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읽게될줄알았어

D-29
노인은 역사를 움직이는 자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하며, 아무도 노년의 진실을 연구해보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노년 -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p.23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홍상희.박혜영 옮김
18세기에 성장하던 부르주아는 진보를 믿었다. ... 끊임없이 변하며 새롭게 탄생하는 세상 속에서 노인은 제자리걸음을 되풀이하며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노년 -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p.269,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홍상희.박혜영 옮김
저도 이 문장에 밑줄 그었네요.
노인들의 문제는 엄밀히 말해서 활동하고 있는 성인들의 문제이다. 활동하고 있는 성인들은 자신의 실제적인 이익과 이데올로기적인 이익에 따라, 그들보다 앞서 활동했던 퇴역들에게 합당한 역할을 결정해버린다.
노년 -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p.12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홍상희.박혜영 옮김
역사 속에서 노인의 지위는 노인 스스로 쟁취한 것이 아니라, 그 사회를 주도하는 성인 계층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부여한'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 바로 앞에 밑줄을 그었어요 여성과 노인을 비교한 부분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인간의 모험 속에서 여성은 한 번도 주체인 적이 없었다. 그들은 구실이고 원동력이었다. 여성의 조건은 변덕스러운, 그러나 의미 있는 곡선을 그리며 발전해왔다. 사회적 범주로서 노인은 한번도 이 세상의 흐름에 개입하지 않았다. 노인은 활동 능력이 있는 한 그 집단에 통합되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존재가 집단과 구별되지 않는다. 그는 단지 나이 든 남자 성인일 뿐이다. 능력을 상싱하게 되면 그때서야 딴 사람으로 보이게 된다. 그때부터 그는 여자보다도 훨씬 더 근본적으로 순수한 물체가 되는 것이다. 여자는 사회에 필요한 존재이다. 그렇지만 노인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존재다. 그는 이제 교환 화폐도, 재상산자도 , 생산자도 아니며, 단지 짐에 불과하다 ' p120 여기서 보부아르는 노인이야 말로 여성보다 더 아래 계급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여성만큼도 발견되지 못한 계급이라고요. 그 다음이 더 날카로운데 '흑인의 문제는 백인들의문제이며, 여성의 문제는 남성들의 문제라고 사람들은 말해왔다. 그렇지만 여자는 평등을 쟁취하기 위하여 투쟁하고 흑인들은 억압에 대항해 싸운다. 한데 노인들은 아무런 무기도 가지고 있지 않다. ' 그리고 엔딩코디의 발췌 부분으로 이어지지요.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에게서 노인의 조건은 재산제도와 관련이 있다. 재산이 더 이상 무력에 기초하지 않고 법에 의해 확고하게 보장받고 제도화될 때 (...) 부자는 늙었건, 허약하건, 심지어 신체가 불구이건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노년 -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p.138,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홍상희.박혜영 옮김
신체적 능력이 가치의 기준이 되는 야만적 사회와 달리, 법과 재산권이 확립된 사회에서 노인은 부의 축적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지킬 수 있습니다. 부는 노쇠함이라는 생물학적 약점을 상쇄하고 사회적 영향력을 유지하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되며, 이는 계급에 따라 노년의 삶이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원인이 됩니다.
선험적인 명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라 통찰력 있는 폭 넓은 관찰에 의한 것인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노인 묘사 속에서 특히 흥미로운 것은 경험이 진보의 요인이 아니라 쇠퇴의 요인이라는 생각이다. 노인이란 길고 긴 인생 내내 잘못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러므로 노년은 아직 그가 저지른 만큼 많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젊은 사람들보다 우월하지 못하다.
노년 -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p.153-154,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홍상희.박혜영 옮김
플라톤이 노인의 지혜를 예찬하며 통치자의 자격으로 본 것과 대조적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노화를 철저히 퇴보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노인의 신중함을 지혜가 아닌 불신과 이기심의 결과로 보았으며, 노년의 경험은 새로운 진보를 방해하는 낡은 오류의 축적일 뿐이라고 폄하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노년을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한 것은 '삶이 그들을 모욕했기 때문'p153 입니다. '노인들은 그들이 품고 있는 불신 때문에 항상 악을 가정하고 , 자신의 경험 때문에 불신하고 의심하는' 것입니다. 만나지도 않은 노인들의 지난 삶을 생각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어요. 아리스토텔레스야 말로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어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노년을 바라본 상반된 두가지 관점은 지금도 여전히 경합하고 있지요. 노인은 경험을 통한 지혜를 갖추고 있으며 동시에 고집불통 퇴물입니다. 그 두가지는 서로의 다른 측면입니다. 플라톤이 말하는 노년이 되고 싶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노년이 우리 바지가랑이를 잡고 늘어지고 있는게 보통 사람들의 현실이고요
'노년이란 길고 긴 인생 내내 잘못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이다.'p154 라니 무섭군요
중세는 노년을 인간 누더기로 경멸하고, 나이 든 사람들의 노쇠 현상을 특히 혐오스러운 것으로 여겼다. 르네상스시대는 인간 육신의 아름다움을 찬양한다. 특히 여성의 육체는 격찬된다. 그렇기에 노인들의 추함은 더욱더 가증스러운 것일 수밖에 없다. 늙은 여인의 추함이 이 시대보다 더 잔인하게 고발된 적은 없었다.
노년 -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p.209,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홍상희.박혜영 옮김
인본주의와 육체적 아름다움을 예찬한 르네상스 시기에 노년은 '인간 누더기' 혹은 '추악함'의 상징으로 전락하여 강한 혐오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사회가 젊음과 미학적 가치를 절대화할수록 노화된 육체는 인간 조건의 한계 밖으로 밀려나며, 문학과 예술에서도 조롱과 풍자의 대상으로만 다루어지는 비참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 밑줄을 그었는데, 바로 그 다음에 이어지는 예가 있지요. 스페인 작가 로하스Rojas의 1492년 작 희곡에 처음으로 노파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전직 창녀였고 뚜쟁이며, 모사꾼, 음탕하 마녀로 고대로부터 나이 많은 여자들에게 부여되어온 모든 악덕을 가지고 있었고, 온갖 수완에도 불구하고 결국 엄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요. 늙은 창녀에 대한 이런 적의의 근원이 무엇이었을까 의문이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보부아르도 생각을 정리해 놓았더군요 '남자건, 여자건 늙은이가 사랑에 빠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지만.. 남자일 경우 문학작품에서는 황금으로 쾌락을 사는 늙은 부자들이 공격의 표적이 되는 반면 여자는 가장 신분이 낮은 창녀가 공격의 대상이 된다. 부자 늘은이들이 불러일으키는 반감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나 늙은 창녀를 대상으로 하는 악 감정의 원은은 좀 모호하다. 틀림없이 모종의 욕구불만 때문이었을 것이다 p213' 정말 그랬을까요.
후기 르네상스 시대에 그렇게 악착같이 노인을_부유한 노인을 공격한 이유는, 경제적으로 부족한 젊은이들의 눈에 노인의 부가 부당하게 보이고 시샘을 불러일으켜 인색해서 성공했다고 말하게 했다고 보부아르는 말합니다. 노인이 돈을 이용해 젊은 여자들을 매수하는 경우에는 젊은이들은 성적 욕구불만이 더 해져 복수심을 일으킨다고요. 그래서 그들을 잔인하게 풍자함으로써, 그리고 그들의 풍자화를 보고 웃음으로써 그들이 자신의 악덕에 혐오를 느끼게 하는 것이고, 작가와 관객이 모두 노인들을 공격하는 공모자였다고요. 220.
이러한 변모는 노인들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었다. 프랑스에서도 영국에서도 19세기 후반만큼 노인들의 조건이 비참한 적은 없었다. 노동은 보호받지 못했다. 남자, 여자, 아이들은 가차없이 착취당했다. 나이가 들면서 노동자들은 일의 속도를 맞추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산업 혁명은 인적 자원의 터무니없는 낭비의 대가로 이루어졌다. 1880년부터 1900년 사이에 미국의 테일러식 합리적 관리법은 많은 사람들을 죽게 했다.
노년 -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p.272,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홍상희.박혜영 옮김
산업화 초기, 자본주의는 노동력을 극한까지 착취했으며 기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인들을 가차 없이 버렸습니다.
19세기까지 '늙고 가난한 자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노인들이 많지도 않았다. 장수란 특혜를 받은 계급 안에서만 가능했다. ..문학과 마찬가지로 역사도 노인들을 근본적으로 불문에 부친다. 노년은 특권 계급 내부에서만 어느 정도 베일이 벗겨져 공개되었다
노년 - 나이듦의 의미와 그 위대함 3장, 역사속에서의 노년 p122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홍상희.박혜영 옮김
이 내용이 3부에 대한 가장 간략한 정리가 아닐까 싶어요. 이 얘기를 방대한 자료를 인용해서 길~~~~게 말한 것이죠. 이 책은 보부아르가 그 어머니의 죽음 이후 7년 만에 펴낸 책인데, 그 시간동안 공부를 아주 빡세게 했나 보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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