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7. 무성음악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살면서 낯 모르는 사람에게 그렇게 사려 깊게 말하는 사람을 몇이나 만날 수 있겠는가. 나는 다정한 사람이 좋다. 세상의 대단하다는 일들 뒤에는 꼭 구린 계산과 서로에 대한 무감함이 있다. 인간이 태어나서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진짜 의미 있는 일은 다정한 척이라도 하는 걸 거다.
무성음악 <귀 파기> p.200, 오선호 외 지음
저는 영화 <화이트 버드>를 보고 다정한 사람이 되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됐습니다. 눈물 펑펑 흘렸던 인생 영화 였어요… 다정함이 인류를 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다정해집시다 ..!
화이트 버드불편한 다리를 가졌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하는 소년 ‘줄리안’은 어느 날, 깊은 어둠에 갇혀버린 소녀 ‘사라’를 구한다. 자신의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줄리안’과 가족들은 ‘사라’를 끝까지 지키려 한다. 하지만 또 다시 예상치 못한 사건이 그들에게 다가오는데…
눈물을 펑펑 흘릴 정도의 영화가 있다니 지니님도 다정한 분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검색해 보니 인류애 풀충전되는 영화라는 리뷰까지 나오네요. 이번 설 연휴에 보면서 저의 다정함도 좀 충전시켜 보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ㅎㅎ
오 보고 싶네요. 제 리스트에 추가!
살아 있는 순간들을 아끼지 말자, 매 순간의 기쁨을 놓치지 말자.
무성음악 P.206, 오선호 외 지음
인간의 몸이란 대단하면서도 아쉽다. 귀를 판다는 것, 이렇게 단순하고 행복하고 돈이 하나도 안 드는 행복의 원천을 몸안에 만들어 놓고, 선을 넘으면 고통이 찾아오게 만들어 놓다니 대체 무슨 장난이란 말인가.
무성음악 P.206, 오선호 외 지음
귀파기가 이렇게나 흥미로운 일이었군요. 귀파기하면 포근한 엄마 냄새가 먼저 떠오르긴 합니다. 엄마 무릎 베고 누워서 귀 파다보면 스르륵 잠이 들곤 했던 기억 덕분이겠지요. 이젠 제가 가족들 귀를 파주며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 안 깊숙이 있는 귀지를 파고 싶어서 끙끙 애쓰다 못 파면 종일 찜찜하다죠. 신랑은 귀 파고 후 불어주는 그 느낌이 좋다고 하구요. 그러고보니 귀파기는 가족을 좀더 따뜻하게 이어주는 행위인 것 같네요.
가족 귀를 파주는 게 가능한 섬세한 터치의 주인공이셨군요. 전, 누구한테 귀를 잘 못 맡기겠더라고요. 무서워서. 가족들은, @쪽빛아라 님 같은 분이 옆에 있는 걸 감사해야 합니다.
쪽빛아라 님 글을 읽다보니 언젠가 아버지와 어머니의 귀를 파드렸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버지는 귓구멍이 커서 파기가 수월했는데 어머니는 너무 작아서 엄청 집중을 했었던 것 같아요. ㅎㅎ 공기 중에 봄처럼 왠지 모를 포근함이 떠돌았던 것 같아요. 요즘은 그런 한가한 시간이 점점 사라지는 듯 합니다.
귀파기와 "한가함"이라는 키워드가 연결되니 다른 느낌이 드네요. 한가함.. 여유로움.. 관심... 이런 것 없이 남의 귀를 파준다는 건 불가능하겠지요. 주인공이 진석의 귓구멍을 들여다보고 귀를 파주고, 자기 귀도 내주는 관계였으면 소설이 완전히 다르게 흘러갔겠네요. 그랬다면 주인공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쪽빛아라님, 엄마와 할머니로부터 귀파기를 물려받은 주인공과 비슷한 기억이시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의 주인공은 귀파기를 개인적인 욕망으로 좁혀 바라보는데, 쪽빛아라님의 글울 보면서 따뜻하고 가족적인 귀파기 소설도 재밌었겠다, 상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문장 수집해주신 부분 저도 좋아하는 부분에요. 쓴 사람이 자기 문장 좋아한다니 이상하시겠지만, 자기 마음이 잘 표현된 부분들은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ㅋㅋ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어제 밤에 이 소설을 읽다가 저도 바다에 가고 싶어졌어요. 동해 바다에 못 간지 한참 된 거 같아요. 어린 용우에게 밤에 본 바다가 검고 끈적이는 원유 같았다는 표현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을까 하는 마음과 나에게도 밤에 본 바다는 뭔가 한덩어리가 되어 깊이를 알 수 없는 무언가 같았는데 이걸 제가 표현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했어요. 겨울 바다에 간 이 특이한 조합의 세명의 이야기가 따뜻하게 읽혀진 밤이었습니다.
저도 @도수영 작가님 이 소설 떠올리니, 롯데리아에서 새우버거 하나 포장해서 무턱대고 동해안 가는 우등 버스에 몸을 싣고 싶어지네요.
그것도넘 좋네요. 롯데리아 새우버거와 동해안 가는 우등버스! 롯데리아 새우버거 왠지 향수를 일으키는 음식이네요. 다음 소설은 '음식' 관련이기를 희망합니다!ㅎ
밤에 본 바다가 검고 끈적이는 원유같다는 표현 기가 막히죠... "밤에 본 바다가 뭔가 한덩어리가 되어 깊이를 알 수 없는 무언가 같았다"는 앨리스 님의 표현도 제가 밤바다를 볼 때 늘 느끼던 감정 그대로인 같아 공감이 갑니다. 저도 바다에 자주 가는데요, 그때마다 바다를 볼 때 뿐 아니라 오갈 때의 뭐라 말할 수 없었던 그런 기분과 인상이 있었거든요. 인물과 상황이 다른데도, 그 기분을 이 소설의 여행을 통해 다시 느끼며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 이강님 소설로 넘어가시는군요. 천천히 즐겨주세요 ^^
저는 어릴 때 울산에 살았어요. 어릴 때 밤에 본 바다는 석유화학단지의 불빛이 너무 휘황찬란해서 찐 공포감을 주는 바다였답니다. 대학생 때 본 동해 바다는 크고 검고 끈적이는 원유처럼 무거운 생물체 같은 느낌이었어요. 바다는 참 여러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고, 한편으론 이것이 '물'의 속성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Alice2023 님께서 표현에 공감해 주셔서 너무 반갑고, 또 세 명의 바다여행 이야기에 따뜻해지셨다니 보람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그도 나도 각자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지구라는 행성에서 찰나의 우연으로 만난 인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을까.묻고 싶다.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떤 이를 부모로 만나는 건 과연 정당한 일인가
무성음악 오선호 외 지음
읽어내려가다 갑자기 @Alice2023 님의 문장수집을 만나고 귀파기 만큼 짜릿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감사해요! :)
개인적으로 귀파기가 정말 이책의 마무리를 제대로 해주는 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수로만 연주되는 음악도 그렇고 아무것도 없어도 그저 귀파기 하나로 희열을 느끼는 주인공.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닌 그냥 읽으면서 행복했던 글입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충만하게 느껴져서 정말 박수쳐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에 놓인 귀파기까지 다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저도 그야말로 클래핑 뮤직을 크게 틀어놓고 감사의 박수를 쳐드리고 싶어요! 읽히는 입장이 되어보니 저도 다른 사람의 글을 더 소중히 읽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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