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기후위기/인류세 읽기] 『야성의 부름』 잭 런던, 1903.

D-29
저도 @르구인 님 덕분에 새로 알게 됐네요!
스피츠에게 희망은 없었다. 벅은 무자비했다. 자비란 더 따뜻한 지역에서나 통하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돌진했다 … 개들은 모두 돌이 된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오직 스피츠만 앞뒤로 비틀거리고 꿈틀대며 털을 곤두세웠다. … 승리한 투사, 적을 죽여서 흡족해진 우월한 원초적 야수는 발을 당당히 딛고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야성의 부름 p.56,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3장의 마지막 장면이 너무 처절합니다. 자연스럽게 선주민과 유럽 침입자들의 관계와 비유되네요. 스피츠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적'이 돼버렸고요.
이 장면 저도 달달 떨면서 읽었어요..
안녕하세요, 『야성의 부름』 읽기 2주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에도 벅의 경로를 천천히 따라가보죠. - 2주차 (1/26. 월 ~ 2/1. 일) : 4.새로운 우두머리 ~ 5.썰매를 끄는 일의 고통 이제 벅이 대장이 되었습니다. 4장 초반부터 벅과 스피츠를 대조 하면서 사라져간 대장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데요,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벅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혹은 걱정)이 됩니다. 이 책에서 나오는 지명들을 구글 지도에 표시해보았습니다. 링크로 가시면 목록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maps.app.goo.gl/9ASsXjnXDZSrcMxbA
우와. 구글지도 감사드려요. 현장감이 느껴집니다.!! 이번주도 열독!
와, 감사합니다. 구글지도 공유 너무 좋습니다. 오늘부터 4장 들어가는데요(두근두근 긴장되네요), 요긴하게 잘 보겠습니다.
그는 고향이 그립지는 않았다. 남쪽 나라는 너무 멀고 아득했다. 그런 기억은 그를 사로잡지 않았다. 그보다 그가 전에는 결코 볼 수 없었던 사물들을 어딘지 친숙하게 느끼게 만드는 조상의 혼에 대한 기억이 더 강력했다. 그것은 (조상에 관한 기억이 습관이 되어서) 훗날까지 전해지는 것, 그의 내부에서 다시 꿈틀거리며 되살아난 본능이었다.
야성의 부름 잭 런던 지음, 임종기 옮김
그립지 않다는 말이 그립다는 말보다 더 짠하게 느껴집니다. 일은 고되고, 고향은 너무 멀고 아득해서 그립지도 않은 상태가 된 것 같기도 하네요.
서터마일 강은 비교적 단단한 얼음으로 번들거렸고 오는 데 열흘 걸렸던 길이 가는 데는 단 하루밖에 걸리지 않았다. 라베르지 호수 끝 부분에서 화이트홀스 여울까지 100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단숨에 달렸다. 마시, 타기시, 그리고 베닛(너비가 110킬로미터인 호수들)을 가로질러 개들이 어찌나 빨리 달렸는지 썰매를 몰 차례가 된 사람은 썰매 뒤에서 밧줄 끝을 단단히 잡아당겨야 했다. 둘째 주 마지막 밤에 그들은 화이트패스 정상에 올라가 스캐그웨이의 불빛과 발아래 선창의 불빛을 보며 바다를 끼고 있는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었다.
야성의 부름 p.61-62,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기록적인 질주였다. 십 사 일 동안 매일같이 그들은 평균 60킬로미터를 달렸다. 페로와 프랑수아는 사흘간 스캐그웨이 중심가를 왔다 갔다 활보하면서 술대접을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편 개를 길들이는 사람들이나 마차를 세놓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어 그 팀을 숭배하면서 관심을 쏟아 냈다. 그리고나서 마을을 깨끗이 쓸어버리겠다고 열망했던 서부 악한 서너명이 총에 맞아 벌집처럼 구멍이 나서 쓰러지자 대중의 관심은 다른 우상에게로 쏠렸다. 그다음에 공식 명령이 떨어졌다. 프랑수아가 벅을 부르더니 두 팔로 끌어안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벅이 프랑수아와 페로를 마지막으로 본 순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그들도 벅의 삶에서 영원히 사라져 갔다.
야성의 부름 p.62,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프랑수아, 페로와 헤어지는 장면을 이렇게 한 줄로 정리해버리네요. 갑작스럽고 영문을 알 수 없는 일이라는, 개의 눈으로 보는 장면인 것 같습니다. 해리슨 포드가 출연한 2020년 영화를 보면 우편 개썰매가 마을에 들어오고 나갈 때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서 환영하고 박수를 치는 모습이 나오는데요. 이 부분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역시 영화는 할리우드 갬성이 돋네요..;; 소설은 훨씬 더 냉정하고 참혹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몰이꾼은 자신 있게 긴 휴식을 얘기했다. 그들은 이틀 쉬고 2000킬로미터를 달렸다. 쉴 이유도 충분했고 상식적으로도 그들은 당연히 빈둥거릴 자격이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황금을 찾아 클론다이크로 몰려든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데 있었다. 함께 오지 못한 그들의 연인들, 아내들, 친척들의 편지가 모여들어 알프스 산만큼 쌓였다. 또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지친 개들의 자리를 허드슨 만의 싱싱한 개들로 교체하겠다는 공식 명령도 있었다. 가치 없는 개들은 제거되었고 개보다 돈이 더 중요했으므로 개들은 팔리게 되었다.
야성의 부름 p.71,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이제 벅의 운명이 또 바뀌게 되었습니다. 수천 킬로미터를 달리게 하고, 힘 빠지면 이렇게 팔아버리는군요. ㅠㅠ
5장 첫 부분에서 '솔트워터 우편 마차'라는 말이 나오는데요(p.70. 민음사), 이 지역에서 마차가 다니기는 어려울 것아서 찾아보니 원문에는 'the Salt Water Mail'이라고 되어 있네요. 그러니까 '스코틀랜드 혼혈인' 팀은 마차가 아니라 우편 개썰매입니다. 그리고 '솔트 워터'는 특정한 지명이라기보다는 해안지역에서 내륙까지(스캐그웨이부터~클론다이크) 운송하는 우편 노선을 의미하는 걸로 보입니다. 벅이 처음 일했던 프랑수아/페로 팀은 알고보니 정부의 전령쯤 되고요. 2장에(p.30. 민음사) "중요한 우편물을 맡는 캐나다 정부의 배달원으로(As courier for the Canadian Government) 최고의 개들을 확보하고 싶었던 그는 무엇보다 벅을 얻은 것이 기뻤다."라고 나와있었습니다. 두 팀의 차이가 뭔가 찾다가 발견했네요. 그러니까 프랑수아/페로 팀은 정부 공문서를 빠르게 전달하는 게 제일 중요하며 노련한 팀인데 반해, 스코틀랜드 혼혈인 팀은 금광을 찾아 일하러 온 외지 사람들에게 편지 등을 전하는 우편팀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속도 보다는 양이 중요하고, 썰매개들이 무거운 짐을 끌며 혹사를 당하게 됩니다. 스코틀랜드 혼혈인팀은 악한 것은 아니지만 프랑수아/페로 보다 덜 전문적인 사람들이라 개들을 잘 보살피지도 못하는 것 같고요. 썰매개들과 교류도 없어서인지 각자의 이름도 알려주지 않고 그냥 '스코틀랜드 혼혈인'이라고 하네요. -,-
솔트워터 우편팀은 다음 차례인 쌩양아치 가족에 비하면 선녀였군요..
그쵸. 나름 인간적이었던.. 전 데이브가 죽을 때 슬프지만 어찌보면 가장 인간적인(?) 처사같았어요.. 안그랬다면 계속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어떻게라도 따라가려고 자신을 혹사시켰을 것 같아요..ㅜㅜ
ㅠㅠ
썡양아치 가족이 제일 짜증나는 것은 개들을 다룰 때도 서툴고 일관된 태도를 지키지 못하지만 자기 자신들도 절제를 못하고 줏대없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메르세데스도 개들을 불쌍히 여기는 것 같더니 결국 엄살만 피우고 자기 자신 밖에 모르는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런 캐릭터를 제일 싫어하는데.. 벅도 마찬가지인 것 같네요. 정말 개만도 못한 인간..이란 말이 이 가족에 잘 어울리는 말이네요. 그래도 이제 그들에게서 벗어나서 존 손튼이란 인간적(?)인 사람을 만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해리슨 포드가 연기했던 사람이죠,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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