벚꽃을 생각하다가, 작가 노트에서 "어둠을 동강 낸 섬광이 허공을 가르며 쏟아진다."(59쪽)라는 문장에 '빛'이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우언은 어떤 답을 찾았을지 궁금하네요.
A1.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의 열린 마음이라고 할까요. 수용성이라고 할까요. 저도 자유로움 속에 담긴 여러 의미들을 생각하게 되네요.뉴욕의 여름과 음악과 친구들이 있으면 ... 귀한 기억일 것 같습니다. A2. 사실은 저도 클래식을 잘 몰라요. 에술의 전당이었던 것 같은데요. 정경화의 바이올린 독주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그녀의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생명력에 압도된 기억이 나요. 연주회장을 빠져나와 일부러 멀리 걸어서 지하철을 탔던 기억이 납니다. 그 느낌을 오롯이 혼자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서요. 추천해주신 에릭 사티의 Gymnopedies No. 1 배경으로 배경으로 듣고 있는데요. 가볍다가 끝을 모르는 심연으로 빠져들게 만드네요. A3. 1) 찰스강은 네.... 인연이 좀 있어요.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가 본건 아니지만요. 2)<탱글우드> 속의 우재탁이 저도 부럽습니다. 우언은 어쩌면 죽음은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는 또 다른 시작이기도 하다 는 쪽에 더 기울어져있는 것 같아요. 그 역시 광고 카피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면 사회적인 죽음을 맞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고요... 3) 네 , 블라인드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우언의 가슴을 관통하는 장면으로 소설은 끝이 나는데요. 우언이 직접 말해주지는 않지만 저도 '빛'이라고 추측만 합니다.
우언이 맞이할지도 모를 "사회적인 죽음"이라는 것이 씁쓸합니다. "발 앞이 벼랑이었다. 면도기 광고까지 놓치면 곤두박질칠 판이었다."(38쪽)
아 진짜 그러네요. 이렇게는 생각 못했었는데..
무한 경쟁 앞에서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슬픈 현실... 이죠. 마음이 아프네요. ㅜㅜ
@지혜님이 추천하신 에릭 사티의 Gymnopedies No.1 를 듣다가 문득 이 선율이 떠올랐습니다. 바흐의 <시칠리아노>인데요. 4분여 짜리 짧은 곡인데 피아노로 편곡한 것을 한때 계속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KJDo-xnlOCU&list=RDKJDo-xnlOCU&start_radio=1
나는 죽음은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무성음악 54쪽, 오선호 외 지음
저도 자라섬 페스티벌이 생각나네요. 코로나 직전 해였던 것 같은데요. 내 앞에 앉아있었던 한 젊은 남자가 혼자서 자그마한 야외용 테이블에 화이트 와인 한 병과 와인 잔을 올려놓고 천천히 와인을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었어요. 뒤에서 훔쳐보는 그의 뒤통수와 간간히 오르내리는 와인잔을 쥔 손이 너무나 편안하고 우아해 보여서 자꾸 시선이 갔죠. 야외 잔디밭을 가득 메운 인파 속에서 오롯이 자신과 음악과 하나가 되어 즐기는 느낌이랄까. 그해 자라섬 페스트벌은 그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지금 생각하니 혼자 온 여성분이 책읽고 있던 것도 생각나요!! 비오는데 우산 걸치고 읽고 계셨어요 ㅋㅋㅋ 재즈를 BGM으로 독서 좋은거같아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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