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플레이땡땡땡

D-29
저는 실은 팬데믹 때 제가 중간관리자 입장으로 힘든건 둘째치고 항상 어느 길을 걸어야할지 갈팡질팡하는 제가 참 싫었거든요.. 특히 저는 바로 코로나 팬데믹 때 이사장 및 원장과도 맞장 뜨며 (?) 만날 회의실에서 싸우고 원무과 미화부 여사님 및 주차장 직원 등 일일이 다 고충과 의견을 아울러 참고하며 팬데믹에 대한 감염관리 대책을 세우고 수정하고 적용해야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중간관리자의 입장에서 이 시도 읽어봤고 어쩌면 그 울던 서기가 중간관리자였을까... (전 예전 98학번이어서 예전에 이 시만 읽었을 땐 IMF가 생각나며 명예퇴직자도 생각했어요;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처럼..) 아니면 그 서기를 보고 있던 자도 중간관리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는데요... 그 중간관리자인 사람도 '중지시킬 수 없었다'고 체념하지만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를 계속 잊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 사람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희곡 속에서는 결국 타성에 젖어 흐름대로 가다가 자기도 그런 고위직이 되어가는 모습이 그려져서 아쉬웠어요..
그때 실은 실장이고 과장인 제 자신도 모르고 가장 위쪽 이사장도 비정규직 직원들도 아무것도 모르고 (대통령도 질본도 WHO도 몰랐죠 지금 이 신종 바이러스나 당장 닥친 상황에 대해서) 어쩔 수가 없는 상황 속에서 다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중지시킬 수 없었'던 상황 속에서 서로 실책을 집어내고 상처 주기 바빴던 시기였어요..(점잖던 분들이 회의실에서 고래고래 서로 소리지르기도 했구요) 근데 실수를 저지르건 제대로 했건 간에 어찌보면 운이 많이 따르기도 했고 '부득이' 이루어진 것들이지만 결론적으로는 누구도 '어리석은 자'는 없었어요.. 그저 최선을 다해 생존하려고 했던 것 뿐.. 저는 어찌 보면 위든 아래든 중간에서 최대한 이해하려는 입장이어서 그랬지만.. 저 또한 실수나 저도 모른 채 상처 준 게 엄청 많았을 거구요..
아...저도 딱 중간 관리자인데, 팬데믹 때 생각하면....능력있는 사람들이 죄다 그만두고, 그 당시 대표님은 저희를 방패 삼아 최저시급도 아닌 말도 안 되는 시급으로 선생님들에게 강요하고...지금 생각하면 욕을 퍼부어주고 그만두고 싶지만,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절대 안 그만둘 것 같습니다. 자낳괴가 아닌 자본주의의 노예 근데 대반전은 코로나 막판에 저도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조금씩 대들기 시작했는데, 대표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거였어요. 그리고 코로나가 끝나고 평화의 시대가 돌아와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다닐까'란 생각뿐입니다. 대신 그때 저도 관리하는 선생님들에게 잘해주지 못하고, '어쩔 수가 없다'고 하면서 내 일 아니니까 피해만 다녔던 점 등을 반성하며 지금은 정신 똑바로 차리려고 노력중입니다. 전 아까 기형도 시인님 시를 읽고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이 떠올랐어요.
오! 정말 에드워드 호퍼 그림이 잘 어울리네요! 맞아요.. 매번 반성하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최대한 남에게도 신경을 쓰려고 최선을 다할 뿐.. 실은 지금도 그때와 별 다른 건 없네요^^;;
왜 이 그림들은 이 다지도 이야기를 해오는 걸까요. 도시, 밤, 잠들지 않은 사람들의 조합. 심슨즈가 패러디하지 않으면 명작이 아니라는 얘기가..
저는 이 시가 쓰인 80년대를 떠올리면, 해고가, 노동쟁의를 하지 않는한, 그렇게 손쉬웠던 때는 아니어서 (당시는 평생직장, 종신고용이라는게 상식이었을 때니까요, 올 정규직의 시대) 이 남자가 해고때문에 울지는 않았을것 같았어요. 게다가 관공서라면 그는 공무원일텐데 소위 철밥통. 그래서 '서기의 눈물'을 '계약직해고'와 연결시킨 부분이 무엇보다 현재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침에 제가 읽을땐 마지막 세줄을 날려먹고 읽었군요. 시인은 지금, 눈이 퍼붓는 창 밖을 바라보면서 사무실에서 우연히 예전의 그 울던 남자를 떠올리는 거죠. 마지막 행이 인상적이네요 '나는 그 사내를 어리석은 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 같군요
어찌 보면 타성에 젖어간 개인적 책임에도 화살을 돌릴 수 있지만 결국 그 개인은 '서류뭉치'로 변해간 '관공서의 건물' 안에 갇혀 있는 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저 개인적 책임만을 묻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사회적 제도적 체제 안의 개인은 한 쪽 입장만 볼 수 없고 종합적으로 봐야하는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타인의 고통을 멈추지는 못해도 적어도 공감하고 전체적인 모습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와 사려가 필요한 듯합니다.
저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나 공감이 가능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어요. 많은 경우 연민은 어쩌면 뻔뻔하거나, 부적절하거나, 때때로 폭력적이기까지 하죠. 타인의 고통이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연대의 대상일 때, 분노의 대상일때 그때 우리는 간신히 뭔가를 해볼수 있는게 아닌가. 어려운 일이지요
아까 목이 아프고 타자속도가 못 따라가서 뒤늦게 의견을 올려봅니다;;
짧은 시와 그 보다 좀 더 긴 희곡이 참 많은 의미들을 담고있네요. 어떤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보는것도 느끼는 것도 참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듭니다~
박산호 작가님의 '어른의 문장' 책 내용중에 작가님도 일산에 오래 사셨다고 나왔어요. 일산이 창작하기에 좋은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동네인가봐요~.
저는 <기형도 플레이>에서 '소리의 뼈'(조인숙)도 좋았어요 소리에 뼈랄 수 있는게 있다면 그게 뭘까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시에서 나오는 학생의 말 처럼 침묵일까요. 의도된 침묵이야말로 무엇보다 강력한 발화, 사방이 고요할때 우리는 가장 적극적인 청자가 되지 않나요. 고요에 귀를 기울이면 새롭게 감각되는 세계가 있잖아요. 어떤 라디오 피디가 인터뷰를 편집하면서 말 사이의 침묵이야말로 본질이고 핵심이라고 했던, 김연수의 소설이 생각이 났어요
'먼지투성이 푸른종이' (김현우)도 연극적으로 꼬여있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작품속에서 '나쁜 책'이 나오는데 무엇이 나쁜 책일까 얘기를 나눠 보고 싶었어요. 이 이야기속에서는 (재능이 없는 인간, 흉내만 간신히 낼 수 있는 사람을)고양시키는 책, 그래서 희망을 품게하는 책. 결국은 절망의 벼랑에서 등을 밀어버리고야 마는 책이 나쁜 책이라는 것 같았는데, 작가가 자기 얘기를 하나? 싶었고, 알바생은 결국 시인(작가)가 될까, 혼자 상상하면서요.
이제 이 방의 시한은 하루 남았습니다. 아쉬운 것이 없도록 남은 말씀들 나눠주세요. 아쉬운 것이 있대도 괜찮아요. 언젠가 또 만나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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