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탁진은 대형 로펌에 들어갔다. 영혼을 팔아 돈을 번다고 시니컬했지만,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파트너 변호사가 되자 팔 영혼이 없다고 엄살을 떨었다. 거짓말 천국을 정화하겠다던 패기와 열망을 폐기했다. 돈 주는데 까탈스럽지 않으면 이상하지. 팔 영혼도 돈도 없는 나는 죽느냐고 비꼬았다. 신랄함이 부러움을 덮지는 못했다.
무성음악 _p.40_ 탱글우드_ 김수영_, 오선호 외 지음
부인은 이혼을 미뤄왔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파열된 두 개의 골이 끔찍했다고 중얼거렸다. 물이 흘러내리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무릎에 머리를 묻었다. 무언가를 포기한 사람, 문턱을 넘어 간 사람 같았다.
무성음악 _p.54_ 탱글우드_ 김수영_, 오선호 외 지음
밝을 때 보는 로비와 어두울 때 보는 로비는 달랐다. 새벽 산책을 하면서 대포 소리가 난다던 그였다. 구멍이 점점 커져 몸을 삼켜 버렸을까. 그에게 구멍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카드 리더기를 발로 탔다.
무성음악 _p.56_ 탱글우드_ 김수영_, 오선호 외 지음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 들으면서 중간중간 터지는 대포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면서 소설을 읽었습니다 :) Q1. 축제는 아니고.. 둘째 외삼촌숙모 부부가 음대 커플로 시작해서 결혼까지 했는데요, 삼촌은 클라리넷, 숙모는 피아노 전공입니다. 처음 삼촌의 독주회에 갔을 때, 클라리넷이 조금 낯설기도 했고, 어디에서 박수를 쳐야 하는 건지.. 등등 눈치를 보던 일이 생각나네요... ㅎㅎ
<1812 서곡>을 들으면서 읽으셨군요. 저도 그 곡을 계속 틀어놓고 글을 쓰고 지우고 읽고 또 읽고 했더랬어요. 잠시 정신줄을 놓고 있다가 쾅, 소리에 움찔 놀라곤 했죠. @Kiara 님이 많이 놀라지 않으셨길.... 요. ^^ Q1. 음대 커플. 멋지네요. 사실 저도 악기에 대해 잘 몰라요. 연주회에 가서 언제 박수 쳐야 할지 몰라 눈치보면서 남들이 박수칠때 따라치는 거 저도 해봤어요. 어떨 때는 아예 박수를 치지 않기도 했어요. 눈치보는 제가 너무 귀엽고?(이건 역설적인 표현입니다 ㅎ) 부끄럽고 안타깝고 그래서요.
클래식 공연을 어쩌다가면 전 @Kiara 님과 같은 걱정에 아예 박수를 안 칩니다. 박수를 치면 어쩌다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안치면 아무 문제가 없더라고요. 클래식 공연에서 기침하는 걸 지적하는 글도 sns에서 최근 본 거 같습니다. 곡과 곡 사이에 왜 기침하냐… 뭐 그런 글에 공감하는 분이 꽤 많더라고요.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아직 클래식 공연은 제겐 어렵습니다.
저도 어려워요. 기침을 참다가 얼굴이 붉어지고 컥컥거리고 숨이 막히는 상황을 잠깐 상상해 봤네요. 역시 클래식은 어렵네요 ㅜㅜ
KSS 클래식 FM에 <최운규?의 실황음악>인가가 밤8시에해요. 그건 클래식 라이브버전을 틀어주죠. 어떤 건 잘 들어보면 사람 기칭 소리도 막 나고 그래요. 첨엔 이래도 되나 싶었는데 자꾸 들으니까 그런가 보다해요. 자연스러운거죠. 인간인데. ㅋㅋ 근데 그 음악 프로는 비추입니다. 가끔 좋은 음악도 들려주지만 이상한 소음같은 현대음악도 들려주죠. 그럼 머리가 더 복잡해지고 신산해져요. 이것도 음악인가? 그냥 꺼버리죠. 정말 클래식은 어려운 것 같아요. ㅠ
클래식은 정말 아무 음악도 듣고싶지 않을 때 틀어놓으면 좋은 것 같긴한데 연주회는 어려워요. 저는 처음 연주회 갔을 때 어느 타이밍에 박수를 쳐야하나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음악이 끝나는 타이밍을 잘 모르겠더라고요. ㅎㅎ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이 많아서 조금 안심(?) 되기도 하네요....
물이 흘러내리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무릎에 머리를 묻었다. 무언가를 포기한 사람, 문턱을 넘어간 사람 같았다.
무성음악 p.54, 오선호 외 지음
언제부터였을까. 시시콜콜한 감정 따위는 드러내지 않는 데 익숙했다.
무성음악 탱글우드, p36, 오선호 외 지음
우산을 어깨에 메고 벚나무 밑을 걸어갔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젖은 벚꽃이 뺨에 내려앉았다. 벚꽃의 전생이 내 뺨에 날인되었다. 나는 벚꽃은 떼어 냈다. 흐르는 빗물에 떨어뜨렸다. 과거로 넘어가는 벚꽃을 지켜왔다.
무성음악 p.56, 오선호 외 지음
회칼로 발목을 자르는 듯한 예리한 통증을 견뎠다. 견뎌야만 했다.
무성음악 탱글우드, p.47, 오선호 외 지음
"…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 알 것도 같아요. 자신이 내지르고 싶었던 비명을 들은 거에요. 날마다."
무성음악 탱글우드, p.52, 오선호 외 지음
벚꽃의 전생이 내 뺨에 날인되었다. 나는 벚꽃을 떼어 냈다. 흐르는 빗물에 떨어뜨렸다. 과거로 넘어가는 벚꽃을 지켜봤다.
무성음악 탱글우드, p56, 오선호 외 지음
대포가 터지면 몸에 구멍이 난다던 그였다. 구멍이 점점 커져 몸을 삼켜버렸을까. 그에게 구멍은 무엇이었을까.
무성음악 탱글우드, p.56, 오선호 외 지음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1812 서곡>을 알게 되어 기쁘네요. 저는 책을 읽으면서 탁진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어쩌면 구멍을 보이지 않게 잘 막았을지 모르는 우언과 달리, 탁진은 그 구멍으로 어둠과 함께 주홍색 A가 새어 나오고, 그걸 막기 위해 빗길을 달린게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음악을 들으면서 밝고 경쾌한 음악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들었는데요. 책을 읽던 중, 탁진이 차이코프스키의 <1812 서곡>을 비명 대신 들었다는 부분에서 우언이 대포소리에 현실을 자각하듯, 탁진도 비명을 내지를수록 스스로의 감정을 자각하게 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탁진은 이 대포소리에 얼마나 많은 구멍이 생겨났을까... 탁진의 감정에 몰입하다가 음악을 들으니 슬픔이 몰려왔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갑작스럽고 슬픈, 혼란스러운 상황을 추스리지도 못하고, 다시 업무를 해결해야하는 우언의 모습은 제 가슴에 빛의 구멍이 생긴 것 같이 안타까웠어요. 그저 흐르는 빗물에 과거로 향하는 벚꽃을, 청춘을, 친구를 붙잡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해야한다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인지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탁진의 죽음은 어쩌면 구멍을 막기 위한 질주였을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자신이 구멍이 되어버린 것일 수도 있을 거구요. 저도 @르누아르 님처럼 <1812 서곡>을 계속 들으며 <탱글우드>를 썼어요. 대포 소리가 들릴 때마다 잠시 자판 두드리기를 멈췄습니다. 가슴에 구멍이 뻥뻥 뚫리는 것 같았어요. 그럴때마다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구멍은 어쩌면 탁진이 말하지 못한 비밀을 뜻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쵸. 강물이 늘 흘러가듯 우리도 흘러가는구나... 그런 생각을 우언은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친구의 죽음 앞에서 슬퍼할 겨를도 없이 현실로 내몰리는 우언의 상황이 안타까운데요. 사실 그런 상황이 우언에게만 한정된 게 아니라 더 슬픕니다.......
나흘동안 여러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내일부터는 @박이강 작가님의 <하필이면 다행이도>를 읽는 시간이에요. 박이강 작가님은 다재다능하신 분이신데요. 특히나 소설예 대한 열정과 사랑은 깊이와 넓이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예요. 여러 번 읽었어도 내일부터 펼쳐질 <하필이면 다행이도>가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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