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플레이땡땡땡

D-29
밤이 깊고 눈이 감겨 간단히 후기를 남기자면, 함께 읽고 감상을 나누며 혼자 읽을 때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글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이토록 딥 다이브하게 해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려요-
주연 : 그러니까 이건 과실이 아니라 그냥 사인불명이라고. 아무도 모르는 일은 누구의 잘못도 될 수가 없다고.몇번을 말해
팬데믹 플레이 - 아홉 명의 극작가가 따로 또 같이 쓴 독플레이 <세이셸군도, 인도양> 고재귀 P159, 창작집단 독 외 지음
- <팬데믹플레이>의 한 부를 왜 <외국인들>에 할애했을까 - 이 짧은 극 안에 두번 반복 되는 이 대사, '아무도 모르는 일은 누구의 잘못도 아닌가?'에 대한 당신의 답변은? - 이것을 팬데믹과 연결시키면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저는 실은 이걸 보면서 두 가지가 생각났는데요. 하나는 의료사고.. 특히 팬데믹 초기 많은 사인불명의 죽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사인은 커녕 병의 기전 등에 대해서도 잘 몰랐으니.. 이것도 실은 의료진이나 기관 탓이 아니라 너무나도 이 새로운 병에 대해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죠.. 그후에는 또 백신.. 새로운 백신과 그 부작용에 대해 여러가지 논란이 많았고 문제가 생겨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했죠.. 또 하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처우 문제.. 아프리카에서 온 코끼리.. 보험사는 영국.. 동물원은 한국.. 그리고 묻히는 곳은 세이셸 군도 근처의 국적없는 영해.. 아무 곳에도 속하지 않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죽음.. 저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연상되는 사건들이 많아서 슬펐습니다..
@borumis 낭독 모임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의견인데, 아, 이렇게도 읽을 수 있겠네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게 문제라면 그럼 누구든 책임을 졌어야 하는건지, 그럼 그 누구든에 해당하는 자는 누구인지, 그를 특정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질문을 바꾸거나, 답을 바꿔야할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아프리카 코끼리와 영국 보험회사와 인도양의 공해상이라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질문할수 있게 하네요.
사망은 아니지만 예전에 제가 봉사활동하던 곳의 필리핀 노동자분들의 공장과 집이 불탄적 있는데 그때도 정말 낙동강 오리알 신세여서 일단 급하게 입을 옷과 이불이라도 구하고 다녔어요. 이미 월급도 몇개월이나 밀린 공장에서 그런 걸 도와줄 리가 없죠.. 난민 문제도 그렇고.. 참 갈수록 국제화시대 속에서 국가라는 틀의 공간이 허물어지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가장 기본적인 국민의 보호망이 무너져가는 느낌입니다. 실은 코로나 팬데믹이 그렇게 쉽게 퍼진 이유 중에 하나가 바이러스 특성도 있었지만 그만큼 우리 사회가 경계가 허물어진 상태니까요. 이게 좋은 영향도 있지만 분명 이전보다도 더 보호받지 못하고 위험해진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남자 : 밀웜? 여자 : 왜, 식용 벌레 있잖아 남자 : 구더기? 그렇게까지 해야 돼.. 조그만게 끈질기네..
팬데믹 플레이 - 아홉 명의 극작가가 따로 또 같이 쓴 독플레이 <방콕, 태국> 김태형 P179, 창작집단 독 외 지음
- 이 남자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 커플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 이 장소는 왜 방콕일까요
오늘 같이 읽어서 대반전을 찾게 된 작품. 쎄~했던 그것이 '감'이 아니라 '팩트'였다는 사실! 두둥. 모두 어떻게 읽으셨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저는 '여자가 식당에서 돌아와서 새의 부자연스러운 죽을을 보고, 이남자의 실체를 깨닫고 재빨리 짐싸서 탈출한다'로 예상해 보겠습니다. 이별여행을 여기까지 온것부터가 좀 이상하지만, 여자가 마음은 한없이 여려보이지만 남자가 사온 원피스를 입지않겠다고 말하는 강단도 있고 또 평소에 추리소설 좀 많이 읽어서 위험에 쳐해지면 그 촉이 제대로 발동한다. 그리고 자신을 헤치려는 남자와 몸 싸움하다가 마지막에 제대로 제압하고 유유히 빠져나오던가요~. 짧게 잃고 훅 지나간 이야기 속에 남자의 치밀하고 끔찍하기까지한 계획을 암시하는게 계속 표현됐는데 그걸 다 놓치고 후루룩 읽었다니, 그리고 하츠의 이야기에 그걸 눈치챘다니~. 역시 책은 함께 읽어서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게 정말 필요하구나 생각하게됐습니다.
저도 그렇게 끝났으면 좋겠어요! 전 읽는 내내 그 남자가 불쾌해서..;; 마지막에 가서는 오 마이 갓~ 역시 이런 놈이랑 여행가면 안 돼~~!하고 딸을 걱정하는 엄마의 시선으로 봤다는;;
전 솔직히 방콕에 대해 안 좋은 추억도 있고..;; 이런 커플(아니 이런 남자)을 보면 정말 짜증이 나서 그런지.. 이 연극은 정말 안 좋았어요..ㅜㅜ;;
여행객 : 박스안에 뭐가 남았나요? 주인 : (여행객을 물끄러미 보다가) 그건 손님의 몫이겠죠 여행객 : 예? 주인 : 박스는 어디를 가도 박스일 뿐이니까요
팬데믹 플레이 - 아홉 명의 극작가가 따로 또 같이 쓴 독플레이 <로키산맥, 캐나다> 박춘근 P190, 창작집단 독 외 지음
- 이 주인과 여행객은 어떤 사이인가 - 이 메이플캔디박스는 무엇인가, 왜 비어있는가, 왜 주인이 새로 채워주나 - 박스는 무엇인가, -이건 현재형 문장인가 미래의 이야기인가
저는 이걸 보고 얼마전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작품처럼 수미상관이 생각났는데요. 주인의 과거의 모습이 여행객인가.. 여행객의 미래의 모습이 주인인가..하면서 뫼비우스때처럼 순환되는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타지에서의 외국인으로서 느끼는 허기와 같은 외로움을 채워주는 그 무엇인가를 채울 상자는 중요하지 않듯이 사람이 살아가는 틀의 공간보다 그것을 무엇으로 채우는지가 더 중요하고... 그것이 완전하고 이상적이진 않아도 그런대로 만족하고 살아갈 수 있지만 그걸 그저 남에게 의존해서는 안되고 자기 자신도 적극적으로 그것을 채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얘기해주는 것 같았어요.
@borumis 저도 뫼비우스띠 생각했어요. 맨 마지막 대사 때문에 더욱더
이극은 장르로 따지면 판타지, 아니 수학적으로 가능할지도 모르니까 그러면 에스에프. 주인이 여행객이었던 시절에, 어떤 상점에 들어가, 되지도 않는 메뉴를 해달라고 우겼을 때, 그러니까 지금의 여행객과 똑같은 처지에 처했을 때 상점주인으로 부터 받은 메이플캔디 상자를 여행객에게 건네줍니다. 그때도 새것으로 보이지 않았던, 메이플캔디가 들었던 상자를 물려주면서 이런 이상한 말을 합니다 여행객 : 박스안에 뭐가 남았나요? 주인 : 그건 손님의 몫이겠죠 여행객 : 예? 주인 : 박스는 어디를 가도 박스일 뿐이니까요 단풍의 꽃말이 '은둔'이라던데, 그러면 메이플캔디는 '달콤한 은둔'이라는 말일까요. 아이들의 교육때문에 기러기 아빠를 10년은 했던 걸로 보이는 이 주인은 그러나 지금 혼자입니다. 언제 이리로 흘러들었는지 모르지만 캐나다 시골에 처음 머물기 시작했을때 하나씩 까먹었던 달콤한 은둔도 사라진 지금, 주인은 무엇에 기대서 살고 있었을까요, 박스안에 뭐가 남았냐고 물어보는 여행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주인은 '뭐를 남길지'가 손님(여행객)의 몫이라고 합니다. 이상하지요? 박스는 과거에 주인이 받은 거고, 그러니가 지금의 박스상태는 주인이 만든거지 여행객이 만든게 아니잖아요.? 여행객이 박스의 현재를 정한다면, 여행객은 과거의 주인이라는 말인거지요? 그래서 주인은 "정말.. 정말 예상보다 훨씬 반갑"(192)다고 했던걸까요 과거의 자신에게 기회를 줄 수 있어서, 그 박스에 뭐를 남길 수 있을지, 박스는 박스일 뿐이니까요 여행객은 주인의 모자를 쓰고, 카운터에 서서, 메이플캔디가 채워진 박스를 한참동안 봅니다. 마지막 대사를 보면 별로 희망적이어 보이지는 않지만요 텍스트와 독자 사이에 거리가 꽤 있는데다 설명도 없으니 재미가 세배!!!
단풍의 꽃말(아니, 단풍도 꽃이었나요?)이 은둔인지 처음 알았네요. 단풍나무는 resilience, strength를 의미한다고 하던데..
@borumis 단풍은 나문데 ㅋㅋ 나무말? 이라는게 있나 몰라서 꽃말이라고 편의적으로 썼어요. 여러 뜻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은둔이고, 주인의 대사 중에도 나오지요 "단풍은 혼자 숨어 사는 뜻이라던데.."
전 실은 단풍나무 꽃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라서..ㅎㅎㅎ (그러게요. 꽃말이 있으면 나무말도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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