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군 뽁뽁
2026년 독서 #2 <서왕모의 강림>
D-29

구남모임지기의 말

구남
… , 그는 계단에 앉아 있고, 배가 꾸르륵거리고, 맨머리를 긁고, 허공을 바라보고, 아래쪽 계단을, 오래되어 바싹 마른 편백 계단을 바라보고, 한 틈새에서 작은 개미를 발견하여, 그 순간으로부터 개미가 우스꽝스러운 작은 다리로 돌아다니고, 이 틈새에서 오르고 허둥대고 속도를 늦추는 것을 보는데, 개미는 앞으로 가다가, 멈춰, 방향을 틀어, 작은 공 같은 머리를 들고는, 잽싸게 출발하나, 다시 한번 멈춰, 틈새 밖으로 올라오지만, 이내 되돌아가, 다시 출발했다가, 좀 있다 다시 멈춰, 방향을 틀어, 최대한 활기차게, 틈새로 다시 돌아가는 내내, 초봄 햇볕이 내리쬐고, 이따금 한 줄기 바람이 몰아치고, 개미가 바람에 휩쓸리지 않으려 안간힘 쓰는 모습이 보이는구나, 작은 개미가, 고개를 흔들며 주지가 말하길, 작은 개미가 계단의 깊은 틈새에서, 영원히.
- p. 126~127, 불상의 보전

구남
… , 모든 사람은 죽기 마련이니, 그의 아버지도 죽었고, 그의 어머니도 죽었고, 그의 형제 자매 친척도 모두 죽었고, 이제 오귀스틴도 죽어서 그에게는 과거에서 비롯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오귀스틴에게서 비롯한 헥토르뿐으로, 오귀스틴이 죽었고 그와 더불어 과거도 죽었던바, 그녀는 또한 어제 이후로 누워 있었고, 모두가 누웠고, 모두가 언젠가 눕고, 그들에게서 남은 것은 푸르름 속 메마른 띠 하나뿐 아무것도 없는데, 남은 사람은 이것에 순응하고 싶지 않고 그럴 수도 없으니, 남은 사람은 이를 견딜 수 없도록 되어 있음을 그는 알고 그는 인식하는바, 오귀스틴은 죽었으니, 그의 오랜 연인, 모든 것을 알고 그가 한때 누구였는지 알고 마지막에 그에게 사랑스러운 헥토르를 남긴 이 오귀스틴이, 그의 하나뿐인 오귀스틴이 이미 벌레들에게 먹히고 있어서, 그녀는 더는 존재하지 않고 이미 푸르름 속 메마른 띠 하나일 뿐, …
- p. 531~532, 푸르름 속 메마른 띠 하나뿐

구남
… , 그는 마치 꿈속으로 들어간 듯 한 방향으로 나아가다, 어느 모퉁이에서 돌아 좀 더 걷다가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을 잇따라 보았으며, 마침내 뜻밖에도 자기 집 앞에 서게 되었는데, 그가 이미 문을 열었던 듯 대문을 당겼을 때 파도가 배를 때려, 그는 뱃전을 붙잡아야 했으니, 안 그랬으면 파도가 그를 배 밖으로 쓸어버렸을 것이었던바, 선 원들이 소리를 지르며 돛을 감아 배는 원래 위치로 돌아왔는데, 선장의 얼굴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한 표정을 볼 수 있었고, 그들은 파도를 헤쳐 나갔고, 어디를 보아도 사방이 그저 물과 물뿐, 기억과 기억들뿐, 그리고 슬픔, 이제 거의 대상조차 없는 가슴속 고통, 물과 물, 파도와 파도밖에 없어 그는 지치고 외롭고 무척 늙었는데, 그때 문득 그가 무엇엔가 놀랐으니, 그가 선장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묻자, 선장은 이미 거기라고 답하며 어떤 방향을 가리켰는데, …
- p. 628, 제아미는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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