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 시리즈 함께 읽기 1. <아이리스> -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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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중간중간에 번갈아 가며 나오는 아이콘들이에요. 본문에도 계속 삽입되어 있는 것 같은데, 챕터 구분용인지 뭔지.. 특이한 것 같습니다. 각 그림마다 의미가 있는지는 지켜보면 알겠죠?
약간 fleur-de-lys 같이 생기기도 했고 특이한 아이콘이네요..
제가 typography에 대해 무지해서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fleuron 또는 printer's flower라고 하는 dingbat(욕이 아니라 typographical ornament) 중 하나일 것 같네요. 책 제목에 맞게 꽃같은 장식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제가 봐도 딩벳 폰트 중 하나인건 맞는것 같아요. 다만 저는 전자책으로 읽고 있는데, 지원되는 서체가 아닌건지, 매번 이미지 삽입으로 그것도 약간 흐리거나 깨지게 나오더라고요. 아주 조오오금 거슬리는 부분입니다. ㅎㅎ
그림 얘기해서 그런데 응접실의 커다란 그림에 새들이 나온 혼더쿠터르의 그림은 이거랑 비슷한 그림일 듯.. 네덜란드 Rjiksmuseum에 있는 혼더쿠터르의 그림은 새들이 많이 나오죠.. https://www.rijksmuseum.nl/en/collection/object/A-Pelican-and-other-Birds-near-a-Pool-Known-as-The-Floating-Feather--01bb30d2f6e625c798fcc40e8dd554de
말하는 건 할아버지 뿐, 거의 아무도 입을 열지 않는다. 엄마가 가끔 입을 열기도 한다. 우리 여자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예절이다.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Children should be seen and not heard라는 베스 할머니가 쓰던 영어속담처럼 아이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예절만 지키게 하면서 정작 밥은 챙겨주는 걸 까먹는 집안;; 예전 상류층 집안이 이런 곳이 많았지만.. 좀 숨막히네요;;
마드무아젤은 그런 나를 못 본 척한다. 혹시 보더라도 관심을 주지 않는 게 교육적이라고 여긴다.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마드무아젤 뒤랑은 이제 말이 없다. 슬퍼 보이기도 한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수많은 이런 날들이다.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우리 셋은 긴장한 상태고 마드무아젤은 베이지색 골부로 만든 가짜 손가락... 속 뭉툭한 해적 손가락과 두 팔을 축 늘어뜨린 채 풀이 죽은 모습이다. 아이들의 잔인한 적의를 홀로 마주하고 있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본다. 어린애 두 명과 어른 한 명, 우리 셋이 만드는 사막과도 같은 침묵 속에서 별안간 목소리가 들려온다. 숲속의 종소리 같은 목소리, 숲의 웅성거림 같은 목소리가 복도를 가로지른다. 늘 그러듯, 황급하게 온몸으로 문을 밀어붙이며 들어오는 바람에 문이 목소리의 주인을 가두어버린다. 살아 있는 그림이다.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마드무아젤 뒤랑도 좀 안타깝습니다. 근데 정말 저도 그녀의 손가락 뒤에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 누누처럼 시골 처녀는 아닌 듯하고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것 같은데.. 무슨 사연이 있을까요?
마드무아젤 이라는 호칭을 꼭 붙이는것만 봐도 누누와는 다르게 분명 지체있으신 분 같은데.. 저도 사연이 너무 궁금해요. 일단 첫 챕터에서는 전쟁과 함께 헤어지게 된 것 같은데.. 앞으로 다시 등장할지.. 개인적으로 다시 주요인물로 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ㅎㅎ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에서 주인공이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엄마는 바쁘게 손님들을 상대하느라 아이를 어두운 방에 홀로 자게 보내는 장면이 생각나네요.. 식사나 목욕 등 아이들의 육아를 일하는 사람들에게 맡기는 상류층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지만.. 예전 상류층의 아이들은 참 외롭고 부모님의 사랑에 목말라 했을 것 같아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모두 7편에 이르는 연작 소설로서, 그 분량을 합하면 몇천 쪽에 이르는 방대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프루스트 전공자'인 김희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가 프루스트 전공자로서 사명감과 용기를 가지고 번역에 모든 정열과 노력을 쏟은 작품이다.
엄마는 나를 '우리 물망초'라고 부르며 재빨리 입을 맞춘다. 내가 아직까지도 손에 쥐고 있는 말이다. ... 나는 멀리서 엄마의 목소리를 듣는다. 드레스는 여전히 바닥에 끌린다. 문 하나가 닫힌다. 하나, 둘, 하나, 둘, 작고 푸른 맥박이 뛰는. 내 손아귀에 붙들린 물망초와 함께 나는 홀로 남겨진다.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읽는 법을 배우시고 나면, 책을 읽겠다고 구석에 숨으실걸요." 나는 책 위로 몸을 기울이고 있고,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서 읽는 척을 한다. 그러면 나를 사랑해줄까 싶어서.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이렇게 어른들에게 사랑받고 싶어서 애쓰는 모습이 애달프네요. 그리고 과일님이 말씀하신 fleuron들이 단순히 식물 모양만은 아니고 문맥에 맞게 바뀌네요. 글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글씨 쓰는 듯 펜을 잡은 심볼이, 휴가를 떠나는 부분에선 여행가방 심볼이 나오네요.
그러니까요 꽃모양만 해도 매번 바뀌는 것 같은데, 일단 저는 아무 의미 없다 인걸로 생각하고 읽으려고요. ㅎㅎ
눈으로 칼을 던지는 동생의 눈은 점점 새카매지는데, 색이 없는 내 눈은 보모들의 눈처럼 창백한 파란색이다. 동생의 눈구멍에는 뜨거운 불덩이가 있다.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물 너머로 나는 엄마를 본다. 엄마의 미소를,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는 듯한 엄마를 본다. 엄마를 안아주고 싶다. 엄마가 거품으로 부서진다.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나는 그가 우리에게 존댓말을 하지 않았으면, 이따금 안아주었으면 하지만, 동생은 내게 도대체 언니는 뭐가 문제냐고 한다. 우리는 공작이라고.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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