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가 숨어 있어

D-29
위수정은 책을 많이 아직은 안 쓴 작가인데 뭐가 나와 맞는 느낌이다.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뭔가 희망이 아닌 진실을 말하는 것 같아 믿음이 간다. 다시 접해 더 알아보자.
유선은 약간 신현빈 닮은 것 같다. 중저음의 목소리도 그렇고 마른 몸매도 그렇다. 분위기도. 그리고 가냘픈 손목도 닮았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기 싫어하고 간섭받기 싫은 내성적인 사람은 글쓰기에 정말 안성맞춤이다. 영화처럼 사람들(특히 부담되는 여배우) 모아놓고 스태프나 장비 같은 것도 없이 그냥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끝이다. 이 얼마나 간편한가.
책 읽을 때 이해 안 가는 구절이 있다. 알려고 하지 말고 그 당시에 그냥 넘어가는 게 좋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책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남의 책 단 몇 줄도 안 읽으면서 인생이 어쩌고 하면서 충고 비슷한 것을 하는 인간들은 딱 질색이다.
나는 읽고 있는 책에 감사의 절을 하루에 꼭 3번 하는데 그때 책 옆에 돈이 있으면 치우고 한다. 돈과 예술은 상극이고 서로 잡아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소개해/소개시켜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 줘.’는 ‘소개하게 해줘.’라는 뜻이 되어 틀린 표현이다. ‘소개해 줘.’가 맞는 표현이다. 잘못 쓰는 표현, 더 알아보자. × ○ 소개시키다 소개하다 환기시키다 환기하다 해고시키다 해고하다 금지시키다 금지하다 팀장님이 신입 사원들을 소개하는 시간이 끝나고 점심 식사가 시작되었다. 겨울철에도 하루에 두 번 정도는 창문을 열어 집안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회사에서 노조 간부들을 해고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우리나라는 형법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있다. ‘-하다’를 붙여 뜻이 통하면 굳이 ‘-시키다’를 붙일 필요가 없다.
나물할 때 없는 맏며느리 이것의 정확한 표현은 ‘나무랄 데 없는 맏며느리’다. 여기서 ‘데’는 장소를 나타내고, ‘때’는 시간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런 데 와서 난동을 부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가게로 갔을 때, 가게 안에는 불이 환히 켜져 있었다. ‘갈 때까지 갔다.’로 곧잘 잘못 쓰는데, ‘갈 데까지 갔다.’가 맞는 표현이다.
일상(중간)이 진짜 인간은 자기를 위해 이상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대갠 그 이상과는 다르게 현실을 살아간다. 현실에서 인간은 그렇게 다르지 않다. 이상은 다르더라도 현실은 대동소이하다 할 수 있다. 너무 현실과 다르게 살면 제명에 충실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실과 이상의 조화가 평생 화두(話頭)다. 소설(小說)에서 인물들이 생활하면서 하는 말이나 생각, 행동이 인간 삶의 전부일 수 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결론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작가는 이미 모든 걸 얘기했다. 그러니 꼭 마무리하려고 하지 말고 중간에서 멈춰도 된다고 본다. 안 그러면 결론이, 작가가 끝내기는 해야 하니까 작위적(作爲的)으로 흐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냥 열린 결말로 놔둘 수도 있는 것이다. 평소(중간, 일상)가 진짜고, 결론은 현실과 거리가 멀 수 있다. 작가도 독자들이 결론만 보려 하니까 거부감이 들어서, 진짜 하고 싶은 말은 여기선 안 하고 중간에 은근슬쩍 끼워 넣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니 대개는 그러는 것 같다. 그리고 작가가 내린 결론이 맞는 것도 아니다.
노래방 도무미처럼 쉽게 돈을 벌면 어렵게 돈을 버는 것을 이젠 거의 못한다. 다시 그리로 돌아간다. 주식에 빠지는 것하고 비슷하다.
이러다가 주식이 폭락하면 한강물로 뛰어드는 사람이 지천일 것이다.
자기 글의 방향이 본능적으로 가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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