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앤솔러지클럽] 4. [책증정] 도시괴담을 좋아하신다면 『절대, 금지구역』으로 오세요

D-29
공감합니다.... 빈 통장만큼 공포스러운 것은 없지요...
12p 고요한 아파트 대단지를 홀로 가로질러 가니 마치 아무도 없는 세상에 나 혼자 남은 것 같았다. 17p '분명 전원이 내려가 있었는데 뭔 기계가 돌아가고 있는거지?' 전기 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런 소리가 나니 이상하긴 했다. 휴대전화 라이트에 의지해 곳곳을 살펴보는데 구석에 이상한 문 하나가 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다른 커뮤니티센터의 현대적인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형태였다. 매우 낡고, 오래되어 보이는 붉은빛이 도는 옛날식 문이 달려 있었기에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봐도 이 센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문이었다. 18p "뭐야, 이거." 30년 전에 지어졌을 법한 아파트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새롭게 지어진 커뮤니티센터 안에 이런 세월감이 느껴지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형광등 불빛이 끝까지 쭉 이어져 있었고, 벽지 바른 벽들이 저 너머로도 보였기 때문에 친근감이 들면서도 알 수 없는 이질감 때문에 소름이 돋았다. 19p "뭐야? 문 어딨어." 방금 내가 들어온 붉은빛의 문이 온데간데 없었다. 뒤를 돞아보니 앞과 비슷하게 벽지 바른 벽들이 연속해서 쭉 이어져 있었다. 내가 어디로 들어왔는지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오로지 벽과 벽들만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21p "뭐야, 이거?" 방 한가운데 놓여 있는 것은 큰 냉장고 하나였다. 최신형이 아닌 수십년 전에 썼을 법한 냉장고였다. 코드가 연결되어 있지도 않았는데 아래에서 진동소리가 일어났다. 나는 천천히 냉장고 쪽으로 다가갔다. 24p 건물 밖은 맞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전한 밖은 아니었다. 수많은 방이 보이는 건물들이 사면으로 쭉 둘러 있었고, 가운데 원형을 중심으로 십자 모양의 길이 나 있었다. 문제는 위가 천장으로 막혀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거대한 공간 안에 건물을 지어놓은 것 같은 모양새였다. 나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정신을 잃을 것 같았다. 28p "허억. 허억. 허억." 숨을 몰아쉬며 둘러보니 이번에는 마치 병원의 복도처럼 새하얀 형광빛 아래 회색 바닥과 하얀 페인트칠 된 벽이 쭉 펼쳐져 있었다. 놀랍게도 내가 방금 지나온 푸른 조명의 공간으로 통하는 입구는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이쯤 되니 아무리 현실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나라도 이곳이 평범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어쩌다가 이런 곳에 오게 됐는지는 중요치 않았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나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30p 새롭게 펼쳐진 공간을 걸어가면서 나는 이 공간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그 연결 지점이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32p 어디가 끝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걷고 또 걸었다. 목적을 잃은 채 나는 무엇인가에 쫓기며 계속 달렸다. 가끔 냉장고가 나오면 생수를 마시고, 스낵을 입안에 욱여넣었다. 단 한시라도 쉬는 것은 불가능했다. 언제 그것이 나올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략) 그러다가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다. 분명 사람 말소리였다. 나는 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다가갔다. 인기척이 느껴졌다. 나를 구하러 온 사람이 분명했다. 거친 숨소리와 악을 쓰는 목소리가 들렸다. 33p 오랫동안 무엇인가를 먹어보지 못했다. 신발이라도 먹으면 허기가 좀 가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샌가 길게 자라난 머리카락이 내 시야를 가리고 있었다. 나는 신발을 가지고 와서 입안에 집어넣어 씹어 먹었다. 고무와 가죽과 여러가지 소재들이 입안에서 씹히는 느낌이 났다. 맛이 있을리는 없었지만 허기는 가셨다. 신발을 모두 먹고 다른 것도 집어들었다. 천천히 뜯고 씹어 먹었다. 맛은 없었지만 허기를 달래는데는 도움이 됐다. 34p 옆에서 익숙한 진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가 이 공간 전체에 울려 퍼졌다. 끊임없이 진동소리와 거친 숨소리를 따라 나는 걸었다. 끊임없이.
절대, 금지구역 : 월영시 김선민 외 지음
<뒷문> 아파트 대단지, 붉은 빛이 도는 문, 커다란 냉장고, 생수와 스낵, 같은 길을 맴도는 듯한 착시감, 통신단절로 세상과 단절되어 이성을 잃어버림, 어느샌가 기괴하게 변해버린 나 // 뒷문을 배경으로 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뒷문에서 나온 냉장고, 생수와 스낵을 사용한 이유가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또 특이한 건물구조 때문에 자신의 목소리가 뒤늦게 들린건지? 아니면 주인공처럼 또다른 누군가가 이전에 있어서 그 무언가를 보고 두려워한건지도 궁금해요. // 냉장고 안에 있는 생수가 아니라 포도주스 스낵이 아니라 고기였다면 더욱 기괴하고 무섭지 않았을까 상상해봤어요 ㅋㅋ
엄청난 예습러시군요! 진도보다 먼저 달려나가 주셨네요 덕분에 필사해 주신 내용 다시 숙독했습니다 :)
책을 보면서 뒷문에서 갇힌 주인공을 상상하다보니 웹툰 <심연의 하늘>이 생각났어요 ㅎㅎ
심연의 하늘 1올해 상반기 네이버 웹툰을 달구었던 화제작. 놀라우리만큼 섬세한 그림과 오지은의 <고작>이 배경음악으로 흐르고,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는 글 한 줄 없는 긴 스크롤이 하나의 컷으로 구성된 독특한 예고편이었다.
뒷문 마지막 부분에서 소름이 돋았어요...... 공간도 시간도 엉켜있는 곳이었구나!
전 오늘 입원하러 병원 가면서 책 챙겨왔네요. 내일 수술의 긴장감을 이 책으로 떨쳐내 보려구요!
입원해 본 경험과 간병한 겸험을 미루어 보건대, 병원 체류 짐은 단출하게 싸게 마련인데요, 우리 책을 챙겨 주시다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간단한 수술이시길 바라고, 금방 쾌차하시길 함께 바라겠습니다 ♡
끊임없이 들리는 진동 소리와 거친 숨소리를 따라 나는 걸었다. 끊임없이.
절대, 금지구역 : 월영시 P.34, 김선민 외 지음
마지막 문구 너무너무 소름 돋네요.
여러분 !!! 댓글 작성 후에 닉네임 옆에 점 세개 누르면 스포일러 지정 가능해요!! 아직 안읽으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 방지 부탁드립니다 ㅎㅎ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많이 기다리셨죠? 드디어 읽기 시작합니다 진도 한번 다시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 📆 진 행 일 정 📆 1.19~2.16 그믐 29일 모임 진행 > 1.19~1.21 서평단 발표, 도서 배송과 수령 인증, 자기 소개 > 1.22~1.26 김선민 「뒷문」 > 1.27~1.31 박성신 「낙원모텔 철거작업」 > 2.1~2.5 사마란 「호묘산 동반기」 > 2.6~2.10 이수아 「관계자 외 출입금지」 > 2.11~2.15 정명섭 「재의산」 > 2.16 Q&A 대방출 / 차기작 소개 / 모임 마무리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드디어 첫 작품을 읽어 보겠습니다 아직 책을 준비 못하신 분들은 천천히 따라와 주세요 ♡ > 1.22~1.26 김선민 「뒷문」 첫 괴담의 배경은 바로 아파트 재개발 현장입니다 도시 라이프에서 귀신이 나오기 그 어느 곳보다 가장 걸맞는 장소가 아닐까 합니다 마음 놓고 살 곳이 없는 공포, 거주 비용이 점점 오르는 공포, 전세사기를 비롯한 행정 제도의 미비함으로 나라나 사회를 믿을 수 없는 공포가 현실에서 극심하니까요 Q1. 그러한 가운데, 이 작품의 불안은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데서 시작합니다 현대인에게 핸드폰이 터지지 않는 것은 그 무엇보다 두려운 일이죠 디스토피아를 다룬 콘텐츠들에서도 가장 먼저 문제가 생기는 것은 통신의 두절입니다 여러분은 '연락이 되지 않아' 무서웠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Q2. 또한, 이 작품은 폐쇄 공간+무한 루프라는 공포의 양대 축을 지니고 있습니다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시공간이 반복되는 것이죠 작년에 개봉했던 일본 영화 『8번 출구』는 지하도에 갇혀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이야기였는데요, 「뒷문」을 읽으며 떠올린 루프물이 있다면 어떤 작품인지, 어떤 부분이 공포스러웠는지 궁금합니다 ✍️ 질문은 대화를 유도할 뿐, 여러분 각자의 독서 소감, 마음에 남는 문장, 작가님께 궁금한 점이 있다면 무엇이든 편하게 나눠 주시기 바랍니다 :)
1. 저는 상대가 연락이 되지 않아 두려워해 본 적은 없고, 상대를 두려워하게 해본 적은 많습니다ㅎ 워낙 연락을 중요시하는 사람이 아니다 보니 (용건이 없으면 연락을 잘 하지 않음)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연락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어요. 따라서 제게 핸드폰은 그냥 유튜브용, 업무 소통용, 내지는 생사 확인용 정도로 사용되겠습니다...! 2. 루프물을 정식으로 본 적은 없고, 유튜브에서 <비바리움>이라는 영화 소개를 본 적이 있어요. 집을 보러온 부부가 '욘더'라는 마을의 무한 루프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일인데, 읽으면서 이 작품이 생각나더라고요.
1. 저도 밍묭님과 비슷한 경우인 것 같아요ㅋㅋㅋㅋ 워낙 연락이 되지않는 애라 일부러 스마트워치도 안사고 있습니다. 야간근무 할 때가 가장 그런데;; 연락을 너무 받기 싫어서 일부러 피하는 것 같아요. 연락이 안되서 두려워해 본 적이라면, 제가 검사원이라 결과를 내고 조치를 해야하는데 좀 극단적인 조치를 내야 할 때는 조언을 받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엔진 담당자라던지 함께 근무하는 과장님이라던지... 이분들이 연락이 안될때 엄청 초조해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폐쇄공간 _무한 루프물을 저는 중국드라마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회귀물처럼 다시 돌아가서 인생을 다시 산다는 것만 봤지ㅠㅠㅠ [뒷문]을 읽으며 무서웠던건 계속 출구 없는 입구만 있는 건 넘 썸뜩했습니다ㅠㅠ 작년 니노미아가 나와서 알고만 있던 [8번출구]가 루프물인가봐요! 약간 비슷하게 [매드엔미러] 금지된 아파트의 전건우 작가님의 글도 사촌과 함께 하는 방탈출게임 같은 느낌의 글이였는데ㅎㅎ 생각나서 한번 적어봅니다!
금지된 아파트매드앤미러는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한 텍스티(TXTY)의 프로젝트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호러 전문 창작 집단 '매드클럽'과 환상문학 웹진 '거울'을 모았다. 같은 한 줄에서 출발했으나,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다채로운 매드앤미러의 이야기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흠... 입구만 있고 출구는 없다, 는 측면과, 결과를 내고 조치를 해야 하는 회사원 측면을 같이 고려하다 보니, 회사에서 '인풋만 있고 아웃풋은 없는' 구성원이야말로 대단히 공포스러운 존재 아닐까 싶네요 ㅎ 그런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풋이 많으니 참 풍요로울 것 같아요~ (@물고기먹이 님과 샐러리맨 삶을 나누다 보면 공포의 원천이 모락모락~~~)
뒷문을 읽으시면서 궁금하셨던게 있으시면 언제든 질문 올려주세요!
작가님께 질문 있습니다!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타임 루프물은 빌 머레이와 앤디 맥도웰이 주연한 90년대 로코,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작품이에요 냉소적인 기상 캐스터 남자가 매일이 반복되는 마법에 걸리게 되면서 오히려 일상의 소중함을 찾아간다는 훈훈한 이야기지만, 사실 어떻게 해도 바꿀 수 없는 매일이 반복된다는 건 굉장히 무서운 이야기지요 루프물이라고 하면 사실 저는 이 작품을 제일 먼저 떠올린답니다 작가님은 인상깊게 보신 루프물이 있을까요? 「뒷문」을 쓰시면서 떠올리셨거나 참고하신 콘텐츠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랑의 블랙홀잘나가는 기상 캐스터 필 코너스는 매해 펑서토니에서 열리는 성촉절 취재를 위해 촬영을 나갔다가 이상한 경험을 하게된다. 취재를 건성으로 끝내고 돌아가려는데 기상 예보에도 없었던 폭설을 만나 발이 묶이게 되고, 다음날 일어났더니 날짜가 하루 지난 것이 아닌 바로 어제의 그날, 그 장소였던 것이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 반복되자 필 코너스는 매일 매일을 관찰하여 여자를 꼬시기도 하고, 금고 수송 차량을 털어 멋진차를 사기도 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나날들에 환멸을 느끼게 되고 결국 자살을 시도하지만 여전히 일어나면 바로 어제의 그 시간, 그 장소로 돌아간다. 그런 가운데 그는 함께 온 신임 프로듀서 리타의 착하고 순수한 마음을 알게되고,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매일 그녀의 생각과 행동들을 익히게 되고,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하지만 하루만에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도 있는 법, 필 코너스는 언제까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묶여있게 될까?
루프물 하니깐 <트라이앵글>이 떠오르네요!
트라이앵글친구들과 요트 여행에 오른 싱글맘 제스. 갑작스러운 폭풍을 만나 일행 모두 바다에 표류하지만 운 좋게도 호화 유람선을 발견하고 도움을 청하기 위해 승선한다. 하지만 배 안에는 사람의 흔적만 느껴질 뿐 아무도 보이지 않고 바다 위,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거대한 크루즈 안에서 일행들은 한 명씩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된다. 끝을 알 수 없이 계속 반복되는 죽음과 공포의 순간, 정해진 운명의 패턴을 바꿔야만 탈출에 성공할 수 있는데... 과연 제스는 반복되는 시간의 고리를 끊고 운명의 시계를 되돌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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