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기후위기/인류세 읽기] 『야성의 부름』 잭 런던, 1903.

D-29
소설을 읽으면서도 이렇게 당시 시대배경을 함께 이해할 수 있도록 올려주시니 너무나 감사합니다 ^^ 고전이 우리에게 주는 가치가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놀라움을 매번 느끼는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저도 이 소설에 이렇게 복합적인 배경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 세기말이었고 금광이 발견됐고 상당한 사회적 파장이 있었을 것 같고, 당시 세계 정세도 복잡한 시기였을 듯 하여 책을 선정했는데요. 찾아볼수록 놀라운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네요!
『화이트 팽』은 어떤 이야기인가 찾아보니, 『야성의 부름』과 살짝 대조되는 것 같습니다. 벅이 문명에서 야생으로 갔다면, 화이트 팽은 야생에서 문명으로 갔다고나 할까요. 그 외에도 잭 런던의 책이 많네요. 기자 생활을 해서인지 논픽션도 있고요. 『클론다이크 강』, 『밑바닥 사람들』, 『조선사람 엿보기』 같은 책이 눈에 띄네요. 『강철군화』와 『밑바닥 사람들』을 보니 『1984』와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쓴 조지 오웰이 생각나네요. 잭 런던이 한참 앞의 사람이고 조지 오웰도 작가, 방송 일을 했으니 잭 런던의 저작들을 읽었겠죠? 『조선사람 엿보기』는 아직 못 봤지만 조선사람 이야기는 별로 없고 그냥 러일전쟁 종군기라는 평이 있네요.
페로의 욕지거리, 뼈만 앙상한 몸에 부딪치는 곤봉 소리, 고통스럽게 외치는 날카로운 비명 등이 대혼란을 알렸다. 어느 인디언 부락에서 냄새를 맡고 달려든 80~100마리 정도의 굶주린 에스키모개들, 뼈에 가죽을 입힌 듯한 앙상한 개들이 몰래 캠프에 침입해 온통 법석을 떨었다. 그놈들은 벅과 스피츠가 사우는 사이 몰래 들어왔다. 놈들은 두 사내가 단단한 곤봉을 들고 달려들어도 흰 이빨을 드러내며 대들었다. 그들은 음식 냄새를 맡고 흥분했다. 페로는 한 놈이 식료품 상자 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것을 보고 곤봉으로 그놈의 앙상한 옆구를 세차게 내리쳤고 그 상자는 바닥에 뒤집어졌다. … 그들은 빗발처럼 퍼붓는 곤봉에 비명을 지르면서도 마지막 빵 부스러기까지 몽땅 먹어치웠다.
야성의 부름 p.39,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왜 굶주린 '에스키모개'들이 페로와 프랑수아의 텐트를 습격했는지 궁금하네요. 이 굶주린 개들이 ‘인디언 부락’에서 냄새를 맡고 왔다는데, 이 지역 선주민의 개들일까요, 외지에서 온 다른 팀의 개들일까요? 벅과 스피츠의 대결, 이 틈에 이 지역에 사는 굶주린 개들이 습격하고, 페로와 프랑수와는 사람이 먹을 식량을 뺏겨서 앞으로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고. 이 장면에 복합적인 상황이 녹아있는 것 같습니다. 잭 런던은 놀라운 스토리텔러네요. 그리고 이제는 '에스키모'(생고기를 먹는 사람이라는 뜻. 비하하는 말)라고 하지 않고 '이누잇'이라고 하지요. 잭 런던이 ‘에스키모’라는 단어를 썼나 찾아보니, 원문에는 이 단어가 없네요.(오래된 책이라 인터넷에서 원문을 구하기가 쉽습니다.) 이 부분에서 침입하는 개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허스키’(huskies), ‘짐승’(brutes), ‘털많은 종’(furry forms) 정도입니다. 혹시 가지고 계신 다른 번역본들은 어떻게 쓰고 있나요?
골드러시 시절 1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니.. 썰매개로 개들 또한 무수히 많은 숫자가 동원되고 희생되었을 것 같네요.. 버려져 야생에서 살아남은 개들은 굶주림에 허덕이며 먹이를 찾아 헤매고 다녔을테고.. 사람도 동물도 황금을 쫓다가 황폐해져가는 시절이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올려주신 자료들을 보며 더 많은 이야기들을 알게 되고 더 많은 이해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네, 인구도 적은 작은 동네에 엄청나게 많은 외지인들이 몰려서 지역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많았었던 모양입니다. 나중에 더 찾아보려고 하는데요, 실제로 지역에 살고 있던 선주민들을 거주 여건이 열악한 다른 지역으로 강제이주까지 시켰다고 하네요.
‘어느 인디언 부락’에서 냄새를 맡고 왔다고 하는 걸 보면 이 지역 선주민 마을에 사는 개들인 듯한데, 날씨 조건이나 식량 부족 등의 어떤 사유로 오랫동안 마을로부터 음식을 공급받지 못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추측해봅니다. 북극 이누잇 말씀하시니 제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책이 떠올랐어요! 저는 <북극의 이리 소녀>라는 제목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찾아보니 <줄리와 늑대>라는 제목으로 나왔고 후속작도 있더라고요. 알래스카 한복판에서 한 이누이트 소녀가 혼자 어딘가로 방랑을 하는 이야기였어요. 그러다가 야생 늑대 떼를 만나고, 그들 무리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을 거예요. 머리속에 장면장면이 토막 기억만 남아 있어서 조만간 도서관에서 빌려 볼 생각입니다.
줄리와 늑대뉴베리상 수상작, 미국의 ‘어린이문학협회’에서 뽑은 지난 200년 동안 가장 우수한 미국 어린이 책 10권 중 한 권, 퍼블리셔스 위클리 최고의 책. 에스키모 소녀 미약스(미국 이름 줄리)가 알래스카 들판에서 길을 잃고 목숨을 건 모험을 한다.
책 소개 감사합니다. 이 책도 상당히 오래된 책이네요. 1972년 출판. 북쪽 지역에는 삼각 관계(?!)로 이뤄지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늑대, 이누잇, 외지인(캐나다인, 미국인 등)
그는 썰매 끈에 묶여 질주하는 일, 끈에 묶여 마지막 숨을 토해 낼 때까지 달리는 그 일, 팀에서 떨어져 나간다면 가슴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그 일을 하면서 표현하기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어떤 자부심에 단단히 사로잡혔다. 그것은 썰매 앞자리를 차지할 때 데이브가 느끼는 긍지였고 온 힘을 다해 달릴 때 솔렉스가 느끼는 자부심이었다. 캠프를 철수할 때 그들을 사로잡는 긍지였고, 그들을 시들하고 뚱한 짐승에서 기운차고 열정적이고 야망에 가득 찬 동물로 바꿔 놓는 자부심이었다. 낮에는 그들의 원기를 북돋우다가 밤이 되면 캠프에서 그들을 침울한 불안과 불만으로 끌어내리는 그런 자부심이었다.
야성의 부름 46~47p,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저는 이 부분이 좀 불편했어요. 제가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을진 모르겠는데, 흠... '썰매끄는 개들의 직업적(?) 자부심' 을 논하는게 너무나도 인간적인 관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이런 마음 노트해두고 앞으로 어떻게되나 계속 읽어가보겠습니다.
저도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마치 노예에게 일을 주는 주인의 입장 같은 느낌. 나중에 반전을 위한 설정인 건지, 아니면 그 시대의 한계인 건지는 모시모시님 말씀 대로 읽어보면 알게 될 것 같습니다. (반전이 있기를... -,-)
개들은 일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이 만든 법률에 있는 것 같았다.
야성의 부름 48쪽,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잭 런던은 왜 이런 문장을 썼을까요? 궁금합니다.
도슨의 수많은 개들이 (벅이 남부에서 봤던 말들처럼) 쉼없는 중노동을 하는 걸 보며 벅이 느꼈을 충격이라든지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냉혹한 현실을 인식하는 장면이랄까요…? 순응인 듯하면서도 행간에 비꼬듯 깔린 반발심도 느껴졌어요. (작품과 상관없이 저는 개인적으로 저 문장 속 “개들”의 자리에 저 자신을 넣어보면서, 일이 꼭 천형 같다는 생각도 살짝 해봤습니다.)
일은 천형, 무서운 말입니다. ^^; 시지프스 생각나네요.
He was beaten (he knew that); but he was not broken.
야성의 부름 11, 잭 런던 지음, 임종기 옮김
오, 이 문장 원문으로 읽으니 훨씬 좋네요! 한국어 번역본에는 이렇게 되어 있어요.
벅은 두들겨 맞았다.(그는 그걸 알았다.) 그러나 길든 것은 아니었다.
야성의 부름 19쪽, 잭 런던 지음, 권택영 옮김
그쵸 beaten과 broken의 미묘한 차이.. 이런 뉘앙스가 원문에서는 살아있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니 저도 예전에 아마 네버랜드클래식같은 소년소녀 전집으로 읽었던 것 같아요. 지금 보니 원서는 각 지역의 속어와 사투리로 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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