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기후위기/인류세 읽기] 『야성의 부름』 잭 런던, 1903.

D-29
이 책은 두껍지도 않아서 원서 읽기 하기 좋겠습니다. ^^
5개의 질문과 대답,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긴 글도 넘 좋습니다. 기대하며 도서관으로 대출 받으러 갑니다.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 너무 길어져서, 처음부터 부담스러워들하실까 걱정을 하면서도, 초반에 정리를 해야할 것 같아서 멈추지를 못했네요. ㅎㅎ
@르구인 인류세에 대해 정리가 되는 글들 감사합니다. 저도 네버랜드 클래식으로 소장하고 있어요. 몇 년 전 아이에게 한 권을 다 낭독해줬었는데 읽어주면서 아이와 벅이 불쌍하다고 훌쩍거렸던 기억이 있네요. 그저 인간의 이기심에 영향 받는 동물의 생애로만 기억했는데 인류세와 연결을 한다고 하니 무척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미 읽으셨군요! 이 소설과 영화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저는 몇 달 전에야 알게 된. ^^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인류세라는 문제의 시각으로 읽어볼 수 있는 책으로 딱 떨어지는데요. 책 뒤쪽에 작품해설을 보니(민음사의 경우), 잭 런던은 세기말의 역사 속에 온전히 들어가 있었던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작품해설에 따르면 이 이야기 속에 20세기 초의 첨예한 사상/이론들(진화론, 니체의 초인사상, 프로이트의 무의식,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사회의식 등)이 '거침없이 재현'되어 있다고 하네요.
잭 런던이 1904~1905년 러일전쟁 종군기자로 활동하면서 조선을 방문했다고 하네요. 『야성의부름』 작품 해설을 보고 알았습니다. 런던이 촬영한 사진 자료도 상당수 남아 있어 오늘날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로 가시면 당시 사람들의 모습 외에도 런던이 찍은 다양한 사진들을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https://populargusts.blogspot.com/2013/01/some-photos-of-koreans-taken-by-jack.html https://www.bevleaross.com.au/jack-london-a-man-of-many-talents/
잭 런던이 종군기자(The Hearst newspapers)로 일할 당시 아시아 지역에 대한 그의 시각과 통찰이 어떤 것이었는지 엿볼 수 있는 기사가 있어서 가져왔습니다. 좀 긴 기사인데요, 핵심 내용만 간략하게 요약해보았습니다. (제목에 '맞섰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것보다는 제국주의와 인종차별의 현장 한가운데서 그 폭력성과 위험성을 목격하고 폭로했다는 것에 더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잭 런던: 아시아의 전쟁을 기록하고 인종차별에 맞서며 미래를 내다본 모험가이자 작가" “Jack London: The Adventurer-Writer who Chronicled Asian Wars, Confronted Racism—and Saw the Future” 다니엘 A. 메트로(Daniel A. Métraux). 2010. 1. 25. Asia-Pacific Journal/Japan Focus. * 내용 요약 잭 런던은 1904~1905년 러일전쟁 취재를 위해 일본, 한국, 만주를 방문해 현장에서 균형 잡힌 보고를 남겼다. 당시 많은 서구 언론은 동양 세력을 열등하게 여기면서도 동시에 위협적인 존재로 묘사했으나, 잭 런던은 현장에서 일본 병사, 러시아 병사, 현지 민중 모두를 관찰하며 비교적 균형 잡힌 보고를 남겼다. 서구에 팽배해 있던 ‘황화론’(Yellow Peril) 담론을 잭 런던이 받아들였고 인종주의자라는 평도 있다. 그의 글에는 인종주의적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당대 서구 담론을 내면에서 균열시키는 인간적 공감과 모순된 인식도 공존한다. 잭 런던은 아시아의 부상을 일찍이 직관했다. 일본이 서구 기술을 흡수해 군사강국이 될 위험이 있다고 보았고, 중국 역시 잠재력이 크며 장래 세계 권력 구조가 변화할 것임을 예측했고 이를 에세이와 단편소설에 담았다. 그의 소설 『유례없는 침공』(The Unparalleled Invasion)은 미래 전쟁, 서구 제국주의의 인종적 공포와 폭력 논리, 생물전의 위협 등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디스토피아적 우화이다. 말년에 런던은 아시아와 서구가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교류해야 한다는 '범-태평양 클럽'(Pan-Pacific Club) 같은 구상을 제안했다.
원 기사의 링크를 빠뜨렸네요. 이곳입니다. :) https://apjjf.org/daniel-a-mc3a9traux/3293/article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이름에 들어 있는 ‘인류세’라는 개념에 대해, 몇 가지 질문을 생각해보았습니다. 1. ‘인류세’라는 개념은 어느 시기를 말하며, 언제 처음 만들어졌으며, 널리 쓰이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 2. ‘인류세’ 개념에 정치적인 의도(?!)는 없는가? 기후위기, 생태위기 등 현대 문명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진짜 책임있는 주체(개인, 기업, 나라 등)를 숨기고 인류 전체로 책임을 떠 넘기는 것은 아닌가? 처음부터 그런 의도는 없었다 하더라도 나중에 그렇게 이용하고 있는 측면은 없는가? 3. 그럼에도 인류세 개념이 의미 있다면,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4. 인류세 개념을 비판하면서 등장한 자본세, 툴루세, 플렌테이션세 등은 어떤 개념이며 대안이 되는가? 5. 이 모임에서는 왜 ‘인류세’라는 용어를 쓰는가?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우선 1번 부터 천천히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 ‘인류세’라는 개념은 어느 시기를 말하며, 언제 처음 만들어졌으며, 널리 쓰이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 ‘인류세’라는 개념이, 알고 보니 상당히 오래된 개념이네요. 무려 1873년 이탈리아 지질학자 안토니오 스토파니(Antonio Stoppani)라는 사람이 지구 시스템에 대한 인류의 영향력과 그 효과가 증대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이것을 ‘anthropozoic era’(옮기자면 ‘인류생물 시대’)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 또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최근에는 1960년대에 소련의 과학자들이 신생대 4기(플라이스토세와 홀로세; 약 12,000년 전~현재)를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하기도 했고, 1980년대에는 미국의 생태학자 유진 스토머(Eugene F. Stoermer)도 이 용어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스토머는 지질학적인 의미는 아니고, 다른 생물들과는 달리 특히 인류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지적하려고 쓴 용어라고 하네요.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인류세 개념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은 노벨상을 받기도 한 파울 J. 크뤼천이라는 대기화학자가 2000년에 사용하면서입니다. 최근 수 세기 동안 인류의 활동이 지구 대기에 큰 영향을 미쳤고, 따라서 이 시기를 하나의 새로운 지질시대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국제지질과학연맹(IUGS)에서 논의가 되었지만 2024년 3월, 부결되었습니다. 부결 이유 중에, 인류세 기간이 너무 짧다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인류세 기간은 약 12,000년 전부터로 보는 관점, 산업혁명 이후부터로 보는 관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시점(1945년 이후. 핵폭탄 폭발에 의한 낙진의 영향) 이후부터로 보는 관점 세 가지가 있는데, 이 심사에서는 캐나다의 크로퍼드 호수(Crawford Lake)에서 발견된 1950년대 플루토늄 퇴적물을 근거로 삼았다고 합니다. 요즘엔 이 인류세 개념을 지질 시대(epoch) 개념 보다는,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 자체를 일컫는 일종의 지질학적 사건(event)으로 보는 관점이 지배적입니다. 이렇게 되면 인류세 기간이 거의 홀로세 기간(12,000년)과 비슷해질 수도 있어서 변별력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우리가 받아들이는 인류세 개념은, 인류가 상당히 긴 시간 동안 모든 생명체와 전지구적인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다, 이렇게 포괄적인 의미를 지칭하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짧게 쓰고 싶었는데, 찾아가면서 정리하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 위의 글은 주로 wikipedia를 참조해가며 정리한 것입니다. 나머지 질문들도 모임을 열면서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서 적어보았습니다. 하나씩 올리려고 합니다. 이 질문들에 대해서도 좋고요, 다른 이야기들도 자유롭게 생각, 의견, 영화감상 등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2번, 3번 질문에 대해서 몇 자 써보겠습니다. [2번] - ‘인류세’ 개념에 정치적인 의도(?!)는 없는가? - 기후위기, 생태위기 등 현대 문명의 여러 문제들에 대해 진짜 책임있는 주체(개인, 기업, 나라 등)를 숨기고 인류 전체로 책임을 떠 넘기는 것은 아닌가? - 처음부터 그런 의도는 없었다 하더라도 나중에 그렇게 이용하고 있는 측면은 없는가? ==> 인류세 개념은 인류 전체를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버린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문제를 낳을 소지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북반구 선진국들은 산업혁명 이후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개발하면서 자기 나라, 남의 나라 가리지 않고 자연환경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이산화탄소를 대량 배출해왔습니다. 문제는 이런 선진국들, 그리고 주로 이들 나라에 기반을 두고 있는 다국적 석유기업들의 책임을 ‘인류’라는 말 속에 묻어버린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약 100개 기업들이 지난 30년 동안 배출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70%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 용어를 만든 과학자들은 지구에 대한 인류의 부정적이고 거대한 영향력을 경고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치/경제적인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부자나라들, 다국적 거대 기업들이 자신들의 책임을 희석하는 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정치, 경제, 사회 구조적인 원인이 존재함에도, 이를 인류 전체의 문제로 묶어버리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3번] 그럼에도 인류세 개념이 의미 있다면, 현재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 그럼에도 인류세 개념은 여전히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류세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자 동시에 지구 전체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존재가 되었음을 처음으로 분명히 인식하게 만든 개념입니다. 우리는 이제 인류의 과학기술적 힘이 지구의 시스템 전체를 교란하고 붕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고, 인간 종의 생존을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인류세는 바로 그 인식을 드러내는 표식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4번입니다. ^^ 4. 인류세 개념을 비판하면서 등장한 자본세, 플랜테이션세, 툴루세는 어떤 개념이며 대안이 되는가? ==> 인류세를 비판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등장한 개념들로는 자본세, 툴루세, 플랜테이션세 등이 있습니다.(누가 어디서 어떻게 주장했는지는 생략하겠습니다.) 자본세는 인류가 아니라 이익을 위해 무한 증식하는 자본주의시스템이 환경 파괴, 기후위기, 불평등과 남반구/북반구 격차의 주범이라는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인간 종이 아니라 경제 체제로 보는 관점입니다. 플랜테이션세는 식민지를 건설하고, 그곳에서 단일 작물을 강제 노동 혹은 저임금 노동에 의해 재배하도록 하는 방식(플랜테이션)이 생태계를 단순화시키고 파괴하고 사회공동체도 파괴시킨다는 주장입니다. 이 개념은 식민주의와 인종주의가 생태위기, 기후위기의 원인이라고 지목합니다. 툴루세는 우리가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동식물뿐만 아니라 미생물도 포함해서 지구상의 다양한 존재들과 공생하면서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고, 비인간과의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개념들은 ‘인류세’를 대체한다기보다, 인류세가 놓치는 책임과 관계를 보완해주는 개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 필요한 개념이라는 생각입니다. 우선은, 인류세라는 개념을 쓸 때마다 이런 개념들도 함께 이야기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류세'에 대해 시작 전부터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책에 대한 관심도 더 생기게 되네요.. 자본세, 플랜테이션세, 툴루세..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던 것인데..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우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한 말씀 해주셔서 기쁩니다. 저도 이름만 들어봤을뿐 자세히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요, 모임을 열면서 필요할듯 해서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모임 덕분에 좀 더 찾아보게 되네요. ㅎㅎ
인류세와 기후위기에 관해 관심은 무지 많지만 아는 건 별로 없는데, @르구인 님의 글을 읽으니 머리 속에 쏙쏙 들어오네요! 특히 툴루세는 처음 알게 된 개념이에요.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툴루세는 도나 해러웨이가 만든 개념인데, 요즘 인간/비인간 철학을 이야기할 때 꼭 등장하는 중요한 키워드더라고요. 철자도 아주 어렵더라고요. 항상 다시 찾아봅니다. Chthulucene, 지금도 다시 찾아봤습니다. ㅎㅎ 책 읽어나가면서 이런 얘기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류세는 많이 들어보았지만 다른 개념들은 생소했는데 많이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 개념을 하나만 쓰면 좋겠는데, 계속 나오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개념을 만든다는 것이, 어떤 문제를 계속 탐색해들어가는 방법이기도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아, 툴루세! 예전에 Donna Haraway의 Staying with the Trouble: Making Kin in the Chthulucene에서 처음 접했던 단어에요. 전 솔직히 도나 해러웨이의 글이 너무 신조어가 많고 추상적이고 모호해서.. 마치 분자유전학 책을 읽다가 무슨 한의학의 음양오행설을 읽는 느낌 같아서 결국 포기했어요;; 비인간과의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취지는 이해하겠는데 그걸 꼭 이렇게 표현했어야 하나..싶더라구요;;; 이전에 주디스 버틀러의 'Gender Trouble'도 너무 어렵고 추상적이었다가 요즘에는 그래도 정치적 영향력을 의식했는지 실체없는 공포가 더 위험한 것을 경고하기 위해 더 실체가 있는 글, 즉 더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문체로 당면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기 시작해서 저는 더 쉽게 접근하게 되었어요. 기타 STS 학자들도 실제로 사회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좀 더 그런 접근이 필요할 듯 합니다.
저도 아직 조금 밖에 못 봤습니다만, 이 책 소개합니다. 이 책은 해러웨이 입문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해러웨이 좀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집어들었는데요. 해러웨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국내 연구자의 해러웨이 탐사기 같은 느낌의 책입니다. 글도 비교적 쉽고 친근한 투라 읽기 좋았습니다.
해러웨이, 공-산의 사유트랜스필 총서 3권. 도나 해러웨이는 페미니즘, 과학기술학, 동물학, 생태학에서 독창적인 사유를 전개해온 과학기술학자이자 페미니스트 이론가이다. 그의 사유 전반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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