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으로 들어가려면 응접실을 가로 질러야 한다. 커라한 그림 안에서 펠리컨 한 마리, 칠면조 한 마리, 오리 몇 마리와 올가미에 걸린 메추리 몇 마리, 뿔닭 몇 마리를 본다. 혼더쿠터르의 그림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다른 그림에는 부랑자가 한 명 더 보인다. 나머는 내게 별 감흥을 주지 않는다. 다만 듬성듬성 턱수염이 나고, 붕대를 두른 이마 아래로 맹렬한 동시에 애원하는 표정이 드러난 그 부랑자만이 눈에 들어온다. 전자책 14 ”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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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엄마가 스킨쉽으로서가 아니라 잠자리 공간에그림같은 공작부인으로 느껴지는 작가의 어린시절. 마드무아젤이 곁에 있어 다행이다. 이 하녀가 주인공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모두 홧팅입니다!
수서동주민
“ 강아지 놀이 할래 ?
우리는 할 수 있는 만큼 카펫을 덮어 가며 여기에 한 덩이 저기에 한 덩이 똥을 싼다. 그러고는 각자의 구식 침대에서 잠이 든다. 방에 들어온 마드모아젤 뒤랑이 비명을 지른다.
이건 정말이지 어머니께서 아셔야 해요 일어나세요 아가씨
마드무아젤의 동생에게 명령한다. 그리고는 아가씨는 가서 물과 비누를 가져오세요. 내게는 으름장을 놓는다. ”
『아이리스』 P.27,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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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동주민
ㅎㅎ 제가 애를 키워봤지만 이렇게까지 장난치기는 쉽지 않을듯 한데 ㅎㅎ
과일
저는 애를 키워본적 없어서, 저기서 정말 궁금했던 부분이... "우리, 할래?" 하면 바로 저렇게 여기 한덩이 저기 한덩이 숭덩숭덩 나올 수 있는 부분인건가요????? ㅎㅎㅎㅎㅎ
수서동주민
오줌은 가능할 듯 한데, 변은 얘들이 저렇게 싸기 힘들 듯 해요. ㅎㅎ
과일
문에 대해 내가 느끼는 공포는 나를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다. 문은 언제나 무언가를 때리거나, 갈라놓거나, 나를 밖에다 내버려둘 것이다.
『아이리스』 12/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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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뭉툭한 손가락, 뭉툭한 손가락, 눈이 없는 손가락, 갈고리, 외눈박이 손가락, 하얀 달도 없이.
『아이리스』 15/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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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내 눈 속 욕조에도 물이 가득 차 있다. 흐르고 흐르는데 잠글 수가 없다.
마드무아젤은 그런 나를 못 본 척한다. 혹시 보더라도 관심을 주지 않는 게 교육적이라고 여긴다.
『아이리스』 16-17/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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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본다. 어린애 두 명과 어른 한명, 우리 셋이 만드는 사막과도 같은 침묵 속에서 별안간 목소리가 들려온다. 숲속의 종소리 같은 목소리, 숲의 웅성거림 같은 목소리가 복도를 가로지른다. 늘 그러듯, 황급하게 온몸으로 문을 밀어붙이며 들어오는 바람에 문이 목소리의 주인을 가두어버린다. 살아 있는 그림이다. ”
『아이리스』 20/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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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 우윳빛 새하얀 피부, 엄마의 향기, 내 찡그린 얼굴 위로 나뭇가지처럼 떨어지는 머리카락, 엄마의 목, 아, 꽃 같은 우리 엄마. 엄마는 나를 '우리 물망초'라고 부르며 재빨리 입을 맞춘다. 내가 아직까지도 손에 쥐고 있는 말이다. (...) 문 하나가 닫힌다. 하나, 둘, 하나, 둘, 작고 푸른 맥박이 뛰는, 내 손아귀에 붙들린 물망초와 함께 나는 홀로 남겨진다. ”
『아이리스』 21-22/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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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 나는 전부 다 한다, 그러면 나를 사랑해주겠지 싶어서. 나는 따귀를 맞지 않지만, 동생은 늘 맞는다. 눈으로 칼을 던지는 동생의 눈은 점점 새카매지는데, 색이 없는 내 눈은 보모들의 눈처럼 창백한 파란색이다. 동생의 눈구멍에는 뜨거운 불덩이가 있다. ”
『아이리스』 23/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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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 마드무아젤에게 달려가고 싶다. 나를 안아줬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해줬으면. 나더러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해 보이는 마드무아젤의 장갑이 까마귀처럼 보인다. 누누, 누누, 가야겠어요, 누누. 저 둘과 함께 가야겠어요, 누누, 나는 무섭고 이 모든 게 너무도 커요, 너무도. ”
『아이리스』 31/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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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어느 오후 피아니스트 프랑시스 풀랑크를 보러 갈 때 지났던 길. 그날 그는 피아노를 쳐주며 우리를 '나의 작은 이웃들'이라고 불러주었다.
『아이리스』 35/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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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이 부분은 작가의 진짜 경험일 듯 해요! 오오 정말로 뿔랑을 직접 만나서 대화도 나눴다고? 하면서 역시 작가가 귀족 신분이었음을 다시한번 실감했습니다.
생각보다 더 많은 부분들이 실제 경 험에 기반하고 있는 것 같아요. 누누가 5월21일에 아기 마리아나를 받았다는데, 작가 엘레나의 생일이 5월19일이더라고요!
자서전과 자전적 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박완서 작가님의 작품들도 떠올랐습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19권. 자신의 경험을 소설 소재로 녹여내 왔던 박완서가 오롯이 본인의 경험만을 써내려간 '자전적 이야기'다. 일제강점기 국민학생으로서의 기억, 창씨개명 경험, 세계2차대전의 종결, 서울대 입학, 그리고 6.25까지의 격변기를 지낸 작가의 유년 시절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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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그리고 지난 가을에 읽은 토베 디틀레우센의 자전적 소설 <코펜하겐 삼부작>도 많이 떠올랐어요.
거기서도 1권 <어린시절>에서 주인공(사실 작가 본인. 마치 박완서 소설처럼 주인공 이름 포함 모든것이 작가 본인 실제 이력과 거의 똑같이 서술됨) 여자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엄마를 너무도 아름다운 공주나 천사처럼 묘사하는 대목들이 많이 등장하거든요. 물론 엄마 캐릭터의 결이 조금 다르고, 토베는 찢어질 듯 가난한 집에서 자라지만, 당시 아동에 관련된 윤리의식이나 가정교육방식이 지금과 많이 달랐던 것이 결국 부자나 귀족이나 서민이나 모두 비슷한 상황일 수 밖에 없었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 가운데서도 훌륭한 부모 밑에서 듬뿍 사랑받으며 자란 아이들이 많았겠지요..?
[세트] 어린 시절 + 청춘 + 의존 - 전3권 - 코펜하겐 삼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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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첫번째 챕터에서는 마드무아젤 뒤랑과의 관계가 가장 흥미로웠지 않나 싶네요.
끝까지 누누와 비교하고 경계하면서도, "그러면 나를 사랑해주겠지 싶어서" 모든 예쁜 짓을 다 하고 말을 잘 듣는 모습.
신기한 것은, 엄마를 두고는 사랑받고 싶다고 직접적으로 표현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엄마는 그저 그림 속 예쁜 공주같은 존재, 모든 아름다운 묘사를 다 동원해서 찬미하는 대상이고 ("살아 있는 그림") 엄마보다 보모가 물리적으로나 내적으로나 훨씬 더 가까이에 존재하다보니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그 보모로부터도 무조건적인 사랑을 못받으니 원 ㅠㅠ
이런 경험들이 이후 마리아나가 성인이 되고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주 나중에도 어떤 하녀인지 보모인지 집안 하인 한명이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지금 시점에서는 잠시 사라진) 뒤랑 양이 다시 등장해서 손가락의 사연도 밝혀주고, 마리아나와 좋 은 관계를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ㅎㅎ
과일
“ 소피아와 내가 가진 분뇨에 대한 강박은 마드무아젤 뒤랑조차 어쩔 수 없다. 20년 후, 소피아는 피포 삼촌의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게 될 터였다.
"괜찮은 죽음이었죠. 가여운 피포 삼촌은 똥을 싸다가 돌아가셨어요." ”
『아이리스』 27/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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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스무살이 넘어서도 이어지는 소피아의 똥사랑... ㅎㅎㅎ
소피아 진짜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게 될지 기대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