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앤솔러지클럽] 4. [책증정] 도시괴담을 좋아하신다면 『절대, 금지구역』으로 오세요

D-29
저는 어렸을 때 쥐꼬리, 그리고 귀뚜라미 더듬이를 밟은 기억이 또렷이 있습니다 다락방과 지하실, 그리고 옥상까지 있을 건 다 있는 단독주택 이층집에 살았는데요, 그러다 보니 바퀴벌레와 귀뚜라미, 쥐 등도 다 갖추고 있었거든요 ㅎㅎ 쥐와 귀뚜라미의 몸통을 밟지 않고 꼬리와 더듬이를 밟은 걸 다행으로 여겨야 할까요...? (잼 병으로 바퀴벌레 사체를 가둬 새끼 바퀴벌레가 드글거리는 이야기가 이제까지 나온 무서운 이야기 중 상위권입니다! ㅎㅎ)
산행하니 괴담이 아닌 제 소소한 산행 이야기 하나 풀어봅니다. 저희 동네에 둘레길이 몇군데 있는데 그중 한곳이 뒷산입니다. 이사와서 베란다 밖으로 아침마다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뒷산을 올라가는 모습에 궁금증이 있었는데 아파트 밴드에 둘레길인데 아이들 데리고 종종 올라간다는 글이 올라온 걸 보고 호기롭게 아아 한잔 테이크아웃 해서 플랫 슈즈 신고 산책 삼아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공기 좋고 새가 지저귀고 여기저기 들꽃도 보이고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갑자기 눈 앞에 가파른 경사로와 밧줄이 등장하더라구요. 순간 포기할까? 하다 이상한 아집이 발동해서 아이들도 오른다는데 내가 못 오를까! 하고 낑낑거리며 올라갔네요. 올라가니 또 평탄한 둘레길에 정자까지 야! 너무 좋다! 했는데 정상까지 경사로와 밧줄을 세번을 더 통과해야 했네요..들고 간 아아가 거추장스럽고 신발은 미끄럽고..그래도 정상석에서 사진 찍고 조심조심 내려왔습니다. 그 후 다시는 그곳에 발길은 커녕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네요..😅😅 산은 올라가는 곳이 아니고 쳐다보는 곳임을 몸소 체험한 하루였습니다. 다들 산행 에피소드 있으신가요?
저는 집 앞의 작은 산에 해가 질 때쯤 올라가본 적이 있습니다. 산이라기보다는 둘레길 산책로에 가까웠어요. 근데 검은 개가 나타났어요..! 개도 저희를 보고 놀란 것 같았어요. 어두워서 무서워서 얼른 내려갔습니다 ㅎㅎ
코난 도일의 명저, 바스커빌 가의 개가 아니더라도 '검은 개'는 보편적인 공포를 자아내는 것 같습니다 (검은 개야 미안해 ^^) @쪽빛아라 님과 @지니00 님의 에피소드를 듣고 저도 떠오른 기억이 있어요 몇 년 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아래 차량 정비소에 차를 맡겼다가, 몇 시간 걸린다는 말에 한가롭게 산책하겠다는 심사로 우면산 자락을 오른 일이 있습니다 택시 회사와 버스 종점을 지나 천천히 언덕길을 걸어 올라갔는데, 어수선한 고물상과 석재상들 너머로 작지 않은 판자촌이 나타났어요 지금은 공공주택지구로 개발 확정되어 명품 주거 단지로 거듭난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보상 협의, 이주 독려 중이던 시기의 성뒤마을이었습니다 각목이나 철재로 문을 굳게 막고 '철거 반대' '무단침입 불허' 같은 붉은색 현수막이 찢겨져 있는 모습이었죠 이어, 목줄 없이 어슬렁거리는 큰 개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때의 공포란 ㅠㅠ 적막한 동네의 개방된 마당 안에는 간혹 한두 명의 사람이 눈에 띄었지만, 저를 적대시하는 듯 개들을 통제할 생각은 없어 보였고, 어찌어찌 그곳을 벗어나긴 했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합니다 기습 철거하러 오는 용억업체 등에 대비하기 위해 큰 개들을 풀어놓지 않았나? 뒤늦게 생각했어요 ( @김선민 작가님의 「뒷문」과 이어지는 재개발 현장의 공포~! )
바스커빌가의 사냥개셜록 홈스의 부활을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코넌 도일은 홈스가 자신의 다른 문학적 성취를 가린다고 여겨 1893년 발표한 단편「최후의 문제」에서 홈스의 죽음을 암시하고 절필하고자 했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장면을 직접 보셨군요..그 개들이 마지막까지 내몰린 사람들의 최후의 보루였을 수도 있겠네요. 이리 뒷문과 연결되다니..ㅎㅎ 역시 @수북강녕 님!👍👍
어두운 곳에서 검은 개라니..왠지 더 무섭네요..들개는 크든 작든 순하게 생겼든 다 무서워요..😳😳
아니 뭔 동네 뒷산에 로프까지... 암릉구간은 없던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는 이 동네 둘레길 한바퀴 돈다고 시도한게 여러번인데 매번 길을 잃습니다..... 중간중간 안내도까지 봐가며 가는데.... 그래서 한번도 한바퀴 다 돈 적이 없어요.
로프 있던 곳이 다 돌이었긴 한데 암릉이라기엔 좀 소소했네요..ㅎㅎ 돌 밟고 가는 가파른 경사길 정도였습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결혼은 험한 산행과 같다고요 아무 대비 없이 하이힐을 신고 올라가면 고생고생하다 중도 포기하게 되는데, 미리 탐색하고 잘 대비하면 다양한 감정을 맛보며 성장할 수 있다고요 플랫 슈즈에 테이크 아웃 아아 들고도 정상까지 오르셨다니 ㅎ 박수를 보냅니다 ♡
우와! 정말 찰떡같은 비유네요!
등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등산소설 <베리에이션 루트>가 생각납니다. 저는 등산에 전혀 흥미가 없었는데 이 소설을 읽고 등산을 해보고 싶었어요. (결국 아직 하진 않았습니다..ㅎㅎ)
베리에이션 루트 - 2024 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제171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작가의 방향성과 등산 애호가이자 직장인인 자신의 경험이 절묘하게 만나는 작품이다. 경영난에 봉착한 회사에서 살아남으려는 주인공이 의문의 동료와 함께 산에 오르며 그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생생하고도 감동적으로 그렸다.
제목부터 맘에 드는데요? '둘레길 10개 코스' 이런 것보다 '베리에이션 루트'라니, 헤헿 입춘을 맞아 수북강녕 책방에 입고해 팔아 보겠습니다! (수북강녕은 종로구 창덕궁길 106, 2층에 위치한 작은 책방이랍니다 놀러 오세요 :)
한수는 생각했다. 바퀴벌레가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 '죽여! 그자를 죽여! 없어져야 할 건 우리가 아니야.' 머릿속에 누군가 속닥거렸다. 한수는 죽여야 할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다.
절대, 금지구역 : 월영시 p94, 김선민 외 지음
진짜 범인은 바퀴벌레에요. 살아있는 이 남자를 바퀴벌레가 먹어 치운 겁니다. 남자는 바퀴벌레를 박멸하다가 살해당한 거에요. 결국 바퀴벌레가 이긴 겁니다. 살아남은 거에요. 바퀴벌레가 이 모텔 주인이 된 거에요. 그러니 우리는 이 모텔을 절대로 철거 할 수 없겠죠. 이들의 보금자리니까요.
절대, 금지구역 : 월영시 p103, 김선민 외 지음
얼마 전에 뮤지컬을 보러 갔는데, 조선 시대 양반과 노비에 대한 넘버를 부르는 가운데, "노비는 사람이 아냐 노비는 바퀴벌레지!" 라는 가사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ㅠㅠ 우리가 예전에는 흔하게 "기분이 개같다, 개보다 못한 놈" "뱀처럼 교활하다" "곰처럼 아둔하다" "벌레만도 못하다"라는 말을 쓰곤 했는데요, 인간이 동물보다 우등하다는 인간 중심 사고일 뿐, 실제로는 뱀이 교활한 동물도 아니고, 곰이 아둔한 동물도 아니라고 하지요 바퀴벌레는 인간에게 해충이지만, 사실 이 작품 속에서도 바퀴벌레보다 인간들끼리 서로 더 해를 끼친 것 같습니다...
"노비는 바퀴벌레지!"라는 말이 슬프네요. 조선시대때 노비신분으로 살아가는건 인권자체가 없어서 너무 고달펐을 것 같아요 ㅠㅠ 바퀴벌레도 해충이지만 사실 인간들끼리가 제일 잔인하긴해요...
신분제 사회를 지난 것 같지만 아직 돈과 권력에 의한 서열이 남아 있는 터라 요즘도 고달프긴 해요 그래도 훨씬 나이진 거겠죠?!
과거에도 현재도 여전히 고달프겠지만 예전과 달리 노력하면 변할 수 있는 희망은 있으니까 훨씬 나아진거 맞죠 !!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눈꽃 낭만으로 시작해 넋이 나가게 마무리된 겨울 산행, 즐거우셨나요? 원작자의 집필 의도를 상세히 설명해 주신 @사마란 작가님께 감사 드립니다 :) 이번에는 공포를 빌려 슬픔을 맛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 2.6~2.10 이수아 「관계자 외 출입금지」 Q1. 작품의 제목이 상당히 의미심장합니다 제목부터 명확한 '금기'를 담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관계자 외 출입금지」 에서 '관계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들어가도 되는 사람, 안 되는 사람에 대한 경계는 무엇이고 그것은 누가 정하는지 생각해 봅니다 Q2. "그 아이의 이름으로 다른 아이를 도와주세요. 모든 아이들이 사랑받으며 태어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p.201 원귀는 원한을 푸는 '해원(解寃)'을 해야 평안을 찾고 사라진다고 합니다 '불통 해원'의 방법인 '직접 해원'은 원인이 된 상대에게 직접 복수해 재앙을 내리는 것인데요 (내 다리 내놔라, 얍!), 이에 반해 '소통 해원', '간접 해원'은 중재자를 찾아 호소해 대신 복수하고 공적, 사회적 인정을 받거나, 사랑 또는 위무를 받음으로써 원을 푸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마치 폭력, 비폭력 논쟁과도 같은 개념인데요 :) 여러분은 이 작품에서 택한 위로와 사랑의 마무리를 어떻게 읽으셨나요? ✍️ 짧은 작품이지만 읽으면서 무서운 장면과 마음 아픈 장면이 연이어 등장한다고 느꼈습니다 여러분의 감상, 마음에 남는 문장, 작가님께 궁금한 점도 자유롭게 나눠 주세요!
1. 관계자가 없기 때문에 '관계자 외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서 말하는 관계자는 공권력을 가진 사람들일 테지만, 정작 그 사건에는 별다른 관심도 없었을 것 같고요. 이미 너무 오랜 시간 잊혀진 사건이기에, 더 이상 누구의 접근도 허용하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2. 귀신이라 해도 결국 아이들일 뿐인데, 얼마나 무서웠을까 하고 걱정하던 무당의 말이 유난히 마음에 남았어요. 아무것도 모른 채 세상을 떠나 이승을 떠돌게 되었을 생각을 하니, 외롭고 힘들었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이번 작품은 분명 무섭기도 했지만, 그만큼 안타까움도 함께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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