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 여자가 산부인과 의사 되겠다고 하자 벌 준 벨라스케스 선생님은 남자일까요. 여자일까요
에세 시리즈 함께 읽기 1. <아이리스> -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D-29

수서동주민

과일
ㅎㅎㅎ 아니 그러게요.. 저는 그 부분 읽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여자 선생님으로 인식이 됐는데... 그건 왜였을까요 ㅎㅎㅎ

수서동주민
“ 사실 마그다는 우리의 공범이다. 엄마가 나가자마자 우리는 엄마의 옷장으로 달려들어 거울 앞에서 엄마의 모자를 쓰고 드레스를 입으며 엄마 흉내를 낸다. 그러다가 빵빵빵하며 몰라서 그러는지 알아서 그러는지 거칠게 울리는 경적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침대로 뛰어 들어가고 마그다는 바닥에 널부러진 드레스들을 황급히 줍는다. ”
『아이리스』 P 102,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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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동주민
“ 집에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점점 커가는 혼란을 느낀다. 어떤 손이 내 장기를 꽉 쥐고 흔드는데 그게 심장인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식사 시간에 우리는 엄마와 손님들과 함께 식사를 함께지만 마그다는 주방에서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설거지기 통해서 다른 설거지 통으로 그릇으로 옮기느라 새빨개진 마그다의 손을 본다. 한쪽에서는 그릇에 비누칠을 하고 한쪽에서는 행궈낸다. 그 다음에는 물기를 빼낸다. 그릇을 닦는 사람이 왜 내가 아닌 거지 왜 엄마가 아닌 거지 왜 할머니가 아닌 거지 미스터 칩스는?아니면 앉은 채로 그토록 오랫동안 속에 프랑스에서 보내는 할아버지는? 왜 피아노수업을 듣는 사람은 마그다가 아닌 거지 우리가 마지못해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얼굴에 빛이 번지는게 보이는데 어디 보자 돈이나 달콤한 오렌지, 레몬 반쪽, 도냐 블랑카 주위를 맴도는 꿀벌, 과일을 팔던 멕시코 여자, 타마릴리릴리론에게는 무슨 일이 주어져야 할까 ?나는 대답할 수 있을까 ? 새빨개지고 엉망이 된 채 앞치마 위에 놓인마그다의 손,스스로 지켜보겠다고 꽉 맞잡은 푹익어 문드러진 산사나무 열매 두 알 같은 두 손을 보고? ”
『아이리스』 P.107,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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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아아 저도 이부분 여러번 읽고 밑줄 그어두었어요... ㅜ

수서동주민
P.129
나는 견딘다. 언제나 견딘다. 멍청해서, 멍청하기 짝이 없어서. 죄책감이 너무도 커서 나는 침흘리는 송아지같은 나의 가슴을 세 번 칠 뿐이다. >>>이게 뭐에 대한 죄책감일까용?

과일
음 그러게요 저도 이부분 밑줄쳐두었는데.. 얼핏 보면 멍청함에 대한 죄책감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왜?) 아니면 앞에 지옥에 대한 언급과 맥락이 연결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이를테면 이런 구절이 성경이나 아니면 단테에 등장했는데 그게 인용된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과일
“ 나는 속수무책 으로 사랑에 빠진 어린애였다. 몇시간이고 기다리는 아이. 개처럼 기다리는 아이. 문 두 개 사이에서 사랑에 붙들린 채 우두커니 멈춰 서 있는 아이. 계단 위에서 기다리는 아이. 창문에 꼭 붙어 있는 아이. 엄마를 그저 보는 것만으로 내 모든 기다림의 시간이 정당화됐다. ”
『아이리스』 80/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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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나는 중앙 광장을 사랑한다. 광장은 나의 것이다. 우리 집보다도 나의 것이라 내게는 집보다도 중요한 광장을 잃느니 차라리 집을 잃는 편이 낫다.
『아이리스』 91/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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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 "빌어먹을 이민자들." (...) "더러운 외국인들, 미국으로 돌아가버려, 너희 나라로 돌아가."
옥상과 옥상 사이, 바스락거리는 침대보 사이로 울려 퍼지는 비명이 꼭 내 따귀를 때리는 듯하다. 부끄럽다. 이곳에 속할 수만 있다면 골목에서 복권이라도 팔고 싶다. 감자 케사디야라든가. 뭐든지. ”
『아이리스』 136/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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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이곳에 속할수만 있다면 뭐든지 하고 싶다는 그 어린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 좀 쓰라렸네요...ㅠㅠ

과일
다들 열심히 읽고 계신가요? 아님 아직 초반에 머물러 계신가요?
저는 150쪽까지 읽었습니다.
전체적인 스타일이, 긴 서사가 쭉 이어지는 게 아니고 단편적인 에피소드들 나열하는 식이라 때로는 맥락이나 등장인물이 뜬금없을 때가 많네요. 어린시절에 대한 기억들을 조각조각 들려주는 이야기라고 생각 하면 좀더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실 상상이나 이입이 조금 어려운 설정이라서 (귀족 부모, 이민, 멕시코의 정치/사회적 상황 등) 이런 어린시절을 보낸 사람의 내면은 훗날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게 될까 하는 궁금증이 자꾸 생겨요. 계속해서 강력한 고립이 느껴지고, 또 서술자 본인만 이해할 수 있는, 자기 안의 깊숙한 곳에서 끌어올린 목소리들을 늘어놓으면, 그 마음에 대한 공감보다는 왜 이런 단어를 썼을까, 어떻게 연결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드네요.

borumis
저도 1/3까지 읽었어요. 뜬금없긴 하고 정말 조각조각 추억을 끄집어내는 느낌이지만.. 처음에는 가족 중심적이다가 갈수록 행동반경과 시야가 넓어지면서 어른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가 드러나네요. 유럽인에도 속하지 않고 멕시코인으로서도 받아들여지 않는 이중적인 정체성 속에서 엄마 아빠는 자신들의 세계에 빠져 있고 무관심 속에서 애정을 갈구하며 세상을 차츰 발견하게 되는 아이의 각성이 백합꽃이 봉오리를 서서히 열어 가듯이 그려지는 듯합니다.

과일
“ 집은 자기 정원에서 차를 마시는 부인처럼 앉아 있다. 수많은 기억을 내쉬는 차풀테펙의 늙은 나무들처럼 거대한 낙우송 곁에서, 집은 자기 맥박을 찾는다. 이슬 맺히는 새벽, 잠에서 덜 깬 낙우송이 어둠 속에서 나를 바라본다. 나도 그 옆에서 나무를 바라보며 껍질을 쓰다듬고, 입을 맞추고, 몸통에 내 등을 문지른다. 나무의 강함은 곧 우리의 강함이다. 우리 할머니의 강함, 우리 엄마의 강함, 프란시스카 이모의 강함. 강한 여자들, 친밀함 속에서는 연약하기 짝이 없는 여자들. 집은 나의 우주다. 나는 집 너머를 알지 못한다. 아직 창문 밖을 내다보지 않는다. 집을 보호하는 커튼은 얼마나 다정한지, 친근한 말투로 말을 거는 우리 조상의 목소리처럼 달콤하다!
낙우송이 사랑을 부른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곳에 앉혀야 한다. 그를 나무껍질에 기대게 하고, 그에게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을 보라고 해야 한다. 그리고 둥지를 보라고. ”
『아이리스』 148-149/528,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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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2/3까지 읽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끝까지 읽고 올릴까봐요.
참, 루스가 저는 Ruth인 줄 알았는데 스페인어 평을 보니 Luz였네요. 어머니의 이름이 빛을 뜻하다니..
아이리스 원제는 La flor de lis (불어로는 fleur-de-lys)인 것도 상징적이네요.

borumis
전자책의 76% 정도에서부터.. 주인공이 엄마라고 부르지 않고 '루스'라고 이름으로 부르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예전에는 엄마를 선망하며 관심을 갈구하고 소피아 등에 대해 질투심을 보였다면 이제는 퇴펠 신부를 향한 독점욕으로 인해 엄마와 이모한테까지 거칠은 질투심에 사로잡힙니다. 이 퇴펠 신부는 라스푸틴이나 사보나롤라같은 선동자이면서도 사기꾼같은 느낌이 풍깁니다. 실은 카실라도 엄마도 어느 정도 그의 사기꾼같은 면을 눈치채고 있는 것 같은데.. 관심과 애정에 항상 목마른 주인공만은 아직 눈치를 못 챈 건지 수상함을 일부러 무시하고 외면하는 건지.. '빛'을 의미하는 엄마의 이름처럼 다소 아프지만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borumis
“ 너무 무서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 우리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는 거란다. 스스로 통제할 수가 없거든. 너는 아직 인생을 몰라. 그래서 이해하지 못하는 거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타인과 자기 자신을 연민하는 것 뿐이란다. ”
『아이리스』 82%,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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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네가 아직 젊다는 걸 기억하렴,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아. 앞으로 네가 겪을 일들을 이모보다 잘 헤쳐나가기를 열렬히 바란다. 누군가 불행한 시절을 지나고 있을 때 그들을 이해해야지, 판단해서는 안 된다. ”
『아이리스』 82%,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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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마리아나의 방황 속에서, 미래에 예정된 고독의 씨앗이 움튼다. 루스와 프란시스카 안에, 언제나 이방인이라서 거의 감지되지도 않은 흔적을 남기는 여자들 안에 움튼 것과 같은 씨앗이다. ”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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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umis
“ 아무도 할머니들이 누구였는지 모를 거예요, 당신들조차 모르셨던 것처럼요. 아무도. 우직 저만이 할머니들의 이름을 부르겠지요. ...
언젠가는 저 역시 저 자신을 잃어버리겠지만-얼마나 큰 쉼일까요-오직 저만이 단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의 존재를 알겠지요. ”
『아이리스』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 지음, 구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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