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플레이땡땡땡

D-29
이런...한 곳이 아니었군요!
조치원이라서 조.파닭이라고 극중에만 나오는 줄
어머, 일산!!! 제 최애작가님, 김연수작가님 계신 곳에 사시는군요, 완전 부롭!!!!
일산에 의외로 책관련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많이 사시더라고요. 너무 넓어 그 어디에서도 만나 뵐 수 없지만요. 제 남편은 집값 안 오르는 유일한 동네라고 한숨을 쉬지만, 전 저희 동네 너무 좋습니다!
저희 동네는 아니지만 저번에 드론 쇼 보러 친구 집에 들렀을 때 정말 좋더라구요.
알라딘에서 이 책 사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북커버랑 딱이지 않습니까? 근데 여태껏 북커버 씌워서 이제서야 2022년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작이었다는 걸 알았네요;; ㅎㅎ
아니 북 커버가 책이랑 세트로 나온 줄. 알라딘이라구요? 저도 가보겠습니다.
근데 제가 좀 늦게 들어왔는데 혹시 왜 코로나 팬데믹 플레이에 기형도 시에 영감을 받은 희곡을 추가했는지 혹시 대화하셨나요? 전 그게 궁금했어요.
오! 역시 예리한 borumis 님 전 그냥 기형도 시인이 그 당시 출판계의 슈퍼스타였구나~란 생각만 했어요
이 책에 왜 기형도의 시가 한 챕터를 차지했을까,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시기야 말로 시의 쓸모, 혹은 위안이 와 닿았던 시기였고, 그래서 시를 변주해보자는 의견이 나왔을 거고, 논의가 거듭되는 가운데 누구 시를 할까 하다가 기형도가 되었을 텐데, 왜 하필 기형도였냐고 한다면.. 그들이 좋아해서?? 그러면서도 대중적이어서?? 아니었을까 했어요. '황지우', '장정일', '허수경' 기타등등 한 때를 풍미했던 시인들이 있었으나 기형도만한 대중성은 없으니까. 그리고 마침 2020년에 기형도 문학관에서 기형도 시인의 시 필사 전시회가 있었더라고요.
아까 시가 너무 좋아서.. 기억할 만한 지나침 - 기형도 그리고 나는 우연히 그곳을 지나게 되었다 눈은 퍼부었고 거리는 캄캄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건물들은 눈을 뒤집어쓰고 희고 거대한 서류뭉치로 변해갔다 무슨 관공서였는데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유리창 너머 한 사내가 보였다 그 춥고 큰 방에서 서기(書記)는 혼자 울고 있었다! 눈은 퍼부었고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묵을 달아나지 못하게 하느라 나는 거의 고통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중지시킬 수 없었다 나는 그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창밖에서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우연히 지금 그를 떠올리게 되었다 밤은 깊고 텅 빈 사무실 창밖으로 눈이 퍼붓는다 나는 그 사내를 어리석은 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는 실은 팬데믹 때 제가 중간관리자 입장으로 힘든건 둘째치고 항상 어느 길을 걸어야할지 갈팡질팡하는 제가 참 싫었거든요.. 특히 저는 바로 코로나 팬데믹 때 이사장 및 원장과도 맞장 뜨며 (?) 만날 회의실에서 싸우고 원무과 미화부 여사님 및 주차장 직원 등 일일이 다 고충과 의견을 아울러 참고하며 팬데믹에 대한 감염관리 대책을 세우고 수정하고 적용해야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중간관리자의 입장에서 이 시도 읽어봤고 어쩌면 그 울던 서기가 중간관리자였을까... (전 예전 98학번이어서 예전에 이 시만 읽었을 땐 IMF가 생각나며 명예퇴직자도 생각했어요; 박찬욱 감독의 '어쩔 수가 없다'처럼..) 아니면 그 서기를 보고 있던 자도 중간관리자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는데요... 그 중간관리자인 사람도 '중지시킬 수 없었다'고 체념하지만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를 계속 잊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한 사람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희곡 속에서는 결국 타성에 젖어 흐름대로 가다가 자기도 그런 고위직이 되어가는 모습이 그려져서 아쉬웠어요..
그때 실은 실장이고 과장인 제 자신도 모르고 가장 위쪽 이사장도 비정규직 직원들도 아무것도 모르고 (대통령도 질본도 WHO도 몰랐죠 지금 이 신종 바이러스나 당장 닥친 상황에 대해서) 어쩔 수가 없는 상황 속에서 다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중지시킬 수 없었'던 상황 속에서 서로 실책을 집어내고 상처 주기 바빴던 시기였어요..(점잖던 분들이 회의실에서 고래고래 서로 소리지르기도 했구요) 근데 실수를 저지르건 제대로 했건 간에 어찌보면 운이 많이 따르기도 했고 '부득이' 이루어진 것들이지만 결론적으로는 누구도 '어리석은 자'는 없었어요.. 그저 최선을 다해 생존하려고 했던 것 뿐.. 저는 어찌 보면 위든 아래든 중간에서 최대한 이해하려는 입장이어서 그랬지만.. 저 또한 실수나 저도 모른 채 상처 준 게 엄청 많았을 거구요..
아...저도 딱 중간 관리자인데, 팬데믹 때 생각하면....능력있는 사람들이 죄다 그만두고, 그 당시 대표님은 저희를 방패 삼아 최저시급도 아닌 말도 안 되는 시급으로 선생님들에게 강요하고...지금 생각하면 욕을 퍼부어주고 그만두고 싶지만,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절대 안 그만둘 것 같습니다. 자낳괴가 아닌 자본주의의 노예 근데 대반전은 코로나 막판에 저도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조금씩 대들기 시작했는데, 대표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거였어요. 그리고 코로나가 끝나고 평화의 시대가 돌아와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다닐까'란 생각뿐입니다. 대신 그때 저도 관리하는 선생님들에게 잘해주지 못하고, '어쩔 수가 없다'고 하면서 내 일 아니니까 피해만 다녔던 점 등을 반성하며 지금은 정신 똑바로 차리려고 노력중입니다. 전 아까 기형도 시인님 시를 읽고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들이 떠올랐어요.
오! 정말 에드워드 호퍼 그림이 잘 어울리네요! 맞아요.. 매번 반성하며 정신 똑바로 차리고 최대한 남에게도 신경을 쓰려고 최선을 다할 뿐.. 실은 지금도 그때와 별 다른 건 없네요^^;;
왜 이 그림들은 이 다지도 이야기를 해오는 걸까요. 도시, 밤, 잠들지 않은 사람들의 조합. 심슨즈가 패러디하지 않으면 명작이 아니라는 얘기가..
저는 이 시가 쓰인 80년대를 떠올리면, 해고가, 노동쟁의를 하지 않는한, 그렇게 손쉬웠던 때는 아니어서 (당시는 평생직장, 종신고용이라는게 상식이었을 때니까요, 올 정규직의 시대) 이 남자가 해고때문에 울지는 않았을것 같았어요. 게다가 관공서라면 그는 공무원일텐데 소위 철밥통. 그래서 '서기의 눈물'을 '계약직해고'와 연결시킨 부분이 무엇보다 현재적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침에 제가 읽을땐 마지막 세줄을 날려먹고 읽었군요. 시인은 지금, 눈이 퍼붓는 창 밖을 바라보면서 사무실에서 우연히 예전의 그 울던 남자를 떠올리는 거죠. 마지막 행이 인상적이네요 '나는 그 사내를 어리석은 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 같군요
어찌 보면 타성에 젖어간 개인적 책임에도 화살을 돌릴 수 있지만 결국 그 개인은 '서류뭉치'로 변해간 '관공서의 건물' 안에 갇혀 있는 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저 개인적 책임만을 묻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사회적 제도적 체제 안의 개인은 한 쪽 입장만 볼 수 없고 종합적으로 봐야하는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 타인의 고통을 멈추지는 못해도 적어도 공감하고 전체적인 모습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와 사려가 필요한 듯합니다.
저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나 공감이 가능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있어요. 많은 경우 연민은 어쩌면 뻔뻔하거나, 부적절하거나, 때때로 폭력적이기까지 하죠. 타인의 고통이 연민의 대상이 아니라 연대의 대상일 때, 분노의 대상일때 그때 우리는 간신히 뭔가를 해볼수 있는게 아닌가. 어려운 일이지요
아까 목이 아프고 타자속도가 못 따라가서 뒤늦게 의견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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